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95. 3.경 반도체 및 전자부품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영업 차장으로 입사하였다가 2018. 2. 28. 퇴직한 사람이다.
원고는 2018. 2. 27. 이 사건 회사로 출근을 준비하던 중 자택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되었고, 병원으로 옮겨져 '뇌내출혈, 우측편마비, 인지기능장애, 완전언어상실증, 삼킴곤란'(이하 '이 사건 각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게 되었다.
원고는 2021. 2. 22. 피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로 이 사건 각 상병이 업무상 재해로 발병하였음을 주장하며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21. 6. 4. 원고에 대하여 「신청 상병 중 '뇌내출혈' 및 '뇌실출혈' 상병은 재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나(그 외 신청 상병 '우측 전신 편마비', '인지기능장애', '완전언어상실증', '삼킴곤란'은 '뇌실출혈'의 증상에 해당하여 흡수되는 것으로 보아 불인정하고 '뇌실출혈'을 추가상병으로 인정), 이 사건 회사에 1998. 1. 1.경부터 2009. 4. 2.경까지 4대보험 취득이력이 확인되나 이후에 주주등기이사로 보험 취득 상실된 점, 등기임원으로서 회사 주식을 보유하여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실관계가 확인된 점, 임원회의에 임원으로서 참석하여 임면권 · 사업계획 수립 등 회사의 주요 정책에 대한 심의의결권을 행사한 사실관계가 있다고 판단되는 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임원처우규정 및 회사의 정관이 적용된 사실관계가 확인된 점 등에 비추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및 관련 법에서 보호하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는 이유로 요양급여 신청을 불승인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1. 11. 12. 기각되었고,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2022. 10. 4.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6.말경 내지 2017. 5.경 이 사건 회사의 영업본부 영업관리팀에서 기술마케팅본부 응용기술팀으로 소속이 변경되어 영업관리업무에서 현장영업활동으로 담당업무가 전환되었고, 원고는 이후 이 사건 회사에 형식상 임원(상무이사, 감사)으로 있으면서 같은 팀에 소속된 C과 함께 사용자의 지휘 · 감독 아래 이 사건 회사의 요구 사항과 기준에 따라 직접 현장영업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법인등기부상 감사로 등재되었고,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임원회의에 참석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임원 지위는 형식적 · 명목적인 것에 불과하였고, 임원회의에 참석하여서도 주요 정책 의결 과정에는 참여하지 못하였으며, 원고가 적어도 2016.말경부터 사용자의 지휘 · 감독 아래 직접 현장영업업무를 수행한 이상,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정 등이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에 장애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보호를 받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라고 할 것임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인정사실
아래와 같은 사실은 앞서 든 각 증거들, 갑 제8, 13호증, 을 제2, 3,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회사 개요 및 원고의 담당업무
이 사건 회사 개요 및 조직도
원고의 담당업무 및 근무형태
원고의 이 사건 회사 입사 후 담당업무 및 근무형태는 아래와 같다. 구체적으로 원고는 이 사건 회사 창립 당시 영업 차장으로 입사하여 반도체 영업 및 영업관리업무를 수행하였고, 2005. 3.경 이사로 임명된 이후 영업관리업무를 담당하였으며, 2010. 1.경 상무이사로 승진한 이후 영업관리업무를 계속 수행하다가, 2017. 5.경 기술 마케팅본부 응용기술팀으로 발령받아 2018. 2. 28.경 퇴직할 무렵까지 D사 LCD판매영업업무를 총괄하였다.
이 사건 회사 설립 경위, 원고의 주식보유내역, 감사선임 등
원고는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 E과 F 주식회사의 국내영업부에서 같이 근무하였던 직장동료로서, 이 사건 회사는 원고를 포함하여 F 주식회사에서 함께 근무하였던 동료 5명(E, G, H, I, 원고)이 설립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회사 자본금 200,000,000원 중 20,000,000원을 출자하였다.
2018년 초순경 기준으로 이 사건 회사의 총 발행주식 보유비율은, E과 가족들 28.41%, G과 가족들 16.05%, 원고와 가족들 14.56%, 신후식과 가족들 18.92%, H과 가족들, I과 가족들 각 7%였고, 이 사건 회사의 기존 주주들은 2018. 6.경 원고와 가족들이 보유한 주식 전부를 매입하였다.
한편 원고는 2009. 3. 23. 이 사건 회사의 정기주주총회에서 감사로 선임되었고, 이후 2018. 3. 31.까지 이 사건 회사의 법인등기부상 감사로 등재되었다.
