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12. 1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D학교 부당직위 해제 및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상시 약 16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초․중등교육법 제2조 제5호, 제60조, 제60조의2에서 정한 외국인학교이자 사립학교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사립학교인 D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를 설치․경영하는 사립학교경영자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5. 10. 20.부터 2010. 10. 31.까지 이 사건 학교에서 근무하다 퇴사하였고, 2016. 7. 1. 총부무 부장대우로 재입사한 뒤 2018. 10. 19. 이 사건 학교의 학교장과 사이에 근로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2018. 11. 12.부터 이 사건 학교의 행정총괄처장직을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0. 2. 26. 이 사건 학교 경영권의 양도․양수와 관련된 업무를 참가인에게 위임하였는데, 위 양도․양수 과정에서 관련자들 사이에 분쟁이 발생되었다. 이에 원고는 2020. 5. 3. 참가인에게 경영권 양도․양수에 관한 위임을 철회한다고 통보하였고, 2020. 5. 11. 참가인에게 경영권 양도․양수에 관한 어떠한 사항도 진행하지 말 것을 통보하였다.
참가인은 2020. 5. 15. 이 사건 학교 강당에 전체 직원들을 소집하여 이 사건 학교 경영권 양도의 필요성 등을 설명하였고, 경영권 양도를 지지하는 내용의 탄원서에 직원들의 서명을 받았다. 이 사건 학교의 총교장은 같은 날 원고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와 같은 사실을 알렸다.
원고는 2020. 6. 5. 참가인에게 2020. 6. 6.자로 행정총괄처장으로서의 위임(mandate) 관계를 종료한다고 통보하였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20. 6. 8. 및 같은 달 9. 이 사건 학교의 전체 직원들에게 참가인의 이 사건 학교의 피고용자로서의 지위 및 행정총괄처장으로서의 지위가 모두 상실되었다고 고지하였다. 원고는 2020. 6. 10. 참가인에게 참가인이 행정총괄처장직에서 해임되어 더 이상 이 사건 학교의 직원이 아님을 알리면서, 학교신용카드, 직원신분증 등을 반납하고 이 사건 학교에 출입하지 말 것을 요구하였다.
참가인은 2020. 7. 13.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2020. 6. 6. 참가인을 부당해고하였다’라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9. 11.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E).
참가인은 2020. 10. 16.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2. 14.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한 것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나,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아 참가인에 대한 해고에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이 사건 학교의 내부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의 내용은 별지1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제7, 9호증, 제10호증의 1, 제11, 19, 23, 28, 36, 41, 42, 45호증, 을가 제1, 5, 6호증, 제8호증의 1 내지 3, 을나 제1 내지 3호증, 제4호증의 1 내지 4, 제46, 7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
참가인은 이 사건 학교의 행정총괄처장으로서 원고로부터 이 사건 학교의 업무 중 행정 부문을 포괄적으로 위임받은 수임인 혹은 사업경영담당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또한 원고가 참가인을 해임한 것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고, 행정총괄처장의 해임을 위해 이사회의 결의가 필요하다고 볼 근거도 없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해고하였다거나 그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
참가인은 이 사건 학교에 입사한 뒤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이 행정총괄처장으로 임명되면서 종전의 근로관계가 단절되고 새롭게 위임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참가인은 내부 승진에 의해 상위직급으로 임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가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시킨 것은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 학교의 학칙 등에서 이사의 해임을 위해서는 이사회의 결의가 필요한 것으로 정하고 있음에도, 원고는 행정총괄처장으로서 당연직 이사인 참가인을 해고함에 있어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
참가인
참가인은 이 사건 학교에 입사한 뒤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행정총괄처장으로 승진될 당시 별도의 계약을 체결한 바 없는 점, 원고는 2020. 6. 5. 행정총괄처장직에 대한 위임관계종료만을 통지하였다가 2020. 6. 6.에서야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도 종료되었음을 통지하였는데,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참가인이 행정총괄처장직에 있는 근로자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한 점, 또한 참가인은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로서 인사관리프로그램에 등록되어 인사관리를 받아온 점, 참가인은 위임전결규정 등 이 사건 학교 규정에 따라 행정총괄처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이에 대해 수시로 원고에게 보고하여 지시를 받는 등 원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은 점, 참가인이 다른 직원들에 비해 보수 및 처우에 있어 현저히 우대를 받았다고 볼 수 없고, 근로소득세를 납부하며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던 점, 원고는 참가인에게 행정총괄처장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사적인 지시 등을 하였는데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참가인이 원고에게 종속된 지위에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점 등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학교 경영권 양도․양수에 관한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해고사유로 들고 있는 기망행위, 지시위반 등의 행위를 한 바 없고, 충실하게 업무를 수행하였다. 따라서 해고사유가 인정되지 않고, 설령 위 업무 추진 과정에서 참가인이 원고에게 일부 부정확한 사실을 전달하였거나 원고의 의중에 반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해고사유에 이를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참가인의 행위로 인해 이 사건 학교 및 원고에게 별다른 손실이 발생되지 않은 점에 참가인의 근로자로서의 경력 및 기여도, 정년까지의 잔여 근로기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부당하다.
