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9. 22. 선고 2022구합57640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 1. 2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A병원 교섭단위 분리 결정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내린 재심결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결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95. 10. 4. 설립되어 공공보건의료사업을 행하는 법인으로 상시 약 3,916명의 근로자를 사용하고 있다.

나.

종래 원고의 근로자들은 의료업무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는 ‘일반직’(의료, 간호, 약무, 영양, 행정 등)과 ‘원무직’(간호보조, 약무보조, 방사선보조, 임상병리보조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고(이하 위 각 직군을 ‘일반직’으로 통칭한다), 이들이 가입한 D노동조합 E지부(1995. 12. 15. 설립; 이하 ‘D노조 지부’라고 한다)가 원고의 유일한 노동조합이었다.

다.

한편 병원시설을 관리하는 업무(시설, 청소, 이송, 보안, 주차 등)는 원고에 비정규직으로 파견된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이하 ‘용역근로자’라고 한다)들이 담당하였고, 이들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이 2020. 6.경 설립한 B노동조합 E지부(이하 ‘참가인 지부’라고 한다)에 가입하였다.

라.

그 후 2021. 6. 8. 원고가 용역근로자를 직접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이들의 직군을 ‘업무지원직’으로 분류하는 내용의 ‘A병원 용역근로자 정규직 전환 합의’(이하 ‘정규직 전환 합의’라고 한다)가 타결되었다.

이때 원칙적으로 용역근로자 전원을 정규직인 업무지원직으로 전환하되, 전환일 현재 만 60세 이상인 용역근로자 등은 계약직인 ‘특정직’(이하 위 각 직군을 통칭할 때에는 ‘업무지원직 등’이라고 한다)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하였다.

마.

정규직 전환 합의에 따라 원고는 2021. 10. 1. 용역근로자들과 사이에 고용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로써 참가인 지부는 원고에 대한 단체교섭권을 취득하여 D노조 지부와 함께 하나의 교섭단위에 속하게 되었다.

바.

참가인은「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법’이라고 한다)」제29조의3에 따라 2021. 10. 18.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업무지원직 등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여 달라는 신청을 하였고(F),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1. 17. ‘업무지원직 등은 일반직과는 근로조건 및 고용형태에 현격한 차이가 있는바, 교섭창구 단일화를 강제하는 것은 오히려 각 직군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여 교섭의 효율성과 노사관계의 안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업무지원직 등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판단하여 참가인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사.

그러자 원고는 초심결정에 불복하여 2021. 12. 2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 24. 초심결정과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결정(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1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결정의 적법성

가.

관련 법리

법 제29조의3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별도로 분리된 교섭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의 사정이 있고, 이로 인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오히려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통해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의미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러한 교섭단위 분리결정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님에도 그 신청을 인용하는 등 위법한 내용의 재심결정을 하였다면, 당사자는 그 재심결정에 불복하여 취소를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두39361 판결의 취지 참조).

나.

판 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갑 제5 내지 11호증, 을가 제5호증, 을나 제1, 4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일반직과 업무지원직 등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다.

1)

고용형태 비교

가)

정규직 전환 합의(갑 제5호증)에 따라 일반직과 업무지원직은 모두 ① 공개경쟁 방식으로 채용되고(갑 제10호증), ② 정규직으로서 원고와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③ 정년은 만 60세이고, ④ 직제상 정원에 포함되므로, 양자의 고용형태는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나)

한편 정규직 전환 합의에서 ① 2017. 7. 20. 이전에 입사한 용역근로자는 제한경쟁 방식을 거쳐 업무지원직으로 채용하고, ② 전환일 현재 정년인 만 60세를 도과한 용역근로자 또는 국민연금 가입을 유지하기 위하여 비정규직으로 잔류하기를 희망하는 용역근로자의 경우에는 업무지원직 대신에 특정직으로 전환하도록 약정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위 약정은 용역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도기에 적용되는 경과규정 내지 특례규정으로서, 정규직 전환 합의 이전에 입사한 기존의 용역근로자들 중 일부만이 적용대상이 되는 것이므로, 이와 같이 한시적으로 발생하는 예외사유를 들어 일반직과 업무지원직 등의 고용형태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1>

