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5. 19. 선고 2021구합5248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부천시 D지구 소재 '부천 E'의 설비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하도급받아 수행한 건설업체이고, 원고는 2020. 1. 15. 참가인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하고, 그 계약서를 '이 사건 계약서'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배관공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0. 1. 29. 14:30경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지하 3층 주차장에서 스프링클러 배관작업 도중에 강관 파이프를 들다가 제4/5요추간 추간판탈출증 및 요추 염좌를 일으켰고, 다음날인 2020. 1. 30.까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근무한 후 2020. 2. 1.부터는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다.

참가인은 2020. 3. 10. 원고에 대하여 상실일자를 '2020. 2. 1.'로, 상실사유를 '사용관계 종료'로 하는 국민연금 사업장가입자 및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상실신고(이하 '이 사건 상실신고'라고 한다)를 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상실신고가 참가인의 일방적인 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0. 5. 27.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F),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7. 27. '이 사건 계약은 1일 단위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일용근로계약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2020. 1. 30.이 경과함에 따라 당연히 종료한 것이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내렸다.

마.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0. 9. 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2. 10.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내지 10, 14,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계약이 형식상 계약기간을 1일 단위로 정한 일용근로계약으로 보이더라도, 실질적으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계약관계는 일정 기간에 걸쳐 단절 없이 계속되어 왔으므로, 단지 특정 계약일자인 2020. 1. 30.이 경과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계약이 종료되는 것이 아니고, 그 밖에 이 사건 계약이 당연히 종료하였다고 볼만한 사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은 이 사건 상실신고를 통하여 '이 사건 계약이 2020. 2. 1.자로 종료되었다'는 의사를 표명하였으므로, 이 사건 상실신고는 참가인의 일방적 의사로 이 사건 계약을 종료시키는 해고로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 사건 상실신고가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전제하에 내린 것이어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 단

1)

근로계약관계가 2020. 1. 30.의 경과로 당연히 종료되었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이 사건 계약의 내용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계약에 따른 근로관계는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는 날마다 개별적으로 성립하여 당일의 근로를 마치는 대로 각각 종료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에서 원고가 참가인에게 마지막으로 근로를 제공한 2020. 1. 30.을 끝으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종료되었다 할 것이다.

가)

이 사건 계약서는 제목을 '근로계약서(현장일용)'으로 정하였을 뿐 아니라, 계약기간 항목에도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1일 단위로 근로관계가 생성되는 일용직 근로관계이다"라고 기재함으로써, 이 사건 계약의 기본적인 성격을 일용근로계약으로 명시하고 있다.

나)

일용근로계약은 1일 단위로 종료되므로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려는 날마다 근로계약을 새로이 체결하여야 할 것이나, 이 사건 계약에서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이의가 없다면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동일한 계약이 갱신된 것으로 간주된다'는 조항을 덧붙임으로써 계약 체결 절차를 간소화하였다.

그렇다면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을 2020. 1. 15. 체결한 이래로 계약서를 더 이상 작성하지 않고 날마다 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그동안 외관상으로는 단절 없는 근로관계가 형성된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 실질은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1일 단위의 일용근로계약이 매일 되풀이하여 체결된 것에 다름 아니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계약의 본질이 계속적인 근로계약으로 변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이 사건 계약서의 임금 항목에는 '월임금'이라는 문구를 사용하였고, 임금을 '매월 10일'에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는바, 이는 일용근로계약의 특성에 부합하지 않는 표현들이기는 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참가인은 원고에게 월급이 아니라 일당 17만 원을 지급하였고, 다만 일당을 날마다 지급하는 수고를 줄이고자 원고의 월 근로일수에 일당을 곱하여 계산한 보수를 1개월 단위로 정산하였다고 보일 뿐이다.

라)

그 밖에 이 사건 계약서에는 '연차휴가 부여', '월 무단결근 일수가 5일 이상인 경우 자동면직' 등 1개월 이상의 계속적인 근로관계를 전제로 하는 근로조건들이 기재되어 있으나, 이러한 근로조건이 현실적으로 이행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별다른 증거가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이 사건 계약서의 조항들은 단지 일반적인 근로계약서의 양식을 차용하는 과정에서 삽입된 것으로 이 사건 계약의 실질과는 관계가 없다고 보인다.

2)

이 사건 상실신고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본 사실관계 등 이 사건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실신고는 해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가)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모든 경우를 뜻한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등).

그러나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은 이 사건 상실신고에 앞서 2020. 1. 30.의 경과로 종료하였으므로, 이 사건 상실신고로 인하여 원고와 참가인의 사이의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것이라 할 수 없다.

나)

또한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해고는 본질적으로 고용계약의 해지로서 그 법적 성질은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이고, 이러한 해고의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하는 때에 효력이 발생한다(대법원 1993. 5. 11. 선고 91누11698 판결, 1997. 9. 26. 선고 97누1600 판결 등).

그런데 이 사건 상실신고는 참가인이 원고를 상대방으로 삼아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려는 효과의사를 표시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 사업의 수행주체에게 이 사건 계약의 종료 사실을 통지함으로써 보험관계를 정리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참가인이 내심 이 사건 계약이 2020. 2. 1.자로 종료되었다고 인식하여 이 사건 상실신고를 하였고, 그러한 인식이 모종의 경로를 통하여 우연히 원고에게 알려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근거로 이 사건 상실신고의 법적 성질을 상대방 있는 의사표시로 볼 수는 없다.

다)

더욱이 참가인이 ① 이 사건 상실신고를 한 것 외에 원고에게 "해고한다"거나 "더 이상 출근하지 말라"라고 말한 사실이 없는 점(갑 제14호증 제9쪽), ② 나아가 실력을 행사하여 원고의 출근 시도를 저지하였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 점, ③ 오히려 노동위원회 구제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지금이라도 원고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나와서 근무할 수 있다"는 의사를 거듭 밝힌 점(갑 제14호증 제10쪽, 갑 제15호증 제10쪽) 등을 감안하면, 참가인이 원고와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종국적으로 종료시킬 의도로 이 사건 상실신고를 마친 것이라 평가하기도 어렵다.

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에서 원고에 대한 해고는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각주1) 원고는 이를 '상용근로자'로 표현하고 있으나, '상용근로자'는 퇴직금청구의 요건이 되는 개념인바, 해고의 존부 및 정당성이 문제되는 이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을 위와 같이선해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