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 주식회사 A(이하 ‘원고 A’이라 한다, 이하 주식회사 명칭은 모두 생략한다)는 건축‧토목분야 건설사업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 B(이하 ‘원고 B’라 하며, 원고 A과 원고 B를 통틀어서는 ‘원고 A 등’이라 한다)은 건축설계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써 건설기술 진흥법상 건설사업관리용역사업자이고, 원고 C은 건축사 자격을 갖춘 건설사업관리기술인이다.
원고 A 등은 2019년 피고가 발주한 서울 성북구 D시설 건설사업관리용역에 관하여 공동이행수급체를 구성하여 낙찰받았다(지분비율 원고 A 65 : 원고 B 35. 이하 위 용역의 대상이 된 현장을 ‘이 사건 현장’이라 한다). 원고 A 등은 2020. 1. 15.부터 원고 C을 책임건설사업관리기술인으로 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건설사업관리용역을 수행하였다.
피고는 2021. 6. 24. 이 사건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하여 ‘이 사건 현장 근로자가 보호구(안전모)를 미착용하였고, 추락 우려가 있는 장소에 추락방지시설이 설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1차 경고를 하였고, 2021. 11. 19. 다시 안전점검을 실시하여 ‘이 사건 현장 근로자가 안전대를 미착용하고, 안전고리를 미체결하였다.‘는 이유로 2차 경고를 하고 2021. 12. 11. 벌점부과위원회를 개최하였다. 벌점부과위원회는 원고 A 등에게 총 3점(수급체의 출자비율에 따라 원고 A 1.95점, 원고 B 1.05점), 원고 C에게 3점을 각 부과하기로 결정하고 2022. 1. 3. 원고들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원고들은 위 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의신청을 하였고, 벌점심의위원회는 2022. 2. 25. 원고 A 등에게 총 1점(출자비율에 따라 원고 A 0.65점, 원고 B 0.35점), 원고 C에게 1점을 각 부과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는 2022. 3. 4. 이에 따라 원고들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각 벌점부과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처분사유인 현장 근로자의 보호구(안전모, 안전대) 미착용, 추락방지시설 미설치가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1항이 규정하는 ‘부실공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벌점심의위원회는 원고들에게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1, 4항,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 제87조 제5항 [별표 8] 제5호 벌점 측정기준 나목, 4). 가)(이하 ‘이 사건 쟁점 조항’이라고 한다)에 따라 벌점을 책정하였고 피고는 이에 따라 벌점을 부과하였으나, 원고들은 이 사건 쟁점 조항에서 규정하는 각 벌점 부과 사유, 즉 안전관리계획서의 미검토‧미확인, 정기안전점검의 미실시 등, 정기안전점검의 결과 조치 요구사항의 미이행 등을 저지른 바 없다. 이러한 이 사건 쟁점 조항의 문언상 시공사가 건설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것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에게도 곧바로 벌점을 부과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려움에도, 벌점심의위원회는 위 사유를 들어 이 사건 쟁점 조항에 규정되지도 않은 벌점(1점)을 결정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는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설령 처분사유가 존재하더라도, 원고들이 최선을 다하여 이 사건 현장의 건설사업관리용역을 수행하여 왔고 이 사건 처분사유는 주로 원고들이 아닌 건설사업자의 업무 부실로 인하여 발생한 점,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장차 국가나 공공기관 등이 발주하는 건설사업관리용역의 수주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어 막대한 불이익을 입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원고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처분사유에 대한 판단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1항의 ‘부실공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1항에서 정한 ‘부실공사’란 건축법 등 각종 법령·설계도서·건설관행·건설업자로서의 일반 상식 등에 반하여 공사를 시공함으로써 건축물 자체 또는 그 건설공사의 안전성을 훼손하거나 다른 사람의 신체나 재산에 위험을 초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안전성의 훼손으로 인하여 건축물이나 공사현장에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 위험이 현실화된 경우에만 부실시공에 해당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9. 11. 15. 선고 2018두64924 판결 참조).