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 7. 2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피고가,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상시 약 47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종묘 육종 및 육성연구에 대한 제반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이다. 주식회사 D(이하 ‘D’이라고 한다)은 화학 살균 살충제 및 농업용 약제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E의 계열사이다.
원고는 D에 근무하다가 퇴사하고, 2019. 11. 2.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자재사업본부 상토생산 관리팀장으로 근무하던 중 2021. 3. 4. 해고된 사람이다.
참가인과 D 간 체결된 D의 상토사업 양도계약
참가인과 D은 2019. 9. 30. 참가인이 D의 상토사업 부문을 양수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1 이전대상 자산
본 계약상 이전대상 근로자(“이전대상 근로자”)란, 본 계약 체결일 현재 본건 영업을 위
본건 거래에 대한 양수도대금은 오십오억(5,500,000,000원, 부가가치세 별도)원으로 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D에서 근무하던 원고에게 위 회사에서 퇴사하고 참가인 회사에 입사할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였고, 원고는 2019. 10. 7. D과의 근로계약을 종료하고 참가인 회사로 전적하는 데 동의한다는 전적동의서를 제출하였다. 이에 원고와 참가인은 2020. 3. 9. 원고가 참가인 자재사업단 상토생산관리팀에서 근무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에 대한 형사판결
원고가 D 정읍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발생한 근로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당시 위 공장의 공장장이자 안전관리 총괄관리자인 원고는 2020. 3. 30. D과 함께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으로 기소되었다(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20고단134호). 위 법원은 2020. 6. 18. 원고에게 징역 10월 및 집행유예 2년의 형을, D에게 벌금 300만 원의 형을 각 선고하였고, 원고가 항소(전주지방법원 2020노896) 및 상고(대법원 2020도15881)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어 위 형이 2020. 12. 29.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고 한다). 관련 형사사건에서 인정된 원고의 주요 범죄사실은 아래와 같다.
[피고인들의 지위]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
참가인의 해고통지 및 재심절차
참가인은 관련 형사사건 확정 뒤인 2021. 2. 1. 아래와 같은 당연해직 통지서를 보내 원고를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당연해직(예고) 통지서
원고는 2021. 3. 8.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21. 5. 6.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가 2021. 5. 2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여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7. 21. 초심지노위의 판정이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 을나 제2, 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해고는 아래와 같이 위법·부당하여 무효이다.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은 영업양도에 해당하므로 원고와 D의 근로관계는 포괄적으로 이전되고, 원고는 승계 전 사용자인 D의 취업규칙을 적용받는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절차를 거치지 않고 참가인의 취업규칙을 곧바로 원고에게 적용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
관련 형사사건의 경위 및 평소 원고가 안전관리 노력에 최선을 다하였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 대하여는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사건 규정은 관련 형사사건으로 처벌받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원고를 당연 해직하였고, 이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고 해고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이 사건 계약이 영업양도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영업의 일부만의 양도도 가능하고,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된다. 여기서 영업의 동일성 여부는 일반 사회관념에 의하여 결정되어져야 할 사실인정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문제의 행위(양도계약관계)가 영업의 양도로 인정되느냐 안 되느냐는 단지 어떠한 영업재산이 어느 정도로 이전되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그 조직이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져야 하는 것이므로, 예컨대 영업재산의 전부를 양도했어도 그 조직을 해체하여 양도했다면 영업의 양도는 되지 않는 반면에 그 일부를 유보한 채 영업시설을 양도했어도 그 양도한 부분만으로도 종래의 조직이 유지되어 있다고 사회관념상 인정되면 그것을 영업의 양도라 볼 것이다(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두8455 판결, 대법원 2005. 6. 9.
선고 2002다7082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6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을나 제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계약은 참가인이 D으로부터 상토사업 부문 일체를 양수한 영업양도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종자 사업과 상토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으나 상토 사업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 D의 상토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계약을 통해 D의 상토 생산 설비, 공장을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참가인의 상토 생산력 증대가 이루어졌다.
