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11. 24. 선고 2021구합94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은 할부금융업무 등 여신전문금융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7. 5. 25. 피고보조참가인과 사이에 오토 플래너(Auto Planner)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하였고(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하고, 원고와 같이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영업업무에 종사하는 자들을 ‘위임계약 영업직’이라 한다), 2017. 6. 1.부터 서울 마포구 소재 C지점에서 근무하였다.

나.

이 사건 계약은 갱신되어 체결되다가, 2020. 5. 31. 종료되었다.

다.

원고는 2020. 6. 1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20. 5. 31.자 계약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8. 13. 원고가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하고 민법상 수임인의 의무를 부담하였을 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라.

원고는 2020. 9. 29.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2. 7.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피고보조참가인은 원고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보조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피고보조참가인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였으므로, 이는 부당해고이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위임계약 영업직은 영업대상 법인들을 관리하며 피고보조참가인의 상품 이용권유, 대출서류 징구 및 보완, 대출 서류 전달 등의 업무를, 피고보조참가인의 직원들은 대출 조건의 설정, 대출심사 및 승인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3)

원고는 영업대상 법인의 정기 사전한도 부여를 위한 실사정보 입력, 법인의 한도신청서와 고객 프로파일카드의 작성을 하기도 하였다.

4)

원고는 전월 취급실적에 따라 판매수수료를 그 다음달 지급받았는데, 수당 총액은 다음과 같다. 한편 원고에게 매월 지급될 수수료에서 인프라 사용료 43,020원과 패드 사용료 46,677원이 공제되었다.

5)

원고는 2016. 8. 15. D 거여점(사업자등록번호 1 생략)을 개업하였다가 2017. 3. 21. 폐업하였다. 원고는 2017. 4. 6. E(사업자등록번호 2 생략)을 개업하였다가, 2018. 12. 31. 폐업하였다. D 거여점의 2017년 장부상 수입금액은 8,911,567원, E의 2017년 장부상 수입금액은 3,010,000원, 2018년 장부상 수입금액은 2,500,000원이다.

[인정근거] 갑 제4호증의 2, 갑 제7호증의 1, 2, 3, 갑 제16호증,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북인천세무서장의 과제정보제출명령회신

라.

판단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등 참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2)

위 인정사실 및 갑 제3호증의 1, 2, 3, 갑 제4호증의 1, 갑 제5호증의 2, 4,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8호증, 갑 제9호증의 1, 2, 3, 4, 갑 제10호증의 1, 2, 3, 갑 제11호증의 1, 2, 3, 4, 5, 6, 갑 제12호증의 1, 2, 3, 갑 제13호증의 1, 2, 갑 제19, 20, 23, 28호증, 을나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

가)

이 사건 계약은 위임계약의 형식을 띄고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은 일정한 업무를 원고에게 위임하고 있고(제3조 제1항), 수임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수수료를 지급한다(제9조 제1항). 피고보조참가인이 원고에게 위임하는 업무는 자동차 관련 대출상품 취급과 관련된 업무로 한정되어 있다. 원고는 제주도 골프행사, 영화행사와 같은 판촉행사, 채권추심 업무, 영업대상 법인에 중고차 매매 플랫폼 이용 권유 등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업무 외의 업무를 하도록 지시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는 영업대상인 법인이 차량을 구입하는 경우 피고보조참가인의 금융상품을 판매하여 수수료를 얻을 기회가 발생하고, 고객의 연체정보는 영업을 위하여 필요한 정보이며, 고객관리차원에서 업체 관계자들에게 판촉행사를 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러한 업무들이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하는 위임업무와 무관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은 원고에게 영업권역 등을 지정하여 주었다. 이는 원고의 경력과 영업능력 등을 고려하여 조율되어 결정되고(이 사건 계약 제4조), 위임계약 영업직들의 영업권역이 중첩되어 업무의 효율이 저해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업무의 내용 지시라고 볼 수 없다.

다)

피고보조참가인의 직원이 원고에게 영업대상 법인의 출고현황이나, 그 대출조건 등을 알려주거나, 영업대상 법인 관계자에게 영업활동을 해보라는 요청을 한 적은 있다. 그러나 이는 원고의 영업기회이기도 하고, 피고보조참가인은 위임계약의 범위 내에서 원고의 영업을 독려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를 근로계약에서의 업무 지시라고 보기 어렵다.

라)

피고보조참가인은 원고에게 영업현황 등을 법인영업정보이력관리(SFS)에 입력하거나, 카카오톡 등으로 경쟁회사의 동향 등을 파악하여 알려줄 것을 요구하였다. 원고는 당일실적이나 경쟁회사의 영업상황 등 시장동향을 보고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들은 대출영업을 위하여 필요한 정보로서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제3조 제1항 제8호에 따라 영업대상 법인과 관련된 정보를 파악하여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전달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렇다면 원고는 민법 제683조에 따라 수임사무의 처리상황에 대한 보고를 하였거나 이 사건 계약 제13조에 따른 업무처리 상황 보고를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원고를 비롯한 위임계약 영업직들이 법인영업정보이력관리에 제대로 입력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불이익을 받았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

마)

