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73. 8. 8.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12,000명을 사용하여 전자·전기·기계기구 등의 제작·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1999. 5. 1. 참가인에 입사하여 참가인의 세종사업장에서 제조운영 업무를 담당하였다.
참가인은 2021. 5. 21.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정상적인 출근 거부(장기 무단결근)’(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를 사유로 원고에 대한 해고의 징계 의결을 하였고, 같은 날 원고에게 이메일로 징계결과통보서를 발송하여 원고가 2021. 5. 26. 이를 수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위 징계결과통보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2021. 5. 30. 참가인의 대표이사에게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참가인은 원고가 위 이메일을 통해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을 신청한 것으로 보아 재심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재심인사위원회는 2021. 6. 21. 이 사건 해고를 유지하는 의결을 하였다.
1) 원고는 2021. 9. 16.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1. 15.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과하다고 볼 수 없으며, 징계절차상 중대한 하자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D).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1. 12. 2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2. 21.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5호증, 을가 제8, 9, 12, 13호증, 을나 제9, 11, 14,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기질성 정동장애를 앓고 있어 정상적으로 출근하거나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당한 이유가 있었고, 참가인은 이러한 원고의 상태를 인지하였음에도 원고에게 출근할 것을 강요·압박한 후 이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리하게 징계절차를 감행하여 원고를 해고하였는바, 이 사건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참가인은 정상적인 근로 제공이 어려운 원고의 사정을 고려하여 원고에 대하여 통상해고나 무급휴직 등의 처분을 할 수 있었음에도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인 해고 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한 것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원고는 2010. 12. 9. 개인적인 모임(자전거 동호회 활동) 후 귀가하다가 원고가 운행하는 차량이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반대편 차선의 마주오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이하 ‘제1차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고, 그로 인해 다발성 뇌손상을 입어 수술 등의 치료를 받았다. 한편 원고는 2014. 8. 1. 다른 차량 운전자와 실랑이를 하다가 그 차량의 사이드미러 부위에 우측 팔을, 차체 부위에 머리 부분을 각 부딪쳤고(이하 ‘제2차 사고’라 한다), 이후 두통을 호소하여 ‘임상적 병명: 상세불명의 뇌진탕 등’을 진단받았다. 제1, 2차 사고 및 그로 인한 원고의 부상·질병이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된 바는 없다.
원고는 제1차 사고 후 2010. 12. 15.부터 2011. 6. 9.까지 병가를 냈고, 2011. 6. 10.부터 2013. 1. 10.까지 휴직하였다가 2013. 1. 11. 복귀 신청을 하였는데, 복귀 신청면담내용에는 “의료기관 진단서 및 부속의원 판단에 의거 복귀 가능 판단”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복직 후 2013년에 총 12회의 유계결근<1>을 하였고, 제2차 사고가 발생한 2014. 8. 1.부터 2015. 2. 3.까지 병가를 냈으며, 2015. 2. 4.부터 2015. 3. 5.까지 휴직하였다. 원고는 이후로도 ‘외상 후 뇌 증후군’, ‘급성 스트레스 반응’ 등을 사유로 병가 및 휴직을 반복하였고, 2013년경부터 2021년경까지 수차례 유계결근 및 무단결근을 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내역은 다음과 같다.
[원고의 병가 및 휴직 내역]
참가인은 원고에 대하여 2015. 4. 7. ‘언어적 성희롱(전화, 음성메시지를 통해 피해자의 몸매, 다리 라인, 얼굴 등에 대하여 언급하여 피해자가 수치심과 두려움을 느낌)’을 징계사유로 하여 ‘견책’의 징계처분을, 2015. 6. 19. ‘스토킹(피해자에게 1년여에 걸쳐 약 70차례 구애 문자 발송)’을 징계사유로 하여 ‘감급’의 징계처분을 각 하였다.
원고는 2019년 복직한 후 총 14일 동안 무단결근하였고, 참가인은 원고에게 2019. 12. 20.부터 2020. 3. 15.까지 ‘가족돌봄휴직’을 부여하였다. 원고가 2019. 12. 20. 자필로 작성하여 참가인에게 제출한 확인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데, 원고는 위 확인서의 작성 경위에 관해 “독방에 감금되어 강제로 면담하면서 인사부서에서 제시한 대로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참가인은 원고가 2020. 3. 16. 가족돌봄휴직을 마치고 복귀한 후로도 무단결근을 반복하자, 2020. 4. 2.부터 2020. 10. 27.까지 원고에게 “정상적으로 근태를 유지하며 근무에 임해 달라”, “취업규칙상 사사휴가를 1개월 초과하여 승인할 수 없음에도 원고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여 승인 처리하였으나, 더 이상의 사사휴가 부여는 어려우므로 정상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해주기 바란다”는 취지의 내용증명 우편을 약 19회에 걸쳐 발송하였고, 2020. 10. 27.자 내용증명 우편에는 “최종적인 배려 차원으로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상병휴직과 동일한 처우로 2020. 11. 1.부터 2021. 1. 31.까지 3개월간 휴직을 부여할 의사가 있다. 다만, 휴직기간 종료 후에도 복직 및 정상 근로 제공이 어려운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참가인은 원고에게 2020. 11. 1.부터 2021. 1. 31.까지 3개월의 ‘기타휴직’을 부여하였다. 원고는 2021. 1. 25. 참가인의 인사담당자가 카카오톡으로 “다음 주에 출근하여 자신을 찾아오면 안내해드리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자, “(인사담당자들을) 죽여버리겠다”는 취지의 답장을 보냈고, 위 기타휴직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출근하지 않았다. 2021. 2.경부터 2021. 6.경까지 원고가 출근한 내역은 다음과 같다.
