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94. 4. 12. 설립되어 용접기 및 용접기자재 렌탈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1. 5. 23.부터 원고의 경리 업무 담당 직원으로 근무하여 오던 사람이다.
참가인은 2020. 4. 21.부터 2020. 4. 24.까지 원고의 대표이사인 D에게 차용금을 변제해달라고 하였다가 여러 차례에 걸쳐 다투게 되었다. D는 그 과정에서 참가인에게 ‘그런 식으로 할 거면 나가라’라는 말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퇴사권고’라 한다).
참가인은 2020. 4. 27. 월요일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의 지시를 받은 E은 2020. 4. 29. 참가인에게 연락하여 사직서를 제출해달라고 부탁하였고, 참가인은 이에 대하여, 해고를 시켜놓고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것은 부당하다고 대답하였다.
참가인은 2020. 5. 2. 원고의 건물에 찾아가 D에게 2020. 4. 24.부로 사직한다는 내용의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제출하였고, 원고는 참가인을 사직처리하였다.
참가인은 2020. 7. 21.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F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9. 18. 원고가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나 당사자 간의 의사 합치에 의해 근로관계가 종료되어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2020. 7. 21. 중앙노동위원회에 C로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 19. 원고가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고, 원고가 이 사건 퇴사권고로 근로자를 해고하였고, 이 사건 사직서는 사후에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당사자 간의 의사 합치에 의해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원고가 서면으로 해고통지를 하지 않아 이 사건 퇴사권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원고와 G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근로자를 합쳐 원고가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라고 판단하였으나, 이 사건 회사는 원고와 별개의 사업장이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당사자적격이 부정되어야 함에도 이를 간과한 채 판단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참가인은 해고를 한 적이 없다. 또한 참가인이 이 사건 사직서를 원고에게 제출하였는데 이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으므로, 참가인의 근로계약 종료는 권고사직에 의한 것이다.
설령 참가인이 해고로 퇴사하였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퇴직금 등을 수령한 것은 해고를 인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를 간과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원고가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인지 여부
갑 제3, 6, 7호증, 을가 제1 내지 5, 8, 10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와 이 사건 회사의 각 건물은 바로 붙어 있고, 원고의 주소는 김해시 H, 이 사건 회사의 주소는 김해시 I이다.
원고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는 모두 D이고, 그 외 원고와 이 사건 회사의 나머지 이사들도 모두 동일하다.
고용보험에 가입된 사람을 기준으로, 원고의 상시근로자는 참가인을 포함하여 2인, 이 사건 회사의 상시근로자는 9인이다. E은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로서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한편, 원고는 2020. 8.경 구인 사이트인 워크넷에 구인공고를 하면서 원고의 근로자수를 15명으로 기재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용접기 렌탈업, 특수용접봉 및 기자재 제조 및 판매업을, 원고는 금속용접 및 절단기 제조 및 판매업, 금속용접 및 절단 자동화기기 제조 및 판매업, 무역업을 각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법인의 목적으로 등재하고 있다.
참가인은 2020. 4. 29. E에게 업무에 관하여 “G – 금고 안에 있고, A- 거래처사업자등록증 보관하는 파일 옆에(3번째 파일통에 스프링 되어 있는 노트에 기록 되어 있음), 모르겠으면 다시 연락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이 사건 회사는 동일 사업장으로서 상시 근로자 5명 이상인 사업장임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와 이 사건 회사는 대표이사를 비롯한 이사가 모두 동일하여 같은 임원진에 의하여 운영되고 있었다.
원고와 이 사건 회사의 건물은 바로 옆에 붙어 있어 왕래가 쉬웠다. 또한 원고와 이 사건 회사는 모두 용접 기계와 관련된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며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근로자들 역시 교류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 역시 원고 소속이면서 이 사건 회사의 경리 업무도 함께 수행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참가인이 2020. 4. 29. E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의 내용 역시 참가인이 이 사건 회사의 문서도 관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E은 원고의 직원이 아닌 이 사건 회사의 직원이었음에도 참가인의 퇴사 업무를 관여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이 사건 회사의 업무상 교류가 상당하였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원고가 구인공고에 기재한 근로자 수는, 원고와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 수를 합한 숫자로 보여 원고로서도 원고와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를 일괄하여 자신의 근로자로 평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와 이 사건 회사의 상시근로자 수를 합친 11인을 원고의 상시근로자 수로 봄이 타당하다. 또한, 원고도 자신이 참가인의 사용자임은 인정하고 있는 이상 원고가 이 사건 재심판정의 당사자적격이 없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해고의 존재 여부
해고는 근로관계 종료 원인 중의 하나로 사업장에서 실제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따라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두10548 판결 등 참조).
2020. 4. 21.부터 2020. 4. 24.까지 원고의 대표이사인 D가 참가인에게 ‘그런 식으로 할 거면 나가라’는 말을 하였고, 그 이후로 참가인이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여기에 더하여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이 2020. 4. 29. E과 대화하면서 자신을 해고시켜놓고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하며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원고의 조치에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대표이사가 늦어도 2020. 4. 24.경 이미 참가인에게 퇴사하라는 일방적인 근로관계 종료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참가인이 이에 대해서 곧바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근로관계 종료에 합의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지도 않고 오히려 이의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는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는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따라 종료된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해고 무렵의 쌍방 의견충돌 경위, 이후의 쟁송상황 등에 비추어 보면 이후의 사직서 제출이라는 사정만으로 이미 이루어진 해고를 향후 더 이상 다투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
해고의 효력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제2항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통지하지 아니하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효력이 없다.
그런데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는 과정에서 참가인에게 서면으로 해고사유나 해고시기를 통지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해고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여 효력이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신의칙·실효의 원칙 적용 여부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그렇지만 근로자가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거나 그 외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 아래에서 퇴직금을 수령하는 등 반대의 사정이 있음이 엿보이는 때에는,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라고 하여도 일률적으로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대법원 1996. 3. 8. 선고 95다51847 판결, 대법원 2014. 9. 4. 선고 2014다210074 판결 등 참조).
갑 제4, 6, 7호증, 을 제2호증의 3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참가인은 2020. 5. 2. 사무실로 찾아와 D를 만났다. 여기서 D는 참가인에게 “회사 출근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 그리고 오늘 사직서 못 쓰면, 여기서 못 나간다.”라고 말하였고, 참가인이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내가 왜 해고당해야 되느냐.”라고 답하였다. 이에 D가 “실업급여 받게 해주겠다.”라고 말하였고, 그 후 E이 권고사직이라고 기재한 사직서를 가지고 와 참가인이 여기에 서명하게 되었다.
참가인은 2020. 5. 4. D에게 기존에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을 사과하면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참가인은 2020. 5. 7. 원고로부터 퇴직금을 수령하였고, 2020. 7. 21.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부당해고를 다투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거나 실효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참가인은 2020. 5. 2.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도 해고에 대하여 D와 다투었다.
참가인은 D에게 상당한 돈을 대여하였는데, 참가인이 이를 이 사건 회사에 대한 회생채권으로 신고함에 따라 대여금 중 상당 부분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어 상당히 궁핍한 사정에 있었다. 참가인이 이로 인하여 일단 실업급여라도 받기 위해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은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에도 D에게 계속하여 근무하고 싶은 의사를 표시하였다. 또한, 참가인이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것은 해고가 있은 때로부터 불과 2개월 후에 불과하여 이를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리라고 신뢰할 만한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강우찬
판사 위수현 이은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