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7. 3. 29 참가인 소속 국방부 산하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을 통하여 참가인과 계약기간을 2017. 4. 1.부터 2019. 3. 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C 함대 사령부에서 성고충전문상담관으로 근무를 시작하였고, 그 후 2019. 2. 7.(근로계약기간 2019. 4. 1.~2020. 3. 31.) 및 2020. 3. 17.(근로계약기간 2020. 4. 1.~2021. 3. 31.) 각 1년 단위로 2회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해군본부는 2021. 2. 26.경 원고에게 ‘재계약 심사기준 및 배점표 평가점수 70점 미만으로 재계약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고(내부기준에 따라 평가점수 70점 이상자 중 재계약 대상자를 선정), 상담 또는 사건지원 간 내담자의 신상이 노출될 수 있는 조치 및 언행을 하는 등 비밀보장 유지의무를 위반한 복무사항 위반행위’ 등을 이유로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2021. 3. 31.자로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종료한다는 취지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갱신 거절’이라 한다).
원고는 2021. 4. 9. 이 사건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6. 8. ‘원고에게는 근로계약에 관한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참가인이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D).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2021. 7. 15.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9. 13. ‘원고에게는 근로계약에 관한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나, 참가인이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여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B,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나 제13,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① 원고에게 불리하도록 이 사건 재심판정 절차를 불공정하고 편파적으로 운영하였고, ② 기동상담 점수에 관한 사실관계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자료의 의미를 오인하여 원고의 근무성적평정 결과가 계약갱신 기준점수인 70점에 미달한다고 잘못 판단하였으며, ③ 참가인은 합리성·객관성·공정성을 결여한 근무성적평정을 이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였는바 이 사건 갱신 거절은 부당해고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참가인 소속 국방부 산하 해군본부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이하 ’군인복무기본법‘이라 한다)에 따라 국가 방위와 국민의 보호를 사명으로 군인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장병들의 성희롱, 성폭력, 성차별 등 관련 고충 해소와 사고 예방 등을 위해 양성평등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라 한다)를 두고 있다. 원고는 2017. 4. 1. 참가인과 최초 근로계약을 체결한 때부터 이 사건 갱신 거절이 있기까지 이 사건 센터 소속 성고충전문상담관으로서, 2017. 4. 1.부터 2020. 5. 17.까지는 C함대 사령부에서, 2020. 5. 18.부터는 E(이하 ’E‘라 한다)에서 각 근무하였다.
이 사건 센터는 2019. 8. 6. 원고를 포함한 성고충전문상담관들의 활동과정 상문제점을 확인하고 피드백을 제공하기 위하여 2019년 후반기 성폭력 예방 및 양성평 등 정책 추진실태 현장점검(이하 ’2019년 후반기 현장점검‘이라 한다)을 실시하였다. 2019년 후반기 현장점검 결과 원고에 대하여 지적된 문제점은 아래와 같다.
참가인은 2020년 전반기 및 후반기에 소속 부대원들을 상대로 원고에 대한 성고충상담 관련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설문조사의 내용 중 ’귀하의 소속 부대를 담당하는 성고충전문상담관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하여 ’원고‘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2020년 전반기 42%(C함대 사령부) 및 58%(E)였고, 2020년 후반기 55%(E)였다.
이 사건 센터에 2021. 1. 4.경 ’원고가 성고충전문상담관으로서 부적절한 조치와 발언을 하였다‘는 제보(이하 ’이 사건 피해 제보‘라 한다)가 접수되었는데, 그 요지는 아래와 같다.
이 사건 피해 제보에 따라 2021. 2. 15.부터 같은 달 16.까지 원고에 대한 감찰조사(이하 ’이 사건 감찰조사‘라 한다)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 참가인은 같은 달 24. 원고에 대하여 서면 경고처분(이하 ’이 사건 경고처분‘이라 한다)을 확정하였다.
