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46. 4. 25. 설립되어 J대학교 등 11개 교육기관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으로서, J대학교 K캠퍼스의 부속기관으로 L교육원(이하 ‘이 사건 교육원’이라 한다)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피고보조참가인들(이하 ‘참가인들’이라 하고, 개별적으로 특정하는 경우 ‘참가인 ○○○’이라 한다)은 2018. 9. 3.부터 이 사건 교육원 한국어교육부에서 한국어 강의 시간강사로 각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0. 7. 31. 참가인들에게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각 근로계약기간이 2020. 8. 31.자로 만료됨을 이유로 하는 면직발령 통보를 이메일로 각 전달하였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참가인들은 2020. 9. 15.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1. 12. “참가인들에게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M).
원고는 2020. 12. 24.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3. 10.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I,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참가인들은 2019. 12. 5. 이전까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 강사의 지위에 있었다.
참가인들은 2019. 12. 5. 원고와 2019. 9. 1.부터 2020. 8. 31.까지 총 1년의 기간을 정한 기간제 근로계약을 각 체결하면서 이 사건 교육원의 설명회, 이 사건 교육원장과의 면담 등 여러 차례에 걸친 안내에 따라 2020. 8. 31. 이후에는 계약 갱신이 불가능하여 원고와의 근로관계가 유지될 수 없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였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2020. 8. 31. 각 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고, 참가인들에게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참가인들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교육원에서 2년 이상 근무한 한국어교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였고 코로나19로 경영상 위기를 겪게 된 점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통보는 합리적 사유가 존재하는 정당한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 해당한다.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이 사건 교육원의 한국어교육부 정규과정은 10주 과정으로 1년에 4학기(봄, 여름, 가을, 겨울)로 운영되며, 초급(1·2), 중급(3·4), 고급(5·6)의 6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이 사건 교육원은 2018. 8.경 다음과 같이 한국어교원 모집 공고를 하였고, 참가인들은 위 모집 공고에 지원하였다.
참가인 D가 2018. 9. 3. 이 사건 교육원장과 사이에서 작성한 시간강사 위촉계약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나머지 참가인들도 각 이와 동일한 시간 강사 위촉계약서를 작성하였다<1>.
참가인들은 이 사건 교육원장과 아래와 같이 3개월 단위로 각 계약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2018. 9. 3.자 시간강사 위촉계약과 동일한 내용의 시간강사 위촉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하였다(이하 아래와 같이 반복 체결된 각 시간강사 위촉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각 위촉계약’이라 한다).
원고는 2019. 11. 15. 이 사건 교육원의 가을학기 종강 회의에서 참가인들을 포함한 한국어교원들에게 2019. 12. 1.부터 시행될 ‘L교육원 전담직원의 인사, 복무 및 보수 등에 관한 내규(이하 ’이 사건 내규‘라 한다)’의 초안을 1부씩 배부하여 15분 정도 회람하게 한 후 회수하였고, “2019. 12.을 기준으로 이 사건 교육원에서 이미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한 한국어교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내용 등을 안내하였다.
참가인들은 2019. 11. 18. ‘2019년 겨울학기의 한국어 교육과정 수업의 진행을 희망한다’는 내용의 수업희망조사서를 각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하였고, 같은 날 이 사건 교육원장과 면담(이하 ‘이 사건 면담’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면담의 녹취록에는 참가인들과 이 사건 교육원장 사이의 다음과 같은 대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는 2019. 11. 21. 이 사건 교육원의 한국어교원 대표인 P을 통해 이 사건 내규 초안에 기재되었던 “기간제 한국어교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자는 이 사건 교육원 무기계약직 한국어교원에 다시 지원할 수 없다. 다만 퇴직 후 타 기관에서 6개월 이상 재직한 경우는 예외로 한다(제7조 제2항)”는 조항이 삭제된 ‘내규 변경 사항’ 파일을 참가인들을 포함한 한국어교원들에게 전달하였다. 원고가 2019. 12. 1.부터 시행한 이 사건 내규에는 이 사건 교육원의 한국어교원을 무기계약직인 ‘책임 한국어교원’과 기간을 정함이 있는 계약직인 ‘기간제 한국어교원’으로 구분하고,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의 계약 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필요한 경우 근무성적을 참고하여 재계약할 수 있으며, 계약 기간은 최대 2년까지로 하고 재계약을 할 경우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한다(제11조 제3항)”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 교육원장은 2019. 12. 2. 원고에게 이 사건 교육원 근속기간이 2년을 초과하고 주당 책임 강의시수가 20시간 이상인 한국어교원 51명을 무기계약직인 관리직원 또는 책임 한국어교원으로, 참가인들을 포함하여 근속기간이 2년 미만이거나 주당 책임 강의시수가 20시간 미만인 한국어교원 16명을 기간제 근로자로 분류하여, 각 이 사건 내규에서 정한 조건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내용의 내부 결재를 기안하였다. 위 기안 문서에는 참가인들에 관하여 ‘2년차 기간제 한국어교원: 2019. 9. 1. ~ 2020. 8. 31.(1년, 계약 만료 시 재계약 불가)‘라고 기재되었다.