2)

근로조건 비교

가)

일반직과 업무지원직 등의 근로조건을 비교해 볼 때, ① 정규직 전환 합의에서 정한 바와 같이 일반직에 대하여는 2021. 10. 1. 이전까지 체결된 기존의 단체협약이 적용되나, 업무지원직 등은 위 단체협약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점(갑 제5호증), ② 취업규칙의 경우, 일반직에 대하여는 종래 제정된 인사규정, 보수규정, 복무규정, 복리후생규정이 적용되는 반면(갑 제7 내지 9호증, 을가 제5호증), 업무지원직 등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2021. 9. 30. 신설된「업무지원직 등의 운영에 관한 규정」이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점(갑 제6호증), ③ 의료업무와의 관련성 측면에서 일반직과 업무지원직 등의 업무 내용은 서로 뚜렷하게 구분되고, 일반직과 업무지원직 등 사이의 전직도 사실상 불가능한 점, ④ 일반직은 직급체계를 기반으로 승진제도, 직급별 호봉제가 적용되고, 한편 업무지원직 등은 직급의 구분 없이 근무기간에 따른 단일호봉제가 적용되는 점, ⑤ 위험근무수당, 진료지원수당, 장기근속수당, 직급보조비, 하계휴가비, 상여금은 일반직에게만, 특정직 수당은 업무지원직 등에게만 지급되므로, 양자의 임금항목 구성에 차이가 있는 점, ⑥ 감정노동휴가, 자기계발휴가, 건강검진휴가, 포상휴가는 일반직에게만 부여되는 점, ⑦ 그 밖에 공로연수, 임금피크, 명예퇴직 등 일반직만을 대상으로 하는 인사제도가 존재하는 점<2>, ⑧ 공공보건의료기관인 원고에게 적용되는「2021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이하 ‘예산편성지침’이라고만 한다)」에 따르면, 일반직과 업무지원직 등의 각 인건비 예산은 별도로 관리하여야 하는 점(갑 제11호증 제8쪽) 등의 차이점들이 발견된다.

이러한 차이로 인하여 일반직과 업무지원직 등은 각자 근로조건의 개선을 도모하는 접근 방식이 상이할 수 있으므로, 원고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할 때 이들이 제시할 교섭의제가 서로 다르거나 충돌하는 경우도 예상해 볼 수는 있다.

나)

그러나 ① 앞에서 본 차이점들은 대체로 용역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전부터 이미 존재하였던 것이고, 용역근로자 대표가 체결한 정규직 전환 합의에도 반영되어 있는 사항인바(갑 제5호증), 용역근로자들은 스스로 일반직과 사이의 근로조건상 차이를 유지한 상태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을 용인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② 정규직 전환 합의에 따르더라도 업무지원직 등이 2021. 10. 1. 이후 새롭게 체결될 단체협약의 적용대상에서도 배제되는 것은 아닌 점, ③「업무지원직 등의 운영에 관한 규정」은 인사규정, 보수규정, 복무규정 등 기존의 취업규칙을 그대로 준용하는 규정들도 상당수 두고 있어 업무지원직 등에게 취업규칙의 적용이 전적으로 배제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그 결과 근무시간, 출산휴가, 생리휴가, 가족돌봄휴가, 청원휴가, 특별휴가, 육아휴직, 가족돌봄휴직, 일반휴직, 학비보조비, 보육료 지원, 경조사비, 진료비 감면, 기숙사 제공 등 상당수의 근로조건은 일반직과 업무지원직 등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없고, 명절휴가비, 선택적 복지제도 등도 유사한 형태로 운용되고 있는 점<3>, ⑤ 특정직의 경우 호봉승급제, 유급병가, 질병휴직, 퇴직금 근거규정 등의 근로조건에서 다소간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으나,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정규직 전환 합의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발생한 고용형태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에 불과한 점, ⑥ 일반직과 업무지원직 등의 인건비 인상은 공히 예상편성지침에 정한 총인건비 예산 인상률의 제약을 받는 점(갑 제11호증 제8쪽) 등의 사정까지 아울러 감안한다면, 일반직과 업무지원직 등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는 것이 불가피하여 이를 객관적으로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양자의 근로조건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3)

교섭 관행

가)

만일 일반직과 업무지원직 등이 각자 원고를 상대로 근로조건을 교섭하고 별개의 협약을 체결하여 온 관행이 존재한다면, 새삼 그러한 관행에 역행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은 극심한 비효율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나,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은 관행은 형성된 바 없다.

