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1998. 5. 21.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260명을 사용하여 신용조사 및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 A은 1998. 2. 12. 참가인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후 2000. 4. 6. 정규직으로 전환된 후 2018. 9. 1.부터 F 채권을 담당하는 F2지점 지원팀장으로 근무하여 왔다. 원고 B노동조합(이하 ‘원고 노조’라 한다)은 2019. 10. 14. 설립되어 참가인에 근무하는 근로자를 가입대상으로 하는 기업단위 노동조합으로서, 원고 A이 설립 당시부터 대표자로 활동하고 있다.
참가인의 징계위원회는 2020. 2. 14. 회의를 개최하여 원고 A에 대한 면직(파면)을 의결하였고, 같은 날 참가인은 원고 A에게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하고, 개별 징계사유를 가리킬 때에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특정한다)를 이유로 원고 A과의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통보(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를 하였다.
원고들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2020. 5. 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9. 10. ‘이 사건 해고는 제2징계사유 중 원고 노조의 홍보물에 G노동조합총연맹의 로고를 사용한 행위 부분 및 제5징계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각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상 하자도 없으므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H/I 병합,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들은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0. 10. 1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 11. 이 사건 초심판정과 마찬가지 이유로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들 주장의 요지
부당해고 관련
징계절차상 위법
원고 A이 2020. 2. 14. 개최된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약 2시간에 걸쳐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관하여 소명하였음에도, 참가인이 위 소명내용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당일 이 사건 해고를 결정한 것은 징계절차에 공정성이 결여된 것으로서 위 법·부당하다.
징계사유 부존재
제1징계사유의 경우, 원고 A이 노동조합 홍보물을 근무시간에 작성하지 않았고, 다만 근무시간 중 약 1-2분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이나 점심시간, 출근시간 전에 홍보물을 게시한 것인 점, 참가인의 근로자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릴 권한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 A이 근무시간 중 업무와 무관한 노동조합 활동을 하여 참가인의 시설관리권과 노무지휘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제2징계사유의 경우, 원고 A이 다소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여 임직원들의 이름을 적시한 홍보물을 작성 및 게시하였더라도, 그 주된 목적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근로자들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한 것이고, 다른 사람을 비방하거나 명예를 훼손하고자 하는 목적이 없었으므로, 이는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으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제3징계사유의 경우, 원고 A이 객관적인 증거에 근거하여 정당한 권리 행사로서 진정을 제기한 것이므로, 원고가 허위의 진정을 반복적으로 제기하여 참가인의 업무를 방해하고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볼 수 없다.
제4징계사유의 경우, 원고 A이 J 본부장의 부당한 업무지시를 따르지 않았던 것이므로 ‘정당한 이유 없이 상사의 직무상 명령에 불복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
징계양정 부적정
가사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원고 A에게 타인을 비방하거나 명예를 훼손하고자 하는 고의가 없었던 점, 원고 A이 약 20년 동안 참가인에서 아무런 징계전력 없이 성실히 근무해온 점, 다른 참가인 직원들의 불량 업무 수행 및 관리 불량에 대한 징계 전례와 비교하여 이 사건 해고가 지나치게 무거운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부당노동행위 관련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여기에 참가인의 K 본부장이 2019. 11. 7. 원고 노조를 찾아와 노동조합 설립 이유를 묻고, 노동조합 활동 관련 설문지 작성을 요구한 점, 참가인의 임원 3명이 2020. 11. 13. 원고 노조를 찾아와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예고한 점, 참가인이 노동조합 홍보물에 대한 철저한 허가제 도입을 시도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해고는 불이익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징계절차상 위법 주장에 관한 판단
을나 제5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20. 2. 14.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소명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원고는 이 사건 해고의 징계절차에서 자신의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비록 이 사건 해고가 징계위원회 심의·의결과 같은 날 이루어졌다고 하여 징계절차의 공정성에 있어서 절차상의 위법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 A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원고 A의 최근 10년간 변동된 직급 및 직책 변동, 부서 이동 내용은 다음과 같다.
참가인에는 원고 노조 이외에도 1999. 11. 1. 설립된 O노동조합(이하 ‘소외 노조’라 한다)이 조직되어 있는데, 대표자는 P이고, 조합원은 약 25명이며, 상급단체는 Q노동조합연맹이다. 원고 A은 2000. 6.경부터 2019. 10.경까지 소외 노조에서 대의원, 교육부장, 4-7대 노동조합 선거관리위원장 등으로 활동하였다.
