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6. 10. 선고 2021구합69127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교원노조법’이라 한다)에 따라 A대학교(이하 ‘이 사건 대학’이라 한다)의 교원을 조합원으로 하여 2020. 8. 25. 설립신고를 마친 개별학교 단위 교원노동조합이다. 원고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대학 등을 설치·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나.

1) 피고는 2011년부터 고등교육에 대한 최소 수준의 교육여건 담보를 통해 국고지원의 건전성을 제고하고 학생의 대학 선택 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대학평가를 실시하여 그 결과에 따라 정부 재정지원제한 대학을 지정해왔다.

2)

피고는 2020. 9. 1. 고등교육법 제2조 제1, 2, 4호의 일반대학, 산업대학,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교육여건(교육비 환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교육성과(신입생 및 재학생 충원율, 졸업생 취업률), 행·재정책무성(법인 책무성) 등의 평가지표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여(이하 ‘2021년 대학 평가’라 한다), 위 평가지표 중 최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지표가 3개인 대학은 ‘재정지원제한 Ⅰ유형’, 4개 이상인 대학은 ‘재정지원제한 Ⅱ유형’으로 각 지정하여 2022학년도에 정부 재정지원 및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등을 제한하는 방침이 포함된 ‘2021년 정부 재정지원제한 대학 지정 방안’을 발표하였다.

다.

1) 피고로부터 2021년 대학 평가 업무를 위탁받아 실시한 한국교육개발원은 2021. 2. 25. 이 사건 대학 총장에게 “2021년 대학 평가 결과, 이 사건 대학이 교육비 환원율, 신입생 충원율, 법인 책무성의 총 3개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하여 ‘재정지원 제한 Ⅰ유형 대학’으로 분류되었다”고 안내하였다.

2)

이 사건 대학 총장은 2021. 3. 8. 위 평가 결과에 대하여 “평가지표 중 ‘교육비 환원율’ 지표는 실제로는 최소기준을 상회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대학의 이사회가 이사 정족수 미달 등으로 회계 결산 심의를 하지 못하여 부득이 대학정보공시가 누락되었던 것으로, 2021. 2. 18. 이사회 심의·의결이 이루어져 교육비 환원율 관련 자료가 정정 공시되었으므로 이를 재검토하여 2021년 대학 평가에 반영해 달라”는 내용으로 이의를 신청하였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021. 3. 30. “정부 재정지원제한대학 평가 편람에 제시된 각 평가지표별 자료출처와 산출식에 따라 평가가 이루어졌고, 이 사건 대학 측의 귀책사유에 따른 자료 부존재의 경우 해당 지표값을 ’0‘값으로 처리한다”는 이유로 위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3)

피고는 2021. 4. 1. 이 사건 대학 총장에게 2021년 대학 평가 결과에 따라 이 사건 대학이 ‘재정지원제한 대학 Ⅰ유형’에 해당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2022학년도(2022. 3. 1.부터 2023. 2. 28.까지) 재정지원 제한 조치를 받게 된다고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1)

처분사유 부존재

피고는 이 사건 대학이 2019년 회계 결산 심의를 하지 못하여 대학정보공시에 이 사건 대학의 교육비 환원율 관련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육비 환원율’ 평가지표를 ‘0’으로 처리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대학의 교육비 환원율은 184.03%로 피고가 설정한 최소기준인 117%를 상회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그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대학의 이사들에 대한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하고 임시이사를 선임하는 등 위법한 처분을 하였고, 이에 따른 관련 소송의 진행, 임시이사회의 업무 방치, 과도한 회계감사의 실시 등으로 인해 이 사건 대학의 2019년 회계 결산 심의가 지연된 것이므로, 이 사건 대학이 정해진 기간 내에 2019년 회계 결산서를 제출하지 못한 데 피고의 귀책사유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2019년 회계 결산서 미제출에 따른 ‘교육비 환원율’ 평가지표 미충족을 이 사건 처분의 사유로 삼을 수 없다.

2)

비례의 원칙 위반

기존의 대학 평가 결과 등에 비추어 이 사건 대학이 고등교육에 대한 최소 수준의 교육여건도 담보되지 않은 부실대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침해되는 사익이 훨씬 크다. 이 사건 처분으로 이 사건 대학의 신입생 및 재학생들이 받게 될 교육의 질 저하, 학습권 침해, 취업에의 불이익 등이 우려되고, 이 사건 대학은 ‘부실대학’으로 낙인이 찍혀 대학 존폐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이 사건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여 부당하다.

3.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가.

본안전 항변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대학의 교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으로, 대학 자치와 자율성에 관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다툴 원고 적격이 없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은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 공익보호의 결과로 국민 일반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일반적·간접적·추상적 이익과 같이 사실적·경제적이해관계를 갖는 데 불과한 경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또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법률상 이익은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의 명문규정에 의하여 보호받는 법률상 이익,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지는 아니하나 당해 처분의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단계적인 관련 처분들의 근거 법규에 의하여 명시적으로 보호받는 법률상 이익,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또는 관련 법규에서 명시적으로 당해 이익을 보호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의 합리적 해석상 그 법규에서 행정청을 제약하는 이유가 순수한 공익의 보호만이 아닌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을 보호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되는 경우까지를 말한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2두19496, 19502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으로서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을 다툴 원고적격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있다.

