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 7. 2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B 한국과학기술원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71. 2. 16. 설립되어 상시 3,378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과학기술분야의 인재 양성 및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특수법인이다.
원고는 2009. 6. 1. 참가인에 입사하여 2017. 6. 30.까지 수십 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위촉행정원 및 위촉연구원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9. 7. 1. 다시 참가인에 입사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이 근로계약(이하 통틀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위촉연구원 또는 위촉행정원으로서 연구 보조, 과제관리 지원, 연구비 집행 및 정산 업무와 같은 행정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후 참가인은 원고와 추가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20. 12. 31.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라 한다).
원고는 2021. 1. 28.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3. 23.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G).
원고는 2021. 4. 21.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1. 4. 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 또한 2021. 7. 23.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B,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여서 아무런 효력이 없으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 존재
원고가 오랜 기간 동안 참가인에 속하여 상시·지속적인 업무를 담당하였고, 참가인과 수차례 반복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 원고는 고용계약 최대 기간을 2년으로 하는 개정 별정직 취업요령의 적용을 받지 않는 점, 원고가 수행한 연구과제의 사업기간이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 이후까지 진행되는 점, 원고가 담당한 연구과제의 교수도 원고의 장기 근무를 전제로 원고를 채용한 점, 채용 과정에서 원고에게 고지되지도 않은 ‘최대활용기간’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룬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 부존재
참가인은 초심판정 당시 참가인의 특성상 예산의 제약이 따르고 수탁 연구사업(과제)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유연하게 인력을 채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참가인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원고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경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관계 법령 및 참가인의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참가인의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 실시·공고
참가인은 2019. 1. 21.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 운영방안’에 따라 소속 별정직원(비정규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별정직 취업요령(2019. 1. 21. 개정되고, 2019. 8. 29.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취업요령’이라 한다)을 개정하고,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 운영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을 제정하여 같은 날부터 시행하였다. ① 구 취업요령은 제7조의2 제1항에서 ’별정직원의 임용은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위원회의 승인 또는 확인을 거쳐, 채용의 필요성이 인정된 경우에만 가능하며, 부서에서는 승인 결과에 따라 채용 및 관리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1조 제1항 제1호에서 ’고용계약기간이 만료되어 재임용되지 아니하였을 때‘를 별정직원 임용의 당연 종료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며, ② 이 사건 지침은 제6조 제2항에서 ‘채용부서는 위의 사전심사절차를 거쳐 비정규직 채용을 승인받은 경우에 한하여 비정규직을 채용할 수 있으며, 채용 후에는 당초 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인력을 운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4조 제6항 제1호에서 ‘연구업무에 직접 종사하는 경우 또는 실험 조사 등을 수행하는 등 연구업무에 직접 관여하여 지원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에는 심사부서와의 협의를 통해 심사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은 2019. 2. 13. 소속 전 부서에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 실시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시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공문’이라 한다). 이 사건 공문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참가인은 2019. 4. 15. 이 사건 지침 원문, 이 사건 공문 등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 관련 자료를 첨부하여 내부 전산망에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 가이드라인’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게재하였다.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에 따른 위촉연구원 채용 절차 진행
참가인 소속 C과(이하 ‘C과’라 한다)는 2019. 5. 13. 이 사건 지침에 따라 사전심사 간소화 절차를 거쳐 비정규직인 시간제 위촉연구원을 채용하기 위해 참가인 인사팀에 ‘위촉연구원 채용 계획서(이하 ’이 사건 계획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이 사건 계획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참가인 인사팀은 2019. 5. 22. C과에 이 사건 계획서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 간소화 대상 검토 결과를 송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검토 결과’라 한다).
C과는 2019. 5. 23. 공고 기간을 2019. 5. 24.부터 2019. 6. 7.까지로 정하여 시간제 위촉연구원 모집 공고를 하겠다는 내용의 내부결재를 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내부결재’라 한다), 이 사건 내부결재에는 이 사건 검토 결과가 첨부되어 있었다.
C과는 2019. 5. 24. ‘KAIST C과 시간제 위촉연구원 모집 공고(이하 ’이 사건 공고‘라 한다)’를 하였다. 이 사건 공고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참가인의 원고 채용 및 근로계약서 작성
원고는 이 사건 공고를 보고 C과 시간제 위촉연구원 채용 절차에 지원하여 담당 교수인 H와의 면접을 거쳐 채용이 확정되였다.