원고는 참가인을 해고할 당시 참가인에게 아무런 소명기회도 부여하지 않았으므로, 참가인에 대한 해고 절차에 하자가 있다.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다29241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참가인이 2016. 7. 1. 이 사건 학교에 재입사한 뒤 2018. 10. 19. 근로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2018. 11. 12. 행정총괄처장으로 임명될 당시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아니라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갑 제4, 5, 7 내지 28, 31 내지 34, 47 내지 51호증, 을가 제8호증, 을나 제7, 9 내지 20, 22 내지 34, 47 내지 5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행정총괄처장으로 임명된 뒤부터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정해진 노무를 제공하였다기보다 이 사건 학교의 업무 중 행정 부문 전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이를 총괄하면서 상당한 정도의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행정총괄처장으로 임명된 뒤에도 참가인이 원고와 사용종속관계에 있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변론종결일 현재 만 87세(F생)의 고령으로, 2001. 2.경 이 사건 학교의 시설지원 및 관리 등을 위해 설립된 G교육재단 이사장직에서 사임하였고, 2003년경 미국으로 출국하여 이후 이 사건 학교에 출근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사립학교경영자인 원고를 대신하여 이 사건 학교의 운영을 책임지고 담당할 사람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실제로 원고는 2001. 2. 15. H에게 이 사건 학교 및 위 재단에 관한 원고의 권한 일체를 위임하였다).
원고는 2018. 10. 15. H과의 위 위임계약을 해지하였고, 이 사건 학교의 업무 중 ‘학사 부문’은 총교장이, ‘행정 부문’은 행정총괄처장이 각 담당하는 것으로 직제가 개편되었다. 참가인은 이에 대하여 원고가 H과의 위임계약을 해지하고, 이 사건 학교 운영에 복귀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참가인이 2020. 5. 15. 이 사건 학교 강당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한 다음과 같은 발언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학교 운영에 복귀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처럼 원고를 대신하여 이 사건 학교의 운영을 담당할 사람이 필요한 상황에서 참가인은 2018. 11. 12. 행정총괄처장으로 임명되었는데, 원고가 2018. 11. 10.
