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21. 7. 1.부터 C(이하 ‘이 사건 기관’이라 한다)의 관장이었던 자이다. 피고는「서울특별시 B구 사무의 민간위탁 촉진 및 관리 조례」제11조에 따라 이 사건 기관의 운영을 사단법인 D(이하 ‘이 사건 법인’이라 한다)에 위탁하였다.
이 사건 기관에 근무하는 청소년지도사인 E(이하 ‘피해자’라 한다)는 2021. 12. 17. B구인권센터(이하 ‘인권센터’라 한다)에 원고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을 당하였다는 내용으로 진정하였다. 인권센터는 원고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뒤 전문가의견을 종합하여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행위가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였고, 2022. 2. 21. ‘① 이 사건 법인 이사장에게 원고를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2차 피해 포함)으로 중징계할 것을 요구하고, ② 피해자의 초과 야간근무수당을 지급할 것, ③ 피해자의 의사를 고려하여 원고 배치전환, 피해자 유급휴가, 심리상담 제공 등 필요한 구제조치를 이행할 것, ④ 피해자의 의사를 고려하여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에 대한 재발방지 교육, 2차 피해 예방 등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할 것’을 각 권고하는 내용의 결정을 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그 결정 내용을 통보하였다(이하 원고에 대한 ① 부분을 특정하여 ‘이 사건 권고’라 한다).
이에 원고가「서울특별시 B구 인권 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이하 ‘인권조례’라 한다)」제22조의2,「서울특별시 B구 인권 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제17조에 따라 이 사건 권고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이의신청은 2022. 4. 25. 기각되었다.
한편 원고는 위 이의신청 결과가 나오기 전인 2022. 4. 14. 사직서를 제출하여 이 사건 기관에서 퇴사하였고, 이 사건 법인은 2022. 4. 19. 이를 피고에게 보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6, 1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본안전항변
피고는 원고에게 성희롱결정 처분을 한 것이 아니라 인권센터의 진정사건 조사결과에 따라 민간단체인 이 사건 기관을 운영하는 이 사건 법인에 원고에 대한 징계 및 피해자에 대한 구제조치 등의 이행을 권고한 것에 불과하다. 이 사건 처분 자체로 원고에게 직접 어떠한 법률상 권리·의무의 변동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고, 이 사건 법인이 권고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므로, 이 사건 권고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아가 이 사건 법인이 이 사건 권고에 따라 원고에 대한 징계에 나아가야 비로소 원고에 대한 법률상 이익의 침해가 발생하는데, 징계 여부에 관한 결정 전에 원고가 퇴사함으로써 실제 징계가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결국 이 사건 권고로 원고의 법률상 이익이 침해된 바도 없고 이 사건 권고가 취소되더라도 원고에게 회복될 아무런 법률상 이익이 없으므로, 그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나 법률상 이익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판단
이 사건 권고가 항고소송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 행정처분은 행정청이 공권력의 주체로서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그리고 법치행정의 원리와 당해 행위에 관련한 행정청 및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1. 18. 선고 2008두16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인권조례에 의하면, 피고가 설치한 인권센터의 센터장이 진정을 조사한 결과를 피고에게 보고하면 피고는 그 조사결과 및 시정권고사항 등을 진정인 및 조사대상기관의 장에게 통지하여야 하고(제22조 제1항), 조사대상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그 내용을 존중하여 조치하여야 하며 통지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조치 결과를 구청장에게 보고하여야 하는바(제22조 제2항), 이 사건 권고가 그 대상이 되는 원고 개인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더구나 이 사건 권고는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여부에 대한 사실인정과 불가분의 일체로 행하여지는 것이고, 그러한 사실인정은 추후 후속처분과 별개로 피고에 의하여 그러한 행위를 한 자로 결정된 원고의 명예감정뿐만 아니라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 인격적 가치에 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인 명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립적 행위이다. 특히 이 사건에서처럼 후속 처분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이 사건 권고를 다투는 외에는 달리 구제수단도 없으므로, 원고에게 이 부분 결정에 대하여 다툴 수 있게 함으로써 그 사실인정에 관하여 다툴 기회를 줄 상당한 필요성도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권고가 이 사건 법인의 후속처분을 예정하고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원고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봄이 타당하고, 따라서 이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고적격 내지 법률상 이익 존부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원고적격은 해당 처분의 상대방인지 여부가 아니라 그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상 이익이란 해당 처분의 근거 법률로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리키고, 간접적이거나 사실적·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지는 데 불과한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8두4718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권고는 원고의 법률상 이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고, 원고가 이미 퇴사하여 이 사건 법인이 더 이상 원고에 대하여 중징계를 할 수 없는 상태라 하더라도 그와 관계없이 원고로서는 이 사건 권고에 대하여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그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고, 따라서 원고적격 역시 인정된다.