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4항에서는 같은 조 제1항에 있어서 벌점 부과 대상이 되는 부실의 정도를 측정하는 기준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고, 그에 따라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 제87조 제5항 [별표 8] 제5호는 벌점측정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위 기준은 업무의 소홀로 당장 시공보완이나 보수가 필요한 경우뿐만 아니라, 설계 변경사항의 검토 지연으로 공정에 차질을 빚는 경우, 건설사업관리기술인의 현장 무단이탈, 정기안전점검의 미이행, 공사용 안전시설 등의 미설치 등 건축물 자체의 안전성에 직접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사유들도 폭넓게 벌점 부과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관련 규정의 문언과 체계,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면, 경미한 부실을 포함하여 건설공사 등을 전반적으로 성실하게 수행하지 아니한 경우 부실공사의 우려가 있다고 간주하여 이를 제재함으로써 심각한 부실공사 피해 발생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벌점제도가 도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공사과정에서 실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부실공사의 우려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현장에서 지적된 현장 근로자의 보호구(안전모, 안전대) 미착용, 추락방지시설 미설치 등은 안전관리에 미흡한 사유로써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1항의 ‘부실공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쟁점 조항이 처분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
이 사건 쟁점 조항은 ‘시공자의 건설안전관리에 대한 확인의 소홀’이라는 제목 하에 가)항에서 ① 안전관리계획서를 검토ㆍ확인하지 않은 경우, ② 정기안전점검을 하지 않거나 안전점검 수행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은 기관이 정기안전점검을 실시했으나 시정지시 등을 하지 않은 경우, ③ 정기안전점검 결과 조치 요구사항의 이행을 확인하지 않은 경우 등을 예시하면서, 이에 대한 벌점으로 3점을 규정하고 있다. 피고가 실시한 안전점검이 건설기술 진흥법 및 건설공사 안전관리 업무수행 지침 등에서 규정하는 법령상의 정기안전점검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이 사건 각 처분사유는 이 사건 쟁점 조항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한 사유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 제87조 제5항 [별표 8] 제3호 다항은 ‘건설공사현장 등의 점검 시 지적된 내용과 제5호의 주요 부실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지적된 내용과 유사한 부실내용의 벌점을 부과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는 실제 건설기술용역사업자가 공사감리를 함에 있어서 준수하여야 할 모든 사항들을 열거하여 시행령에 규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건설기술용역사업자의 구체적인 부실내용이 위 시행령 [별표 8] 제5호의 주요 부실내용과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도 그와 유사한 부실내용의 벌점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므로, 비록 이 사건 쟁점 조항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유가 아니더라도 이와 유사한 부실내용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규정의 벌점을 준용하여 부과하는 것이 가능하다.
건설기술 진흥법 제2조 제4호는 건설사업관리란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8호에 따른 건설사업관리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5호는 그 중 감리에 관하여 건설공사가 관계 법령이나 기준, 설계도서 또는 그 밖의 관계 서류 등에 따라 적정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거나 시공관리·품질관리·안전관리 등에 대한 기술지도를 하는 건설사업관리 업무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8호는 건설사업관리에 관하여 건설공사에 관한 기획, 타당성 조사, 분석, 설계, 조달, 계약, 시공관리, 감리, 평가 또는 사후관리 등에 관한 관리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건축사법 제2조 제4호의 공사감리 규정 또한 건축물, 건축설비 또는 공작물이 설계도서의 내용대로 시공되는지 확인하고 품질관리, 공사관리 및 안전관리 등에 대하여 지도ㆍ감독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건설기술 진흥법령 및 유사 법령 모두 건설사업관리 업무의 내용으로 감리업무, 특히 공사에 대한 안전관리업무를 포함시키고 있다.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의 위임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건설공사 사업관리 방식 검토기준 및 업무수행지침(국토교통부고시 제2020-987호)은 건설사업관리기술인의 의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이 사건 고시 제47조 제1항 제8호는 건설사업관리기술인의 일반행정업무로서 안전관리 추진실적 보고서(안전관리 활동, 안전관리비 및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사용실적 등)의 접수 및 적정성 여부 검토를 규정하고, 제65조 제3항은 안전관리담당자로 지정된 건설사업관리기술인은 추락 또는 낙하 위험이 있는 작업, 그 밖의 안전에 취약한 공종 작업 등에 수시로 입회하여 시공자의 안전관리자를 지도·감독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5항은 건설사업관리기술인은 시공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과 그 밖의 관계법규를 준수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며, 같은 조 제6항은 건설사업관리기술인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제반 