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들은 1997. 1. 1.부터 대구 남구 G에서 상시근로자 약 260명을 사용하여 ‘H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고, 원고는 2019. 11. 25. 이 사건 병원에 입사하여 진단검사실의 부서장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들은 2020. 10. 17.경부터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 등에 관하여 조사(이하 ‘이 사건 조사’라 한다)하던 중 같은 달 29. 원고에 대하여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을 하고, 같은 달 31. 개최될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였다.
참가인들은 2020. 10. 31.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이하 ‘이 사건 징계위원회’라 한다)를 개최하였고 원고의 출석 하에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로 원고를 2020. 11. 2.자로 해고한다는 의결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20. 11. 16.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 6. ‘이 사건 해고는 징계절차상 하자가 없고,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인정되며,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1. 2. 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3. 31. 위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기각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F,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나 제3, 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절차상·실체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징계절차의 하자
참가인들은 취업규칙 제60조의 규정에 따라 징계위원회 개최 3일 전까지 원고에게 출석통보를 하였여야 함에도 2일 전에 출석통보를 하였고, 원고에게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
징계사유 부존재
참가인들이 문제삼은 회식은 이 사건 병원의 거래처에서 요구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이 사건 병원의 직원들도 회식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였을 뿐 원고가 강요한 것이 아니며, 금전거래는 거래처와 유착관계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당일 저녁에 반환하여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또한 원고는 사적 업무 지시, 회식 참여 강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한 적이 없고 오히려 원고가 부서 직원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였으며, 10여분 정도 휴식을 취한 적은 있으나 지정된 시간을 초과하여 연장근무를 하는 등 연장근무수당을 편취하지 않았다.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왜곡된 점, 원고가 이 사건 병원의 비용을 절감한 업무실적이 징계양정에 반영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을 일탈·남용하였다.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참가인들은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된 이후 모든 직원들에게 일과 이후 외부 모임, 종교행사, 사적 활동을 제한하고 부서장이 매일 부서원들의 동선을 파악하도록 지시하였다. 한편, 원고는 2020. 10. 13. 참가인들에게 사전 보고를 하지 않은 채 원고가 총괄하는 진단검사실, 신경생리검사실, 건강검진실 부서원들의 회식을 개최하였다(이하 ‘이 사건 회식’이라 한다). 이 사건 회식은 식사, 술집, 노래방 등 3차에 걸쳐 진행되었고, 위 회식에 소요된 626,000원 비용 전부를 이 사건 병원의 거래업체 K이 부담하였다.
원고는 2020. 9. 18. 10:00경 해외에서 명품 시계를 구매하면서 이 사건 병원의 거래업체인 K 직원으로 하여금 위 거래업체의 회사 계좌에서 3,813,970원을 출금하여 위 시계 구매처로 송금하도록 하였고, 같은 날 20:00경 위 금액을 반환하였다.
이 사건 병원 직원 L의 아버지는 2020. 10. 17. 참가인들에게 ‘(가족 관계, 아버지의 직업, 직위 등을 포함한) 이력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라’는 원고의 지시에 대하여 항의하였고, 참가인들은 이에 관하여 조사에 착수하였다.
이 사건 병원의 진단검사실 소속 직원들은 이 사건 조사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면담일지를 자필로 작성하였다.
참가인들은 원고가 일반 근무시간 및 연장근무를 신청한 시간에 책상 또는 침대에서 자고 있는 모습이 촬영된 사진을 다수 제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나 제11 내지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징계절차의 하자 유무
관련 법리
취업규칙에 피징계자에게 징계위원회의 개최일시 및 장소를 일정한 기간의 여유를 두고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 이는 징계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절차를 위반하여 한 징계처분은 효력이 없다. 그러나 이러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음에도 피징계자가 스스로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출석통지절차에 대한 이의를 제기함이 없이 충분한 소명을 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그 절차상의 하자는 치유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 7. 16. 선고 92다55251 판결, 대법원 2016. 11. 24. 선고 2015두54759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병원의 취업규칙 제60조 제1항에서는 징계위원회의 위원장이 징계의결을 위한 회의 3일 전까지 징계대상 직원에게 서면으로 출석통지서를 통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참가인들은 이 사건 징계위원회 개최 2일 전인 2020. 10. 29. 원고에게 징계위원회의 개최에 대하여 출석통보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을나 제6,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스스로 이 사건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위와 같은 출석통지절차에 대한 이의를 제기함이 없이 이 사건 각 징계사유별로 소명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로써 이 사건 징계위원회의 출석 통지와 관련된 절차상 하자는 치유되었다고 할 것이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사유의 존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는 2020. 10. 13. 이 사건 회식을 개최한 사실, 이 사건 병원의 거래업체에서 위 회식의 비용을 지급한 사실, 2019. 9. 28. 이 사건 병원의 거래업체 소속 직원으로 하여금 원고의 시계 구입 대금을 대납하도록 한 사실, 원고 산하 직원들에게 커피 심부름과 같은 사적 업무를 지시한 사실, 해외에서 물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소속 직원에게 대금을 빌려달라고 요청한 사실, 직원들에게 아버지의 직업·직위가 포함된이력서를 다시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한 사실, 업무시간 및 연장근무시간에 휴식을 취한 사실 등 이 사건 각 징계사유를 구성하는 구체적 사실관계의 주요 부분은 대체로 인정하면서, 직원들이 회식에 참여하게 된 경위, 원고가 근무시간에 휴식을 취한 시간의 정도 등을 다투거나, 이 사건 병원의 거래업체가 회식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 관행이라는 등의 주장을 하고 있을 뿐이다.