한편, 소외 노조와 참가인이 체결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의 유효기간은 2018. 7. 1.부터 2020. 6. 30.까지이고, 원고 노조는 위 단체협약이 체결된 이후인 2019. 10. 14. 원고 A을 위원장으로, 참가인의 채권지원팀 과장 R(2020. 3. 4. S으로 개명하였다)을 수석부위원장으로 하여 설립되었다.
원고 노조는 2019. 10. 16.부터 2019. 12. 12.까지 아래와 같이 총 26회에 걸쳐 참가인의 직원들에게 위 노동조합의 홍보물을 사내 전산망, 사내 전자우편, 우편물(행낭) 등을 통해 배포·게시하였다. 원고 노조가 1-10호에 걸쳐 배포·게시한 홍보물의 주요 내용은 “2019년 일방적 승진급 발표연장은 노동자의 권리를 빼앗는 노동탄압이다. 사측의 정보공개를 요청한다. 부당노동행위자는 즉시 사퇴하라, 사측은 퇴직금을 지급하라, 사측은 겁박하지 말고 나를 해고시켜라, 부당노동행위 일삼는 부사장 T는 사퇴하라, 과연 2019년도 승진급 인사는 공정한가, 사측은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라,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이란?” 등이다.
참가인의 준법감시인인 K 본부장이 2019. 11. 7.에, 참가인의 V 이사, W 상무, X 총괄인사본부장이 2019. 11. 13.에 각각 원고 노조를 찾아와 노동조합 설립 경위 등을 묻고, 사규와 이 사건 단체협약을 제시하면서 규정을 위반하여 홍보물 등을 게시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청하였다.
원고 A은 2019. 10. 23.부터 2019. 12. 27.까지 아래와 같이 총 7회에 걸쳐 고용노동부 서울관악지청(이하 ‘서울관악지청’이라 한다)과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이하 ‘서울남부지청’이라 한다),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참가인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모두 혐의없음으로 종결되거나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8, 11 내지 14, 20, 21, 24호증, 을가 제1 내지 4, 11, 13 내지 15호증, 을나 제10 내지 31, 4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제1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노동조합의 활동이 정당하다고 하려면, 첫째 주체의 측면에서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둘째 목적의 측면에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 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어야 하며, 셋째 시기의 측면에서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거나 관행이나 사용자의 승낙이 있는 경우 외에는 원칙적으로 근무시간 외에 행하여져야 하고, 넷째 수단·방법의 측면에서 사업장 내 조합활동에서는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하며 폭력과 파괴행위 등의 방법에 의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이 중에서 시기·수단·방법 등에 관한 요건은 조합활동과 사용자의 노무지휘권·시설관리권 등이 충돌할 경우에 그 정당성을 어떠한 기준으로 정할 것인지 하는 문제이므로, 위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조합활동의 필요성과 긴급성, 조합활동으로 행해진 개별 행위의 경위와 구체적 태양, 사용자의 노무지휘권·시설관리권 등의 침해 여부와 정도, 그 밖에 근로관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충돌되는 가치를 객관적으로 비교·형량하여 실질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7. 29. 선고 2017도2478 판결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에 앞서 든 증거, 갑 제5호증, 을나 제9, 4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고 A이 근무시간 중에 무단으로 참가인의 복사기, 복사용지 등 비품을 사용하여 원고 노조의 홍보물을 작성·배포함으로써 참가인의 시설관리권 및 노무지휘권을 침해한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다만 원고 A이 사내전산망, 사내 전자우편, 행낭 등을 이용하여 원고 노조의 홍보물을 배포·게시한 부분은 참가인의 시설관리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기 어려워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
참가인의 취업규칙에 근무시간 내 조합 활동을 허용하는 별도의 규정이 없고, 참가인과 원고 노조 사이에 근무시간 내 조합 활동을 허용하는 단체협약이나 노동관행이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조차 원칙적으로 조합활동은 근무시간 외 행함을 원칙으로 한다(제18조 제1항)고 규정하면서, 다만 그 이외의 조합 활동은 회사와 합의를 통해 할 수 있다(제18조 제3항)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 A이 무단으로 근무시간 내에 조합 활동을 한 이상 이는 참가인의 노무지휘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봄이 상당하다. 또한 위와 같이 정당한 조합 활동으로 보기 어려운 행위에 무단으로 참가인의 복사기나 복사용지를 사용한 것은 참가인의 시설관리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 A은 원고 노조의 홍보물을 근무시간 외에 작성한 것이고, 휴게시간이나 근무시간 중 극히 짧은 시간 동안 게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원고 A의 홍보물 게시 및 배포시간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게시 및 배포행위가 근무시간 중에 이루어졌음이 확인되며, 원고 A이 근무시간 외에 홍보물을 작성하였음을 증명할 별다른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 A의 위 주장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다만, 이 사건 단체협약 제19조 제3항에서 ‘조합의 인쇄물 게시, 현수막 부착 등은 회사와 합의된 장소에 설치된 조합 전용게시판을 통하여 자유로이 행할 수 있고, 단 홍보물의 배포는 사전 회사와의 합의에 한한다’는 내용을 정하고 있으나, 위 단체협약은 참가인과 소외 노조 사이에 체결된 것이고, 소외 노조의 조합원 수가 참가인의 상시 근로자의 과반수에 해당하지도 아니하므로 위 단체협약의 효력이 원고 노조에게까지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의 취업규칙에서 사내전산망, 사내 전자우편, 행낭 등의 사용에 관하여 구체적인 제한규정을 정하고 있지 않고, 이와 관련한 노동관행이 존재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기 어려운 점, 원고 노조는 신설 노조로서 창립 및 소외 노조와의 차별을 홍보하고, 노조원의 가입을 독려할 필요가 있었던 점, 사업장의 사내전산망, 사내 전자우편, 행낭 등을 이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용횟수에 비추어 사내 전산망 등의 이용을 방해할 정도에 이르지 않는 점, 참가인 임직원이 2019. 