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 3. 29.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3. 5. 10.부터 ‘D’(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이라는 상호로 상시 20여 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장례용품 도소매업을 운영해 온 사람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4. 2. 4. ‘E’에 입사하여 상례복 배송담당직으로 근무하던 중 2016. 5. 1.경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참가인은 2020. 7. 30. 원고에게 “상기 본인은 불합리한 계약서에 불응하고 회사 압박에 의하여 부득이한 사유(밑줄 부분은 자필로 기재)로 인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오니 처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사직일자: 2020. 7. 27.).”라고 기재된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2020. 10. 23.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2020. 7. 28. 참가인을 해고한 것이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2. 16. ‘원고가 사직 의사가 없는 참가인으로 하여금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게 하였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종료는 해고이고, 원고는 위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으므로 위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F,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1. 1. 2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3. 29.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사하였으므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존재하지 않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원고가 이 사건 사직서 제출에 따른 참가인의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하게 해고하였다고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2014. 2. 4. ‘E’에 입사하여 상례복 배송담당직으로 근무하다가 2016. 5. 1.부터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0. 7. 9. 참가인을 포함한 이 사건 사업장 소속 전 직원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제시하여 서명을 받았는데, 참가인은 위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2020. 7. 24.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에 원고로부터 퇴직금과 연차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2020. 7. 27. 원고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과 같은 내용의 대화를 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이 2020. 7. 27.까지 근무한 후 출근하지 않자, 2020. 7. 30. 13:27경 참가인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참가인은 2020. 7. 30. 오후 이 사건 사업장 소송 G 상무에게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2020. 8. 13.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에서 원고를 상대로 한 진정사건에 관하여 진술하였고, 그 중 이 사건 퇴직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6,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는 볼 수 없고(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등 참조),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2다11458 판결,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다211630 판결 등 참조). 한편, 어떠한 의사표시가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는 경우에 그 입증책임은 그 주장자에게 있다(대법원 1992. 5. 22. 선고 92다2295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직서가 원고의 강요에 의해 제출된 것이거나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기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참가인의 사직은 참가인의 진정한 의사에 기한 사직으로서 유효하며 그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해고 하였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원고가 2020. 7. 30. 참가인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는 참가인이 2020. 7. 30. 현재 무단결근 중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참가인의 퇴사 의사가 있는 경우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정식 퇴사 절차를 거칠 것을 요청하고, 사직서 제출 등 퇴사 절차 없이 계속해서 출근하지 아니하는 경우 이를 무단결근으로 간주하여 자진퇴사로 처리하겠다는 내용일 뿐, 문언상 참가인에게 사직을 강요하는 내용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원고가 참가인에게 사직을 종용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
참가인은 이 사건 사직서를 제기한 후 이 사건 구제신청을 하기까지 약 3개월간 원고에게 이 사건 사직서에 담긴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한다거나,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와 관련하여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고, 오히려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기 전인 2020. 7. 24.경 창원고용노동지청에 퇴직금을 지급해달라는 진정을 제기하였는데, 이는 원고와의 근로관계 종료를 전제로 한 것이다.
참가인이 2020. 7. 21.경 이 사건 사업장 소속 상무 G와 유선상으로 대화한 내용은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의 종료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다만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참가인이 해고통지서를 보내달라고 요구하거나, 참가인이 2016. 5. 1. 이전에 ‘E’에서 근무한 기간을 전체 근무기간에 산입할지 여부에 관한 논의를 하고 있을 뿐, 참가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강요로 더 이상 근로를 제공할 수 없게 되었다고 추단할만한 내용은 없다. 또한 참가인이 2020. 7. 27. 원고와 한 통화 내용을 보더라도, 참가인은 2020. 7. 27.까지만 출근한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고, 원고는 이에 대하여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하여 참가인이 원고의 강요로 사직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2020. 7.경 참가인을 포함한 이 사건 사업장 소속 근로자들에게 기존에 발생한 퇴직금이 모두 지급되었다는 내용이 포함된 근로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참가인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이 반발이 있었으며, 원고가 지급기일 연장 합의 없이 참가인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범죄사실로 벌금 300만 원의 판결을 선고받고(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0고정
그 판결이 2022. 3. 23. 확정되었으며, 참가인이 원고를 상대로 퇴직금 및 미사용 연차수당 미지급을 청구한 사건에서 2022. 2. 25. 참가인의 청구가 전부 인용되는 1심 판결을 선고받기도 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20가단121598, 같은 법원 2022나53782로 항소심 계속 중). 그러나 위 사건들은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의 존부 및 그 효력을 주된 쟁점으로 하는 것으로 이 사건과는 쟁점을 달리 하는바, 설령 위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존재하지 않거나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아 원고가 참가인에게 기존 발생 퇴직금을 포기한다는 내용이 담긴 근로계약서에 서명을 요구한 것이 부당하다고 하더라도, 위 사정만으로는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 없는 원고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이 사건 사직서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는 전제 하에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해고하였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아영 변이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