이 사건 교육원의 행정실장인 N은 2019. 12. 2. 참가인들에게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였는데, 위 계약서의 계약기간 항목에는 “2018. 9. 1.~2019. 8. 31. 다만, 1년간의 계약기간 만료 후에는 계약기간 중의 ’을(근로자)‘의 근무평정 결과에 따라 재계약할 수 있으며, 계약기간은 최대 2년까지로 한다”라고 기재되었다(이하 ’2019. 12. 2.자 근로계약서‘라 한다). 참가인들이 위 계약서에 이미 경과된 계약기간이 기재된 오류가 있음을 알리자, N은 참가인들에게 이를 수정하여 다시 계약서를 교부하겠다고 안내하였다.
참가인들은 2019. 12. 5. 이 사건 교육원장과 계약기간을 2019. 9. 1.부터 2020. 8. 31.까지 1년으로, 참가인들의 계약직위를 ’이 사건 교육원 전담직원(기간제 한국어교원)‘으로 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라 하고, 이에 기재된 내용을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9, 14, 15, 18, 24, 25, 26, 28, 31, 35호증, 을나 제6, 7,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참가인들의 근로자 지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 또한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관한 여러 징표 중 근로조건에 관한 일부의 사정이 결여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57498 판결, 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인정한 사실, 을나 제1 내지 3, 5, 9, 13,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참가인들은 원고로부터 강의내용, 강의방법, 시험 출제, 학생관리 등 업무 전반에 대한 지휘·감독을 받아왔고, 참가인들의 업무에는 강의 진행 및 관련 업무 외에도 회의 참석, 문화체험, 입학식 등의 행사 지도와 같은 이 사건 교육원의 제반업무가 포함되어 있었던 점, ② 참가인들은 주당 책임강의 시간이 지정되어 있어 사실상 출퇴근 시간 및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이 사건 교육원에서 제공한 교재, 교안 및 비품 등을 사용하여 원고 측이 정한 근무장소에서 강의를 진행한 점, ③ 참가인들은 원고로부터 매월 시간당 강사료에 정해진 강의시간수를 곱한 금액을 보수로 지급받았는데, 그 금액이 대체로 일정하게 유지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들 스스로 이윤 창출이나 손실 초래의 위험을 부담하지 않았던 점, ④ 참가인들이 이 사건 각 위촉계약의 체결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다거나 강의시간을 이 사건 교육원 측과 협의하여 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3개월 단위로 갱신된 이 사건 각 위촉계약 및 시간강사 업무의 특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사정만으로 참가인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는 어려운 점, ⑤ 이 사건 교육원의 한국어강사 중 일부가 다른 학교 등에도 출강하여 원고에게 전속되어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시간강사 업무의 특성상 원고에게 노무를 제공하지 않는 시간을 활용하여 생업을 꾸려나가기 위한 방편으로 보이고, 이 사건 교육원 측은 참가인들에게 “원고에만 ‘올인’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들은 이 사건 각 위촉계약을 체결·갱신하여 온 2018. 9. 3.부터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참가인들이 2018. 9. 3.부터 2020. 8. 31.까지 원고와 각 3개월 또는 1년의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하여 온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기간제근로자‘에 해당한다.
