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6. 16. 선고 2022구합5988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8. 7. 26.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150명을 사용하여 여객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1) 원고(E생)는 2013. 9. 25. F 주식회사에 입사한 후 참가인이 2018. 8. 7. 위 회사의 영업을 인수하여 고용을 승계함에 따라 참가인 소속으로 시내버스 운전 업무를 수행하였고, 2019. 6. 30. 정년(만 62세에 도달하는 월의 말일)에 도달하였다. 원고는 2019. 7. 9. 참가인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9. 7. 9.부터 2020. 7. 8.까지로 정한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재고용되었고, 위 근로계약은 그 기간이 2020. 7. 9.부터 2021. 7. 8.까지로 한 차례 갱신되었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2)

한편, 원고는 2021. 6. 11. 참가인에 지회를 두고 있는 G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에 가입하였다.

다.

참가인은 2021. 7. 2. 참가인 내 교섭대표노동조합인 H노동조합(이하 ‘대표 노조’라 한다)과 원고에 대한 촉탁직 근로자 재고용에 관한 심의를 진행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합의하였고, 그에 따라 2021. 7. 5. 원고에게 “원고의 건강상태 등의 문제와 그에 따른 원고와 승객의 안전상의 문제, 제한적인 배차 투입 등으로 2021. 7. 8.을 기하여 정당하게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됨을 통지하오니 이에 착오 없으 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촉탁직 근로계약 관계 종료 통보서’를 전달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라 한다).

라.

1) 원고와 이 사건 노조는 2021. 8. 23.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부당해고이자, 이 사건 노조 가입을 이유로 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0. 20. ’①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나, 원고의 건강상태와 버스기사라는 업무의 성격과 업무강도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에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고, ② 원고가 근로계약 갱신 심의 당시 대표 노조와 이 사건 노조에 이중으로 가입되어 있었고 참가인이나 대표 노조에 이 사건 노조 가입 사실을 밝히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의 부당노동행위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와 이 사건 노조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I, J(병합)].

2)

원고와 이 사건 노조는 2021. 12. 1.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2. 4. 위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 및 이 사건 노조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D(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8,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을 거절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를 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없다.

1)

원고는 말기신장병으로 혈액투석치료를 받고 있으나, 그 치료 일정이 2021. 8.경부터 기존 주 3회에서 주 2회로 조정된 점, 암 투병 등으로 휴직하였던 참가인의 다른 근로자가 복직하여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건강상태가 시내버스 운전 업무를 수행하기에 부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2)

참가인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 한다)에 따라 신장장애중증 장애인인 원고의 근무일을 변경·조정해 줄 의무가 있음에도, 원고의 혈액투석치료를 위한 근무 조정을 거부하고 이를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 사유로 삼았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한 차별행위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3)

참가인이 들고 있는 시내버스 결행 및 배차 차질은 원고의 건강상태와 사이에 인과관계가 희박하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 사유가 될 수 없다. 설령 원고의 치료 일정으로 참가인의 배차 업무에 제약을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원고에게 근로시간 조정 등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 등

2020. 7. 9. 작성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참가인의 K번 버스를 운행하였다.

한편, 원고는 대표 노조에 가입한 상태에서 2021. 6. 11. 이 사건 노조에 가입신청을 하였고, 그 가입신청서에 “원고의 재고용이 결정될 때까지 이 사건 노조에 가입한 사실의 공개를 보류해 달라”는 취지를 기재하였다.

2)

촉탁직 근로자 재고용 등에 관한 참가인의 내부 규정

가)

참가인과 대표 노조가 2019. 10. 1. 체결한 2019년도 단체협약(유효기간: 2019. 8. 1.~2021. 7. 31.)에서는 조합원의 정년 및 촉탁직 고용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나)

참가인과 대표 노조 사이에 2020. 6. 29. 작성된 노사 보충합의서에는 ‘정년퇴직자 및 촉탁자의 처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다)

대표 노조는 2020. 11. 1. 참가인에게 “참가인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만 65세 재고용을 약속한 결단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문건을 보냈고, 이에 대해 참가인은 “연령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게 대하여는 퇴직 후 회사에서 재고용 시 특별한 결격사유(건강에 이상이 없고, 재직 시 사고·민원·근태 등)가 없는 분에 한하여 단체협약에 따라 공정한 심사 후 인사위원회를 통하여 재고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며 촉탁직 근로자의 재고용 여부도 매년 인사위원회의 검증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재고용을 약속받기 위해서는 건강관리 및 운수종사자의 기본적 사항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공고문을 게시하였다.

