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B은 2021년경 주식회사 C, 주식회사 D 등의 건축공사업체를 운영하던 E과 사이에, 경기 가평군 F 외 3필지 지상 건물 2동(G동 및 H동)을 숙박시설로 증축하는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도급주기로 하는 내용의 공사계약을 체결하였고, 공사대금은 E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비용을 그때그때 지급하여 주기로 하였다.
원고는 2021. 5. 20. 피고에게 '2021. 5. 5.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드라이비트 공사에 관하여 수정할 내용을 지시하러 가던 중 서포트헤드에 왼발이 걸려 넘어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로 인하여 좌측 상완골 외과적 목의 골절, 좌측 상완골 대거친면 골절을 진단받았다'고 주장하며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2021. 6. 3. 원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요양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1. 10. 25. 심사청구가 기각되었고, 원고가 다시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22. 7. 13. 재심사청구가 기각되었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1. 6. 3.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8, 12 내지 14호증, 을 제1, 2, 4,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E으로부터 일당 25만 원을 받는 조건으로 현장관리감독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이 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제5조 제2호 본문), 보험급여 대상자인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한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내지 7, 9, 16호증, 을 제3, 5, 7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E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경기 가평군 I에서 'J'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건설업(종목: 주택건축업)을 영위하여 온 사람으로, 원고의 배우자인 L 역시 같은 주소지에서 서비스업(종목 : 인력공급)에 관하여 'K'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친 바 있다.
원고는 E으로부터 최초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기 위한 인력을 공급하여 달라'는 요청을 받아 이 사건 공사에 관여하게 된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E은 '원고가 골조공사, 철근공사, 콘크리트공사, 아시바공사, 부수공사를 맡아서 진행하였다' 거나 '일단 그 현장을 공사를 진행해 달라고 맡겼고, 일하는 사람을 직접 관장하여 진행하여 달라고 하였다. 모든 것을 일임하여 이 일을 성공적으로 마감해 달라고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실제 원고는 2021. 4. 17.부터 'K' 소속 인부들을 투입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기초 및 골조 공사를 수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공정의 진행, 인부들의 배치, 임금 액수 등을 결정하고 작업을 지시한 것으로 보이며, 원고가 E으로부터 개별적인 근태 관리, 작업방법이나 시간 등에 관한 구체적인 업무 지시, 감독 등을 받았다고 볼 만한 신빙성 있는 자료가 없다(원고는 E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았다고 주장하나, E은 서울 소재 건축공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다른 공사현장에 관여하고 있었고, 이 사건 공사는 건축주 B과의 개인적인 친분에 따라 명시적인 이윤 약정 없이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 계속 상주하면서 공정의 진행을 상세하게 지휘 ·감독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며,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휘 · 감독을 받은 것인지가 불분명하고, 원고는 E과 사이에 자재의 구입이나 장비 비용 결제 등을 위하여 개략적인 협의를 거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원고는 기초 및 골조 공사를 수행하면서 수일 단위로 E에게 투입된 인부의 수 및 노임, 장비 대여 비용을 정리한 '현장 인력내역서(1차~6차)'를 제출하여 E으로부터 해당 금원을 지급받은 다음, 인부들에게 노임 중 10%를 공제한 나머지 금원을 지급하였고, 1차 노임 및 비용을 지급받은 직후에는 'K' 명의로 E의 배우자인 M가 대표로 되어 있는 건축공사업체인 주식회사 N를 상대방으로 하여 '인력공급'을 품목으로 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기도 하였다.
