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D', 'E'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위 브랜드 관련 의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전국의 백화점 등에 매장을 두고 있다. 원고는 2008. 4. 28.부터 'F백화점 울산점에 있는 참가인의 매장(이하 '이 사건 매장')을 운영한 사람이다.
참가인은 F백화점과 특정매입거래계약 및 매장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2008. 4. 28. 원고와 아래의 판매관리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위 계약에 따라 2008. 4. 29.부터 이 사건 매장에서 참가인의 상품을 판매하여 왔다. 위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와 참가인은 2017. 9. 1. 참가인과 아래와 같이 최초 계약의 내용을 일부 추가·변경하는 내용으로 판매관리 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
원고와 참가인은 2019. 5. 1. 판매수수료율을 일괄 8%에서 균일(기획) 상품의 경우 5%로 낮추는 계약 조건 변경합의를 하였다(이하 위 각 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
F백화점은 2020. 9. 17. 참가인에게 '21년 S/S MD 개편 1차 평가결과'를 보냈는데, 영업실적 평가 결과 이 사건 매장의 순위는 평가대상 16개 매장 중 12등이었다. 이후 F백화점은 2021. 3. 5. 참가인에 '21년 F/W MD 개편 1차 평가결과'를 보냈으며, 평가 결과 이 사건 매장의 순위는 평가대상 16개 매장 중 15등이었다.
참가인은 2021. 3. 25. 원고와의 면담을 통해 이 사건 계약을 유지할 수 없음을 예고하였고, 2021. 5. 20.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이 2021. 5. 25.자로 해지됨을 서면으로 통보하였다.
F백화점과 참가인 회사가 체결하였던 특정매입계약 및 이 사건 매장 임대차 계약 역시 2021. 8. 25.자로 종료되었고, 이 사건 매장은 폐점하게 되었다.
원고는 2021. 5. 25.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이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다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0. 14.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가 2021. 11. 1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 10.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나 제1 내지 8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계약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고 그 실질은 참가인의 지휘·감독 아래 원고가 근로를 제공한 근로계약에 해당한다. 따라서 참가인의 이 사건 계약해지는 부당해고로서 그 효력이 없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3 내지 36호증, 을나 제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참가인은 원고에게 매출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였는데, 원고가 2020. 1.부터 2021. 3.까지 지급받은 수수료는 월 597,172원에서 월 4,233,189원까지 다양하였고, 지급수수료에 상한이나 하한이 존재하지는 아니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에게 이 사건 매장의 일별 매출현황 및 매출목표 등을 보고하였고, 참가인의 요청에 따라 신상품에 대한 반응이나 백화점 입점고객 수 현황 등에 대한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여 보고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이 지정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였고, 참가인이 행사기간 및 할인율을 정하여 할인행사를 진행할 경우 이에 따라야 하였으며, 원고가 임의로 상품을 할인하여 판매하거나 할인율을 정할 수는 없었다. 참가인은 특정 매장의 재고물품을 다른 매장으로 보내게 하는 로테이션 조치를 지시하기도 하였다.
참가인은 비정기적으로 이 사건 매장을 방문하여 재고조사를 하였고, 상품 진열방식을 공지하기도 하였으며, 원고로부터 이 사건 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상품 사진을 촬영하여 보낼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통상적으로 백화점 영업시간 동안 매장에서 근무하였는데 원고의 통상 근무시간은 백화점의 운영시간에 따라 정해졌고, 원고가 정기적으로 직원들 및 원고 본인의 휴가 일정을 취합하여 참가인에게 보고하기는 하였으나, 원칙적으로 참가인의 사전·사후 승인을 받지는 아니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매장 인테리어비, 마네킹, 택배비, 쇼핑백, 노트북, 스팀다리미, FAX/전화기 등의 비품을 무상으로 제공받았고, 원고는 매장의 경비 중 행사 아르바이트 비용, 수선비, 드라이비, 전화요금, 인터넷 요금, 문구비, 소모품비, 청소용품, 행거 대여비, 퀵비, 각종 AS 비용(100%), 사은품(50%) 등의 비용을 부담하였다.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인정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 을나 제10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지급받은 수수료는,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이 사건 매장의 판매 금액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에 연동된 금원으로 산정되었다. 위 수수료에 대하여는 근로소 득세가 원천징수되지 않았고, 수수료 외에 원고가 별도로 참가인으로부터 지급받는 고정급은 없었다. 반면 참가인이 고용한 판매사원들은 경력 및 학력 등에 따라 사전에 정해진 연봉을 지급받았다. 이러한 사정을 볼 때 원고가 지급받은 수수료가 참가인에게 제공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원고의 근무장소인 이 사건 매장은 피고가 백화점과 별도로 체결한 계약에 따라 확보한 곳이다. 원고는 원칙적으로 백화점 개점 시간과 폐점 시간에 따라 근무를 해야 하지만 이는 원고가 근무하는 장소의 특성에 비롯된 것이다. 참가인이 매장의 정상적인 운영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전산상으로 원고의 근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거나 휴가 사용일자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근무시간 준수를 지시하거나 위반시 징계를 하는 등 구체적인 근태관리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출·퇴근 시간에 큰 지장을 받지 않고 항상 직접 매장에 상주할 필요 없이 스스로 고용한 판매사원에게 매장 업무를 맡기고 매장을 이탈하여 개인적인 용무를 보는 것도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매장 운영에 필요한 기본적인 시설이나 집기는 지원받았으나, 행사 아르바이트 비용, 수선비, 드라이비, 전화요금, 인터넷 요금, 문구비, 소모품비, 청소용품, 행거 대여비, 퀵비, 각종 AS 비용(100%), 사은품(50%) 등의 운영경비를 직접 부담하였다.
참가인은 원고가 판매할 상품의 가격을 정하고 원고가 임의로 할인판매를 하지 못하게 하였으며, 상품의 진열방식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기도 하였으나, 이러한 조치는 참가인이 가진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참가인의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매장에서 동일한 상품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이 원고에게 매출목표를 정기적으로 수립하여 보고하도록 하였거나 매출활성화 방안 제시 요청, 제품 할인행사 공지 등을 한 사실은 있으나, 원고의 매출실적이 참가인의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상 참가인이 원고에게 위와 같은 조치를 하였다는 것만으로 원고가 참가인에게 종속적인 관계에서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참가인이 이 사건 매장을 포함하여 판매관리계약을 체결한 매장의 특정 재고물품을 다른 매장으로 보내게 하는 등 이른바 '로테이션'이라는 조치를 취하기는 하였으나, 각 매장에 공급되는 상품은 여전히 참가인에게 그 소유권과 처분권이 있고, 참가인은 각 매장에 공급한 상품들이 적시에 판매되어 재고로 남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를 두고 참가인이 원고들에게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참가인이 우월한 지위에서 원고에게 고의로 상품을 공급하지 않거나 부당한 로테이션을 지시하고 비용을 부당하게 전가하는 등으로 이 사건 매장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였다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 별도의 법령에 따른 조치를 취할 여지는 있을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이은경 김민아
각주1) 원고가 근무시간 준수를 명받았다는 증거로 제출한 문자메시지(갑 제17호증)은 참가인이 아닌 F백화점 측에서 보낸 것이고, 참가인이 원고와 같은 매니저들의 하계휴가 일정을 본사와 동일하게 진행한다고 공문을 보낸 사실은 있으나(갑 제37호증), 이는 장기간 이 사건 매장을 비울 경우 매장 운영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한 권고사항으로서, 원고가 이를 준수하지 않더라도 징계 등 일반적인 조치를 취할 권한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