원고는 2021. 1. 21. 이 사건 센터에 재계약 희망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군인복무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성고충전문상담관을 채용하여 5년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초 2년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1년 단위로 채용기간을 연장하고 있고, 재계약 여부는 국방 양성평등 지원에 관한 훈령(이하 ’훈령‘이라 한다) 제85조를 준용하여 근무성적평정 상 재계약 기준점수 70점 이상인 자 중에서 운영위원회를 통해 근무성적평정 결과, 2016년부터 업무실적, 직접운영부대장 및 양성평등담당 평가, 내담자 설문조사 결과 등 내부평가기준을 적용하여 성고충전문상담관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여 왔다.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재계약 여부 심사에 적용한 내부 평가기준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참가인은 2021. 2. 5. 원고를 포함한 성고충전문상담관 2명에 대한 재계약 여부 심의를 위한 ’2021년 1차 성고충전문상담관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였다. 성고충전문상담관에 대한 근무성적평정은 직접운영부대(C함대 사령부 또는 E)와 양성평등계선(이 사건 센터)의 평가자 및 확인자가 실시하며 각 50점을 합산하여 산정하는데, 원고에 대한 2020년 근무성적평정 요약 결과는 아래와 같다(근무성적평정은 2020년 상반기까지는 분기마다 실시하다가 2020년 하반기부터는 반기마다 실시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구분 이 사건 센터
2021년 1차 성고충전문상담관 운영위원회 심의 결과 원고에 대한 평가점수가 재계약 기준점수(70점)에 미달하자, 운영위원회는 원고에 대한 운영위원회 점수(배점 10점)를 미반영한 채 나머지 평가요소의 배점만을 합산하여 1차 회의를 종결하였는데, 심의 결과에 따른 원고의 세부 점수 내역은 아래 과 같다.
참가인은 이 사건 감찰조사 결과를 확인하고 원고와의 계약 연장 여부를 재심사하기 위하여 2021. 2. 25. 2021년 2차 성고충전문상담관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였다. 재심의 결과 원고에 대한 평가점수는 69.93점이었고, 그 세부 점수 내역은 아래 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9, 10호증, 을나 제1 내지 3, 5, 7, 8, 10 내지 15호증(가지번호 있는 서증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절차적 하자 유무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심문기일에서 원고 측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지 않는 등 절차를 불공정하고 편파적으로 운영한 위법이 존재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발언권이 부당하게 제한된 상태에서 심문회의를 진행하였다는 등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절차적 하자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한편 기간제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및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의 갱신거절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의 기준 시점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갱신거절 당시, 즉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 당시를 기준으로 하되, 특히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그 당시까지 존재하는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그 인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판단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을나 제2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더라도 근무평가 등의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원고의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성고충전문상담관의 채용기간과 관련하여, 군인복무기본법 시행령 제34조는 ’ 국방부장관은 심리상담 또는 사회복지분야 관련 자격증을 소지하고 일정 기간 이상의 상담경험이 있는 사람을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 따라 기간제근로자로 채용하여 성고충전문상담관으로 임명하려는 경우, 최초 채용기간은 2년으로 하되 필요한 경우 계속 근무한 기간이 5년을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1년 단위로 채용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해군본부의 ’2017년 성고충전 문상담관 추가 채용 계획‘ 공고문에도 ’계약기간 종료 후 필요시 계속 근무기간이 5년을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1년 단위로 연장 가능‘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또한 구 훈령(2021. 6. 1. 국방부훈령 제25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6조 제2항<1>은 ‘성고충전문상담관의 채용기간은 군인복무기본법 시행령 제34조에 따르며, 성고충전문상담관의 채용기간을 연장하려는 경우에는 본인의 희망과 근무성적 평가결과, 내담자 설문결과 등을 참고하여 운영부대 인사위원회의 의견을 거쳐 계속근무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위 각 규정의 취지는 성고충전문상담관의 근무평가 등을 요건으로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해군본부는 ‘성고충전문상담관의 채용기간이 5년을 초과한 경우에도 해당기간이 지나기 전에 근무기간 중 근무성적평정을 종합한 평균성적이 70점 이상인 성고충전문상담관 중 국방부 조직관리담당관의 승인 및 인사위원회 등의 의사결정 절차를 거쳐 공무직 근로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훈령 제85조 제3항 제1호를 준용<2>하여 수립한 성고충전문상담관 재계약 기준에 따른 근로계약 갱신 절차를 시행하여 왔다.