갱신기대권의 존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인정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들은 2018. 9. 3.부터 2020. 8. 31.까지 계속하여 이 사건 어학원의 한국어 강사로 근무하여 왔고, 2019. 12. 5.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계약의 외양이 바뀌기는 하였으나, 참가인들의 업무내용 및 근로조건 등이 종전과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은 채 3개월 또는 1년의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갱신하여 왔으며, 각 계약 갱신 절차에서 별도의 선발 전형이나 채용 절차 등을 거치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들에게는 그에 따라 원고와의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이에 대해 원고는 참가인들에게 이 사건 각 위촉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존재하였다고 하더라도 참가인들이 2019. 12. 5. 원고와 새롭게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위 갱신기대권을 자발적으로 포기하였고, 1년의 기간을 명시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의 체결로 인하여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단절되었다거나 참가인들이 갱신기대권을 포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들에게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의 기간이 종료한 뒤에도 원고와의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⑴ 이 사건 각 위촉계약서에는 “참가인들이 재계약 희망 여부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경우 원고는 참가인들이 재계약을 희망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계약기간 만료 후 참가인들이 재계약을 희망할 경우, 원고는 계약기간 중 참가인들의 강의 성실도 등을 참고하여 재계약 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고, 참가인들을 포함한 이 사건 교육원의 한국어 강사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위촉계약을 반복하여 갱신해 왔다.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는 비록 위와 같은 재계약 관련 내용이 명시되지는 않았으나, 근로계약의 재체결·갱신에 관하여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았고, 계약기간 만료 후 근로관계 자체가 완전히 종료된다는 취지의 조항도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원고가 참가인들에게 당초 배부한 2019. 12. 2.자 근로계약서에 “1년간의 계약기간 만료 후에는 계약기간 중의 근무평정 결과에 따라 재계약할 수 있으며, 계약기간은 최대 2년까지로 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참가인들은 원고 측에 위 계약서에 기재된 계약기간의 오류를 수정하도록 요청하였을 뿐이므로, 2019. 12. 2.자 근로계약서에 포함되었던 재계약 관련 내용이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서 삭제된 것에 계약당사자인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 합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 재계약 내용이 명시적으로 기재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 참가인들의 근로계약 갱신 가능성을 배제하는 내용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⑵ 한국어교육부 수업의 진행 등 참가인들이 맡은 업무는 이 사건 교육원의 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서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해당한다. 참가인들은 이 사건 각 근로계약 체결 이후로도 이 사건 어학원의 한국어교원으로서 종전과 동일한 업무를 계속 수행하였고, 다음과 같이 근로시간이나 임금 등 참가인들의 근로조건이 실질적으로 크게 변동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각 위촉계약서에는 주당 책임 강의시간이 ‘20시간, 월~금 09시~13시’로 기재되어 하루 4시간의 강의를 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참가인들은 수업 진행 외에 시험출제, 감독, 채점 등 성적처리 업무와 문화체험, 입학식 등의 행사 지도 등 이 사건 교육원의 제반업무도 담당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위촉계약에 따른 참가인들의 실제 근무시간이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 기재된 하루 6시간의 근무시간(09:00~16:00 또는 11:00~18:00, 휴게시간 13:00~14:00)과 큰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참가인들은 당초 매월 시간당 강사료에 정해진 강의시간수를 곱한 금액을 보수로 지급받아오다가,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 따라 본봉, 직무수당, 교육훈련비, 급량비 등의 항목별로 책정된 보수의 합계액을 지급받는 것으로 형식이 변화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을나 제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각 근로계약 체결 전·후로 참가인들이 실제 지급받는 급여의 액수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들이 담당하는 강의시간이 변경되었다는 등의 사정도 나타나지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의 체결 및 이 사건 내규의 제정으로 참가인들에게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어 연차휴가 부여, 4대 보험 적용, 퇴직급여 지급 등의 새로운 근로조건으로 신설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들이 이 사건 각 근로계약 체결 이전에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던 점은 앞서 본 것과 같은바, 참가인들에게 당연히 적용될 수 있는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뒤늦게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및 이 사건 내규를 통해 명시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새로운 근로관계 설정의 징표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2019. 