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3. 10. 선고 2021구합6796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1995. 5. 1.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약 9,700명을 사용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업무, 고용보험 적용·징수업무 등을 하는 공공기관이고, 원고는 1999. 10. 1. 참가인에 입사하여 2019. 1. 9.부터 2020. 6. 16.까지 참가인 C지사 D에서 건설·벌목업 적용·징수업무 담당 과장(일반직 4급)으로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의 서울지역 보통인사위원회는 2020. 8. 5. ‘원고가 2020. 6. 3. 저녁 회식(이하 ’이 사건 회식‘이라 한다)에서 일반직 6급 E(이하 ’피해자‘라 한다)가 원하지 아니함에도 2차 회식장소인 노래방에 가도록 유도하고,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피해자를 부축하는 과정에서 키스를 하여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과 불쾌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피해자를 성희롱하였고, 이는 비위의 도가 중하고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에 대하여 해임을 의결하였고, 참가인은 2020. 8. 6. 이에 따라 원고를 해임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다.

원고는 2020. 10. 22.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 28.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F,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라.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1. 3. 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4. 28.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B,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징계사유 부존재

원고는 이 사건 회식 당시 피해자의 거부의사를 무시하고 지위의 우위를 이용하여 2차 회식장소인 노래방 방문을 유도하거나 피해자의 만취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고, 당시 피해자가 원고에게 ‘좋아한다’, ‘모텔 가자’는 등의 말을 한 점 등 제반 상황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에게 입맞춤하였다고 하여 피해자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이 사건 해고는 위법하다.

2)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원고의 행위가 고의·중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22년간 다른 징계를 받은 전력 없이 성실히 근무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의 한계를 일탈·남용하였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와 피해자, 참가인 C지사 D 건설업무 담당자 대리(이하 ‘이 사건 남자 직원’이라 한다)는 2020. 6. 3. 저녁 1차 회식장소에서 소주 서너 병, 맥주 1병을 나누어 마시고, 피해자가 1차 회식비용을 계산하였다.

2)

원고와 피해자, 이 사건 남자 직원은 2차 회식장소인 노래방으로 가 소주 2병, 맥주 6캔을 주문하여 마셨고, 2020. 6. 3. 22:00경 회식이 종료되었다. 이 사건 남자 직원은 피해자가 2차 회식장소에 참가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원고가 노래방을 가자고 했고, 피해자는 노래방 가는 것을 싫어하였으나 분위기상 그냥 같이 가자고 말하여 함께 가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3)

원고와 피해자가 도보로 귀가하던 중, 원고는 피해자에게 입맞춤을 하고 피해자와 손깍지를 끼고 약 50미터를 걸어가는 등 신체 접촉을 하였고(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라 한다), 이에 대하여 피해자가 2020. 6. 17.경 작성한 진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4)

이 사건 회식 이후 피해자의 상태에 관하여, 참가인이 제공한 숙소를 피해자와 함께 사용하는 동료 직원은 ‘피해자가 숙소 도어락키를 여러 번 누르는데 문을 열지 못하는 소리가 들려서 현관문을 열어주었다’라고 진술하였고, 원고도 귀가 중 ‘피해자가 H고등학교 근처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넘어지는 장면을 목격하였다’고 진술하였다.

5)

원고와 피해자는 평소 문자나 카카오톡 메신저 등으로 사적인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고, 사내 메신저로도 업무 외 이야기를 한 적이 없으며, 회식 이외에 따로 식사 자리를 가진 적도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호증, 을가 제1 내지 3, 5, 6호증, 을나 제 1 내지 7, 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징계사유 인정여부

가)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2)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비위행위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에서 규정한 성희롱에 해당하고, 이는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는 참가인 임직원 행동강령 제40조를 위반한 행위이므로, 참가인 인사규정 제51조 제1호에 따른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도 이 사건 비위행위의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피해자는 이 사건 비위행위 직후 출근하기 어려워 2일간 휴가를 사용하는 등 이로 인하여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2020. 6. 8. 출근하였다가 원고를 대면한 후 같은 날 I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에 방문하여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하여 상담하였다. 피해자는 원고가 노동조합 등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사람이어서 이 사건 비위행위를 원고와 피해자 사이의 합의 하에 있었던 애정행위로 인식시킬까봐 두려워하였고, 성폭력신고의 비밀이 보장되지 않을지 우려하여 여러 신고 방법을 알아보았으며, 2020. 6. 17. 참가인에게 이 사건 비위행위를 최초로 신고하였을 당시까지도 일관되게 이 사건 비위행위로 인한 성적 수치심과 공포감을 호소하였다.