원고가 2017. 3. 29. 해군본부와 성고충전문상담관으로 2년의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2021. 3. 31.까지 2차례에 걸쳐 1년 단위로 재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 절차에서 참가인은 ’과거 성고충전문상담관들 중 일부에 대한 재계약이 거절된 사례가 존재하기는 하나, 성고충전문상담관이 희망할 경우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재계약하여 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참가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다수의 성고충전문상담관들이 참가인과 재계약을 하여온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군인복무기본법 제41조 제2항은 성희롱, 성폭력, 성차별 등 성 관련 고충상담을 전담하기 위하여 군부대 또는 군기관에 성고충전문상담관을 배치하도록 하고 있어, 성고충전문상담관의 업무는 상시적·계속적 업무에 해당한다.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 존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평가에는 수치로 계량되는 객관적인 실적뿐만 아니라 기업조직에의 융화 정도 등 수치로 계량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도 포함되는 것이므로, 일부 평가 항목에 관하여 객관적인 판단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상급자의 주관적인 평가에 좌우될 우려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근무평정기준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2다31949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을나 제4, 6, 9, 19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실시한 근무성적평정에 객관성·합리성이 인정되므로, 참가인이 위와 같은 평가에 근거하여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판단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참가인은 기간제근로자인 성고충전문상담관의 근로계약을 갱신하거나 채용기간이 5년을 초과하여 공무직 근로자(무기계약자)로 전환할 시에는 훈령 제85조에 따라 근무성적평정 결과 재계약 기준점수 70점 이상인 자 중에서 운영위원회를 통해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 왔고, 성고충전문상담관의 재계약 심사를 위하여 2016년부터 양적 평가(복무성과, 교육평가, 자살예방 추진 실적)와 질적 평가(운영부대 지휘관 의견, 수상 실적 등)를 반영한 내부 근무성적평정 기준을 정하여 운용하여 왔다.
나아가 성고충전문상담관 운영위원회에서 심의하는 근무성적평정은 대부분 복무성과 평가[55점: 반기별 근무평정(40점), 인사실무자 평가(15점)], 성폭력 예방 추진 실적[20점: 사건발생 건수(5점), 사건 처리실적(5점), 예방교육/간담회(5점), 기동상담(5점)], 상담활동 평가[15점: 운영부대 지휘관 평가(5점), 양성평등담당 평가(5점), 기타(5점)], 위원회 점수(10점) 각 항목<3>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 점수를 가감하는 방식의 정량적 평가방법으로 이루어지는데, 참가인은 원고를 채용한 이래 동일한 평가 기준으로 원고에 대한 재계약 여부를 심사해 왔다.