C 작성의 진술서 및 업무일지 주요 내용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의 퇴직 관련 합의서 작성
원고는 2017. 12. 28.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 E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퇴직 관련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 심의결과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 심의결과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의미한다(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한편 회사나 법인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 · 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 앞서 든 각 증거들, 갑 제1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과 제출한 증거들 및 증인 C의 증언만으로는 이러한 판단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1995. 3.경 영업부 차장으로 입사하여 2005. 3.경 이 사건 회사의 이사로 임명되었고, 2010. 1.경 상무이사로 승진하였으며, 이후 2018. 2. 28.경 이 사건 회사에서 퇴직할 무렵까지 상무이사의 지위에서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이사로 승진된 이후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하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고, 일반 직원들과는 차별화된 임원의 지위에서 보수를 산정 받고 복리후생 혜택(법인차량, 휴대폰 제공) 등을 제공받았으며,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도 않았다.
원고는 2005. 3.경 이후 이 사건 회사에서 이사 또는 상무이사로 재직하는 기간 동안 월 1회 이상 개최되는 임원회의에 참석하였고, 원고가 위와 같이 개최되는 임원회의에 형식적으로만 참석하여 심의 · 의결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았다고 볼 자료는 없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창립을 주도한 1인으로, 이 사건 회사의 설립 당시 자본금 200,000,000원 중 20,000,000원을 출자하였고, 원고가 퇴직할 당시 원고와 가족들이 보유한 주식은 약 15.43%에 달하였으며,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지급받는 보수 외에 2001.경부터 2017.경까지 이 사건 회사로부터 배당금을 수령받기도하였는데, 원고와 가족들이 2001.경부터 2017.경까지 지급받은 배당금 합계액은 약 6억 9,000만 원 정도에 이르는 거액이다. 나아가 원고는 2009. 3. 23.경 이 사건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감사로 선임된 이후 이 사건 회사를 퇴직할 무렵까지 이 사건 회사의 법인등기부상 감사로 등재되었고, 2009. 4. 2. '주주 및 등기임원(감사)'을 상실사유로 하여 이 사건 회사를 사업장으로 한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 피보험자격이 상실되었다. 위와 같은 임원회의 참석 내역, 주식보유 현황, 고액의 배당금 수령 내역, 고용보험 등 피보험자격 상실내역 등은 원고가 이 사건 회사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만 보기는 어려운 중요한 징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대표이사와 주고 받은 카카오톡 메세지 내역, 원고와 같이 근무하였다는 C이 작성한 진술서 및 업무일지 등에 원고가 대표이사 및 전무이사로부터 업무에 관한 지시를 받고 보고를 한 것처럼 보이는 내용이 있기는 하나, 위와 같은 대표이사 등의 업무지시 등은 서열 및 그에 따른 권한과 책임이 있는 회사 내부 조직에서 통상적으로 필요한 업무처리의 과정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담당한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
원고가 2017. 5.경 기술마케팅본부 응용기술팀으로 발령받은 이후 2018. 2. 28.경 이 사건 회사에 퇴직할 무렵까지 직접 현장영업활동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가 이 사건 회사에서 전체 근무한 기간과 비교하여 현장영업활동을 담당한 기간이 짧은 점, 원고가 2017. 5.경부터 현장영업활동을 담당한 이후에도 여전히 상무이사 겸 주주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고, 일반직원과 다른 보수 및 복리후생 혜택 등 임원의 지위에서 받은 종전과 동일한 대우를 계속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17. 5.경 기술마케팅본부 응용기술팀으로 발령받아 현장영업활동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그 무렵부터 기존과 달리 근로자로서의 지위에 있게 된 것이라 인정하기는 어렵다.
원고는 2017. 12. 28.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 E과 사이에 '원고가 2018. 2. 28.로 퇴직하고, 이 사건 회사는 퇴직 후 1년 동안 원고의 직전 연봉의 50%를 12개월에 나누어 지급하며, 원고의 요청이 있을 경우 사용하던 법인 차량을 1년 동안 지원하고, 원고가 이 사건 회사에 근무 당시 수행했던 중국 D사 LCD 판매 활동으로 이 사건 회사에 실현된 매출이익의 원고의 기여 부분에 대하여 매출이익의 최고 20%까지 인센티브로 제공한다'는 내용의 퇴직 관련 합의서를 작성하였고, 원고는 위 합의서 내용에 따라 2018. 2. 28. 퇴직 이후 이 사건 회사로부터 약 1,500만 원 정도의 인센티브를 지급받았다. 이처럼 원고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퇴직금의 지급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와 합의하에 이 사건 회사에서 퇴직하였고, 원고가 직전에 담당하던 업무에 관한 인센티브를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을 한 이후 실제 해당 인센티브까지 지급받은 것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가 취할 행동으로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원고는 위 퇴직 합의서가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의 실질적인 강요에 의해 일방적으로 작성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우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