이에 관하여 참가인은, 참가인 지부가 단독으로 원고와 사이에 단체교섭을 진행하여 2022. 7. 6. 임금협약 체결에 이른 점(을나 제4호증)을 참작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사례는 이 사건 재심결정이 성립한 뒤에 그 효력이 법 제29조의3 제3항, 제70조 제2항에 따라 잠정적으로 유지될 때 형성된 것이므로, 이것이 소급하여 이 사건 재심결정을 정당화하는 관행이 될 수는 없다.

나)

다른 한편으로 D노조 지부가 법 제29조의4에 정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여 업무지원직 등을 차별하고 독단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한 사례들이 축적되었다면, 더 이상 공정대표제도에 의존하여서는 교섭창구 단일화의 취지를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위와 같은 사례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피고와 참가인은, 정규직 전환 합의 과정에서 D노조 지부가 용역근로자의 근로조건 향상이나 권익 보호에 무심하였을 뿐 아니라, 참가인 지부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며 갈등을 일으킨 바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 합의를 진행하던 당시에 원고의 노동조합은 D노조 지부가 유일하였고, 참가인 지부는 아직 원고에 대한 단체교섭권을 획득하기 전이었으므로, D노조 지부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아니었고, 따라서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하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시기에 D노조 지부가 참가인 지부 또는 용역근로자들에 대하여 호의를 보이지 않았거나 상호 갈등을 빚은 전력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을나 제1, 5, 6호증), 앞으로 D노조 지부가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하는 상황에서도 종전과 같은 태도로 일관할 것이라 예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

참가인은 또, 참가인 지부가 비교적 최근인 2020. 6. 설립되었고 그 조합원인 업무지원직 등은 2021. 10. 1.이 되어서야 원고에게 직접 고용되었기 때문에 교섭 관행이 형성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적극적인 관점에서나 소극적인 관점에서 교섭단위를 분리할 이유가 될 만한 교섭 관행이 존재하지 않음은 분명한 이상, 설령 그러한 관행이 형성되지 못한 데에 참가인 지부의 귀책사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교섭단위 분리의 근거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4)

교섭창구 단일화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에 예상되는 부작용의 정도

가)

원고의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경우, 참가인 지부(업무지원직 등 190명)에 비하여 조합원의 수가 월등히 많은 D노조 지부(일반직 1,783명)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위와 같이 D노조 지부가 오로지 일반직으로만 구성되어 있고, 일반직에 비하여 업무지원직 등의 수적 열세가 현저하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D노조 지부에 단체교섭절차를 일임하여서는 일반직과 업무지원직 등 사이의 근로조건 격차를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고 짐작할 여지도 있다.

이와 달리 참가인의 신청을 받아들여 교섭단위를 분리한다면, 업무지원직 등으로서는 D노조 지부를 통하지 않고 직접 원고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이점이 존재할 것임은 분명하다.

또한 D노조 지부에는 일반직만이, 참가인 지부에는 업무지원직 등만이 각 가입되어 있는 점, 위 각 직군의 업무 영역은 비교적 명확하게 구분이 되는 점, 위 각 직군 사이의 인사교류도 사실상 차단되어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가 위 각 지부와 개별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경우에 적어도 직군의 혼재를 원인으로 하는 교섭비용의 증가나 노무관리의 어려움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나)

그러나 교섭창구를 하나의 노동조합으로 단일화하는 절차를 정한 법 제29조의2, 하나의 사업장을 교섭단위로 정한 법 제29조의3 제1항, 일정한 요건 하에 당사자의 신청을 받아서 교섭단위를 분리할 수 있도록 정한 법 제29조의3 제2항의 각 문언과 체계, 법 제29조의4에서 별도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건전한 유지를 담보하는 장치로서 공정대표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하나의 사업장에는 하나의 교섭단위와 하나의 교섭창구가 존재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에 반하는 교섭단위의 분리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고 해석된다(앞서 든 대법원 판결의 취지 또한 동일하다).

