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2. 3. 선고 2021구합80087 판결

주문

1.

원고의 주위적 피고에 대한 소를 각하한다.

2.

원고의 예비적 피고에 대한 2018. 3. 1.자 'B 협약'에 기한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주위적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고, 원고와 예비적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예비적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환경사업에 관한 엔지니어링, 설계, 제작, 시공, 시운전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예비적 피고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공법인이고, 주위적 피고는 예비적 피고의 대표자인 원장이다(이하 주위적 피고와 예비적 피고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을 경우에는 '피고'라고만 한다).

나.

환경부와 피고는 2015. 2. 26.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B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추진하기 위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후 여러 차례에 걸쳐 위 용역계약의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변경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는 2017. 2. 1. 위 용역계약을 이행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사업의 참여후보기업 선정 공고를 하였다. 원고는 2017. 3. 24. 참여후보기업으로 선정되어 2017. 3. 28. 피고와 사이에 참여후보기업 협약을 체결하였다.

라.

원고는 2018. 1. 25. 중국 법인인 J유한책임회사와 사이에 중국 F 내 K그룹 보유 광산의 석탄열보일러에 탈황설비 및 탈질설비 각 17대를 설치하기로 하는 내용의 '중국 F 석탄열보일러 환경설비 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

마.

원고와 피고는 'L'이라는 명칭의 과제(이하 '이 사건 과제'라 한다)를 수행하기 위하여 주관사업기관을 원고, 사업책임자를 원고의 대표이사 M, 참여기관을 N 주식회사, 총 사업기간과 당해 연도 협약기간을 다음과 같이 정하여 총 4회에 걸쳐 'B 협약'(이하 아래와 같이 '제○차 협약'이라 하고, 제1 내지 4차 협약을 통틀어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바.

이 사건 제1 내지 4차 협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

제3, 4차 협약의 체결 경위

1)

중국 F 인민정부는 2018. 7. 29. 석탄보일러에 관한 정책을 변경하여 기존에 사용하던 10톤 이하 석탄보일러를 철거하고 35톤 이하 석탄보일러는 신규 설치를 허용하지 않는 내용의 'O 계획'을 발표하였다. 원고는 당초 이 사건 과제에 따라 10톤급 설비 4대, 20톤급 설비 10대, 35톤급 설비 3대를 각 설치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위와 같은 중국 정부의 정책 변경으로 인하여 이미 제작을 완료한 10톤급 설비를 설치할 수 없게 되었다.

2)

원고는 2019. 2. 13. 피고에게 'F 인민정부가 2018. 7. 29. 기존 10톤 이하 보일러를 철거하고 대용량 보일러를 신설·배치하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설비 설치가 지연되었고, 발주처의 내부 사정으로 인하여 사업기간의 연장이 필요하게 되었다'는 이유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협약변경 승인을 요청하였다.

3)

피고는 2019. 3. 5.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협약변경을 승인하였다.

4)

원고와 피고는 2019. 9. 18. 협약기간을 2019. 7. 1.부터 2019. 12. 31.까지로 정하여 제3차 협약을 체결하였다.

5)

원고는 2019. 10. 29. 피고에게 '기존 설비에 대한 해체 및 현장정리, 신규 보일러 메이커 선정, 신규 보일러 설치 업체 선정 등으로 이미 제작한 설비의 설치가 지연되어 사업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사업기간을 '2019. 7. 1. ~ 2019. 12. 31.'에서 '2019. 7. 1. ~ 2020. 12. 31.'로 연장하는 내용의 협약변경 승인을 요청하였다.

6)

피고는 2019. 11. 7.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협약변경을 승인하였다.

7)

원고와 피고는 2020. 3. 17. 협약기간을 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로 정하여 제4차 협약을 체결하였다.

아.

피고는 이 사건 사업의 관리를 위하여 2015. 12. 1. 'B사업 관리지침'(이하 '관리지침'이라 한다)을 제정하였다. 제1차 협약 체결 당시 시행 중이던 2018. 2. 2. 개정된 관리지침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

피고는 2020. 3. 20. 원고에게 2020. 3. 18. 개정된 관리지침(이하 '개정 관리지침'이라 하고, 2020. 3. 18. 개정되기 전의 것을 '개정 전 관리지침'이라고 한다)을 송부하면서 개정 관리지침을 준수하겠다는 내용의 서면약정서에 서명하여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다. 개정 관리지침에서는 다음과 같이 '성실하게 수행한 과제'에 대한 사업비 환수 기준이 종전 '면제 또는 해당 연도 사업비 전액 이내'에서 '면제 또는 총 사업기간 동안 지급된 사업비 전액 이내'로 변경되었다. 원고는 피고에게 개정 관리지침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서면약정서 제출을 거부하였다.