원고는 2019. 7. 1. 계약기간을 2019. 7. 1.부터 2020. 6. 30.까지로 정하여 참가인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위 근로계약서에는 ‘4. 평가를 통해 관련사업의 지속 여부가 결정되는 경우, 사업의 최장기간 이내에도 과제가 종료될 수 있다.’, ‘5. 관련 사업 등의 변동에 따라 사업기간이 종료될 경우에는 계약기간에도 불구하고 근로계약은 당연 종료된다.’는 내용<1>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와 H는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이 개시된 다음날인 2019. 7. 2.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기간제 근로자 활용계획서(이하 ’이 사건 활용계획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2>
원고는 2019. 7. 15. 원고를 2019. 8. 1.자로 시간제 위촉연구원에서 위촉연구원으로 변경해 달라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C과장 명의의 협조문(이하 ‘이 사건 협조문’이라 한다)을 기안하였다. 이 사건 협조문에는 원고의 임용희망기간이 ‘2019. 6. 17.~2020. 5. 17.’, 최대활용기간이 ‘최대 2020. 12. 31.까지’라고 각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지침 제6조(비정규직의 관리)에 따라 당초 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인력을 운영하겠으며, 당초 목적 범위 내에서 변경 요청함. 임용희망기간 및 최대활용기간 변동 없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 인사팀은 2019. 7. 16. C과에 이 사건 협조문에 따른 사전심사 승인 채용 계획 변경 검토 결과를 송부하였는데, 여기에는 ‘이 사건 지침에 의거, 당초 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인력을 운영하여야 함에 따라 채용 계획 변경은 불가하나, 당초 채용 목적 범위 내 최대 활용 기간(2020. 12. 31.까지) 범위 내에서 변경을 승인함.’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참가인 인사팀은 2020. 2. 28.에도 C과에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위 1의 다.항 기재와 같이 2019. 8. 1., 2020. 3. 1. 및 2020. 7. 1. 참가인과 3회에 걸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참가인 별정직 취업요령의 개정
참가인은 2019. 8. 29. 구 취업요령을 개정하였다(이하 ‘개정 취업요령’이라 한다). 개정 취업요령은 부칙 제1조에 따라 2019. 9. 1.부터 시행되었는데, 제10조 제1항에서 ‘별정직의 고용계약 기간은 1년 이내로 하며, 고용계약 최대 기간은 2년으로 한다.’고 하여 구 취업요령과 달리 별정직의 최대 계약기간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였고, 제11조 제1항 제4호에서 별정직의 당연 임용 종료사유로 ‘해당 사업이 중단 또는 조기 종료되거나 사업기간이 만료되었을 때’를 새로이 규정하였다.
다만, 개정 취업요령 부칙은 제2조에서 ‘제10조, 제11조 제1항 제4호의 개정요령은 이 요령 시행 후 최초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별정직부터 적용한다.’, 제3조에서 ‘이 요령 시행 당시 재직 중인 별정직에 대하여는 제10조, 제11조 제1항 제4호의 개정요령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요령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의 업무 수행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C과에서 연구 보조, 과제관리 지원, 연구비집행 및 정산 업무와 같은 행정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전까지 수행한 연구과제(이하 통틀어 ‘이 사건 연구과제’라 한다)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 거절 및 원고의 퇴사
C과는 2020. 6. 9. 참가인 인사팀에 원고의 계약기간을 2021. 6. 30.까지 연장해 달라는 내용의 협조문을 발송하였는데, 참가인 인사팀은 이를 반려하였다.
이에 원고는 2020. 6. 19. 참가인 인사팀 직원(N)에게 위 반려의 이유에 대해 문의하였는데, N은 2020. 6. 22.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2020. 7. 2. ‘이 사건 지침 제6조에 따라 당초 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인력을 채용 및 운영하겠으며, 당초 목적 범위 내에서 변경 요청함. 임용희망기간 및 최대활용기간 변동 없음.’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C과장 명의의 협조문을 기안하고, 내부결재 절차를 거쳐 이를 참가인 인사팀에 발송하였다.
참가인 인사팀은 2020. 7. 3. C과에 ‘이 사건 지침에 의거, 당초 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인력을 운영하여야 함에 따라 채용계획 변경은 불가하나, 당초 채용 목적 범위 내 최대활용기간(2020. 12. 31.까지) 범위 내에서 변경을 승인함.’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송부하였다.