그렇다면 단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특성상 한계가 존재한다거나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더라도 특별히 기대할 만한 이익이 없어 보이는 점, 반대로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경우에 별다른 불편이 초래되지 않는다거나 그 나름의 효용이 예상된다는 점만으로는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나아가 교섭창구 단일화를 강행하여서는 당초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을 세운 취지를 몰각시킬 만큼의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사정이 증명되어야 할 것이다.

다)

이에 피고와 참가인은, D노조 지부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남용하여 업무지원직 등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할 위험이 높다는 점을 교섭창구 단일화에 따른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의 실현을 방지하기 위하여 법 제29조의4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에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한 것인데다, 앞에서 살핀 바와 같이 D노조 지부가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전례가 없고, 달리 피고와 참가인이 제기하는 우려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근거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라)

나아가 예산편성지침에서는 “정규직 전환 인력에 대해서는 동일․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기존 정규직과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되, 과도한 국민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라고 강조하고 있으므로(갑 제11호증 제8쪽), D노조 지부와 함께 원고 측에서도 위 지침에 따라 일반직과 업무지원직 등 사이에 불합리한 근로조건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성실하게 단체교섭을 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러므로 단체교섭 과정에서 D노조 지부 일방의 의사에 따라 업무지원직 등의 이익이 침해될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이러한 요소 또한 교섭단위의 분리필요성을 판단함에 있어 고려하여야 한다.

마)

피고와 참가인은 또, 만일 D노조 지부가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음에도 업무지원직 등의 근로조건 개선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반복된다면, 일반직과 업무지원직 등 사이의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단체교섭의 효율성이 저해될 우려가 크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조건 개선의 기초적인 전제이자 가장 큰 핵심 사항은 인건비 인상이라 할 것인데, 원고는 예산편성지침에서 정한 인상률을 초과하여 총인건비 예산을 증액시킬 수 없고(갑 제11호증 제8쪽), 이렇듯 법규상으로 상한이 정해져 있는 총인건비 예산에서 일반직과 업무지원직 등의 각 인건비를 배분하여 책정하므로, 어느 한 직군의 인건비 인상률이 다른 직군의 인건비 결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설령 업무지원직 등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더라도, 원고로서는 일반직의 인건비와 무관하게 업무지원직 등의 인건비를 독립적으로 증액하기는 어렵고, 항시 일반직과 사이의 교섭 상황을 염두에 두면서 업무지원직 등과 교섭을 진행하여야 할 것이라 보이므로, 교섭창구를 단일화한 경우와 비교하여 교섭의 효율이나 성공률이 더 높을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

바)

도리어 교섭창구를 D노조 지부로 단일화한 경우라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D노조 지부의 협력을 얻어 단체교섭에서 참가인 지부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이점이 있을 수도 있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단체교섭 과정에서 D노조 지부가 참가인 지부를 부당하게 차별하였을 때, 참가인 지부는 법 제29조의4 제2항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시정명령을 요청하여 구제를 받을 길이 있으나, 이와 달리 교섭단위가 분리된 상태에서는 D노조 지부와 참가인 지부의 입장을 중재할 수 있는 마땅한 법적 장치가 없으므로, 위 각 지부 사이의 갈등이 교착 상태에 빠지거나 노동조합 사이의 새로운 갈등을 초래할 위험을 배제하기 어렵다.

사)

결국 이 사건에서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오히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사정은 객관적으로도 명백하지 않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위와 다른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결정에는 교섭단위 분리 결정의 요건이 되는 교섭단위 분리의 필요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으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4.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