3)

원고의 신장질환으로 인한 휴직 등

가)

원고는 2021. 3. 28. 참가인에게 신청사유를 ‘입원치료’로 하여 2021. 4. 7.부터 2021. 4. 25.까지의 기간에 대한 병가신청서를 제출하였고, 참가인으로부터 병가 승인을 받아 위 기간 동안 신장질환과 관련해 입원치료를 받았다. 원고에 대한 L내과의 2021. 4. 21.자 진단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나)

원고는 병가 종료 후 2021. 5.경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무렵까지 혈액 투석 치료를 받기 위해 주 3회(월, 수, 금요일) 휴무하였다.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은 통상 1일 9.5시간씩 주 5일 근무 후 주 2일 휴무하고, 매월 만근일수는 22일(2월은 20일)이다.

다)

참가인은 노동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원고가 운전기사 수의 여유가 없는 평일에 주 3회 고정적으로 휴무함에 따라 원고의 운행 순번에 휴무기사나 예비기사 등 대행기사를 투입하였는데, 대행기사의 사정이나 주 52시간 근무 초과 등으로 인하여 3회(2021. 5. 17., 2021. 5. 21., 2021. 6. 21.)의 노선 결행이 발생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해 왔다. 참가인은 K번 및 순환 M번 버스 노선의 예비기사로 2021년에 6명(1월), 7명(2월, 4월), 8명(3월, 5월), 9명(6, 7월)을 각 배치하였다.

라)

한편,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후인 2021. 8. 9. L내과로부터 발급받은 진단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2021. 8. 18. 장애인 등록을 마쳐 2021. 10. 5.자로 발급된 원고의 복지카드에는 원고의 장애가 ‘신장장애중증’으로 기재되어 있다.

4)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 심의

가)

참가인은 2021. 6. 23. 원고에게 ‘촉탁직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보’라는 제목의 문서를 통해 이 사건 근로계약의 재계약 여부 결정을 위한 기초자료로 운전자 사고 사실 확인서, 건강진단표(건강검진 서류 등)를 제출하도록 요청하면서 “만약 당사자 간의 근로계약 갱신이 없을 경우 2021. 7. 8.자로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이 종료된다”고 안내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가 참가인에게 제출한 2021. 6. 24.자 일반 채용 신체검사서에는 과거 병력이 ‘고혈압, 당뇨’로 기재되어 있고, 신체검사에 ‘합격’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나)

참가인은 2021. 7. 2. 대표 노조의 참가인 지회장과의 노사 대표자 협의로 원고에 대한 ‘촉탁직 근로자 재고용 심의’를 진행하였고, 그 심의 자료 및 심의 결과 등이 기재된 심의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다)

위와 같은 재고용 심의 결과에 따라 참가인과 대표 노조는 2021. 7. 5.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고, 참가인은 같은 날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21. 7. 8.자로 종료됨을 통보하였다.

5)

촉탁직 근로자 재고용 현황 등

가)

참가인이 2019. 1.경부터 근로계약을 갱신한 촉탁직 근로자는 총 30명이고,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촉탁직 근로자는 원고를 포함하여 총 8명이다.

나)

한편, 대표 노조 참가인 지회장은 2021. 3. 2. ‘근로자들의 주 근로시간 52시간을 초과하였음’을 이유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에 참가인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한 바 있고, 참가인은 벌칙 적용 대상으로 확인되어 시정지시를 받았다.