11. 7. 이후에야 단체협약을 제시하면서 홍보물 게시 중단을 요구한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단체협약이 원고 노조에 적용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A이 원고 노조의 홍보물을 사내전산망, 사내 전자우편, 행낭 등을 이용하여 게시·배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참가인의 시설관리권을 침해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제2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을나 제4, 6 내지 9, 4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 A이 원고 노조의 홍보물에 참가인 임직원들에 대한 허위 및 모욕적인 내용을 배포·게시하여 임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기업질서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원고 A이 원고 노조 명의로 배포 및 게시한 홍보물에는 승진급 인사와 관련한 의혹 및 비판이 주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참가인은 매년 ‘인사평가 실시 -> 평가위원회 심사 -> 자기추천서 제출 및 심사 -> 승진급 최종심의위원회 결정 -> 승진급자 발표’ 등의 절차를 거쳐 승진급 인사를 시행하고 있고, 그 중 인사평가에 관하여는 ‘성과 평가’ 60%, ‘능력/태도 평가’ 40%로 구분하고 각 항목에 대한 세부적인 평가방법을 정해두고 있는 점에 비추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참가인의 승진급 인사에 있어서의 불공정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 또한 차량유지비 미지급, 소외 노조에 대한 금품 및 차량지원 등에 관하여는 앞서 본 원고 A의 여러 차례에 걸친 진정 제기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의 위법사실이 확인된 바 없다.
원고 A은 참가인의 대표이사를 포함하여 특정 임직원들의 실명을 언급하면서 이들에 대한 비방적인 내용을 게시하기도 하였는데(2019. 11. 15.자 게시물 등), 위 게시글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하다거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복지 증진 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실제로 원고 A이 배포·게시한 홍보물을 접한 참가인의 임직원들이 원고 A의 무분별한 회사에 대한 의혹 및 비판 제기에 불쾌감을 표출하면서 사과 및 재발방지 등을 요구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 A의 이 부분 비위행위는 임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기업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제3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2019. 10. 23.부터 2019. 12. 27.까지 총 7회에 걸쳐 행정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위 진정 등이 행정종결 내지 기각 결정으로 모두 종결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갑 제1 내지 5, 7, 9호증, 을가 제6 내지 10호증, 을나 제35 내지 39, 60, 62 내지 6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고 A이 제기한 진정 등이 모두 무혐의 취지로 종결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참가인의 업무를 방해하고 회사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보기 어렵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55조 제1항은 ‘누구든지 이 법에 따라 위원회에 진정, 진술, 증언, 자료 등의 제출 또는 답변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해고, 전보, 징계, 부당한 대우, 그 밖에 신분이나 처우와 관련하여 불이익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내부고발자 등의 진정, 고발 등에 따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진정인 등이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진정하는 등 무고를 하지 않은 이상 위 규정에 의해 보호되어야 하며, 이러한 점은 다른 행정관청에 진정을 제기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
근로자가 뚜렷한 자료도 없이 사실을 허위로 기재하거나 왜곡하여 소속 직장의 대표자, 관리자나 동료 등을 수사기관 등에 고소·고발하거나 진정하는 행위는 징계규정에서 정한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 다만 범죄에 해당한다고 의심할 만한 행위에 대해 처벌을 구하고자 고소·고발 등을 하는 것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한 적법한 권리행사라고 할 수 있으므로 수사기관이 불기소처분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고소·고발 등이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위와 같은 고소·고발 등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는 고소·고발 등의 내용과 진위, 고소·고발 등에 이르게 된 경위와 목적, 횟수 등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노동조합 또는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사용자 측을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으로 수사기관 등에 고소·고발·진정한 내용에 과장되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더라도, 그것이 대체로 사실에 기초하고 있고 그 목적이 사용자에 의한 조합원들의 단결권 침해를 방지하거나 근로조건에 관한 법령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라면 고소·고발 등은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이를 이유로 노동조합의 대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8두34480 판결 등 참조).