작성한 임명장(Letter of Appointment)에는 행정총괄처장의 책무가 다음과 같이 포괄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학교의 학칙에서는 사립학교경영자에게 이 사건 학교를 경영할 모든 권리와 권한이 있다고 규정하면서, 사립학교경영자에게 총교장과 행정총괄처장을 임명 또는 해임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제5조). 그리고 학칙 제7조 제3항은 ‘행정총괄처장은 행정적 리더십을 다하기 위하여 ㉠ 예산 및 기타 재정 계획의 수립 및 관리, 자원 배분, 신규 수입원의 개발, 지출의 적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포함하여 본교의 재정을 관리해야 할 권한과 책임, ㉡ 본교의 사무직원 또는 다른 고용인의 임용에 관하여 사립학교경영자와 협의하고 사무직원 등의 복무를 관리ㆍ감독해야 할 권한과 책임 등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학교의 직제규정은 행정총괄처장이 경영지원실, 총무부, 재무회계부, 학사행정부 등 이 사건 학교의 행정부분 조직의 업무를 통할하며 소속직원을 지휘ㆍ감독한다고 정하고 있다(제3조 제2항, 제4조, 제8조 제1항 참조). 이와 같은 규정들과 위 임명장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학교의 행정총괄처장에게는 이 사건 학교의 업무 중 행정 부문과 관련된 업무 일체에 관한 포괄적인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학교의 위임전결규정은 설립자의 결재사항과 행정총괄처장의 전결사항을 ‘별표’에서 구체적인 업무내용 별로 명시하면서 ‘별표’에 열거되지 아니한 사항 중 ‘중요정책 및 중요방침에 관한 사항, 총교장 및 행정총괄처장 인사에 관한 사항’은 설립자가, ‘중요정책 및 중요방침에 따른 계획 수립 및 조정, 중요업무의 집행 및 관계기관 협의, 기본방침에 관한 사항’은 행정총괄처장이 각 결재하도록 정하고 있다(제4조 제1항 및 제2항 제1호, 제2호). 그리고 ‘별표’에서는 ‘중요정책 및 중요방침에 따른 계획 수립 및 조정, 규정 제정ㆍ개폐, 500만 원 이상의 물품ㆍ용역 및 공사에 관한 사항, 조직 및 정원관리에 관한 방침결정, 예산 편성지침 및 집행지침 수립ㆍ시행, 자금운용, 직원의 전보ㆍ승진ㆍ직위해제ㆍ면직, 직원의 상벌ㆍ평가에 관한 사항, 기본급ㆍ상여금 및 제수당의 조정’ 등 이 사건 학교의 재정과 인사에 관한 주요 사항 대부분을 행정총괄처장의 전결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위임전결규정에 따르면, 전결권자는 원칙적으로 상급자의 지시를 받지 않고 전결권자로서 권한을 행사하고, 다만 전결권자로서 처리한 사항 중 상급자가 알고 있어야 한다고 인정되는 사항 또는 특별히 중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에 대하여 상급자에게 그 처리내용을 보고하거나 지시를 받아 처리하여야 한다(제3조, 제5조, 제7조). 실제로 원고는 위와 같은 위임전결규정 등에 따라 예산, 지침 개정, 계약 체결, 직원의 임용ㆍ승진ㆍ평가, 직원 급여, 근무시간 지정 등 이 사건 학교의 재정과 인사에 관한 주요 사항에 관하여 최종결재권자로서 결재하였다[참가인은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이 원고에게 있었고. 참가인에게 최종적인 자금집행권한이 부여되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임전결규정의 ‘별표’에서는 ‘임용예정자 결정 및 신규임용’을 제외한 직원들에 대한 인사처분(전보, 승진, 겸임, 강임, 직위해제, 대기발령, 면직, 휴직, 복직) 및 직원들의 보수 관련 방침사항(기본급, 상여금 및 제수당의 조정, 보수 세부지급기준 및 방법, 보수지급 등에 관한 사항) 일체를 행정총괄처장의 전결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또한 예산의 편성 및 집행․조정․통제에 관한 권한 중 ‘예산의 편성’을 제외한 나머지 사항들은 모두 행정총괄처장 혹은 그 소속 부서장의 전결사항으로 규정되어 있는 점, 실제로 참가인은 직원들의 인사, 자금집행 등에 관한 사항들을 최종결재권자로서 결재한 점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참가인은, 원고가 학칙의 개정을 승인하고 개정 학칙에 따른 이사회 개최를 지시하기도 하였고, 참가인이 행정총괄처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격주로 원고에게 업무보고를 하거나 주요 사항에 대해서는 수시로 보고하기도 하는 등 참가인의 업무수행에 대해 원고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고령의 외국인으로 국내에 거주하고 있지 않아 참가인의 행정총괄처장으로서의 업무에 대해 구체적인 지휘나 감독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은 2020. 5. 15. 이 사건 학교 직원들에게 이러한 사정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하였던 점, 참가인이 원고에게 정기적으로 행정총괄처장으로서의 업무수행에 대해 보고하였고 주요 사항에 대해서는 수시로 보고하기도 하였으나 대부분의 업무는 원고로부터 지시나 승인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처리한 뒤 사후적으로 보고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위임전결규정에서는 학칙 개정을 설립자의 결재사항으로 정하고 있는 점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행정총괄처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정기적으로 혹은 수시로 업무에 관한 보고를 하거나 학칙 개정 등 업무와 관련된 승인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임받은 업무의 집행과 관련하여 통상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학교의 규정들은 행정총괄처장을 다른 직원들과 다르게 취급하는 규정을 여럿 두고 있다. 