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12. 15. 선고 2022구합6433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04. 12. 15. 설립되어 A구청장이 지정하는 공공청사, 체육시설물 등을 관리․운영하는 지방공기업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2005. 8. 1. 원고의 직원으로 입사하여 2019. 11. 1.부터 D팀의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E 수영장(현재 ‘E 실내스포츠센터’로 변경)을 관리하는 업무 등을 수행한 근로자이다.

나.

2021. 7. 2.경 참가인이 D팀 직원인 F과 사이에 음담패설을 주고받는 내용의 SNS 메시지(이하 ‘이 사건 메시지’라고 한다)가 A구 구의원들에게 전송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이하 ‘메시지 전송 사건’이라고 한다).

다.

원고의 G팀은 2021. 7. 12. 메시지 전송 사건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참가인의 D팀장 보직을 해제하면서 참가인에게 H팀 근무를 명하는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라.

F은 2021. 7. 15.경 G팀에 “현재 교제 중인 남자친구와 헤어질 생각으로, 본인의 휴대전화기와 참가인으로부터 빌린 휴대전화기를 함께 사용해서 마치 본인과 참가인이 실제로 음란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이 사건 메시지를 꾸민 후, 이를 남자친구에게 전송한 것이다”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마.

G팀은 2021. 7. 20. 참가인과 F이 메시지 전송 사건으로 인하여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원고에게 이들에 대한 경고조치 의견을 제시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2021. 7. 22. 참가인과 F에게 각 경고 통지(이하 ‘경고 통지’라고만 한다)를 하였다.

바.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발령과 경고 통지가 모두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2021. 10.

1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I), 이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2. 8. ‘이 사건 인사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반면, 이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은 크다고 할 수 없어 정당한 전보처분에 해당하고, 한편 경고 통지는 구제신청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판단하여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전부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내렸다.

사.

그러자 참가인은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2. 1. 2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3. 22. 이 사건 인사발령에 관하여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한편, 경고 통지에 관하여는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를 들어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위 재심판정 중 이 사건 인사발령에 관한 부분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가 제2, 4, 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관련 법리

1)

근로자에 대한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ㆍ내용ㆍ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이고, 다만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때 전보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당해 전보처분의 ① 업무상의 필요성과 ② 전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ㆍ교량하고, ③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의 취지 참조).

2)

한편 사용자의 인사명령에 속하는 불이익한 처분이 대기발령이나 보직의 해제와 같은 잠정적 처분인지, 전보 등의 확정적 처분인지 여부는 명칭과 상관없이 처분이 이루어진 구체적인 경위, 그로 인한 근로자 지위의 변화, 변경된 근로의 내용, 업무의 지속성 여부, 처분 당시 사용자의 의사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것이다.

대기발령과 같은 잠정적인 인사명령이 발령 당시에는 정당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명령의 목적과 실제 기능, 유지의 합리성 여부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합리적인 기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므로, 대기발령 등의 인사명령을 받은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다거나 근로제공을 하는 것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가 아닌데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잠정적 지위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와 같은 조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다64833 판결의 취지 참조).

나.

판 단

위 각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갑 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21. 7. 5.경 참가인에게 부서이동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2021. 7. 7.경 참가인이 부서이동에 동의하는 취지의 답변을 하는 등의 사전협의를 거쳐 이 사건 인사발령에 이른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다가 갑 제1호증, 을가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당사자간의 사전협의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그에 따른 생활상 불이익의 정도를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부당전보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1)