(1) 한편 위 '현장인력내역서'에는 인부들의 투입내역이 기재되어 있는 반면 원고는 기재되어 있지 않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E이 당초 다른 인부들에 대하여는 5~7일 간격으로 노임을 지불하기로 하면서, 원고의 경우 현장관리감독을 위하여 매일 근무하여야 하므로 공사가 끝난 이후 일당 25만 원으로 계산하여 일괄하여 지급해 주겠다고 하여 이에 동의하였으며,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시작한 2021. 4. 11.부터 이 사건 사고 전일인 2021. 5. 4.까지 24일 동안의 임금은 600만 원(= 25만 원 × 24일)으로, E은 원고의 퇴원시점인 2021. 5. 14. 병원비 2,254,470원을 결제하여 주고, 공사 완료 이후인 2021. 8. 26. 나머지 375만 원을 송금함으로써 임금을 완제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E이 2021. 5. 14. 원고의 병원비 2,254,470원을 결제하고, 2021. 8. 26. 원고에게 375만 원을 송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이 사건 공사현장에 인부가 실제 투입되어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된 것은 2021. 4. 17.이고[원고는 E을 최초로 만난 2021. 4. 11.부터 배우자인 L와 함께 바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하기 시작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 본인이 작성한 위 '현장인력내역서(3차)'에 L가'4/12, 4/18, 4/19, 4/20, 자발적으로 하여 노임에서 제외'라고 기재되어 있는 것 이외에는 원고의 주장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을뿐더러, 원고가 주장하는 작업의 내용이 불분명하고 원고(O생)나 L(P생)의 연령을 고려해 보았을 때, 다른 인부 없이 원고와 L 둘만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먼저 작업을 시작하였다는 것은 경험칙에 반하여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근로자의 날인 2021. 5. 1.에는 공사가 시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 주장의 기간(2021. 4. 11.~2021. 5. 4. 총 24일) 동안 원고가 모두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아 일당 25만 원으로 계산한 임금 600만 원이 지급된 것인지 상당한 의문이 드는 점, 더욱이 E의 최종 금원 지급은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인한 이 사건 처분 이후에야 비로소 이루어진 것으로, 기초 및 골조 공사가 완료되어 다른 인부들에 대한 노임지급이 마무리된 시점과도 상당한 간격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한편 E은 2021. 4. 21. 원고의 1차 노임지급 요청(2021. 4. 17.~2021. 4. 21.)에 응하여 584만 1천 원을 송금하였고, 2021. 4. 29. 2차 노임지급 요청(2021. 4. 22.~2021. 4. 28.)에 응하여 722만 원을 송금하였는데, 그 사이인 2021. 4. 26. 원고의 노임 지급요청이 없었음에도 300만 원을 추가로 송금하였고, 그 명목에 관한 원고의 아무런 설명이 없는바<1>, 이는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다른 대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와 E 간에 원고의 일당을 25만 원으로 하여 공사가 완료된 이후에 일괄하여 지급하기로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설령 원고와 E 간에 원고 주장과 같이 1일 25만 원을 공사 완료 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것과 같이 실제 인부 투입기간과 원고 주장 금원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기간 사이에 차이가 있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의 작업수행과는 무관하게 공사기간 전체에 대하여 1일 25만 원으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는바, 이는 원고에게 지급되는 돈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아니라 공사의 완료에 대한 대가임을 추단케 하는 사정에 해당한다. 또한 원고는 E으로부터 본인이 채용한 'K' 소속 인부들의 임금 및 장비 대여 등 부수비용을 지급받고, 원고는 인부들에게 원고가 정한 단가(10% 공제)만큼의 임금을 지급하였는바, 원고는 공사기간에 비례하여 지급되는 25만 원(1일)과 다른 인부들의 임금단가 차액을 수익으로 가져가는 방식으로 이 사건 공사를 운용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원고의 수익은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공사기간 및 본인이 투입한 근로자의 인원수나 노임 액수 등에 따라 변동되는 것이고, 실제 원고가 작성한 '현장노임내역서'를 보더라도 원고는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고 일부 인부들의 임금을 면제하거나(L :4/12, 4/18, 4/19, 4/20, 자발적으로 하여 노임에서 제외, Q : 6/2, 서비스로 노임 산정안함), 부대비용을 추가하여 임금을 적절히 결정하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반적인 형태의 도급계약과 같이 공사금액이 사전에 정액으로 약정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만으로는 원고가 스스로 이윤을 창출할 수 없었다거나, 원고가 하수급인이 아닌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편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된 자재의 구입이나 대규모 장비 비용은 원고의 요청에 따라 E이 직접 해당 거래처에 송금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업체의 선정 등에는 원고가 대부분 관여하였고, E은 대금만 송금하는 정도였던 것으로 보이며, 위와 같은 방식은 E이 건축주인 B으로부터 기성고에 따라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않고, 필요한 비용을 투입 내역에 따라 때맞추어 지급받기로 약정한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공사현장의 인부들은 기본적으로 'K'에 구비된 작업공구를 가지고 공사를 수행한 점을 고려하여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E이 사용자의 지위에서 원자재나 작업도구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서영
각주1) 4차 노임지급요청(2021. 5. 8.~2021. 5. 17.)에 따른 금원은 812만 원이고, E은 2021. 5. 19. 512만 원만을 송금하였는바, 위 300만 원과 512만 원을 합한 금원이 812만 원이기는 하나, 위 300만 원은 노임지급요청이 없는상태에서 송금된 것임이 분명하고, 사후적으로 발생된 노임에 충당되었다는사정만으로 위 300만 원이 송금 당시부터 노임 명목으로 송금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건정보
서울행정법원
판결
사건
2022구단16512
판결선고
2023. 12. 21.
서울행정법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