6)

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의 진술 내용

원고와 참가인은 2021. 10. 20. 인천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 2022. 2. 4.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8, 9, 10, 11, 18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 내지 4, 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갱신기대권의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지나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그리고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서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일인 2021. 7. 8. 당시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⑴ 원고가 수행하는 시내버스 운행은 참가인이 여객운송사업을 운영하는 이상 상시적·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성격의 업무이고, 원고는 정년 이후인 2019. 7. 9. 참가인과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되어 2020. 7. 9.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한 차례 갱신하는 동안 동일한 업무를 계속 수행하였다.

⑵ 2019년도 단체협약 제38조 제2항은 정년 도달 후 촉탁직 고용 및 촉탁직 근로계약의 갱신과 관련하여 ‘징계경력, 사고경력, 건강검진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대표 노조와 참가인의 합의로 결정한다’고 정하고 있고, 2020. 6. 29. 작성된 노사보충합의서에서도 ‘정년퇴직자 및 촉탁자의 처리’와 관련한 조항을 두고 있는바, 참가인은 일정한 기준이나 요건을 충족할 경우 정년 후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와의 계약 갱신을 예정하고 있다.

⑶ 2021. 10.경을 기준으로 참가인 소속 근로자 약 118명 중 40여 명이 정년 후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고, 2019. 1.경부터 참가인과 사이에 촉탁직 근로계약을 갱신한 근로자의 수는 2019. 1.경부터 총 30명이다. 참가인은 노동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이 사건 소송에 이르기까지 “근로자의 건강 상태에 문제가 없고 대중교통 기사로서의 자질에 문제가 없다면, 참가인과 사이에 정년 후 촉탁직 개고용 및 촉탁직 근로계약의 갱신이 이루어진다”고 인정하고 있다.

2)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⑴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 한편,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 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⑵ 민사소송법 규정이 준용되는 행정소송에서의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민사소송 일반원칙에 따라 당사자 간에 분배되고, 항고소송의 경우에는 그 특성에 따라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그 적법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이 있다. 피고가 주장하는 일정한 처분의 적법성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일응의 증명이 있는 경우에는 그 처분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며, 이와 상반되는 주장과 증명은 그 상대방인 원고에게 그 책임이 돌아간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두4281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고 근로관계를 종료한 데에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⑴ 정년 후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제반 사정에 따라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그 취지에는 고령자에게 그 능력에 상응하는 근로의 기회를 제공하고 연령만을 이유로 한 고용 및 근로조건의 차별을 방지하려는 목적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해당 사업장의 관행 등에 따라 정년 도래 후의 근로자에게 촉탁직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사용자가 개별 근로자와의 사이에서 촉탁직 근로계약을 갱신할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해당 근로자의 직무수행 능력,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우려 등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고, 특히 근로자의 건강 상태와 육체적·정신적 피로도 등이 업무 자체의 수행 및 능률성 확보에는 물론, 제3자의 생명과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종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⑵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에 이르게 된 주된 사유는 2021. 7. 5.자 ‘촉탁직 근로계약 관계 종료 통보서’에 기재된 대로 “원고의 건강상태 등의 문제와 그에 따른 원고와 승객의 안전상의 문제”인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위와 같은 갱신거절 사유가 부당하다거나 비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① 원고는 말기신장병, 말기신장병을 동반한 비케톤성 당뇨병, 고혈압, 고지질혈증 등을 진단받아 2021. 4. 7.부터 2021. 4. 25.까지 입원 치료를 받았고, 이후 2021. 5.경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당시까지 주 3회 혈액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태였다. 원고에 대한 2021. 4. 21.자 진단서에는 “말기신장병에 의한 혈액투석치료를 받는 경우로 추후 지속적으로 주 3회 혈액투석이 필요할 것”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원고는 2021. 8. 18. ‘신장장애중증’로 장애인 등록을 하였다. 참가인과 대표 노조가 작성한 원고에 대한 2021. 7. 2.자 재고용 심의서에는 “2021. 5.경 동료 기사들의 증언으로 확인된 사항으로는 원고가 N 차고지에서 심신의 무력감을 느껴 넘어졌으며 얼굴 부위 등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짐”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특히 위와 같이 원고가 무력감으로 갑자기 넘어져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사정은 원고의 근로능력을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고려될 수밖에 없다.