한편, 참가인은 원고의 휴직, 유계결근, 무단결근이 있었던 기간을 포함하여 2010. 1.부터 2021. 6.까지 원고에게 매월 급여(기본급 등)를 지급하였다.
참가인은 2021. 4. 2. 원고에게 이메일을 발송하여 2021. 5. 7. 인사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임을 알렸는데, 이에 대해 원고는 2021. 4. 27. “사람 상태가 어떤지 확인도 안하고 재미로 징계만 처리한다”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후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2021. 5. 7. 인사위원회 개최일을 2021. 5. 21.로 연기하며 재차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지하는 이메일을 발송하였는데, 원고는 2021. 5. 10. 위 이메일을 수신하였으나 2021. 5. 21. 개최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2021. 5. 21. 원고가 불출석한 가운데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하였고, 같은 날 이메일로 원고에게 징계결과통보서를 발송하였다. 원고는 위 이메일을 2021. 5. 26. 수신하였고, 참가인의 인사부서 직원들이 2021. 5. 21.부터 2021. 5. 26.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원고의 주거지를 방문하였으나, 원고가 대면을 거부하여 징계결과통보서를 직접 전달하지 못하였다.
참가인은 원고가 2021. 5. 30. 참가인의 대표이사에게 이 사건 해고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오자, 2021. 6. 1. 원고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2021. 6. 10. 재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임을 안내하였다. 원고는 2021. 6. 10. 재심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았고, 참가인은 2021. 6. 10. 원고에게 ‘재심 인사위원회를 2021. 6. 21.로 연기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2021. 6. 12. 위 이메일을 수신하였으나, 2021. 6. 21. 재심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2021. 6. 21. 원고가 불출석한 가운데 재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해고를 확정하였다.
참가인은 2021. 6. 21. 원고에게 이메일 및 문자메시지로 이 사건 해고의 징계통보서를 발송하였고, 원고는 위 이메일을 2021. 6. 21. 수신한 후 2021. 6. 25. 이 사건 해고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취지의 답장을 하였다. 참가인의 인사부서 직원들이 2021. 6. 21.부터 2021. 6. 30.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재심 인사위원회 결과 통지를 위해 원고의 주거지를 방문하였으나, 원고가 대면을 거부하여 이를 직접 전달하지 못하였고, 참가인이 7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발송한 내용증명은 폐문부재로 반송되었다.
원고, 참가인이 2021. 11. 15.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및 2022. 2. 14.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한 진술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가 E병원으로부터 발급받아 참가인에게 제출한 2017. 1. 17.자 및 2018. 11. 27.자 각 진단서에는 원고의 상병을 ‘임상적 추정: 기질성 기분(정동)장애’로 하여, “2010. 12. 9. 교통사고 이후 발생한 뇌손상 및 우울증 등의 증상으로 본원에서 치료 지속하고 있는 상태임. 지속적인 투약으로 이전보다는 안정되어 있는 상태임. 업무 복귀가 가능한 상태로 판단됨”이라는 소견이 기재되어 있다. 한편, 원고는 2019. 10.경부터 2021. 6.경까지 수차례에 걸쳐 E병원으로부터 최종진단명을 ‘뇌손상, 뇌기능 이상 및 신체질환에 의한 상세불명의 정신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 ‘급성 스트레스 반응’ 등으로 하는 진단서를 발급받았는데, 그중 2019. 10. 22.자, 2020. 5. 13.자, 2021. 3. 26.자 진단서에는 “현재는 비교적 안정된 상태로, 업무 복귀 가능할 것” 또는 “현재는 비교적 안정된 상태로 치료 중”이라는 소견이, 2021. 6. 25.자 진단서에는 “현재는 충동적 증상이 지속되어 있는 상태”라는 소견이 각 포함되어 있다.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이후인 2021. 7. 