즉, 이 사건 학교의 학칙은 행정총괄처장의 임기를 3년으로 하되, 사립학교경영자의 결정에 따라 1회에 한하여 중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제7조 제2항), 행정총괄처장을 이사회의 당연직 이사로 정하고 있다(제8조 제2항). 이 사건 학교의 인사규정은 ‘학교에 의해 임용된 직원에 대하여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는데(제2조), 제3조 제1호에서 행정총괄처장은 직원에서 제외된다고 규정함으로써 행정총괄처장에게는 인사규정이 적용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인사규정 제50조에서는 직원의 인사에 관한 사항을 심의ㆍ의결하기 위한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을 행정총괄처장으로 정하고 있고, 이 사건 학교의 계약업무처리규정은 이 사건 학교의 공사ㆍ용역ㆍ구매계약의 원인행위를 최종 결정하는 직위를 가진 계약관으로 행정총괄처장을 지정하고 있다(제3조 제1호, 제4조). 또한 이 사건 학교의 사무관리규정은 이 사건 학교에서 작성하거나 시행하는 문서와 이 사건 학교가 접수한 모든 서류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학교장 또는 행정총괄처장의 결재를 받도록 정하고 있다(제3조 제1호, 제12조 제2항).
참가인이 이 사건 학교 직원들의 인사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에 등록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참가인이 인사평가에 관한 최종결재권자였던 점, 참가인의 연차신청에 대해 참가인이 스스로 결재하였던 점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의해 참가인의 근무시간 등에 관한 감독이 이루어져 왔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참가인은 행정총괄처장으로 임명되기 전인 2018. 10.경 6,148,572원(소득세 등 공제 전 금액, 이하 같다)의 월 급여를 받았는데, 행정총괄처장으로 임명된 뒤인 2019. 12.경에는 11,070,670원을, 2020. 5.경에는 14,526,630원을 각 지급받았다. 이처럼 행정총괄처장 위촉 전후로 상당한 폭의 급여 인상이 있었던 점, 행정총괄처장으로 위촉된 뒤 참가인에게 별도의 독립된 사무실이 제공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행정총괄처장으로서 보수 및 처우에 있어 다른 직원들보다 현저히 우대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참가인은 행정총괄처장으로서 지급받은 보수액이 실․국장급 직원들의 급여액과 비교하여 큰 차이가 있지 않고, 재무회계부 부서장 등 일부 부서장들에게도 독립된 사무실이 제공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제출된 바 없어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참가인은 2019. 6. 17. 전체 직원들에 대한 특별상여금을 지급함에 있어 최종결재권자로서 지급 여부 및 지급률을 결정하였는데, 당시 참가인은 자신을 지급대상에서 제외시키기도 하였는바, 참가인 스스로도 자신이 일반 직원들과 다른 지위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은 원고가 참가인에게 행정총괄처장으로서의 직무 범위를 벗어나 ‘배우자의 위자료, 생명보험료 해결방안 마련’, ‘원고의 국내 개인 계좌 및 현금 관리’, ‘원고 자녀들의 학교 채용’ 등 사적인 지시를 하였던 점에 비추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해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참가인에게 보낸 이메일의 내용만으로는 원고가 참가인에게 위와 같은 사항들을 지시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원고가 참가인에게 위와 같은 사항들을 지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각 지시사항들은 참가인의 행정총괄처장으로서의 업무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원고는 참가인과의 사적인 관계에 기반하여 위와 같은 문제들에 대해 조치를 취해줄 것을 개인적으로 요청한 것에 불과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참가인이 행정총괄처장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원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사용종속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행정총괄처장으로서 원고로부터 이 사건 학교의 업무 중 행정 부문에 관한 포괄적인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아 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할 것이고, 매달 참가인에게 주어진 금원은 노무의 대가가 아니라 위임받은 업무에 대한 보수로서 주어진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이 행정총괄처장으로 임명된 뒤에도 참가인에게 지급되는 보수에서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다거나 참가인이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와 달리 볼 수 없다.
소결
따라서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인바, 이와 달리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원고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이상, 나머지 주장에 대해서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기원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