이 사건 권고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 처분 사유 부존재
원고는 기관장으로서 소속 직원인 피해자와 F 부장(이하 ‘부장’이라 한다)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다른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 업무상 부적절한 영향을 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어 피해자에게 최소한의 주의를 주기 위해 필요한 사실확인만을 한 것이다. 또한 피해자에게 남자친구 G에게 관하여 물은 것은 강사 섭외를 할 때 특별한 친분관계에 있는 사람은 지양하자는 말을 하기 위해서였다. 즉,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언행은 기관장으로서 업무상 필요한 정당한 행위였고,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없으므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기관의 직제상 활동선임이라는 것이 어떠한 직책을 의미하거나 승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선임지도사가 된다고 하여 경제적, 업무적 이익이 있는 것도 아닌바, 원고가 기획안에 불과한 ‘2022년 조직구성/실무분장’ 문건에서 피해자에 대한 ‘선임지도사, 활동선임’ 명칭을 삭제한 것이 직장 내 괴롭힘 내지 ‘2차 가해’라고 할 수도 없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원고는 2021. 11. 3. 14시경 피해자를 관장실로 불러 “부장하고 많이 친해? 개인적인 관계가?”, “내가 알아야 될 정보가 있어?”, “관계가 얼마나 친하냐고 물어본 거는 업무에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보이는 게 9시 전하고 18시 이후에 보여가지고 물어본 거야.”라고 질문하였다. 또한 피해자에게 “지금 그거 관장하고 부장 사이 안 좋다는 거 오픈할 거야.”, “결론을 얘기해 줄게. 둘(관장과 부장) 중에 하나 나갈 거라고”, “본인(부장) 얘기 들어주고 하기 위해서 관장이 술 먹자 그래 가지고 제일 비싼 집도 다 얘기해놨는데 이틀 전에, 본인이 얘기한 것도 아니고, 이틀 전에 ‘해놨어?’ 그랬더니 ‘어? 안되는데요.’ 이게 몇 살짜리 애가 하는 거야, 이게. (…) 그리고 나서 피해자하고 희희낙락하고 있으니깐 그게 이뻐보이겠냐, 그게?”, “그러니까 나는 그냥 09시 전이나 이런 거 안 물어본다고 그랬잖아. 그냥 살짝 봤을 때도 너무 피해자한테 의지하려고 하는 게 보여.”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였고, “선생님(피해자)이야 진급 대상이잖아. 다 시설장들이야. 이 사람들. 그리고 사무국장하고 이사장님은 그냥 도장만 찍어주는 거고. 피해자 잘 생각해”라고 이야기하였다.
원고는 2021. 11. 23. 13:10경 피해자를 관장실로 불러 “선생님 복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나한테 혹시 얘기 안 한 거 있어? 내가 알아야 되는데 얘기 안 한 거 있어? (…) 다른 직원은 아는데 관장만 모르는 얘기가?”이라고 묻고, 피해자가 없다고 대답하자 재차 “선생님 관련된 사업 중에 강사 선생님이나 오신 선생님 중에 선생님하고 친분관계가 개인적으로 뭐 선후배나 동료 외 분이 계셨어요? G 얘기하는 거예요”, “G 이전에 있었던 직장 동료나 팀장 외의 다른 관계가 또 있었어요? (…) 우리 강사로 모시고, 강사비가 나가서 물어보는 거예요”라고 질문하였다. 이에 피해자가 “근데 이게 복무에 영향을 미치는지 제가 지금 잘 이해가 안 돼서”라고 말하였음에도 “대답할 수가 있어요? 없어요?”라고 물으면서 “매우 밀착한 친분 있는 분을 강사로 불렀는지 확인하는 거예요”라고 말하고, “약간 피해자하고 저하고 인간적인 신뢰가 이정도구나 라는 느낌이 좀 들긴 했어요. 왜냐면 저 (2021년) 6월 이전에 들었거든요. 그 사안에 대해서.”, “그때 (G) 강사비 나가고 와서 애들 강의할 때 서로 두 분이 교제하고 계셨어요?“라고 계속 질문하였다. 피해자가 G에 관하여 확인하는 이유를 묻자 "… 그리고 사실 인간적인 마음으로는 처음은 아니겠죠. 뭔가 두 분이 헤어지시고 그러는 건 당연히 말을 안해도 되는 건데, 우리 관계가 있었잖아요. 중간쯤에는 그냥 ‘관장님, 사실은 이런 약간 그런 흐름이 있었습니다.’ ‘아, 알고 있구나. 못들은 걸로 할게’하고 할 줄 알았어요, 저는“이라고 말하였다.