한편,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평가는 수치로 계량되는 객관적인 실적뿐만 아니라 조직의 융화 정도 등 수치로 계량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도 포함되므로, 일부 평가항목이 상급자의 주관적인 평가에 좌우될 여지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근무성적평정 기준이 불공정하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성고충전문상담관의 전문성과 기본 역량 및 자질, 업무수행 태도는 군 내 성폭력 근절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이고, 군 내 성폭력 상담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법률 지식과 피해자 심리에 대한 이해는 물론 상명하복이 철저한 군조직의 특성까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고도의 숙련된 상담 전문성이 요구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근무성적평정 기준에서 정한 세부 평가항목에는 일응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근무성적평정 결과 60점 이상~70점 미만인 자도 재계약되는 경우가 많았고 60점이 재계약 기준점수가 되어야 하므로 원고의 근무성적평정 결과가 70점 미만이라는 이유로 참가인이 재계약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성고충전문상담관의 근무성적평정 결과는 탁월(A+: 95점 이상), 우수(A: 95점 미만~80점 이상), 보통(B: 80점 미만~60점 이상), 미흡(D: 60점 미만)으로 나누어지는데, 근무성적 평정 결과 최하위인 ’미흡‘을 5년 이내 2회 이상 받는 경우 훈령 제87조 제2항에 따라 ① 업무수행 능률이 현저히 저하되어 불성실 이행자로 판정된 경우(1호)나 ② 근무성적 평가 결과 종합평점이 최하위인 ‘미흡’을 2년 이내 2회 이상 받은 경우(2호)에 해당하여 근로계약기간 중이라도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무성적평정 결과 60점 이상’이라는 조건은 근로계약기간 중 근로계약 해지의 기준일 뿐, 근로계약 갱신 여부에 관한 기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코로나19로 인하여 기동상담이 제한된 특수 상황을 고려하여 전화상담이 기동상담 내역에 포함되어야 하고, 원고에게 부여된 69.93점에 기동상담 통제로 인한 전화상담 점수 0.4점을 더하면 원고는 총 70.33점을 받을 수 있었으므로 재계약 기준점수인 70점을 초과하는바, 이 사건 갱신 거절은 부당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사실오인에 따른 계산 오류가 존재하여 위법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기동상담에 추가 점수를 부여하는 취지는 성고충전문상담관이 기존 출근지를 벗어나 먼 곳으로 출장을 가서 상담하는 어려움을 인정해주는 의미이므로, 전화상담 점수를 기동상담 점수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위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관련 법령이나 참가인의 내부기준에 의하더라도 그와 같이 인정할 근거를 찾을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재심판정(37면 9 내지 15줄)의 의미는, 설령 원고의 주장대로 전화상담을 기동상담 내역에 포함하더라도 원고는 재계약 심사기준인 70점에 미달한다는 취지이고, 기동상담 가점은 1건당 0.1점씩 최대 5점까지 부여할 수 있으므로(을나 제15호증 1면 참조), 이 사건 재심판정 37면 13~14줄에 “기동상담이 코로나19로 인하여 전화상담으로 변경 실시한 것은 2건에 불과(0.4점 가산)”하다고 기재된 괄호 부분은 건당 0.1점씩 총 “0.2점 가산”의 단순 오기로 보인다.
나아가 참가인은 2020년 상반기까지는 근무성적평정을 분기마다 실시하다가 2020년 하반기부터는 반기마다 실시하는 것으로 변경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① 2020년도 업무실적 평가자료(을나 제15호증) 중 “복무성과평가-근무평정-직접운영부대” 후반기(3, 4분기 합산) 점수를 가중평균하여 계산하였다면 원고에게 부여된 78점<4>이 아닌 73.8점<5>을 총점 100점 중 20점으로 환산<6>하여 원고의 2020년도 업무실적 평가 최종점수가 69.93점<7>이 아닌 69.09점<8>이 되었을 여지가 있어 보이는 점, ② 위와 같이 고쳐 계산할 경우 원고의 주장대로 전화상담 점수(0.2점)를 가산하더라도 원고의 2020년 근무성적 평정은 재계약 심사기준인 70점에 미달(69.29점 = 69.09점 + 0.2점)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한편 위와 같이 고쳐 계산하지 않더라도(즉, 원고가 부여받은 69.93점에 전화상담 점수 0.2점을 가산하여 원고의 점수를 70.13점으로 보더라도) 참가인은 재계약 심사기준 70점을 넘는 자를 대상으로 성고충전문상담관의 제반 역량 및 자질 등을 고려하여 재계약 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고 70점을 초과한 대상자 모두와 재계약을 체결할 의무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사실인정이나 증거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비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다.
2019년 후반기 현장점검 결과 원고에 대하여 지적된 문제점은 원고가 성고충 사항 외에 지휘관에게 직접 보고하는 경우가 잦고, 상담을 강요하는 경향이 있으며, 성희롱·성추행 등 피해사건에서 자의적인 법리 판단 및 해석을 하여 사건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 등이었다. 또한 C함대 사령부 ○○○ 원사는 2020. 2.~3.경 이 사건 센터에 ‘내담자가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부대나 함정을 찾아와 밖에서 지켜보고 있어 상당히 부담스럽고 그로 인해 더욱 상담에 거부반응이 든다는 부대원이 있다’는 내용의 민원을 접수하기도 하였다.