원고는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업무수행 순서, 시간, 방법 등에서 상당한 재량이 있었다고 보인다. 이는 업무수행 실적 제고를 위한 이 사건 계약의 기본 취지에 부합하는 사정이다. 한편 피고보조참가인은 위임계약 영업직들에게 고객응대 대응지침 등을 주었으나(갑 제28호증), 이는 업무 편의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바)

피고보조참가인이 위임계약 영업직들의 실적을 집계하여 이를 공지한 사실은 있다. 그러나 이는 수수료 지급을 위하여 필요하거나 영업을 독려하기 위한 범위 내의 것으로 보이고, 실적이 목표치에 미달한 경우 수수료를 낮게 지급 한 것 이외에 그에 대한 불이익을 주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 원고는 실적이 낮게 나오는 경우 영업대상 법인(Pipe)의 변경 등 불이익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피고보조참가인은 실적 자체가 아니라 영업대상 법인의 출고차량 대비 피고보조참가인의 대출상품 이용 비율인 ‘인수율’이 저조하거나 위 법인의 현황 파악이 되지 아니한 경우에 그 변경을 고려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계약 제4조에 따르면 영업능력을 영업대상 법인 등의 변경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사)

피고보조참가인이 원고에게 각종 교육에 참석하거나 회의에 참가하라고 그 일정을 알려준 사실은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계약 제25조에 따르면 피고보조참가인은 신상품 출시/조건변경 등 위임업무 수행에 필요한 내용을 사전고지할 의무가 있고, 원고는 자율적으로 위 회의나 교육에 참석할 수 있다. 실제로도 업무관련 회의는 상품 안내나 수수료 관련 변경사항, 준수사항(compliance) 교육 등과 관계되었고, 교육이나 회의 불참을 이유로 원고가 불이익을 받았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

아)

원고는 위임계약 영업직으로 보고서 작성 등 직원들이 하는 업무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필요한 서류를 징구하고, 영업대상 법인의 기본 정보를 입력하는 것 이외에 사전한도 심사 신청이나 한도 부여, 증액과 관련된 업무에 대하여는 피고보조참가인 소속 직원이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이처럼 위임계약 영업직과 정규직 직원 사이에는 업무의 내용과 권한 면에서 차이가 있었다.

자)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이 사건 계약 제8조 제1항). 다만, 피고보조참가인은 위임계약 영업직들에게 보안사항에 대한 동의서를 받고, 정보보안교육을 하였으며, 보안준수사항 3회 위반시 정규직 인사위원회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원고는 2019. 1. 11. 보안규정 위반사항이 있었고, 이로 인하여 영업대상 법인 변경 등의 불이익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고객의 개인정보 취급과정에서 필요한 조치이므로 부당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차)

원고의 출퇴근 등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는 따로 정하여지지 않았다(이 사건 계약 제8조 제3항).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의 사무실로 출근하거나 사무실에서 퇴근하지 않고 영업대상인 회사로 출근하거나 그곳에서 퇴근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원고가 카카오톡 등으로 그 내용을 알린 것 이외에 피고보조참가인이 사내전산망 등을 통하여 출·퇴근, 휴가사용 여부 등을 감독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고, 원고가 출·퇴근 시간 위반이나 사내 근무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이익 조치를 받은 적이 없었다. 이와 달리 피고보조참가인의 직원들의 경우 출근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휴가사용 또는 출장 시 상급자의 결재를 받아야 하며, 근태관련 사항을 인사 ERP 시스템에 입력하여야 하는 등 출·퇴근 및 근태 관리가 이루어졌다.

카)

원고는 스스로 비품이나 작업도구를 소지하지 않고 피고보조참가인이 제공하는 사무실이나 집기 등을 이용하였다. 그러나 이는 업무 효율성을 위한 편의제공으로 보이고, 원고는 그 대가를 인프라 사용료와 패드 사용료로 지불하였다. 또한 원고는 업무수행 시 발생하는 교통비나 유류비 등의 비용도 스스로 부담하였다.

타)

원고는 제3자로 하여금 이 사건 계약의 위임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처리하지 못하였다(이 사건 계약 제22조 제2항). 그러나 이는 피고보조참가인의 영업비밀을 보호하거나, 피라미드식 업무수행을 방지하기 위하거나 영업대상 회사의 인적관계를 활용하여 하는 영업활동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 사건 계약상 원고가 위임업무를 제3자에게 다시 위임할 수 없다고 해서, 이를 근로자성의 근거로 삼기 어렵다.

파)

원고는 기본급과 고정급이 없이 취급실적에 따라 기본수당과 기타수당으로 구성된 수수료를 지급받았는데, 실적이 좋지 아니한 경우 수수료의 액수가 작았다. 원고는 2019년 9월분은 11,234,641원, 2020년의 1월분은 554,203원의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이처럼 매달 수령하는 수수료 액수의 편차도 컸다. 이는 영업실적에 근거한 것으로서 오로지 근로의 대상적인 성격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하)

원고는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실적에 따라서는 피고보조참가인에게 고용된 직원보다 고수익을 누릴 기회도 있었다. 이 사건 계약은 이러한 사정까지 두루 고려하여 원고의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에 따라 체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거) 원고는 계약서상 위임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겸직할 수 있었다(이 사건 계약 제20조 제1항). 실제로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과의 계약기간 동안 인형뽑기방을 운영하기도 하였다.

3)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