또한 원고는 피해자와 부장의 관계에 관하여 언급하며, 피해자가 ”○○○이랑 ○○○한테도 저랑 부장님에 관련돼서 관장님이 말씀하셨다면서요? 아니라고 분명히 제가 전에도 말씀드렸음에도 불구하고”라고 항의하자 원고는 “왜냐면 저도 외부에서 확인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와서요“, ”부장이 (2021. 11. 2. B구 관내 청소년시설 부장단 회의에서) 갑자기 전체 참석한 인원한테 ‘피해자가 내년에 이 사건 기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사람이라서 데려왔습니다’라고 소개한 거 맞아요?“, ”부장이 이 멘트를 했어? 안했어요?“라며 소개 발언에 관하여 피해자에게 질문을 하면서 위 발언 때문에 사적인 관계도 확인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답하였다.
한편 원고는 같은 날 "선생님이 ○○○ 빼고는 제일 여기선 경험도 많고, 청소년 쪽 기관에서는. (…) 선임으로 우리가 데려가려는 계획도 있고.", "저기, 구설수나, 우리 직원들이 구설수에 안 오르고 하거나, 아니면 좋은 평판 받게 하거나 그런 쪽으로 저는 얼마나 신경쓰겠어요. H(이전에 근무한 곳을 말한다)에서 오만소리 다 듣고. 우리 직원들은 그런 얘기 안 듣고 성과 잘 인정받고 승진 잘하시고.", "근데 결론은 뭐냐면, 다른 기관에서, 그러니까 내가 올리니까, 만약 내가 선생님을 올리잖아요. (…) 물론 힘은, 지금의 힘은 ○○○ 사무국장님이나 이사장님이 많겠지만, 제3자인 다른 데가 중요하더라고, 평판이"라고 하며 원고의 질문이 피해자의 평판과 승진에도 연관되는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하였다.
피해자는 2021. 11. 23. 18시 이후 관장실로 가서 원고에게 G과의 관계를 질문한 이유를 재차 물었는데, 원고는 "그러니까 개인적인 부분은 선생님이 전 사실 이렇게 아니더라도 언질이라도 줄 줄 알았는데, 선생님은 ‘저 솔로고, 애인도 없고, 저 결혼안 할 거예요’ 이렇게 얘기 (…) 그러니까 저도 이중플레이하기 너무 힘든 거예요.", "선생님, 저는 그것 때문에 지장을 줬다라는 말을 안했어요", "개인적으로 한번은 언질을 줄 거라고 생각을 했어", "선생님이 한 게 불법도 아니고 편법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닌데, 선생님 평판이나 우리 기관 평판에 일부 나중에 오해받을 수 있으니 그냥 그런 소지를 없앴으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 그러니까 더 정확하게 섭섭하다는 거예요, 선생님“이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였다.
이에 피해자는 원고의 2021. 11. 3. 및 2021. 11. 23. 행위 등을 성희롱이라고 생각하고, 2021. 11. 24. 이 사건 법인 고충처리위원회에 원고의 행위를 신고하였다.
한편 이 사건 기관의 2021. 10. 20.자 ‘2022년도 이 사건 기관 조직구성/실무분장’ 문건에 피해자의 직책으로 ‘선임지도사’, ‘활동선임(피해자 이름 명시)’, 직책의 성격을 ‘사업 및 행정 실무 전반 수행 및 관리로, 대리와 같은 역할임’이라 기재되어 있었는데(해당 문건 결재자는 부장과 원고였으며, 2021. 10. 20. 전체 직원회의에서 그와 같이 발표되었다.), 원고는 2021. 11. 27. 단독으로 위 문건을 ‘2020년도 이 사건 기관조직구성/실무분장(수정)’이라는 제목(원고가 문건을 수정하면서 2022년을 2020년으로 잘못 기재한 것이다)으로 수정하였고, 위 피해자의 직책, 직책의 성격, 업무 내용을 모두 삭제하고 단독 결재하였다.
이후 피해자가 2021. 12. 17. 인권센터에 진정한 내용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인권센터는 피해자 및 원고, 참고인들의 진술 및 각 자료를 통해 피해자의 진정 내용을 조사한 후 2022. 2. 21.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행위를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다.
원고의 이의신청에 대하여 인권센터는 2022. 4. 25.경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다.