원고 A에 제기한 진정들이 모두 무혐의 취지로 종결된 점, 원고 A은 참가인이 각 행정관청이나 피고에게 제출한 반박자료[참가인과 소외 노조의 2018. 7. 1.자 노사합의서(을나 제63호증), 노사협의회 개최 관련 자료, 승진급 인원 현황 관련 자료, 단체협약 신고 관련 자료 등]가 모두 허위로 작성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입증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A이 각 진정내용이 허위임을 인지한 상태에서 참가인의 업무를 방해할 의도 등에서 반복적으로 진정을 제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원고 A은 나름대로 수집한 증거들을 바탕으로 참가인의 부당한 대우나 부당노동행위 등을 지적하고, 이에 대해 참가인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자 행정관청에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① 원고 A이 퇴직금 체불과 관련하여 참가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진행 중인 점, ② 원고 A이 참가인과 소외 노조 사이의 2018. 7. 1.자 노사합의서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거나, 이를 다르게 해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③ 결과적으로 원고 A이 승진급에서 탈락한 이상 자신이 연령(50대) 때문에 부당한 취급을 받았다고 생각할 여지가 충분한 점, ④ 참가인의 임원들이 원고 A에게 원고 노조의 홍보물 배포 및 게시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것은 사실인 점 등 제반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고 A이 자신의 권리 구제나 원고 노조의 조합활동을 보장받을 의도에서 행정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 A이 자신의 권리 구제와 무관한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허위 내용을 진정하여 참가인을 무고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 A의 진정으로 인하여 참가인의 업무가 방해되었다거나 참가인의 명예가 부당하게 훼손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제4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을나 제44, 58, 59, 68, 6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 A이 정당한 이유 없이 상급자의 업무지시를 불이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 A은 2016년 N특수3지점(이하 이 항에서 ‘이 사건 지점’이라 한다)의 지점장으로 근무할 당시, 이 사건 지점이 소속된 사업부문인 N2본부의 J 본부장으로부터 워크숍 보고 자료로 활용할 이 사건 지점의 운영현황 자료 제출을 요구받고도 이를 거부하였고, 같은 해 J 본부장으로부터 고객응대율 목표 달성을 위해 관리구간을 배제하고 호전환 건을 응대하라는 지시를 받았음에도 “내가 관리하는 구간만 소화하겠다”고 말하며 이를 거부한 사실이 있다.
비록 워크숍에서의 발표자가 J 본부장이라고 하더라도 해당 발표 자료 작성을 위해 이 사건 지점의 운영현황 자료가 필요한 이상 상급자인 본부장이 하급자이자 이 사건 지점의 지점장인 원고 A에게 해당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고 합리적인 업무지시로 보이는 점, 원고 A을 제외한 나머지 지점장들이 모두 본부장의 위와 같은 지시를 이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본부장이 요청한 자료가 당연히 지점에서 준비하여야 할 자료였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 A이 상급자인 J 본부장의 정당한 워크숍 보고자료 제출 지시를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이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비록 원고 A의 주장처럼 당시 N채권팀이 단기고액, 초고액, 외국인, 개인해지 등의 구간으로 나뉘어 각 구간별로 숙지사항과 고객 응대방법이 달랐다고 하더라도, ① 당시 N에서 인입되는 콜을 참가인 쪽으로 일원화하고 콜 응대율을 90% 이상으로 해줄 것을 요구하였고, 참가인으로서는 주요 채권위임사인 N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점, ② 이에 J 본부장이 원고 A을 포함한 산하 특수지점장들과 논의하여 기존의 구간별로 콜이 인입되는 방식을 배제하고, 모든 상담사가 N 고객센터로부터 인입되는 콜을 우선 응대하는 방식, 이른바 ‘담당구간 배제 호전환응대’를 실시할 것을 지시하였고 특수1지점, 특수2지점은 모두 위 지시를 이행하였던 점, ③ 그런데 원고 A이 일방적으로 위 지시를 거부하는 바람에 다른 지점들의 업무가 상당기간 가중되는 결과가 초래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 A은 상급자인 본부장의 정당한 호전환응대 실시 지시를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이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징계양정 부적정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등 참조).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한편 징계처분이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 근무성적, 징계처분 전력 이외에도 당해 징계처분사유 전후에 저지른 징계사유로 되지 아니한 비위사실도 징계양정에 있어서의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을나 제41, 48 내지 53, 7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정당하다고 인정된 처분사유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 A은 참가인에 약 22년간 근무하면서 최근 10년간 팀장 직책(지점장 직책을 수행한 바도 있다)을 수행하는 등 다른 직원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관리자급 지위에 있었으므로, 일반 근로자들에 비하여 더 엄격한 직무상 책임감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고 A은 근무시간 중 상급자의 정당한 업무지시를 불이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승진급 탈락을 전후하여 참가인을 비방하는 내용의 홍보물을 근무시간 중에 참가인의 직원들에게 배포·게시함으로써 참가인 및 임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기업질서를 문란하게 하였으므로, 그 비위행위의 정도나 비난가능성이 결코 작지 않다.