차.

이 사건 협약은 제4차 협약의 협약기간 만료일인 2020. 12. 31. 종료되었다. 피고는 2021. 2. 23. 이 사건 과제에 대한 최종평가를 실시한 결과 이 사건 과제를 '실패'(성실하게 수행한 과제)로 판정하고, 2021. 6. 3.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처분사전통지서를 보냈다.

카.

원고는 2021. 6. 10. 피고에게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이의신청 조정위원회의 심의 결과 원고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고, 2021. 7. 8.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제재조치 확정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 17, 18, 20, 22, 26, 27호증, 을 제1 내지 3, 7 내지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주위적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1)

본안전 항변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통보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임을 전제로 주위적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통보의 취소를 구하고 있으나, 이 사건 통보는 행정처분이 아니므로 원고의 주위적 피고에 대한 소는 부적법하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청의 처분이라 함은 원칙적으로 행정청의 공법상의 행위로서 특정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의 효과를 직접 발생하게 하는 등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 관계가 있는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누6331 판결,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두18362 판결 등 참조). 행정청이 자신과 상대방 사이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일방적인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그 의사표시가 행정청으로서 공권력을 행사하여 행하는 행정처분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관계 법령이 상대방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에 따라 그 의사표시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것인지 아니면 공법상 계약관계의 일방 당사자로서 대등한 지위에서 행하는 의사표시인지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5. 31. 선고 95누10617 판결, 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3두6244 판결,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두4144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통보는 주위적 피고가 예비적 피고를 대표하여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한 당사자의 지위에서 이 사건 협약에서 정한 내용에 따라 권리행사를 한 것이므로 공법상 계약에 따라 행정청이 대등한 당사자의 지위에서 한 의사표시로 봄이 타당하고, 이를 행정청이 우월한 지위에서 행하는 공권력의 행사로서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주위적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있다.

(1)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이하 '환경기술산업법'이라 한다)은 같은 법 제5조에 근거한 환경기술개발사업과 같은 법 제8조 및 제13조의4에 근거한 지원대상 사업을 구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기술개발사업에 대하여는 환경기술산업법 제5조의2 제1항 등에서 환경부장관에게 참여제한 및 사업비 환수 등의 처분을 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고, 주위적 피고는 같은 법 제31조 제2항 제1호 등에 따라 그에 대한 권한을 위탁받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공동연구의 촉진 또는 해외시장 진출지원에 관한 규정인 환경기술산업법 제8조 및 제13조의4에 근거하여 진행되는 지원대상 사업에 관하여는 주관사업기관 등에 대하여 참여제한 또는 사업비 환수 등의 제재 조치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법령상 근거가 없다.

(2)

이 사건 사업은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에 관한 인력·정보의 국제교류, 해외시장 개척 등을 목적으로 정부지원금이 출연된 사업이므로,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이 사건 협약은 환경기술산업법 제8조 및 제13조의4에 따른 지원대상 사업과 관련하여 체결된 것인바, 이는 공법상 대등한 당사자 사이의 의사표시의 합치로 성립하는 공법상 계약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관리지침 중 사업비 환수 등 제재조치에 관한 사항은 기타 사항으로 이 사건 협약에 포함되어 있고, 이에 따라 주위적 피고가 제재조치를 통보한 경우 그 효과는 전적으로 이 사건 협약과 관리지침이 정한 바에 따라 정해질 뿐 달리 제재조치의 효과 또는 이에 수반되는 행정상 제재 등에 관하여 관련 법령에 아무런 규정이 없다.

(4)

개정 전 관리지침 [별표 6](개정 관리지침 [별표 5])은 '참여제한은 B사업에 한해 적용'이라고 명시하고 있는바, 이 사건 통보에 따라 제재조치의 효과가 미치는 사업은 이 사건 협약 및 관리지침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이 사건 사업에 한정될 뿐, 피고가 주관하는 이 사건 사업을 제외한 다른 사업에도 제재조치의 효과가 미치는 것은 아니다.

나.

예비적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1)

본안전 항변의 요지

개정 관리지침에 근거한 이 사건 통보가 무효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예비적 피고는 개정 전 관리지침에 근거하여 재차 원고에게 사업비 환수 통보를 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통보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예비적 피고에 대한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

2)

판단

살피건대, 원고의 예비적 피고에 대한 소는 이 사건 통보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원고의 이 사건 협약에 따른 사업비 환수금 채무가 부존재 한다는 점의 확인을 구하는 것인바, 예비적 피고가 그 채무의 존재를 다투고 있는 이상 확인의 이익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예비적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4.