안전관리 지도에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하도록 한다고 규정하는 등, 건설사업관리기술인에게 공사현장의 안전관리와 관련하여 실질적으로 감시‧감독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와 같은 건설사업관리용역사업자 및 건설사업관리건설기술인의 정의와 임무에 관한 규정의 문언과 체계, 건설기술 진흥법이 건설사업관리용역사업자 및 건설사업관리건설기술인제도를 둔 취지 등을 모두 종합하면, 시공 단계의 건설사업관리를 수행하는 건설사업관리용역사업자 및 건설사업관리건설기술인의 업무에는 이 사건 쟁점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 외에도 시공자가 실질적으로 건설안전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확인‧관리할 의무가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 제87조 제5호 [별표 8]은 건설사업자에 대한 벌점 측정기준에 이어 나항에서 시공 단계의 건설사업관리를 수행하는 건설사업관리용역사업자 및 건설사업관리기술인에 대한 벌점 측정기준을 규정하면서, 4)호 가)에서 ① 안전관리계획서를 검토ㆍ확인하지 않은 경우, ② 정기안전점검을 하지 않거나 안전점검 수행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은 기관이 정기안전점검을 실시했으나 시정지시 등을 하지 않은 경우, ③ 정기안전점검 결과 조치 요구사항의 이행을 확인하지 않은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관련 규정의 내용 및 체계, 입법목적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쟁점조항이 규정하는 ‘시공사의 건설안전관리에 대한 확인의 소홀’은 위 3가지 경우만을 열거한 것이라기보다는 ‘시공자가 실질적으로 건설안전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확인‧관리할 의무의 소홀’까지 포함하는 것이고, 원고들이 이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아니하여 확인에 소홀함으로써 부실공사가 발생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이 사건 쟁점조항의 내용에 따라 벌점을 부과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들은 이 사건 현장에서 시공사가 안전수칙을 준수하면서 시공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여야 할 업무상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하였고, 원고들의 이러한 의무위반으로 인하여 시공자가 안전수칙을 위반하여 공사를 진행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는 이 사건 쟁점 조항이 규정하는 ‘시공자의 건설안전관리에 대한 확인의 소홀’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쟁점 조항은 이 사건 처분의 근거규정이 될 수 있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
관련 법리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여러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00. 4. 7. 선고 98두11779 판결 등 참조), 대통령령 또는 부령에 처분기준이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처분이 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각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쟁점 조항을 적용하면서도, 위반의 경위와 정도,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쟁점 조항에서 예시한 것 중 가장 낮은 규정[안전계획서 제출 지연(벌점 2점)]보다도 낮은 벌점 1점을 부과하였다.
부실벌점 부과처분은 건설공사의 품질과 건설기술의 수준을 높이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경미한 부실공사 등이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해당 공사와는 별도로 향후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주하는 공사 입찰에 일정한 불이익을 줌으로써 부실공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간접적인 제재조치이다. 피고가 이 사건 현장에 대하여 5개월 사이 실시한 2차례의 검사에서 보호구(안전모, 안전대, 안전고리 등)의 미착용, 추락 우려가 있는 장소의 추락방지 시설 미설치와 같은 가장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이 연달아 적발되었으나, 이 사건 현장에서 실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던 점 등 이 사건 처분사유의 내용 및 그 내용의 중대성 정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으로 판단된다.
건설기술 진흥법이 정한 부실벌점 부과제도의 취지는 건설공사의 품질과 안전을 확보하여 공공복리를 증진하고 건설공사 및 감리 업무를 성실히 수행토록 하여 부실공사와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함에 있고, 건축물 부실시공 및 이에 대한 소홀한 감리로 인한 피해는 대형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 제도를 엄격하게 적용할 공익상의 필요가 인정된다. 위와 같은 벌점 부과처분의 취지 및 성격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각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이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게 될 경제적인 불이익보다 가볍다고 볼 수는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정희(재판장) 김수정 성재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