원고가 이 사건 회식의 비용을 이 사건 병원의 거래업체로 하여금 결제하도록 한 행위, 위 병원의 거래업체 직원으로 하여금 원고가 구매하는 명품 시계의 대금을 대납하도록 한 것은 취업규칙 제58조 제7호에서 정한 ‘직무를 이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한 자’에 해당하는 등 징계사유가 되고, 회식 비용을 거래업체로부터 지급받는 것이 위 병원의 관행이었다는 변명으로 위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으며, 원고가 명품시계 대금을 당일에 바로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위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함은 마찬가지이다.
원고는 직원들이 회식을 원하였다고 주장하나, 다수의 직원들은 이 사건 조사 과정에서 일관되게 회식을 원하지 아니하였으나 원고가 강요하여 어쩔 수 없이 회식에 참여하였고, 원고가 개인별 주량을 초과한 음주를 강요하고 3차 노래방까지 참석을 종용한 상황이 곤란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 사건 병원의 직원들은 원고가 이력서를 제출받는 과정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네가 퇴사해도 얼마든지 사람을 뽑을 수 있다’는 폭언을 자주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원고가 통상 업무시간 및 연장근무시간에도 종종 취침하고 사적인 통화를 사무실 내에서 자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다수의 직원들이 이 사건 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부합하는 내용을 자필로 작성하여 위 내용의 신빙성이 높다.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다만,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 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과 그로 인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든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가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는 이 사건 병원 진담검사실 부서장으로서 일반 직원보다 더 높은 직업윤리의식을 갖추어야 하는데, 그 지위를 남용하여 이 사건 병원의 거래업체로부터 부당하게 향응을 제공받고 개인적인 물품 구매 대금을 대납하게 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함으로써 이 사건 병원과 거래업체 간의 신뢰를 해치는 행위를 하였다.
원고는 이미 재직 중인 직원들로 하여금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하면서 이 사건 병원의 업무와 무관한 개인정보인 직원들 아버지의 직업·직위까지 기재하라고 요구하면서 목표와 포부, 성과 등을 평가하여 연봉에 반영하겠다고 발언하였다. 원고는 순환근무제 실시에 따른 운영을 위하여 직원들로 하여금 이력서 등을 제출하게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순환근무제 운영을 위한 것이라면 위 직원들이 이 사건 병원 입사 당시 제출한 이력서 등을 열람하는 것으로 충분하였을 것으로 보임에도 별도의 서류를 작성·제출할 것을 요구하였고, 연봉 협상에 관하여 아무런 권한이 없음에도 이력서 등 제출과 연봉을 연관시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우며, 이로 인하여 소속 직원들이 상당한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진단검사실 소속 직원들에게 “지시대로 따르지 않으면 그만두게 하겠다.”, “퇴사해도 얼마든지 다른 사람 뽑을 수 있다.”는 등의 발언을 수시로 하였고, 회식에서는 직원들의 주량을 초과한 음주를 강요하였으며, 커피를 타오라고 지시하는 등 부서장의 권한을 남용하였다. 참가인들은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직장 내 괴롭힘을 가장 주된 해고 사유로 삼고 있는데, 원고와 진단검사실 소속 직원들은 업무상 빈번한 접촉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점, 원고가 임상병리사로서 타 부서로 업무를 전환하기 어려운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적법하고, 그와 같은 전제하에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도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김정웅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