원고의 예비적 피고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 주장의 요지

1)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이 사건 협약 제12조 제5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이라 한다) 제6조 제2항 제1, 2호, 제12조 제1호에서 정한 불공정 약관조항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원고는 피고에게 개정 관리지침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혔으므로, 개정 관리지침은 이 사건 협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지 않았다. 또한 개정 관리지침은 부칙 제1조에서 '이 지침은 개정 이후 협약 과제부터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관리지침 개정 전에 체결된 이 사건 협약에는 적용될 수 없다. 한편 개정 전 관리지침은 성실하게 수행한 과제에 대한 사업비 환수 기준을 '면제 또는 해당 연도 사업비 전액 이내'로 정하고 있는바, 피고는 4차년도에 원고에게 당해 연도 사업비를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예비적 피고에 대한 환수금 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

원고는 이 사건 과제에서 정한 탈황·탈질 설비의 제작을 모두 완료하였으나, 중국 정부의 환경정책 변경으로 인하여 원고가 제작한 설비 중 일부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집합금지 명령 및 조업중지 명령으로 인하여 원고가 제작한 설비를 중국에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처럼 원고는 이 사건 과제를 성실하게 수행하였으나 불가항력적인 요인으로 인하여 이 사건 과제를 완수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원고에게는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과제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2)

예비적 피고 주장의 요지

가)

개정 관리지침은 이 사건 협약 제12조 제5항에 따라 원고에게 통보됨과 동시에 이 사건 협약의 내용이 되었고, 원고는 개정 관리지침을 준수한다는 서면약정서에 서명할 의무를 부담할 뿐 서명을 거부할 권리가 없다. 약관법 제30조는 비영리사업의 분야에 속하는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협약에는 약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개정 관리지침 부칙 제1조는 관리지침 개정 이후 체결된 협약에 적용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관리지침 개정 당시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던 모든 협약에 적용된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나아가 원고는 이 사건 협약 체결 당시 피고에게 관리지침 개정 권한을 일임하였으므로, 원고가 뒤늦게 이 사건 협약 제12조 제5항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는 개정 관리지침의 [별표 5]에 따라 피고에게 사업비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설령 이 사건 협약에 개정 전 관리지침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제3차 협약과 제4차 협약은 실질적으로 제2차 협약의 기간을 연장한 것에 불과하므로, 제2차 협약의 해당 연도 사업비가 제3차 협약 및 제4차 협약의 해당 연도 사업비로 계속해서 유지된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도 피고에게 보험가입금액은 기존과 동일하고 보험기간만 연장된 이행(지급)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함으로써 제2차 협약 불이행에 따른 사업비 반환의무를 계속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개정 전 관리지침 [별표 6]에 따라 사업비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

다)

이 사건 협약과 관리지침은 귀책사유를 별도로 요구하고 있지 않으므로, 원고의 귀책사유 유무를 불문하고 계약불이행으로 인한 위험을 원고가 부담하기로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에게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원고는 이 사건 과제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부담한다.

라)

설령 정당한 사유 유무를 고려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예비적 피고가 이 사건 협약의 기간을 2년 가까이 연장해 주었음에도 원고는 스스로 협약의 이행을 포기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판단

1)

