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확대, 유통원활화를 도모하고,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자금 등을 제공하기 위해 D법에 따라 설립된 E조합이고, 원고는 참가인의 남면지점장으로 근무하던 근로자이다.
F중앙회는 2020. 5.경 및 2020. 7.경 참가인 남면지점에 관한 감사를 실시하여 원고가 ① 강원상품 수출경쟁력 강화지원사업 보조금 중 28,740,000원(이하 '이 사건 보조금'이라 한다)을 횡령하였고, ② 거래처 외상매출대금을 부적정하게 처리했다고 보아 2020. 9. 8. 참가인에게 원고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였다.
참가인은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2020. 10. 23. 아래 사유로 원고를 징계해고 하였고, 인사위원회는 2020. 12. 2.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하였다. <각주1>
원고는 2021. 1. 19.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3. 18. '제1, 2징계사유가 횡령, 배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징계사유로는 인정되고, 다만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L). 참가인이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7. 7. '제1징계사유는 횡령에 해당하여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제2징계사유도 그 내용이 배임이 아닌 회계처리 부적정이므로 징계사유로 인정되며, 징계양정도 적정하다'는 이유로 초심판정과 달리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2호증, 을가 제2, 6, 9, 11, 13, 14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제1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의 회계기준상 이 사건 보조금을 회계처리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부득이 회계처리 없이 이 사건 보조금을 상품권으로 교환하여 집행한 것이고, 관련 지침에 따라 그 상품권을 직원들의 수당, 복리후생비, 시상금 등으로 사용하였으므로 제1징계사유는 횡령에 해당하지 않는다.
관련 법리
횡령죄에 있어서의 불법영득의사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위탁의 취지에 반하여 권한 없이 그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 같이 처분하는 의사를 말한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4도134 판결 등 참조). 타인의 돈을 업무상 보관하던 중 이를 인출하여 사용하였는데 그 사용처에 관한 증빙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거나 그 인출사유와 돈의 사용처에 관하여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러한 돈은 그가 불법영득의 의사로 인출하여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도9250 판결 참조).
판단
갑 제2~4호증, 을가 제6, 16, 17~20호증, 을나 제1, 2, 5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자신이 보관하던 이 사건 보조금을 상품권으로 교환하여 불법영득의 의사로 이를 유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행위는 징계변상규정 제4조 제1항 제1호의 횡령행위에 해당하여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은 고랭지배추 수출로 인하여 강원도로부터 수출촉진비 지원사업 보조금 27,432,000원과 강원상품 수출경쟁력 강화지원사업 보조금 35,919,000원, 합계 63,351,000원을 지급받았다. 원고는 위 보조금을 보관하던 중 31,860,900원에 관하여만 조합장에게 보고한 후 이를 수익으로 회계처리 하였고, 나머지 이 사건 보조금 28,740,000원은 아무런 회계처리나 조합장 보고 없이 강원상품권으로 교환하여 임의로 골프용품점, 미용실, 마트, 주유소 등에서 집행하였다.
참가인의 '2017년도 노지채소 생산·출하안정사업 업무편람'에 의하면, 포상금은 사업정산이 완료된 후 조합장 책임 하에 지급되고, 이를 개인별 급여원장에 '기타소득'으로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원고는 1,300만원 상당의 강원상품권을 I 주임에게 시상금 명목으로 지급하였는데도, 이 과정에서 조합장에게 보고하거나 승인받지 않았고 위 상품권을 개인별 급여원장에 기재하지도 않았다. 이는 애초부터 원고가 업무와 관련하여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상품권을 집행하려던 의도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강원상품 수출경쟁력 강화지원 사업지침'은 보조금(강원상품권)을 소속 직원의 수당, 복리후생비, 시상금으로 집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보조금을 임의로 유용한 것이 아니라 참가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지출하였다면, 그에 관한 납득할만한 설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원고는 감사과정에서 1,274만원 상당의 강원상품권을 원고 재량 하에 판촉마케팅 비용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였고, 지방노동위원회 구제절차에서는 930만원 상당의 강원상품권을 자신이 지급받았다는 내용의 '강원상품권 집행내역서'(을가 제19호증의1)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 구제절차에서 강원상품권을 직원의 수당, 복리후생비 등으로 지출했다면서 '강원상품권 집행내역서'(을가 제19호증의2)를 수정하여 제출하였으나, 그 내역 역시 강원상품권이 실제 사용된 내역과 총액, 사용처, 사용일 등이 상당 부분 다르고, 참가인의 업무와 관련된 것인지 여부도 알기 어려워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나아가 참가인 직원들은 '원고로부터 강원상품권을 지급받은 사실이 없고, 원고가 회식 등에 강원상품권을 사용하였는지 여부도 알지 못 한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임의로 집행한 이 사건 보조금을 참가인의 업무와 관련한 지출이라고 추단할 수도 없다.
이 사건 보조금은 참가인 회계업무방법 제5장 제1절 제8조 제1항 제3호에서 규정한 '수익관련보조금'에 해당하는데, 같은 조 제5항 제2호에 의하면 수익관련보조금이 특정 비용을 보전할 목적으로 지급되는 경우에는 당기이익에 반영하지 않고 특정 비용과 상계처리하게 된다. 이 사건 보조금은 수당, 복리후생비 등의 특정 비용 보전의 성격도 가지므로, 위 회계업무방법에 따라 당기이익에 반영하지 않고 특정 비용과 상계처리를 할 수 있고, 이 경우 이 사건 보조금이 제대로 회계처리 되지 않을 여지가 있긴 하다. 그러나 조합장에 대한 보고나 승인 없이 원고가 임의로 이 사건 보조금을 집행한 것은 여전히 부인하기 어렵고, 특히 이 사건 보조금(강원상품권)을 어떤 방식으로 회계처리 해야 할지 내부적인 기준이나 선례가 없었던 상황에서 원고가 조합장 또는 F중앙회에 보고 없이 독단적으로 이 사건 보조금을 회계에서 누락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원고는 조합장으로부터 고랭지배추 관련 계약·수출 등의 일체 업무권한을 위임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 직무범위규정에 의하면 조합장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전무에게 권한의 일부를 위임할 수 있을 뿐이므로, 원고가 이사회 의결도 없던 상태에서 업무를 위임받았다고 볼 근거가 없고, 갑 제4호증만으로는 조합장의 구두 위임 사실도 인정하기 부족하다.