이 사건 계약으로 참가인이 D으로부터 인수하는 자산은 D의 상토사업 부문 부동산 및 기계설비를 포함한 동산, 관련 인허가이고, 현금성 자산과 매출채권, 지적재산권, 서버 및 소프트웨어 등은 인수되지 않았다. 그러나 참가인이 인수한 자산은 상토생산 시설 그 자체로서, 참가인이 D의 상토사업 부문을 인수한 목적, 상토를 직접 생산하여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해당 사업의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위 자산이 상토부문의 주된 자산으로 보이고, 이 사건 계약상 위와 같은 이전제외 재산이 상토사업을 영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자산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은 D으로부터 상토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채무를 승계하지 않았지만, 이는 거래금액을 조정하면서 반영할 수 있으므로[실제로 D이 작성한 입찰서 제출 안내서에도 그와 같이 명시되어 있다] 참가인이 채무를 승계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 사건 계약이 영업양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를 포함하여 상토공장에서 근무하던 7명의 근로자는 모두 참가인의 소속이 되었다. 이 사건 계약 2.3조에 ‘이전대상 근로자는 D에서 퇴직하고 참가인에 신규입사하는데 동의한 근로자를 말하고, 신규입사를 거부하는 직원은 이전대상 근로자에서 제외된다’고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원래 양도기업의 근로자가 반대의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양수기업에 승계되는 대신 양도기업에 잔류하거나 양도기업과 양수기업 모두에서 퇴직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이는 영업양도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사정은 되지 못한다. 오히려 D은 상토사업 부문 매각을 공시하며 상토사업 임직원에 대한 고용승계 의사를 표명한 투자자에 한하여 적격입찰자 자격을 부여하였다.
D은 상토사업 부문 매각을 진행하며 매각대상으로 ‘정읍공장 토지 및 건물을 포함한 유형자산, 재고자산, 영업권 및 상토사업의 임직원에 대한 고용승계를 포함한 영업 일체’를 제시하였고,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며 D과 참가인이 작성한 분기보고서, 투자설명서 등에도 참가인이 D의 상토사업 부문을 영업양수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규정을 적용한 이 사건 해고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경우에는 근로자는 승계한 법인에서도 종전의 근로관계와 동일한 근로관계를 유지하게 되고,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거나 종전의 근로관계보다 불이익한 승계한 법인의 취업규칙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종전의 근로계약상 지위를 유지하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등의 사정이 있어야 하며, 이러한 동의 등이 없는 한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종전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거나 종전의 근로조건보다 불이익한 승계한 법인의 취업규칙을 적용할 수 없다. 이 경우 종전의 근로조건을 그대로 유지한 채 승계한 법인에서 근무하게 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종전의 취업규칙이 그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이 영업양도에 해당하므로 참가인은 원고와 D의 근로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D의 취업규칙보다 불리한 내용의 참가인의 취업규칙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원고를 비롯한 D의 종전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규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의 종전 회사인 D의 취업규칙 제10조 제2호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1심 판결기준) 해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반면, 참가인의 이 사건 규정은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확정판결(선고유예 제외)을 받았을 때 당연해직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이 사건 규정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형사판결이 확정되면 어떠한 재량이 개입될 여지 없이 당연해고되도록 하는 것으로서, 근로자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더라도 해고 여부를 임의규정의 형식으로 정하여 해당 형사판결에 이르게 된 구체적 경위, 근로자의 회사에 대한 기여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고려하여 해고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D의 종전 취업규칙에 비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다고 볼 것이다. 이는 D의 취업규칙이 제1심 판결의 선고를 기준으로 하고, 참가인의 취업규칙이 판결의 확정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다르지 아니하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를 비롯한 D의 종전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규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참가인이 그러한 동의를 받지 않은 사실은 원고와 참가인이 크게 다투고 있지 않다. 따라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규정이 적용될 수 없고, 종전 취업규칙인 D의 취업규칙이 적용된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원고에게 적용될 수 없는 이 사건 규정에 근거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하였으므로 위 해고는 무효이다
한편 종전 취업규칙인 D의 취업규칙 제10조 제2호는 임의적 해고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 경우 해당 형사사건의 경위 및 경과와 행위태양, 근로자의 평소 근무태도, 근속, 회사에 대한 기여 정도 등을 종합하여, 해고뿐만 아니라 그보다 낮은 수준의 징계도 할 수 있도록 할 가능성 역시 열려있다. 그런데 참가인은 원고가 당연해고에 해당한다는 전제하에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고, 징계양정에 관한 아무런 고려나 판단을 거치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이러한 사안에서 법원이 해고뿐 아니라 그 보다 낮은 수준의 징계 선택 여부까지 가정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의 결정을 대체하는 형태로 해고의 정당성을 유지할 수는 없다. 나아가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 측이 부담하는바 이와 같이 취업규칙 적용의 위법이 있는 사안에서 그 정당성이 여전히 유지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종전 취업규칙에 근거하여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참가인의 주장에 위 취업규칙의 해석 및 판단의 전제가 잘못되어 있는 이상 이 사건 해고는 여전히 위법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해고는 위법하므로 무효이고,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이를 취소한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위수현 이은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