이 사건 인사발령은 원고에 대하여 D팀장 보직을 해제하는 명령(이하 ‘보직해제명령’이라고만 한다)과 H팀으로 전보하는 명령(이하 ‘전보명령’이라고만 한다)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① 원고는 2021. 7. 5. A구 구의원으로부터 메시지 전송 사건에 대한 질타를 받고는 같은 날 17:00경 참가인에게 “이번 일(메시지 전송 사건) 때문만이 아니고,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 내려가 있는 게 좋겠다. 구의회에 가서 구의원들과 대면하는 것도 그렇지 않느냐”라고 말하였다는 것인바(갑 제1호증의1 제8, 9쪽), 이러한 권유의 경위와 전반적인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당시 원고가 참가인에게 예고한 인사조치의 1차적인 목적은 메시지 전송 사건으로 인하여 갑작스럽게 촉발된 A구 의회 측의 항의를 무마하는 데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참가인도 원고가 예고한 인사조치가 임시적인 성격에 그친다고 이해하여 2021. 7. 7.경 위 인사조치에 동의하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가 당일 이를 철회한 것으로 보이는 점(갑 제1호증의1 제9쪽, 참가인의 2022. 10. 4.자 준비서면 제6쪽), ③ 그 후 원고는 메시지 전송 사건에 대한 감사 결과가 아직 나오기 전인 2021. 7. 12.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한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 중 보직해제명령은 메시지 전송 사건이 계류 중인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참가인의 D팀장 직위를 해제하는 처분이고, 전보명령도 보직해제명령에 수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보직해제명령의 유지를 전제로 하는 잠정적인 처분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2)

그렇다면 설령 이 사건 인사발령 당시에는 메시지 전송 사건의 책임소재가 분명하지 않아서 참가인의 업무를 변경할 필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후 3일 만인 2021. 7. 15.경 제출된 F의 진술서를 통하여 F이 단독으로 이 사건 메시지를 조작한 사실이 밝혀졌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인사발령을 계속하여 유지할 이유가 없다 할 것이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참가인이 메시지 전송 사건의 발생 위험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만연히 F에게 자신의 휴대전화기를 빌려준 귀책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나, F의 진술에 의하면 평소에 D팀 팀원들은 업무 관련 문자메시지 확인 등을 위하여 팀장인 참가인의 휴대전화기를 사용하여 왔고, 이 사건에서도 팀원인 F은 참가인에게 ‘팀장님 핸드폰을 잠시 쓰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자연스럽게 휴대전화기를 빌렸을 뿐이라 보이므로(을가 제5호증의 1 제3쪽), 그때 참가인으로서는 F이 참가인의 휴대전화기를 사용하여 이 사건 메시지를 조작하리라 예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4)

또한 원고는, 메시지 전송 사건으로 인하여 이미 참가인은 A구 의회 측에 ‘소속 팀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면서 근무 중에 음담패설을 나누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있으므로, 더 이상 참가인에게 A구 구의원들과 대면하여 협력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직위인 D팀장을 맡길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참가인에게 위 협력 업무의 수행을 금지할 것이 아니라, 반대로 A구 의회에 참가인의 결백이 증명된 감사 결과를 공개하여 참가인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보아야 한다.

5)

한편으로 원고가 메시지 전송 사건의 당사자인 참가인과 F의 업무를 서로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메시지 전송 사건은 온전히 F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 판명되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해제하고 F의 부서를 변경하는 방법으로도 양자의 업무를 분리할 수 있고, 오히려 그렇게 하여야 참가인과 F 사이의 형평에도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6)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 무렵에는 D팀의 관할 시설인 E 수영장을 E 실내스포츠센터로 확장하는 계획이 수립되어 있었는데, 그전부터 참가인은 근무성적이 부진하였을 뿐 아니라 메시지 전송 사건 외에도 동료 여직원과의 염문을 일으키는 등 기본적인 근무태도마저 불량하였으므로, 참가인에게 종전보다 규모가 확대된 E 실내스포츠 센터의 관리 업무를 맡기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 사건 변론절차에 이르러서야 새롭게 제기된 것이라 보이므로, 과연 원고가 위 주장 내용과 같이 참가인의 근무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한 것인지 의문인 점, ② 원고가 이 사건 인사발령에 관한 사전협의를 할 때, 참가인에게 위와 같은 근무 역량에 관한 문제점을 명확히 고지하면서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는 점, ③ 이 사건 변론에서도 참가인의 근무 역량에 관하여 원고가 지적하는 결함들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증거가 제출된 바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소결론

따라서 위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