원고는 2020. 12. 31.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참가인에서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내지 8, 11, 12, 16, 19, 20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 존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9, 10, 22, 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3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뿐만 아니라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도 2009. 6. 1.부터 2017. 6. 30.까지 약 8년 동안 참가인에 고용되어 위촉행정원 및 위촉연구원으로 근무하는 등 참가인과 수십 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갱신하였다.
참가인 내에는 2년을 초과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고 근무하는 기간제근로자가 상당수 존재한다. ① 참가인이 2019. 10. 17.을 기준으로 추출한 데이터에 의하면 참가인 소속 위촉행정원은 82명, 위촉연구원은 735명인데, 그 중 근무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위촉행정원은 41명(50%), 위촉연구원은 442명(약 60.1%)에 이르고, ② 참가인이 직접 질의하는 방법으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2019. 10. 17. 기준 순수하게 연구 관련 행정 업무에 종사하는 위촉연구원은 409명인데, 그 중 근무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사람은 312명(약 76.2%)에 이르며, ③ 2021. 1. 기준 C과에 재직 중인 행정직원은 총 21명인데, 그 중 근무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직원은 19명에 이른다.
원고가 구 취업요령 제7조의2 제1항 및 이 사건 지침에 따른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이하 ’사전심사제‘라 한다)에 의해 채용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원고의 기대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구 취업요령은 제7조의2 제1항에서 ‘별정직원의 임용은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위원회의 승인 또는 확인을 거쳐, 채용의 필요성이 인정된 경우에만 가능하다.’, 제10조 본문에서 ‘별정직원의 고용계약 기간은 1년 이내로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사전심사제에 의해 채용된 별정직원의 최대활용기간(고용계약 최대 기간)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오히려 제11조 제1항 제1호에서 별정직원 임용의 당연 종료사유를 ‘고용계약기간이 만료된 경우’가 아닌 ‘고용계약기간이 만료되어 재임용되지 아니하였을 때’라고 규정하여, 별정직원이 계약기간의 만료에도 불구하고 재임용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사건 지침 또한 사전심사제의 운영 절차 등에 관하여만 규정하고 있을 뿐, 사전심사제에 의해 채용된 별정직원의 최대활용기간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원고의 최대활용기간이 구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에 따라 당연히 2년으로 제한된다고 볼 수도 없다. 구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는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예외사유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고,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전까지 수행한 이 사건 연구과제의 총 연구기간이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계약기간을 초과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위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참가인이 2년을 초과하여 원고를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것이 법률상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원고가 담당하였던 업무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최대활용기간이 구 기간제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2년으로 제한된다고 보는 것은 상시·지속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구 기간제법 및 이 사건 지침의 취지에 어긋나므로 허용될 수 없다.
이는 개정 취업요령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러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개정 취업요령은 제10조 제1항 후단에서 별정직의 고용계약 최대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고, 제11조 제1항 제4호에서 ‘해당 사업이 중단 또는 조기 종료되거나 사업기간이 만료되었을 때’를 임용 당연 종료사유로 규정하였으나, 위 각 규정은 부칙 제2조, 제3조에 따라 개정 취업요령이 시행된 2019. 9. 1. 당시 재직 중인 별정직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는다. 원고는 개정 취업요령이 시행되기 이전인 2019. 7. 1. 참가인과 최초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개정 취업요령이 아닌 구 취업요령의 적용을 받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구 취업요령은 제10조에서 ‘별정직원의 고용계약 기간은 1년 이내로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달리 별정직원의 최대활용기간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원고로서는 개정 취업요령에 따른 2년의 고용계약 최대 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고 근로계약을 갱신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이 개시된 2019. 7. 1. 당시 원고의 최대활용기간이 2020. 12. 31.까지라는 점에 대하여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공문은 참가인의 내부 문서에 불과해 원고에 대한 채용 과정에서 그 내용이 고지된 바 없고, 그 내용 또한 ‘2019. 4. 1. 이후로는 사전심사제를 통해 비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한다.’는 것에 불과할 뿐, 달리 최대활용기간을 어떻게 정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채용하여야 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아무런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이 사건 계획서에는 C과가 채용할 시간제 위촉연구원의 최대활용기간이 ‘최대 2020. 12. 31.까지’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계획서 또한 C과가 참가인 인사팀에 내부적으로 제출한 것에 불과하고, 달리 원고에 대한 채용 과정에서 그 내용이 고지된 바 없다.