제2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제2징계사유는 회계처리 부적정이 아닌 배임을 이유로 한 것이다. 그런데 원고가 J으로부터 받은 배추대금 등을 K에게 지급하였다고 해도, K은 참가인에 대한 91,859,000원 상당의 배추대금 채권을 이미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참가인은 아무런 손해를 본 것이 없다. 참가인의 손해가 없으므로 배임이라는 제2징계사유는 인정될 수 없다.
관련 법리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지, 반드시 징계의결서나 징계처분서에 기재된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 소정의 징계근거 사유만으로 징계사유가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두10174 판결 등 참조).
판단
을가 제4, 7, 9호증에 의하면, F중앙회는 2020. 8. 11. 원고에게 제2징계사유에 관한 소명을 요구하며 제2징계사유를 '업무상배임'으로 명시한 사실, 참가인은 제2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를 업무상배임 혐의로 고소한 사실, 이 사건 징계처분서에 제2징계사유로 '91,859,000원의 참가인 손실이 예상된다'는 표현이 기재된 사실이 인정되긴 하다.
그러나 갑 제2호증, 을가 제11, 23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은 배임행위가 아닌 원고의 회계처리 부적정을 징계사유로 삼았다고 판단된다.
F중앙회가 제2징계사유를 업무상배임으로 명시한 것과는 달리 참가인의 이 사건 징계처분서와 징계의결서에는 업무상배임이라는 표현이 빠졌다. 징계사유의 전반적인 취지 역시 원고가 K에게 제대로 된 회계처리 없이 참가인의 돈을 지급하였다는 것이다.
참가인은 징계의결 과정에서 '회원조합 징계변상업무 처리준칙'에 규정된 징계양정 세부기준에 따라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결정하였는데, 제2징계사유에 관하여는 배임행위에 적용될 수 있는 '각종 자금 유용 및 횡령'이 아닌 '기타 업무 부당취급'의 양정기준을 적용하였다.
참가인 징계변상규정 제11조에 의하면, 임직원이 업무상 고의 또는 과실로 참가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혔을 때에는 변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데, 참가인은 91,859,000원에 관한 변상을 유예하였다.
참가인은 지방노동위원회 구제절차에서부터 회계처리 부적정을 제2징계사유로 삼은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참가인 회계업무방법(을가 제21호증) 제4장 제1절 제1조 제1항은 '재고자산을 매입하였을 때에는 매입관련 증빙서에 의하여 상품과목의 해당목으로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절 제2조 제1항은 '재고재산을 판매하였을 때에는 상품매출액 과목으로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는 2018. 5. 24. 및 2018. 7. 31. K에게 J으로부터 받은 배추대금 중 91,859,000원을 외상매출금 또는 외상매입금 처리 없이 지급하였다. 이는 회계업무방법을 위반한 것으로서 징계변상규정 제4조 제1항 제3호의 '제규정을 위반하여 참가인의 질서를 문란하게 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제1징계사유의 경우 원고가 참고할 만한 사례가 없던 상태에서 발생한 점, 제2징계 사유의 경우 참가인의 금전적 손해는 없는 점, 원고가 28년 동안 정식 징계처분을 받은 적이 없고 12회의 표창을 받는 등 성실하게 근무한 점 등을 고려하면 징계해고는 지나치게 과중하다.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서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을가 제24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원고는 오랜 기간 참가인 소속으로 근무하였으므로, 횡령이나 회계처리 부적정과 같은 비위행위가 조직 내 질서를 어지럽히고, 조합원들의 E조합에 관한 신뢰를 크게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원고가 각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를 하였으므로 이를 결코 가벼이 넘기기 어렵다. 특히 원고는 지점장으로서 휘하 직원들을 지휘·감독해야할 권한과 의무가 있는데도 오히려 스스로 비위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
제1징계사유의 경우 원고가 28,740,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참가인 몰래 임의로 유용한 것으로서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하고, 위 돈 전액이 원고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제2징계사유 역시 원고가 회계업무방법에 위반하여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서 그로 인해 E조합의 근간이 되는 금융업무 등의 본질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
원고는 '구매품(비료) 외상양정 소홀 등의 결재 및 감독책임'을 사유로 2012. 11. 1. 참가인으로부터 '주의촉구'의 경고를 받은 적이 있고, 2017년에는 감사에서 매입·매출에 관한 회계처리를 소홀히 하였다는 이유로 지적받았는데도 또다시 비위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개전의 정이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회원조합 징계변상업무 처리준칙' 중 징계양정 세부기준에 의하면, 제1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각종 자금유용 및 횡령'에 관하여는 감봉~징계해고가 가능하고, 제2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기타 업무 부당취급'에 관하여는 견책~징계해고가 가능하다.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는 비위행위가 중대하고 참가인에게 미친 악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여 위 징계양정 기준에 맞추어 정한 것이므로, 그 징계양정이 현저히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각주1) 참가인이 실질적으로 고랭지배추를 수출하였으나 사전등록된 생산자가 G, H였으므로, G, H 명의로 보조금을 지급받고 이를 다시 참가인이 수령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