개정 관리지침이 이 사건 협약에 적용되는지 여부

원고는 이 사건 협약 제12조 제5항이 약관법에 위배되어 무효이므로 위 조항에 근거하여 피고의 일방적인 통보만으로 개정 관리지침이 이 사건 협약에 적용된다고 볼 수 없고, 개정 전 관리지침이 계속해서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먼저 이 사건 협약이 약관법의 적용을 받는 약관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약관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약관'이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에 상관없이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여러 명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을 말한다. 갑 제3, 6 내지 8호증, 을 제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사업에 참여한 후보기업은 원고를 포함하여 총 8개사였던 사실, 개정 전 관리지침 제17조 제1항 제3호는 주관사업기관의 장이 위 관리지침의 [별지 제15호] 서식에 따라 피고와 이 사건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도록 정하고 있는 사실, [별지 제15호] 서식은 당사자의 특정 등을 위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정한 내용과 형식에 따라 부동문자로 작성되어 있는 사실, 원고와 피고는 [별지 제15호] 서식을 이용하여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협약은 피고가 여러 주관사업기관과 이 사건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것으로서 약관법 제2조 제1호의 '약관'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나아가 이 사건 협약 제12조 제5항이 불공정한 약관조항으로서 무효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약관법에 의하면 약관의 내용 중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제6조 제2항 제1호),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은 무효이다(제6조 제1항). 이 사건 협약 제12조 제5항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관리지침 등 관계규정을 제·개정하는 경우 이를 주관사업기관의 장에게 통보하여야 하며, 주관사업기관의 장은 이를 다시 참여기관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이 경우 주관사업기관의 장 및 참여기관이 통보받은 시점으로부터 제·개정된 관계규정과 상치되는 본 협약내용은 자동 변경된 것으로 보며, 주관사업기관의 장과 사업책임자는 이와 같은 통보를 받은 즉시 주관사업기관을 대표하여 위와 같이 제·개정된 관리지침 등 관계 규정을 준수하겠다는 서면 약정에 서명하여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에게 교부해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는바, 이는 주관사업기관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피고의 일방적인 통보만으로 개정된 관리지침을 협약의 내용으로 편입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서 주관사업기관이 개정된 관리지침을 협약의 내용으로 편입시킬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협약 제12조 제5항은 고객인 주관사업기관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서 불공정한 약관조항에 해당하므로, 약관법 제6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약관법 제30조는 비영리사업의 분야에 속하는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협약에는 약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약관법 제30조 제1항은 '이 법은 약관이 상법 제3편, 근로기준법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영리사업의 분야에 속하는 계약에 관한 것일 때에는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같은 법 시행령은 아직 위 법률의 적용이 배제되는 비영리사업의 분야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협약이 비영리사업 분야에 속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약관법의 적용이 배제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7다4333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또한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협약 체결 당시 피고에게 관리지침 개정권한을 일임하였으므로, 뒤늦게 이 사건 협약 제12조 제5항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강행법규에 위반한 자가 스스로 그 약정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반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그 주장을 배척한다면, 이는 오히려 강행법규에 의하여 배제하려는 결과를 실현시키는 셈이 되어 입법취지를 완전히 몰각하게 되므로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주장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는바(대법원 1999. 3. 23. 선고 99다4405 판결 참조), 원고가 이 사건 협약 제12조 제5항이 강행법규인 약관법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개정 전 관리지침에 따른 환수금 채무의 존부

이 사건 협약 제12조 제5항은 불공정한 약관조항으로서 무효이므로, 위 조항에 근거하여 피고의 일방적인 통보만으로 개정 관리지침이 이 사건 협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는 없는바, 원고가 피고에게 개정 관리지침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한 이상 개정 관리지침은 이 사건 협약에 적용될 수 없고 개정 전 관리지침이 계속해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개정 전 관리지침 [별표 6]은 '성실하게 수행한 과제'에 대한 사업비 환수 기준을 '면제 또는 해당 연도 사업비 전액 이내'로 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최종적으로 체결된 제4차 협약서에는 당해 연도 사업비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협약에 근거한 환수금 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제3차 협약과 제4차 협약은 제2차 협약의 기간을 연장한 것에 불과하므로, 제2차 협약의 당해 연도 사업비가 제3차 협약 및 제4차 협약에서도 당해 연도 사업비로 계속 유지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제2차 협약의 당해 연도 사업비를 개정 전 관리지침 [별표 6]에서 규정하는 '해당 연도 사업비'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개정 전 관리지침 [별표 6]은 사업비 환수 기준과 관련하여 '해당 연도 사업비 전액', '전 연도 사업비 전액', '총 수행기간 동안 지급된 사업비 전액'을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개정 전 관리지침 [별표 6]에서 규정하는 '해당 연도 사업비'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협약 중 최종적으로 체결된 협약의 당해 연도 사업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문언상 자연스럽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해당 연도 사업비'란 제4차 협약의 '당해 연도 사업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나)

제4차 협약서에는 '당해 연도 사업비'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제4차 협약서의 문언상 피고의 주장과 같이 제2차 협약의 당해 연도 사업비가 제4차 협약의 당해 연도 사업비로 계속 유지된다고 해석할 아무런 근거가 없는 점,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는 점(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다23482 판결 등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협약의 '해당 연도 사업비'는 제4차 협약서에 명시된 대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다)

한편 피고는, 원고가 피고에게 보험가입금액은 기존과 동일하고 보험기간만 연장한 이행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함으로써 제2차 협약에 따른 사업비 환수금 채무를 계속해서 이행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갑 제14호증, 을 제2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9. 11. 7. 원고에게 사업기간을 2020. 12. 31.까지 1년 연장하는 내용의 협약변경을 승인하면서 원고에게 보험기간이 연장된 이행보증보험증권을 새로 발급받아 제출하도록 요구한 사실, 이에 원고가 T주식회사로부터 보험가입금액은 기존과 동일하고 보험기간만 연장된 이행보증보험증권을 발급받아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피고의 요구에 따라 보험기간이 연장된 이행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제2차 협약의 당해 연도 사업비를 제4차 협약의 당해 연도 사업비로 계속 유지하는 데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소결

원고의 이 사건 협약에 기한 사업비 환수금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예비적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다(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5.

결론

원고의 주위적 피고에 대한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예비적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김재경 신은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