9. 1.부터 2020. 8. 31.까지의 1년으로, 3개월이었던 기존의 시간강사 위촉계약기간과 차이를 보이는 점, 이 사건 각 근로계약 체결 이후로는 한국어강사들의 겸직이 허용되지 않는 점 등도 이 부분 주장의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원고가 2019. 12. 5. 참가인들과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그 계약기간의 시기를 2019. 9. 1.로 소급하였는바, 위 계약기간의 정함은 참가인들의 총 근로기간을 2년 미만으로 제한하려는 목적 등 원고의 편의에 따라 설정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교육원 측이 이 사건 각 근로계약 체결 이전에도 참가인들을 포함한 한국어 강사들에게 “원고에만 ‘올인’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하여 타 기관에의 출강 등 겸업을 지양하도록 하여온 점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 주장의 사유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근로계약과 기존에 체결된 이 사건 각 위촉계약의 근로조건이 완전히 상이하여 참가인들의 근로자로서의 지위가 변경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⑶ 이 사건 각 위촉계약을 더 이상 갱신하지 않고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도록 한 것은 원고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방침이었으므로, 참가인들이 위 방침에 따른 것만으로는 참가인들에게 이전까지 반복·갱신되어 온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고 새로운 근로관계를 형성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대해 원고는 “참가인들이 갱신기대권을 주장하려면 2019. 12. 5.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말고, 그 당시 근로계약 종료의 부당성을 다투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10, 19, 2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원고 측은 2019. 11. 15.자 회의에서 ‘이 사건 교육원에서 한국어강사로 근무하려면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하고, 위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사직해야 한다’는 취지로 안내하였고, ② 위 회의 직후 이 사건 교육원의 인사업무를 담당한 O이 한국어강사 단체 채팅방에 “12월 2일 계약서를 쓰니까 싫으면 사직서를 쓰라”고 하면서 사직서 양식을 올린 사실, ③ 2019. 11. 18. 이 사건 면담에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기존의 시간강사위촉계약을 유지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묻는 참가인 F, E 등의 질문에 이 사건 교육원장이 “똑같은 자리는 이제 없고, 기존의 시스템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하였고, ④ 참가인들이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하는데, 곧 학기가 시작되고 일은 해야 되니까, 다른 한국어강사들이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데 참가인들만 일어나서 계약을 거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취지로 호소한 사실이 각 인정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법률전문가가 아닌 참가인들로서는 갱신기대권을 포기한다는 구체적인 의사 형성 없이, 막연히 ‘이 사건 교육원에서 계속 근무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여겼을 것으로 보이고, 원고와의 근로관계 지속을 희망하는 참가인들이 처음부터 원고의 방침에 반하여 이 사건 각 위촉계약의 갱신을 강하게 요구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⑷ 2019. 11. 18. 이 사건 면담에서 이 사건 교육원장은 참가인들에게 “이게 끝난 게 아니고 어떻게 보면 이제 시작이다. 의견들을 모아서 더 좋게 개선할 수 있으면 개선하면 된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이에 참가인들은 “이 사건 각 근로계약 체결이 연기될 수 없나”, “(관련 사항을) 알아보고 이야기를 하는 등으로 조건을 변경할 수 있도록 시간을 조금 연장해 달라”고 하여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의 구체적인 의미와 체결 여부 등에 관하여 검토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부여할 것을 요청하였다. 또한 이 사건 교육원장은 “참가인들을 무기계약직으로 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고 하면서도, “참가인들이 지금 너무 갑작스러워서 이것을 막 끝처럼 생각하는데, 지금 (이 사건 교육원 회의에) 가서 얘기하고 그런 걸 좀 어필해 보라”, “참가인들은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시작을 하는 단계인 거고, 어떤 면에서는 지금 확정된 것은 없다. 오후에 (이 사건 교육원장이) 본부에 가서 총장과 전체 회의를 한다. 참가인들이 건의하거나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얘기를 하고 좋게 만들어야지, 이게 너무 끝이라고 생각 안 했으면 좋겠다”는 등으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의 내용 등이 참가인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변경될 수 있는 것처럼 말하였고, 그로부터 3일 후인 2019. 11. 21. 이 사건 내규 초안에서 참가인들이 부당성을 지적한 “기간제 한국어교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자는 이 사건 교육원 무기계약직 한국어교원에 다시 지원할 수 없다. 다만 퇴직 후 타 기관에서 6개월 이상 재직한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조항이 삭제된 ‘내규 변경 사항’ 파일이 한국어교원들에게 전달되었다. 그렇다면 참가인들로서는 추후 논의에 따라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의 내용 또는 참가인들의 근로자 지위가 변경될 여지가 있다고 여겼을 가능성이 높고,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로도 원고와 사이에 계약 갱신 등을 협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고 보인다.
