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8. 25. 선고 2021구합7327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중화인민공화국(이하 ‘중국’이라 한다) 국적을 가진 외국인으로 1992. 10. 9. 단기방문(C-3) 사증으로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불법 체류하던 중 2017. 8. 2. 국민의 배우자로서 결혼이민(F-6) 사증으로 체류자격을 부여 받아 국내에 체류하고 있다.

나.

원고는 2020. 8. 5. 피고에게 국적법 제6조 제2항 제1호에 따른 간이귀화허가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21. 6. 30. 근거규정을 ‘국적법 제5조 제3호’, 불허사유를 ‘불법체류, 범죄 및 수사경력’으로 하여 원고의 간이귀화허가 신청을 불허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호증, 을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국적법 제5조 제3호의 ‘품행이 단정하다’는 의미는 단순히 전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사회에 기여한 정도, 인도적 사정 및 국익 등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할 것인바, 원고가 대한민국 국민인 배우자와 고등학생인 아들의 어머니로서 두 사람을 부양하고 있는 점, 오랜 기간 대한민국에 체류하면서 생활기반이 국내에 있고, 스스로 경제생활을 하면서 고용을 창출하며 국익에 기여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단 한 번의 벌금 전과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품행단정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움에도, 원고의 귀화신청을 거부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재량을 일탈·남용하거나 합리성과 비례성을 잃은 것으로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1992. 10. 9. 단기방문(C-3) 사증으로 국내 입국한 후 1992. 11. 9.부터 2017. 3. 28.까지 약 24년 4개월 20일간 불법 체류하였다가, 2017. 8. 2. 피고로부터 결혼이민(F-6) 사증을 발급받아 그 체류자격이 변경되었다. 원고의 체류자격 변경·갱신이력은 다음과 같다.

2)

한편, 원고는 2002년경부터 B과 사실혼 관계에 있으면서 C일자 그 사이에 아들 (子)인 D를 출산하였고, D는 2015. 1. 14. 서울가정법원에서 ‘D는 B의 친생자임을 인지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아 2015. 2. 6.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는 2016. 12. 23. 대한민국 국민인 B과 혼인신고를 하였다.

3)

피고는 2017. 3. 28. 원고에 대한 출입국사범 심사결정 결과, 원고가 장기간 고의로 불법체류 중이나, 대한민국 국민의 배우자로서 자녀 양육을 하여야 하는 인도적 사정 등을 고려하여, 강제퇴거 등의 출국처분을 면제하고 범칙금 금액을 감경하여 400만 원의 통고처분을 하였다.

4)

원고는 2017. 8. 29.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 및 ‘공소권 없음’의 불기소처분을 받았고(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2017형제23392호), 2020. 12. 21.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죄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2021. 1. 6. 확정되었으며(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0고약8551, 이하 ‘이 사건 처벌전력’이라 한다), 위 벌금을 2021. 1. 12. 납부한 사실이 있다.

5)

원고는 이 사건 처분 당시 2018년, 2020년 귀속 각 종합소득세와 2020년 2기분, 2021년 1기분 각 부가가치세를 미납하여 총 5건의 국세와 합계 2,358,640원의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상태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제7호증, 을 제1, 5 내지 7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규정 및 법리

가)

국적법 제4조 제1항은 ’외국인은 법무부장관의 귀화허가를 받아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법무부장관은 귀화 요건을 갖추었는지를 심사한 후 그 요건을 갖춘 자에게만 귀화를 허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적은 국민의 자격을 결정짓는 것이고, 이를 취득한 사람은 국가의 주권자가 되는 동시에 국가의 속인적 통치권의 대상이 되므로, 귀화허가는 외국인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함으로써 국민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포괄적으로 설정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한편 국적법 등 관계 법령 어디에도 외국인에게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할 권리를 부여하였다고 볼 만한 규정이 없다. 이와 같은 귀화허가의 근거 규정의 형식과 문언, 귀화허가의 내용과 특성 등을 고려해 보면, 법무부장관은 귀화신청인이 국적법 제5조 각 호의 귀화 요건을 모두 갖추었더라도 귀화를 허가할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재량권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두6496 판결 등 참조).

이에 비하여 귀화신청인이 국적법 제5조 각 호에서 정한 귀화요건 중 일부라도 갖추지 못한 경우 법무부장관은 귀화 허부에 관한 재량권을 행사할 여지없이 귀화불허가처분을 하여야 하고, 이 때 처분의 사유는 ’제5조 각 호 사유 중 일부를 갖추지 못하였다는 판단‘ 자체가 된다(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6두31616 판결 참조).

나)

국적법 제6조 제2항 제1호에 따른 간이귀화의 경우에도 일반귀화 요건 중 하나인 국적법 제5조 제3호의 ’법령을 준수하는 등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품행 단정의 요건을 갖출 것‘을 충족하여야 하여야 한다. 국적법 제5조 제3호의 위임에 따른 국적법 시행규칙 제5조의2는 품행 단정의 요건으로 제1호에서 ’귀화허가를 받으려는 외국인이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도 해당하지 않은 경우로서 법무부장관이 해당 외국인의 법령 위반행위를 한 경위․횟수, 법령 위반행위의 공익 침해 정도, 대한민국 사회에 기여한 정도, 인도적인 사정 및 국익 등을 고려해 품행이 단정한 것으로 인정하는 경우‘를 규정하면서, 그 제외사유 중 하나로 (다)목에서 ’벌금형의 선고를 받은 사람이 그 벌금을 납부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를, (사)목에서 ’국세ㆍ관세 또는 지방세를 납부하지 않은 경우‘를, (아)목에서 ’그 밖에 (가)목부터 (사)목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법무부장관이 인정하는 경우‘를 각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조 제2호는 ’귀화허가를 받으려는 외국인이 제1호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불구하고 법무부장관이 해당 외국인의 제1호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위나 그로 인한 공익 침해 정도, 대한민국 사회에 기여한 정도, 인도적인 사정 및 국익 등을 고려해 품행이 단정한 것으로 인정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 규정의 내용과 취지 등을 종합하면, 국적법 제5조 제3호의 ’품행이 단정할 것‘은 귀화신청을 한 외국인의 성별, 연령, 직업, 가족, 경력, 범죄경력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그를 대한민국의 새로운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데 지장이 없을 만한 품성과 행실을 갖춘 것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헌법재판소 2016. 7. 28. 선고 2014헌바421 결정 참조).