가)

이 사건 처분은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한 대학 규모의 적정화, 대학의 자율적 발전 지원을 통한 공공성 강화 및 교육의 질 향상 등을 목적으로 실시된 2021년 대학 평가에 따른 것으로, 아래와 같이 고등교육법, 한국장학재단 설립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학재단법’이라 한다), 교육기본법 등의 법령에 근거를 두고 있다. 위 관련 법령들 및 이 사건 처분은 궁극적으로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⑴ 고등교육법 제5조 제1항에 의하면 고등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는 피고의 지도·감독을 받고, 같은 조 제2항에 의하면 피고는 학교를 지도·감독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의 장에게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구 고등교육법(2020. 12. 22. 법률 제176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등교 육법’이라 한다) 제7조 제1항에 의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학교가 그 목적을 달성하거나, 재난 등 급격한 교육환경 변화의 상황에서 교육의 질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거나 보조할 수 있다.

⑵ 장학재단법 제24조의11 제2항에 따르면, 피고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3년마다 한국장학재단에 설치된 학자금대출계정의 수지를 계산하고 대출계정의 재정 전망과 대출원리금의 상환계획 조정, 고등교육기관별 대출한도 수립 및 대출계정의 운용 계획 등이 포함된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 및 상환사업의 운영 전반에 관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또한 장학재단법 시행령 제21조의5 제1항에 의하면 장학재단법 제24조의11 제2항에 따른 고등교육기관별 대출한도 설정기준은 피고가 대학교육의 질 및 대출제도의 재정건전성 등을 고려하여 학자금 지원제도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에 의하면 피고가 고등교육기관별 대출한도 설정기준에 따라 매년 대출한도를 적용받은 대학을 선정할 수 있다.

⑶ 교육기본법 제28조 제1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경제적 이유로 교육받기 곤란한 자를 위한 장학제도와 학비보조제도 등을 수립·실시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국가장학사업 운영규정(교육부훈령 제320호) 제11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는 장학생의 선정 및 장학금의 배분에 있어 해당 고등교육기관의 지역별·학제별 특성 등을 반영할 수 있고, 장학사업의 성격에 따라 일부 고등교육기관 및 해당 고등교육기관의 학생을 사업 대상에서 배제할 수 있으며,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고등교육기관의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하여 특정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장학금의 배정을 제한할 수 있다.

나)

원고는 교원노조법에 따라 설립된 노동조합으로 교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의하면 노동조합이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제2조 제4호 본문). 이러한 원고의 지위에 비추어 볼 때, 국민에게 고등교육을 받을기회를 확대하고 대학의 자율성 신장과 질적 수준의 향상을 도모하려는 고등교육법과장학재단법,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와 교직원·학생·학부모 및 지역주민의 학교운영 참여를 보장한 교육기본법 등 이 사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가 교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인 원고의 법률상 이익까지 보호하고 있다고 해석하기 어렵고, 그 입법목적에서 교원 노동조합인 원고의 성립을 예정하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처분과 관련하여 직접적인 권리·의무나 법률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이익을 침해당하였다고 할 수 없다.

다)

헌법 제31조 제4항이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대학에 대한 공권력 등 외부세력의 간섭을 배제하고 대학구성원 자신이 대학을 자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대학인으로 하여금 연구와 교육을 자유롭게 하여 진리탐구와 지도적 인격의 도야라는 대학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있으므로(헌법재판소 2006. 4. 27. 선고 2005헌마104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학문의 자유의 주체인 교원들이 그 중심이 되는 것이지만, 공권력 등 외부세력의 간섭을 배제하고 대학을 자주적으로 운영한다는 측면에서 교원뿐만 아니라 대학의 구성원인 직원, 학생 등도 원칙적으로 대학자치의 주체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2두19496, 19502 판결 참조). 그러나 원고가 교원들을 조합원으로 하여 구성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나 학문의 자유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직접 기능한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이 사건 대학 소속 교수들이 정부재정지원사업의 신규 신청 및 지원이 제한되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점을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을 다툴 이익으로 주장하나, 이는 원고에게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 아니라 사실적 이해관계에 따른 간접적·추상적 이익에 불과하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대학의 교수, 직원, 학생대표 등이 원고의 이 사건 소송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동의서(갑 제23, 24호증)에 서명한 것을 근거로 원고가 실질적으로 이 사건 대학 구성원 모두의 의견을 대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 사건 대학의 교수회가 비법인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있지 않다거나 이사회의 파행으로 원고보조참가인 명의로 소송을 제기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원고가 들고 있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4.

결 론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김재경 신은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