⑸ 갑 제6, 2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교육원의 한국어 강사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는 2018. 11. 16.자 교육부 민원 답변, 기간제법상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할 수 있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2019. 4. 26.자 고용노동부의 민원 답변 등을 확인한 후, 이 사건 내규의 신설 및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의 체결을 검토하였고, 원고 내부에서 참가인들과 각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기 직전인 2020. 8. 31.까지만 근로관계를 유지하고 이후 계약의 갱신을 불가능하게 하려는 의사 결정이 있었다고 보인다. 이는 원고가 이 사건 각 위촉계약이 기존 관행에 따라 계속 갱신될 경우, 기간제법에 따라 참가인들에 대한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게 되어 참가인들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자 이를 회피할 목적에서 이루어진 조치로 보이는데,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기간제법의 입법 목적 등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의 주관적인 의도만으로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의 적용을 일방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원고의 내부적인 사정은 참가인들의 정당한 갱신기대권 존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할 것이 아니라고 보인다.
⑹ 원고는 이 사건 내규 제11조 제3항에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의 계약 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필요한 경우 근무성적을 참고하여 재계약할 수 있으며, 계약기간은 최대 2년까지로 하고 재계약을 할 경우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한다”고 정한 것을 들어, 참가인들을 포함한 이 사건 교육원 소속 기간제 근로자들은 원고와 2년을 초과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없으므로 참가인들의 갱신기대권도 인정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사용자가 취업규칙에 근로자에게 불리한 규정을 신설하면서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경우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하여는 신설된 취업규칙의 효력이 미치지 않고(대법원 1992. 12. 22. 선고 91다45165 판결, 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2507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이 사건 내규를 신설하면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 등의 동의를 받지 않은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참가인들에게 정당한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이상, 원고가 이를 임의로 배제하는 취지의 이 사건 내규 제11조 제3항을 신설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취업규칙은 참가인들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 인정 여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인정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하여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만한 합리적인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⑴ 원고는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이 사건 교육원의 수강생 감소 및 재정적인 어려움, 2019년 겨울, 2020년 봄·여름학기를 기준으로 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교육원의 평가 점수가 낮은 점 등을 갱신 거절의 사유로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갑 제28, 3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들이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대상이 된 이유는 ‘참가인들의 계속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게 되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라고 인정되고, 원고가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갱신 거절의 대상을 평가·선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았다고 볼 만한 증거는 제출되지 않았다.
⑵ 을가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교육원의 수강생 수는 2019년 겨울학기 848명에서 2020년 봄학기 458명으로 감소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통보 무렵인 2020년 여름학기(2020. 6.~2020. 8.)에는 564명, 2020년 가을학기에는 563명으로 거의 변동되지 않았고, 이후 2020년 겨울학기 602명, 2021년 봄학기 587명 등으로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또한 수강생 감소 우려 등은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아닌 사용자 측의 경영상 필요에 따른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함에 있어서는 그와 같은 경영상 이유의 불가피성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이에 대한 원고의 구체적인 주장·증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설령 코로나19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이 사건 교육원의 운영상 변화가 필요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계속기간만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근로계약 갱신을 거부하는 것은 참가인들의 갱신기대권을 일방적으로 배제하는 것이므로 정당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⑶ 참가인들은 2018. 9.경부터 원고와 수차례 계약을 갱신하면서 이 사건 교육원의 한국어 강사로 근무해왔고 그동안 참가인들의 강의능력 부족이 문제가 되었다는 사정은 전혀 찾아볼 수 없으므로, 근로계약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들의 강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 측이 참가인들과의 근로관계 종료를 예정하여 이 사건 각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시점 무렵에 한 평가 등을 근거로 참가인들을 갱신 거절 대상으로 삼는 것은 합리성이 없고, 을가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들 중 일부는 위 평가에서 상위권에 해당하는 결과를 받았음에도 이 사건 통보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소결론
참가인들에게는 원고와의 근로계약에 대한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원고가 그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 이와 같은 결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김재경 신은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