22. E병원으로부터 발급받은 장애 정도심사용 진단서에는 “뇌손상으로 인한 기질성 정신장애로 10년 이상 치료 중인 분으로 증상은 고정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기능상태 GAF(Global Assessment Function, 정신사회적 기능상태) 점수 45점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2022. 10. 4. 장애인 등록을 마쳐 2023. 3. 30.자로 발급된 원고의 복지카드에는 원고의 장애가 ‘정신/심하지 않은 장애’로 기재되어 있으며, 원고에 대한 장애정도결정서에는 “뇌의 신경학적 손상으로 인한 기질성 정신장애로 정신증상, 사회적 위축 등의 음성 증상이 지속되어 기능 및 능력장애로 인하여 일상생활 수행시 경미한 도움이 필요한 상태로 인정되어, 정신장애 심하지 않은 장애로 판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6, 7, 11,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내지 4, 6 내지 14호증, 을나 제2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절차상 하자의 존부에 관한 판단
이메일 등 전자문서에 의한 해고통지도 해고사유 등을 서면 통지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입법 취지를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사안에 따라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고 볼 수 있는바(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등 참조),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 근거규정 등을 명시한 징계결과통보서 및 재심 인사위원회 결과 통지서 등을 이메일로 전달하였고 원고가 위 각 이메일을 수신한 점, 참가인이 수차례 원고의 주거지를 방문하여 직접 징계결과통보서 등을 교부하려 하였으나 원고가 수령을 거부하였고, 참가인이 발송한 내용증명 우편이 폐문부재로 반송된 점, 원고가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이후 이 사건 소를 제기하는 등 구제절차로 나아가는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에 관한 참가인의 통지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취지에 따른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고 평가된다.
또한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징계 인사위원회 및 재심 인사위원회 개최 사실을 통보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한 점, 이 사건 해고를 통보받은 후 참가인에게 해고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취지로 이메일을 보내 재심 인사위원회가 개최된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징계절차상 방어권을 행사하는데 실질적인 지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 사건 해고에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가 질병이나 부상 등의 사유로 근로계약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부담하는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된 경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하여는 객관적인 소명자료를 제시하는 등 적당한 방법에 의하여 사용자의 사전 또는 사후의 승인을 요하고, 근로자의 일방적 통지에 의하여 근로제공의무의 불이행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따라서 취업규칙 등에서 질병 또는 부득이한 사유로 결근을 하고자 할 때에는 사전에 신고 또는 허가를 받거나 사후에 승인을 받도록 하는 규정이 있는 경우, 이러한 절차를 밟지 않은 결근은 무단결근에 해당한다(대법원 1992. 4. 24. 선고 91다17931 판결, 대법원 1995. 1. 24. 선고 93다29662 판결, 대법원 1997. 4. 25. 선고 97다692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⑴ 참가인 취업규칙 제93조에서는 ① 사원이 결근을 할 때에는 그 전일까지 결근 예정일수 및 그 사유를 계출하여 소속 상사 득결 후, 소속 사업부 인사부서에 제출하여야 하고(제1항), ② 긴급 또는 부득이하여 사전에 계출할 수 없을 때에는 구두로 연락한 다음 사후 지체 없이 계출하여 승인을 받아야 하며(제2항), ③ 부상 또는 질병으로 인하여 7일 이상 계속하여 결근할 경우에는 치료를 필요로 하는 기간을 기재한 의사의 진단서를 첨부하여 소속 상사 득결 후 소속 사업부 인사부서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제3항)고 정하면서, 위와 같은 득결 또는 승인을 받지 아니한 결근은 무단결근으로 한다(제4항)고 정하고 있다.