②

2021. 4. 21.자 진단서에는 “업무강도가 높지 않다면 업무에 지장은 없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으나, 이는 문언상 통상적인 경우에 있어 ‘무리가 되지 않는 한 투석 치료를 받으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이론적인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이고, 다른 객관적인 근거로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이를 참가인 소속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업무 내용 및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판단한 결과로서 말기신장병을 앓고 있는 원고의 건강 상태가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이 상시적으로 수행하는 업무를 계속하기에 적합하다는 소견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이후인 2021. 8.경부터 혈액투석치료의 횟수를 주 2회로 조정한 것으로 보이나, 2021. 8. 9.자 진단서에 “투석양이 부족하여 문제가 발생할 시 주 3회로 재조정될 수 있고, 약물 치료 및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포함된 점에 비추어, 이를 원고의 병세나 건강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볼 근거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③

앞서 살펴본 사정에 비추어 참가인으로서는 원고가 중증 신장장애로 말기신 장병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업무를 계속할 경우, 상병의 악화나 추가적인 기능 저하, 안전사고의 위험성 등을 우려할 만하고, 시내버스 운전은 항상 일정 정도의 위험성을 갖는 사무로서 그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승객의 안전과 대중교통수단에 대한 신뢰확보 등을 위해 최대한 도로운전에 적합한 신체적인 기능과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바, 위와 같은 참가인의 우려가 비현실적이라거나 지나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가 들고 있는 다른 사건의 판결례들은 시용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만성신 부전증으로 혈액투석치료를 받는 사실이 확인된 근로자(오전에 투석치료를 받으면 같은 날 저녁에 배차를 받는 등으로 치료와 운전업무를 병행하였고, 주치의로부터 ‘시내 버스 운전기사 업무를 영위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을 명시한 소견서를 받은 경우)에 대한 본채용 거부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본 사안, 고혈압, 당뇨, 이상지 질혈증 등의 기저질환만으로는 버스 운전기사로서의 업무 수행이 부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고 본 사안 등으로 이 사건과는 사실관계를 달리하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사유의 합리성 판단에 참고할 자료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는 뇌내출혈, 무릎 연골파열, 암 투병 등으로 휴직하였던 참가인의 다른 근로자들이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운전기사로 계속 근무하고 있는 점, 말기신부전으로 혈액투석치료를 받으면서 계속 버스운전기사로 근무하고 있는 다른 회사 소속 근로자(1967년생)의 사례 등을 들고 있으나, 위 근로자들과 원고는 상병의 종류와 치료의 성격, 연령, 구체적인 신체기능 상태 등을 달리하는바, 다른 객관적인 자료로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원고의 건강상태가 위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평가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④