원고는 2022. 2. 25. 이의신청을 하며 2022. 3. 4.자로 주변 직원들의 진술서 및 탄원서 등 증빙자료를 제출하였는데, 인권센터의 조사결과 원고가 이 사건 권고 이후 직원들에게 ‘진술서랑 탄원서가 있으면 도움이 될 거다’, ‘진술서랑 탄원서가 필요하다’라고 하여 이를 받아내었던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에 피고는 2022. 4. 25. 이 사건 법인에 원고의 이의신청이 기각되었음을 고지하면서 직원들의 탄원서, 진술서 내용이나 원고의 부적절한 태도와 행동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발생도 우려 된다는 점을 함께 통보하였다.
[인정근거] 앞서 든 증거, 갑 제6 내지 9호증, 을 제7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성희롱 해당 여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위 대법원 2017두74702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언행은 언어적 성희롱 행위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피해자는 인권센터에 2021. 11. 3.자, 2021. 11. 23.자 원고와의 대화 녹취 파일 등을 제출하였고, 그 대화 내용에 의하면 원고가 여러 차례 피해자와 이성인 상급자 부장 사이의 사적 관계 및 피해자와 G에 관한 사적인 교제 사실을 묻고 있다. 원고 역시 발언 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다투지 않고 있다.
원고는 그 발언의 배경이 업무의 일환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피해자에게 부장과의 사적인 관계, 특히 오전 9시 이전 및 오후 6시 이후의 관계가 있는지를 물으면서, ‘이거는 공적인 일할 때 영향을 끼친다라고 판단이 돼서 물어보는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하고 있는데, 이것이 피해자의 업무상 부족하거나 부적절한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지적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부장이 사적으로 내지 이성적 관계에서 피해자를 편애하고 있다는 일방적 전제에서 계속 대화를 이어나간 것으로 보인다. G에 관한 부분 역시 원고는 피해자 및 G과 H시청소년수련관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는 등으로 이미 G의 경력을 알고 있었고, 피해자와 G과의 교제 관계가 피해자의 업무에 부당한 영향을 주었다고 볼 만한 합리적 정황도 특별히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의 업무 처리 내용 중 과연 어떠한 부분이 부적절하였는지 등에 대한 합리적 설명 없이 피해자의 사생활을 문제삼은 것으로 보일 따름이다. 원고는 자신의 최종 결재로 G의 강의가 이루어진 것임에도, 이를 피해자와 G의 사적 관계에 의한 섭외라는 일방적 전제에서 질문을 반복하였고<1>, 또한 원고는 위와 같은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피해자 사이의 신뢰관계, 피해자의 기관 내 평판이나 승진까지 함께 언급하였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러한 행위들은 직장에서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행위이며, 피해자에게 이성인 상급자와의 사적 친분이나 이성 교제 관계를 적정 범위를 넘어 불필요하게 추궁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피해자는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성적 굴욕감과 불쾌감을 느꼈다는 것이고, 이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 있다고 보인다. 설령 원고가 성적인 의도를 가지고 발언한 것은 아니라거나 일부 발언은 피해자가 원고에게 재차 해당 발언을 항의하러 온 자리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로써 그 경중에 대하여는 다소 가볍다고 볼 수 있을지언정, 그러한 사정만으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직장 내 괴롭힘(2차 피해) 해당 여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을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정의하면서 이러한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3조 제3호 (다)목 3)은 폭력 피해 신고 등을 이유로 피해자가 직무 미부여, 직무 재배치, 그 밖에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의 피해를 입는 것을 ‘2차 피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살피건대, 원고는 이 사건 기관의 기관장으로서 우월적 지위에 있으며, 원고가 최종결재한 후 2021. 10. 20.자 전체 회의에서 공표하였던 피해자의 직책을 2021. 11. 27. 단독결재로 회의도 없이 이를 삭제하였다. 이러한 조치는 피해자가 이 사건 법인 고충처리위원회에 원고를 신고한 지 불과 3일 뒤에 이루어진 것이고, 2021. 10. 20.자 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약 한 달만에 원고가 이를 단독으로 삭제하게 된 합리적 이유도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원고는 위 문건이 확정적인 것도 아니었고 이 사건 기관의 직제상 선임지도사라는 것이 어떠한 직위를 부여하는 것도 아니므로 그 수정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피해자에게 하였던 대화 내용을 보더라도 피해자가 승진대상자였던 사실은 확인되고, 종전 문건에 기재되었던 선임지도사 직책의 성격도 “대리와 같은 역할”이라는 것으로서, 해당 직책의 신설을 통해 승진대상인 피해자에게 전체 지도사 및 사업을 총괄하는 업무를 줄 예정이었음이 확인된다. 그럼에도 원고가 피해자의 고충처리위원회 신고 직후에 이를 합리적 이유 없이 삭제하였던 것은 신고를 이유로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준 것이라고 보기에 충분하고,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이자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권고 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이와 다른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영(재판장) 박정미 강민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