⑵ 원고가 2020. 11. 1.부터 2021. 1. 31.까지의 기타휴직 기간이 종료되어 업무에 복귀한 이후로도 2021. 2.에 7일, 2021. 3.에 1일 등 총 8일만 출근하였고, 2021. 3. 3.부터 2021. 6. 24.까지 일방적으로 결근을 지속한 사실, 위 결근에 관하여 참가인으로부터 사전 또는 사후에 결재나 승인 등을 받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된다. 위와 같은 원고의 무단 결근 행위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51조에서 징계사유로 정한 ‘취업규칙 및 기타 제규정 위반한 자(제1항)’, ‘근무태도가 불량하거나 빈번한 결근, 지각, 조퇴 등으로 근태성적이 불량한 자(제5항)’, ‘정당한 이유 없이 월간 5일 이상 무계출 결근하거나, 계속하여 3일 이상 무계출 결근한 자(제8항)’에 각 해당하고, 제37조 제2항에서 해고사유로 정한 ‘근무성적 또는 능률이 현저하게 불량하다고 판정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이에 대해 원고는 ‘기질성 정동장애로 인해 정상적으로 출근하거나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으므로 원고의 결근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설령 원고가 질병 등의 사유로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기 곤란한 상태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법리와 같이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근로제공에 부적합한 상태에 있음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소명자료를 제시하여 사용자로부터 사전 또는 사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취업규칙 제93조 제1, 2항에서 정한 사전 또는 사후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결근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원고가 위와 같은 사전 또는 사후 승인 절차를 거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원고의 결근이 무단결근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이를 징계사유로 삼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⑶ 따라서 이 사건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어 받아들이지 않는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한편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 소행과 근무성적, 해당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을 하면서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3두1319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⑴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사전 또는 사후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수개월에 걸쳐 무단결근을 하였고, 참가인이 원고에게 정상 출근 및 근로 제공을 촉구하였음에도 이에 응하지 않았으며, 무단결근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이나 소명자료 등을 제시하여 참가인의 양해를 구한 바도 없다. 원고는 2021년에 총 91일의 무단결근을 하였고,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원고의 출근율은 약 7%에 불과하였는바, 위와 같은 무단결근의 횟수 및 기간, 관련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징계사유는 그 비위의 정도가 상당히 중하다. 또한 을가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출근을 촉구하는 참가인의 인사담당자들에게 “죽이겠다”고 협박하거나 “(인사담당자들을)안 죽이려면 원고가 출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등으로 사회통념상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를 보였는바, 원고가 2022. 10. 4. ‘심하지 않은 정신장애’로 판정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위와 같이 정당한 이유 없이 사용자 측을 탓하는 모습을 보여 온 원고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원고의 태도로 인해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상 신뢰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되었다고 인정된다.
⑵ 원고가 제1, 2차 사고를 당하였고, ‘뇌손상, 뇌기능 이상 및 신체질환에 의한 상세불명의 정신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 ‘급성 스트레스반응’ 등을 진단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① 원고는 2013. 1. 업무 복귀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진단서 및 의료기관의 판단을 받아 스스로 복직을 신청한 점, ② 원고가 E병원으로부터 발급받은 2017. 1. 17.자, 2018. 11. 27.자, 2019. 10. 22.자, 2020. 5. 13.자, 2021. 3. 26.자 각 진단서에는 “현재는 비교적 안정된 상태”, “업무 복귀 가능할 것”이라는 소견이 기재되어 있는 점, ③ 원고가 2022. 10. 4. 판정받은 ‘심하지 않은 정신장애’의 장애정도결정서에는 “일상생활 수행 시 경미한 도움이 필요한 상태”로 기재된 점, ④ 마지막으로 출근한 날인 2021. 3. 2. 원고는 07:18경 사무실에 들어와 17:40경 퇴근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고, 당시 출·퇴근을 하기에 현저히 곤란한 정도의 신체적·정신적 상태에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 점, ⑤ 원고는 2021. 11. 15.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출근을 할 수 있는 상태이고 업무수행이 가능하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무단결근이 불가피하였다거나 원고가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원고가 제1, 2차 사고 및 그로 인한 상병 및 장애 등으로 근로제공의무의 정상적인 이행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에 관하여는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참가인과 협의 하에 근로내용 및 근로시간의 조정을 거치는 등으로 적절한 조치를 모색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⑶ 참가인은 원고에게 제1, 2차 사고로 인한 직무 외 상병을 사유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총 2,215일(약 6년)의 병가 및 휴직을 승인하였고, 적절한 결근 승인 신청 등이 없었음에도 장기간 원고의 무단결근을 유계결근 또는 사사휴가 등으로 처리해주었으며, 2019. 12.경 3개월의 가족돌봄휴직을, 2020. 11.경 3개월의 기타휴직을 각 부여하였다. 이에 비추어 참가인으로서는 원고가 직무 외 상병을 치료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충분히 배려하였다고 보이고, 위와 같은 병가 및 휴직 기간이 종료된 이후로도 원고가 장기간 무단결근을 계속하며 출근을 거부한 것을 징계사유로 삼아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거나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⑷ 참가인 취업규칙 제58조에서는 인사위원회는 징계양정을 결정함에 있어 비위정도·유형 및 근무성적, 과거의 징계사실 등을 감안하여 징계양정을 중과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2015. 4. 7. ‘언어적 성희롱’을 징계사유로 하여 ‘견책’의 징계처분을, 2015. 6. 19. ‘스토킹’을 징계사유로 하여 ‘감급’의 징계처분을 각 받았는바, 이와 같은 징계 전력이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무단결근을 하여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한 사정은 징계양정을 정함에 있어 충분히 고려될 필요가 있다. 또한 근로제공의무는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의무인바, 참가인으로서는 향후 유사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막고 직장 내 질서를 건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원고에 대하여 엄정한 징계 처분을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인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는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지 않고 정당한 징계사유가 존재하며 그 양정에 있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은진 신일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