위와 같이 참가인이 들고 있는 갱신거절 사유인 ‘원고의 건강상태와 그에 따른 원고 및 승객의 안전 문제’는 그 정당성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일응의 증명이 있다고 할 것인바, 이와 상반되는 사정을 증명할 책임은 원고에게 있는데, 이 사건에서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건강상태가 시내버스 운전기사로서의 업무를 정상적이고 안전하게 수행하기에 적합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⑶ 참가인이 들고 있는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의 사유에는 “원고의 건강상태 등에 따른 제한적인 배차 투입”도 포함되어 있고, 원고가 2021. 5.경부터 2021. 7.경까지 혈액투석치료로 주 3회(월, 수, 금요일) 휴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대해 원고는 “참가인의 시내버스에 3회(2021. 5. 17., 2021. 5. 21., 2021. 6. 21.)의 노선 결행이 발생한 것은 원고의 투석치료 일정과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나 제7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은 근로자별로 월 3일의 지정휴가일, 오후 순번 운행자의 경우 그 다음 날 오전의 휴무 배치, 주 6일 근무 시 다음 날의 휴무 배치, 휴무자가 있는 경우 대행기사의 배치, 근로기준법에 따른 1주간 52시간의 근로시간,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적용에 따른 버스 대당 2.45명의 운전직 배치 등 다양한 사정과 조건들을 고려하여 근무편성표를 구성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여기에 근로자 추가 채용의 현실적인 제약, 원고가 혈액투석치료로 휴무한 날은 모두 평일로, 주말에 비해 배차 횟수가 증가하여 근무자가 많이 필요하였던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혈액투석치료를 위해 주 3회 평일 휴무를 한 것이 참가인의 대행기사 배치 등을 통한 시내버스 정상 운행에 상당한 지장을 주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건강상태에 따른 제한적인 배차 투입”이라는 갱신거절 사유 역시 현저히 부당하다거나 비합리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⑷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0조 제1항에서는 “사용자는 모집·채용, 임금 및 복리후생, 교육·배치·승진·전보, 정년·퇴직·해고에 있어 장애인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조 제1항에서는 “장애인을 장애를 사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에 의하여 불리하게 대하는 경우(제1호)”를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에 포함하면서, 같은 조 제3항에서 차별로 보지 아니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로 “제1항에 따라 금지된 차별행위를 하지 않음에 있어서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 등이 있는 경우(제1호)”, “제1항에 따라 금지된 차별행위가 특정 직무나 사업 수행의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제2호)” 등을 들고 있다. 이러한 법률의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채용이나 퇴직·해고를 함에 있어 장애를 사유로 불리하게 대하여서는 아니 되나, 이는 장애인과 근로관계를 형성하거나 단절함에 있어 장애인에게 절차적 평등과 균등한 기회를 보장할 의무가 있음을 의미하고, 특정 직무나 사업 수행의 성질상 불채용이나 퇴직·해고가 불가피한 경우 또는 채용이나 근로관계 지속에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있는 경우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원고가 시내버스 운전기사로서의 업무를 정상적이고 안전하게 수행하기 어려운 건강상태에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는바, 이는 시내버스 운전 업무라는 직무나 여객운송업이라는 사업 수행의 성질상 근로계약 종료가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원고와의 촉탁직 근로계약을 갱신할 경우 참가인에게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여기에 앞서 본 바와 같이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 여부에는 해당 근로자의 직무수행 능력,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우려 등이 보다 엄격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가 장애인차별법 제10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원고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1조에 따라 참가인에게 원고의 혈액투석치료를 위해 근무일을 변경·조정하는 등으로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의 부당성을 인정할 근거로 들고 있으나, 위 규정은 사용자와 장애인 사이에 고용관계가 성립·유지되는 경우에 있어 사용자가 장애인에게 다른 근로자들과 동등한 근로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조치하여야 한다는 의미일 뿐이고, 위 조항에서 정한 사용자의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가 사용자로 하여금 기간제 근로계약의 기간 만료 후에도 계약 갱신 또는 재체결을 통하여 장애인을 계속 고용하게 할 근거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존속 중 원고의 입원기간에 대한 병가를 승인하고 원고가 주 3회 혈액투석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근무 일정을 조정하여준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은바, 참가인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1조를 위반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⑸ 참가인은 2019년도 단체협약 제38조 제2항, 2020. 6. 29. 작성된 노사 보충합의서 제1조에 따라 원고의 사고경력, 민원내역, 근태, 업무협조도, 건강상태 등을 근거자료로 하여 2021. 7. 2. 대표 노조와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 여부에 관한 심의를 진행한 후 그 결과에 따라 2021. 7. 5.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에 관한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위 갱신 심의 과정에서 사용자인 참가인은 물론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지위 향상을 도모하는 노동조합의 관점에서도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사유에 관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참가인과 대표 노조가 특별히 원고에게 불공정하거나 비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를 진행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갑 제2,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 여부에 관한 심사가 진행된 2021. 7. 2.경 대표 노조와 이 사건 노조에 이중으로 가입한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이 사건 노조는 2021. 7. 14.경에 이르러 원고가 이 사건 노조에 가입한 사실을 참가인에게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21. 7. 2. 갱신 심의 및 2021. 7. 5. 노사합의서 작성 당시, 대표 노조는 조합원인 원고의 근로능력과 건강상태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에 동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갑 제17호증의 기재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와 달리 보기에 부족하다).

마.

소결론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어 이를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에 원고 주장의 위법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은진 신일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