나아가 원고는 C함대 사령부에서 2020. 5. 18. E로 전보발령되기 전인 2020. 5. 7.경 E 행정 담당관에게 직접 상담실에 필요한 물품(오디오, 커피메이커, 전자레인지 등)을 이메일로 요청하고, 이후에도 상담실 내 싱크대 설치, 근무지 주변 주차라인 설치를 요청하기도 하는 등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하였으며, 그 요청과정에서 군내 보고체계를 무시하고 직접 지휘관에게 보고하여 본인의 요구사항을 관철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을나 제9호증의 3, 4 참조).
또한 원고는 2020. 7. 29. 국방부 주관 성고충전문상담관 직무역량강화 워크숍 참석 후 E 인사참모에게 ‘위 워크숍에서 코로나 의심증상자와 밀접 접촉하였고, 그 피접촉자가 코로나 감염 PCR 검사를 받고 부대에서 자가격리를 하였다’는 것을 보고하여 인사참모로부터 다음 날 출근하지 말고 대기하라는 명을 받았다. 원고는 2020. 7. 30. E 인사참모실 양성평등담당관에게 ‘자가격리’에 대해 ‘공가’를 부여하는지 문의하였는데, ‘공가’가 아닌 ‘대체휴무’로 처리하겠다는 안내를 받자 이에 대하여 양성평등담당관 등에게 이의를 제기하기도 하였다.
이상과 같은 원고의 근무성적평정 성적, 업무실적평가, 직접운영부대장(사용부대장) 및 양성평등담당 평가서, 내담자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원고의 근무태도 및 이 사건 피해 제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근무성적평정 평가자들 및 내담자들로부터 공통적으로 군의 조직체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주변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거나 상담 자체를 강요하거나 상담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는 듯한 태도와 전문성 부족을 지적받은바, 원고의 상대적으로 낮은 복무성과 평가 및 상담활동 평가 점수 등에는 위와 같은 지적이 정량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상명하복 질서 아래에서 유기적으로 임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군 조직의 특성상 이러한 평가는 단순히 사기업에서 직장 내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가볍게 평가할 수 없다.
훈령 제77조는 성고충전문상담관의 임무의 하나로 ‘성폭력 피해자 보호조치 및 사후관리’를 정하고 있고, 이를 위하여 ‘피해자 신상 및 사건 관련 비밀보장 엄수, 피해자 심리적 안정을 위한 상담 지원 등’ 절차를 아울러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2019년 피해자 신원 노출 사건 및 2020년 2차 가해 발언 사건의 발생 경위 및 내용을 살펴보면, 원고는 성폭력 사건을 참모장·사령관에게 보고하면서 피해자 및 증인을 동반함으로써 주변인들로 하여금 성폭력 사건 발생 사실 및 신고 상황을 짐작할 수 있게 하여 피해자의 신분이 노출되도록 한바, 이는 피해자 신상 노출 방지 대책을 강구하여야 할 성고충전문상담관의 책무에 오히려 반하는 처사였다. 또한 원고는 성폭력 피해자가 사건을 알리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로 인한 정신적·감정적 피해를 추가로 입기도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야 함에도 성폭력 피해자에게 “힘내요, 소문이 다 나서.”라는 발언을 한바, 이는 위와 같은 2차 가해를 예방하여야 할 성고충전문상담관으로서는 매우 부적절한 행위였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점은 참가인이 원고와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주요한 이유로서 고려되었다. 원고는 참가인이 경징계도 아닌 이 사건 경고처분을 근거로 원고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불리한 평가를 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성고충전문상담관에게 요구되는 자질 및 능력과 역할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면 위 제반 사정을 두루 참작한 참가인의 평가가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변이섭 심용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