②

원고는 이 사건 비위행위가 이성간 애정행위일 뿐 성희롱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해자는 2020. 6. 8. 성폭력상담소 방문 당시 ‘옆 부서에 원고의 배우자가 근무하고 있는 등 기혼자인 원고를 평소 이성으로 생각한 적이 없고, 직장 상급자로만 대하였다’고 상담하였고, 실제로 이 사건 비위행위 이전에 원고와 피해자 사이에 사적인 연락을 하거나 식사를 하는 등의 친분이 전혀 없었던바, 원고의 위 주장은 믿기 어렵다. ③ 피해자는 이 사건 비위행위 이전에는 원고로부터 많은 업무상 도움을 받아 평소 원고를 존경하는 직장 선배로 대하는 등 관계가 원만하였는바, 이 사건 비위행위로 인하여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끼는 등 큰 충격을 받아 이를 신고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이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

2)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로 원고를 해임한 것은 한 것은 징계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76조 제1항에 의하면, 인사위원회는 징계혐의자의 비위의 유형·정도 및 고의·과실의 경중과 평소의 소행, 근무성적, 공적, 개전의 정, 그 밖의 정상 등을 참작하여 [별표 8]의 징계양정기준에 따라 징계의결을 하여야 한다. 참가인은 매년 ‘성희롱 등 예방조치 추진계획’을 소속기관에 전달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등 예방교육을 실시하였으며, 2017. 4.경부터 성희롱 행위자에 대한 징계 양정기준을 상향 조정하여 처벌수위를 강화하는 등 성희롱 발생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여 왔다. 이 사건 비위행위는 참가인의 성희롱 발생 근절을 위한 조치 및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피해자와 함께 회식을 한 후, 술에 만취하여 몸을 가누지 못하는 피해자에게 성희롱을 한 것으로서 비위의 도가 중하고, 원고가 선임 직원으로서 하위 직원인 피해자를 대하는 과정에서 언행을 전혀 조심하지 않은 채 이 사건 비위행위에 나아갔으므로 중과실에 해당한다. 비위의 유형이 ‘성희롱’에 해당하면서 ‘비위의 도가 중하고 중과실’에 해당하는 경우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76조 제1항에 따른 [별표 8]에서는 파면 또는 해임의 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참가인은 위 징계양정의 범위 내에서 해임을 택하여 원고에게 해임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②

이 사건 회식은 원고가 당초 추진하려고 하였던 C지사 D 직원 전체 회식에 갈음하여 원고와 피해자, 이 사건 남자 직원이 모이게 된 자리이므로 개인 친목을 위한 자리라고는 볼 수 없다. 원고는 당일 회식이 종료되면 부하직원들인 피해자와 이 사건 남자 직원이 무사히 귀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는 관리자의 지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귀가 중 부하 여직원인 피해자에게 이 사건 비위행위를 하였으므로 그 비위행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할 수 없다.

③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78조 제3항 제4호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에 따른 성희롱’의 경우 공적이 있는 경우에도 징계를 감경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참가인 공단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해 설립되어 산업재해보상보험업무, 고용보험 적용·징수 업무 등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으로, 공공기관의 소속 직원인 원고는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 품위를 유지하여야 할 도덕적 책임감이 일반 사기업 소속 직원보다 높게 요구된다.

④

원고는 이 사건 비위행위가 1회에 불과하여 참가인이 이를 이유로 원고를 해고한 것은 양정이 과하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비위행위인 성희롱은 언어적 언동이 아닌 육체적 행위이고, 원고의 지위, 원고와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성희롱의 횟수가 1회에 불과하더라도 이를 가벼이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비위행위 이후 사과를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피해자가 원고를 좋아한다고 하였다’, ‘피해자가 원고에게 모텔을 가자고 하였다’고 말하는 등 이 사건 비위행위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2차 가해까지 하여 이 사건 비위행위를 진지하게 반성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

소결론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는 전제 하에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상훈

판사 김정웅 이아영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