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2. 6. 선고 2022구합6277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D 주식회사(이하 'D'이라고 한다)에 2003. 4. 9. 입사하여 버스기사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참가인은 시내버스 운송업을 하는 법인으로서 2019. 6.경 D의 사업일부(E영업소 시내버스 F 노선 운영권)을 인수하였고, 2019. 7. 1.자로 원고를 비롯한 D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하였다.

나.

원고는 2021. 7. 31.자로 정년이 도래하였는데, 원고는 정년 도래 전 참가인에게촉탁직 재고용 신청을 하였으나 참가인은 이를 거절하였다(이하 '이 사건 촉탁직 재고용 거절'이라고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촉탁직 재고용 거절이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2021. 9. 29.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1. 23.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가 2021. 12. 1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2. 28.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에게는 촉탁직 재고용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이 사건 촉탁직 재고용 거절에 합리적 이유도 없다. 촉탁직 재고용 여부를 정하는 근무평가기간인 정년퇴직 전 5년의 기간 동안, 원고가 낸 교통사고는 단 1건에 불과하였고 근로기준법상 보장된 범위 내의 휴가만을 사용하였으며, 당뇨 증세가 있으나 일상생활에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 촉탁직 재고용 거절이 적법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자의 정년을 정한 근로계약,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이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그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속 유지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실시기간,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등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다27592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서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앞서 본 증거 및 갑 제5호증, 을가 제1, 2, 9, 1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참가인 단체협약 제16조 제1항은, 정년을 만 62세로 하되(제1호), 정년으로 퇴직한 자를 대상으로 하는 촉탁직 제도는 모든 회사에서 실시하되, 회사는 정년퇴직자 중 촉탁직 재고용 대상자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고(제2호), 촉탁직 임금은 23일 근무시 수령액을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노령연금이 삭감되지 않는 최고액으로 하되, 정규직조합원의 임금을 초과할 수 없으며(제3호), 촉탁직 사원으로 하여금 조합원의 신분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등(제5호) 구체적인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나)

참가인은 촉탁직 재고용 여부를 판단할 때 적용하는 '촉탁 사원 재입사 선별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고, 평가내용으로 회사 지시사항 준수·근무성적·건강관리·운행형태·사고발생 및 손해율·대중교통 운전자로서의 기본 태도·차량관리와 같은 상세 항목을 두어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의 요건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

원고의 촉탁직 근로자들 가운데 2017. 1. 1.부터 2021. 11. 30까지 총 34명의 근로자 중 21명이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되었다. 이러한 촉탁직 근로자의 재고용률은 약 61% 정도로서 그 근로계약 갱신비율이 낮다고 볼 수 없다.

라)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내용은 시내버스의 운전으로서 해당 버스 노선이 폐지되지 않는 이상 계속적 · 상시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에 해당한다.

나.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4호증의 3, 제6호증, 을가 제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 대한 재고용을 거절한 조치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가 근무기간 동아 발생시킨 교통사고는 G공제조합에 기록된 건수만 11건으로써 그 횟수가 결코 적지 않다. 그 중 6건은 대인사고이다.

원고는 촉탁직 재고용 여부는 정년퇴직 전 5년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원고는 위 5년 동안 단 1건의 사고만 발생시켰으므로 나머지 사고는 촉탁직 재계약 여부를 평가하는데 고려하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 촉탁사원 재입사 선별규정 제2조는, 근무성적 평가 기간은 '총 근무기간 및 정년퇴직 전 5년 기간'을 우선 평가한다고 하여 총 근무기간 동안의 근무성적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 더불어 총교통사고 발생 건수와 규모 등은 시민의 안전과 관련된 항목으로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촉탁직 재고용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요소로 보인다.

나)

원고는 장기간 당뇨를 앓고 있었고, 재직 중인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이 정상수준인 100mg/dL 미만으로 측정된 적이 없다. 실제로 원고는 근무 당일에 당뇨 쇼크로 저혈당이 왔다는 등의 이유로 13회의 휴무를 하였고, 병고로 인해 6회의 정차를 하였다.

참가인은 시내버스 운송업을 하는 법인으로 시내버스의 원활한 운영 및 시민불편 방지를 위해 사전에 월 단위로 버스 배차계획을 수립하는데, 위와 같은 경위에 비추어 원고는 참가인에게 당뇨 질환으로 인한 운행 장애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

특히 참가인과 같은 운행사업자는 대중교통인 시내버스의 운행에 있어서 공중의 안전과 이익을 확보할 책임이 있다. 그에 따라 참가인이 촉탁직 재고용 대상자의 건강상태를 평가함에 있어 다소 보수적인 기준을 세웠다고 하더라도 운전근로자의 건강상태는 버스운행의 안전과 직결되므로 위와 같은 참가인의 인사방침이 비합리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라)

원고는 2021. 10. 27. 건강검진을 받은 다음(식후 혈당 160mg/dL) 이를 근거로 업무수행에 큰 지장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건강검진 결과는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하던 2021. 4. 건강검진을 받지 않고 정년퇴직한 뒤 개별적으로 실시한 것일 뿐 아니라 측정방식(식전/식후)도 기존 건강검진과 다르다. 또한 혈당 수치는 검사 무렵의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에 따라 일시적으로 달라질 수 있고, 원고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장기간 정상수치 이상의 공복혈당 수치를 보인 바 있으므로, 위 건강검진 결과만으로 원고에 대한 촉탁직 재고용 의무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건강상태가 확보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마)

원고에 대한 촉탁직 재고용을 위한 업무평가는 E영업소의 관리자들 및 참가인의 대표이사가 실시하였다. 그 주된 내용은 '당뇨에 의한 건강문제로 차량운행 정지 또는 휴무사례가 잦았고, 지시사항에 따르지 않는 등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며, 위 평가의견은 앞서 본 객관적인 근태기록 및 건강검진 결과와 부합하고 달리 객관성과 합리성을 현저히 결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바)

참가인은 2020. 4. 1.부터 2021. 8. 1.까지 원고를 포함한 정년퇴직 근로자 6명에 대한 촉탁직 재고용을 거절하였고, 그 거절 사유 또한 대부분 건강상 이유, 교통사고 등이 주된 것이어서 달리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만 특별히 차별적인 취급을 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이은경 김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