2)

처분사유의 존재 여부

가)

앞서 인정한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불법체류가 종료한 날로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하였거나 벌금을 납부한 날로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않았으므로, 국적법 시행규칙 제5조의2 제1호에서 품행단정의 불인정 사유로 규정한 (다)목[벌금형의 선고를 받은 사람이 그 벌금을 납부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및 (아)목[그 밖에 (가)목부터 (사)목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법무부장관이 인정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간이귀화 요건 중 국적법 제5조 제3호의 ’품행이 단정할 것‘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는 최초의 단기방문(C-3) 사증 기간이 1992. 11. 8. 만료된 이래 24년이 넘는 장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단 한 번도 체류자격 변경허가 또는 연장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불법체류 하였는바, 이는 구 출입국관리법(2020. 6. 9. 법률 제173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7조 제24조, 제25조 규정을 위반하여 같은 법 제46조 제1항 제8호, 제68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강제퇴거명령 또는 출국명령의 대상이므로, 이에 준하는 위법 사유로 볼 수 있다.

②

원고는 2020. 8. 5. 귀화허가 신청을 한 이후인 2020. 10. 24. 교차로 사거리에서 화물차를 운전하던 도중 신호를 위반하여 피해차량의 조수석 및 뒤 범퍼 부분을 충격하는 교통사고를 일으켜 2020. 12. 21.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죄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2021. 1. 12. 위 벌금을 납부하였다.

③

피고는 원고의 불법체류, 범죄 및 수사경력을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2020. 8. 5. 귀화신청 당시 불법체류가 종료한 2017. 8. 2.로부터 약 3년이 경과한 시점이었고, 이 사건 처분 당시인 2021. 6. 30. 원고가 벌금을 납부한 때로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아니하였음은 역수상 명백하다.

④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체납한 국세 및 건강보험료를 완납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귀화신청을 불허한 이 사건 처분 이후의 사정에 해당한다.

나)

한편, 국적법 시행규칙 제5조의2 제2호는 제1호의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피고는 해당 외국인이 제1호의 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위나 그로 인한 공익 침해 정도, 대한민국 사회에 기여한 정도, 인도적인 사정 및 국익 등을 고려해 품행이 단정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나머지 주장을 이에 관한 주장으로 선해하여 본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국적법 시행규칙 제5조의2 제2호에서 규정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원고에게 품행 단정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1)

원고가 한국계 중국인으로서 1992년부터 국내에 입국한 후 단 한 번도 출국한 사실이 없이 계속 국내에 거주하며 생활의 기반을 마련하였고, 원고의 배우자와 언니, 오빠가 모두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원고가 국내에서 미성년 자녀를 키우고 있는 사정은 인도적 사정에 해당할 여지가 있기는 하다.

(2)

그러나 원고는 무려 24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국내에 불법체류 하였고, 배우자와 사실혼 관계를 맺고 자녀를 출산한 이후로도 10년 이상 자진신고 및 체류자격 변경허가 신청을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스스로 국내에서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의 지위를 장기간 유지하였다(이에 따라 원고의 자녀는 조만간 성년이 된다). 원고가 주장하는 인도적인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위와 같은 국적법 및 출입국관리법 등 법규질서 위반의 정도가 단순히 간과할 정도라거나, 출입국행정을 어지럽게 하는 공익침해의 정도가 가볍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원고는 2017. 8. 17.경 ’E‘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건설업/도소매업을 영위하여 왔는바, 이 사건 처분에 따라 원고에게 대한민국 국적이 부여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국내에서 영위해 온 경제생활을 지속할 수도 있다.

(4)

귀화허가신청은 그 횟수나 시기 등에 제한이 없으므로 원고는 추후에 품행이 단정함을 증명하여 귀화허가를 받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원고는 대한민국 국민의 배우자로서 앞으로도 계속하여 국내에 체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대한민국에서 퇴거당하게 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나아가 향후 또 다른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등의 품행 단정 불인정 사유가 발생하지 아니하는 이상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면 새로운 귀화허가 신청에 있어서는 앞서 본 국적법 제5조의2 제1호 (다)목 및 (아)목의 품행 단정 불인정 사유가 인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

그밖에 원고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장기간의 불법체류, 범죄 및 수사경력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격을 부여할 정도로 원고가 대한민국 사회에 기여하였다거나, 원고에게 대한만국 국민의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국적법 제5조 각 호에서 정한 귀화요건 중 일부라도 갖추지 못한 경우, 피고는 귀화허부에 관한 재량권을 행사할 여지없이 귀화불허가처분을 하여야 하는 것인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국적법 제5조 제3호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이상, 피고에게는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재량의 여지가 없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에게 이 사건 처분에 관한 재량권 행사의 여지가 있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순열(재판장) 지은희 김도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