원고 A이 승진급 인사를 전후하여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다수의 행정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기간에 원고 노조를 설립한 후 참가인의 사내 게시판 등에 참가인 및 임직원들을 비방하는 허위 사실을 다수 배포·게시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참가인에 대하여 부당한 압력을 행사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 A은 이 사건 해고 이후에도 참가인의 임직원들이 허위자료를 제출하였다는 이유로 경찰에 고발하거나(모두 각하 또는 무혐의로 종결), 2020. 6. 22. 참가인 소속 직원 23명을 불법추심행위 혐의로 고발하거나[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송치], 2020. 7. 9. ‘C 고발 및 추가 고발 내용’이라는 제목으로 허위사실이 기재된 문서를 작성하여 참가인의 임직원들에게 카카오톡을 통하여 전송하는 등[이에 대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죄 등으로 현재 수사 진행 중], 참가인과의 분쟁을 여전히 지속하고 있는바, 양자 사이의 신뢰관계는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이 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고 A은 ‘2020. 6. 27. 참가인의 X 본부장에게 전화하여 “그동안 회사의 여러 가지 불법추심 관련하여 이제 고발도 했고, 그 다음 Y언론에 제보도 했고, 그 다음 이제 국민청원에 이제 그런 글들이 올라갈 것이다”라고 해악을 고지하고, “나도 이제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내가 받아야 할 위로금이나 이런 거에 대해서 좀 생각해준다고 하면 나도 지금 내가 고발하고 이런 거에 대해서는 다 없었던 일로 하겠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없다고 하면 나는 그냥 다 고발할 거 고발하고, 보도하게 하고, 이제 서로 갈 길 가면 되는 거다”라고 하면서 돈을 요구하였으나 참가인이 응하지 아니하여 미수에 그쳤다’는 범죄사실로 2021. 10. 25.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1고약6403호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는바, 원고 A이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관하여 반성하고 있다거나 개전의 정이 있다고도 보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할 때, 참가인으로서는 원고 A의 비위행위를 엄단함으로써 유사한 비위행위가 재발되는 것을 방지하고, 참가인 임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며, 근무기강을 확립하여야 할 필요성이 현저하다고 할 것이다.
부당노동행위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해고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근로자의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실질적인 해고사유로 한 것인지의 여부는 사용자측이 내세우는 해고사유와 근로자가 한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의 내용, 해고를 한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동종의 사례에 있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에 대한 제재의 불균형 여부, 종래 관행에의 부합 여부, 사용자의 조합원에 대한 언동이나 태도, 기타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제반 사정 등을 비교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참가인의 이 사건 해고와 원고 A의 원고 노조와 관련된 조합 활동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해고가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는 일부 인정되는 징계사유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징계양정이 적정하고, 징계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정당한 징계처분에 해당한다. 또한 이 사건 해고에 이르게 된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원고 A의 원고 노조 설립 및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이 사건 징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 노조가 노동조합 설립을 알리면서 각종 홍보물을 배포·게시하는 상황에서 참가인의 임원들이 원고 노조의 설립 경위를 물어보거나 사규에 위반되는 노동조합 활동의 중단을 요구하는 행위는 참가인의 소속 근로자에 대한 노무관리 차원에서 허용될 수 있는 범주 내에 있다고 보이므로, 이를 두고 불이익 취급 또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참가인의 임원들이 근무시간 내에 참가인을 비방하는 내용의 홍보물 배포·게시를 중단하라고 요청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이 노동조합 홍보물에 대한 철저한 허가제의 도입을 시도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임성민 박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