이 사건 공고를 통해 C과 시간제 위촉연구원을 채용하겠다는 내용의 이 사건 내부결재에는 이 사건 검토 결과가 첨부되어 있는데, 이 사건 검토 결과에는 ‘계획한 최대 활용 기간을 초과하여 불가피하게 계약을 연장해야 하는 경우, 반드시 충분한 시간을 두고(1개월 이전) 인사팀과 협의하시기 바람.’이라는 내용만 포함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최대활용기간이 언제까지인지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나아가 원고에 대한 채용 과정에서 이 사건 검토 결과를 포함한 이 사건 내부결재가 이 사건 공고와 별도로 원고를 비롯한 지원자들에게 고지되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다.
원고에 대한 채용 과정에서 고지된 이 사건 공고의 계약기간란에는 ‘2020. 5. 31.까지(참여 과제 또는 사업이 조기 종료 또는 연장될 경우 계약기간이 변동될 수 있음)’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최대활용기간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참여 과제 또는 사업이 연장될 경우 계약기간이 변동될 수 있음’이라는 이 사건 공고의 문언에 비추어 보면, 원고를 비롯한 지원자들은 이 사건 공고를 통해 참여 과제 또는 사업의 기간이 연장될 경우 계약기간 또한 연장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달리 H가 원고에 대한 면접 과정에서 원고에게 최대활용기간이 2020. 12. 31.까지라는 사실을 고지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도 원고의 최대활용기간이 2020. 12. 31.까지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바, 결국 원고는 자신의 최대활용기간이 2020. 12. 31.까지로 정해진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참가인과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계약기간이 개시된 다음날인 2019. 7. 2. 이 사건 활용계획서를 작성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최대활용기간이 2020. 12. 31.까지로 제한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활용계획서에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달리 최대활용기간이 ‘외부 수탁과제 종료일자까지’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기간제 근로자 활용계획서와 근로계약서의 기재가 서로 다른 경우 근로계약서가 우선하여 적용되며, 이 기간제 근로자 활용계획서는 기간제 근로관계를 명확하게 하고자 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서를 대체하는 효력을 가지지 않습니다.’라는 이 사건 활용계획서 조항에 따라 아무런 효력을 가지지 못한다. 이와 전제를 달리하여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활용계획서에는 최대활용기간이 2020. 12. 31.까지라고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 수탁과제 종료일자까지’라고 기재되어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수행한 이 사건 연구과제(외부 수탁과제)의 총 연구기간은 2020. 12. 31.을 초과하므로, 원고가 이 사건 활용계획서를 작성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 없이 2020. 12. 31.을 경과함으로써 당연히 종료된다는 점에 대해 명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다. 같은 이유에서 원고가 기안한 이 사건 협조문에 원고의 최대활용기간이 ‘최대 2020. 12. 31.까지’라고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 또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원고의 기대권을 부정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C과에서 연구 보조, 과제관리 지원, 연구비 집행 및 정산 업무 등 행정 업무를 수행하였고, 이 사건 연구과제는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이후에도 계속되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수행한 행정 업무는 사실상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에 ‘H 교수는 원고에게 주로 이 사건 연구과제와 관련된 행정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기재하기도 하였다.
참가인 소속 O학부는 계약기간을 2019. 4. 1.부터<3> 2020. 3. 31.까지로, 최대활용기간을 2020. 3. 31.까지로 각 정하여 위촉연구원(P)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참가인 인사팀의 승인을 받아 위 최대활용기간을 초과하여 P과의 계약기간을 2020. 4. 1.부터 2021. 3. 31.까지로, 2021. 4. 1.부터 2022. 3. 31.까지로 2회 갱신하였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참가인은 다른 위촉연구원에 대하여는 최대활용기간을 초과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는 것을 승인하면서도 원고에 대하여만 별다른 이유 없이 최대활용기간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는바, 이러한 참가인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 존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피고 및 참가인은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최대활용기간에 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만 주장하고 있을 뿐, 달리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아무런 주장·증명을 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 또한 이유 있다.
소결론
결국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여서 아무런 효력이 없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달리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승훈 김규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