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 회사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기업 D의 한국법인으로 2003. 8. 25. 설립되어 상시 약 24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의료용품 및 정밀 과학기기 등을 판매하고 있다.
원고는 2018. 6. 18. 참가인 회사에 경력직으로 입사하여 Chemical Analysis Division 부서에서 수석(Sr. Sales Development Representative, 부장급)으로 근로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21. 6. 25.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① 참가인회사의 승인 없는 판매(Sales) 기회 이관, ② 한국환경공단 입찰 관련 부당 공모, ③ 업무상 지시 불이행, ④ 고객사의 불만 초래'를 사유로 정직 6개월의 징계처분(정직기간 2021. 7. 23.부터 2022. 1. 22.까지, 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하고, 근거가 된 징계사유를 개별적으로 지칭할 때는 위 순번에 따라 '제○ 사유'라 한다)을 하기로 의결한 후 2021. 7. 16.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가 기재된 징계처분장을 보내 이를 통보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2. 8. 제3 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사유가 인정되고,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대한 양정인 정직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며, 절차상 하자도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가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3. 28.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이 사건과 관련된 참가인 회사 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 3. 2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 사이의 C B 주식회사 부당정직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사건정보
사건
2022구합66293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원고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세
담당변호사 진원태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B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이정우, 이지호
변론종결
2023. 11. 23.
판결선고
2024. 2. 1.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 요지
참가인 회사는 제1 사유 11건 판매 기회 이관 행위를 특정하지 못했고, 원고에게 이를 구체적으로 통보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장애가 있었다.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징계의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징계에는 원고가 J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진정하자 참가인회사는 뒤늦게 2018. 11.경부터 최근까지의 일을 조사하여 비위행위로 평가하고 징계한 배경이 있고, 제1, 2 사유는 참가인 회사의 명시적 · 묵시적 승인 있었으며, 적법한 절차에 따른 행위임이 전임 부서장 L의 진술을 통해 확인되므로 제1, 2 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볼 수 없다.
원고가 상사에게 'PIP 진행 여부와 관련하여 M에 문의한 상황이며, 답변받는 즉시 업데이트 드리겠다.'라고 말한 것은 직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이견에 대한 의견 제시일 뿐, 정당한 사유 없는 불복이 아니므로 제3 사유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가 2020. 9.경 약속 시각을 오전에서 오후로 변경 요청하여, 상대방고객사인 K의 불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는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이익을 위해 다른 고객사와 약속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착오한 것이다. 원고는 K 관계자에게 사과하여 이후 위 회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였다. 따라서 제4 사유는 참가인 회사 취업규칙 제44조의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정직 6개월은 해고 다음의 중징계인 점, 원고는 이메일을 통해 직속 상사 L 등과 정해진 절차를 모두 거쳐 참가인 회사에 진행 상황을 확인받은 점, 참가인 회사에 손해가 없는 점, 참가인 회사가 유사한 사안으로 직원을 징계한 적이 없어 이 사건 징계는 균등처우의 원칙에 위반되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징계는 그 양정이 과다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는 부당하므로 이와 다른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징계 절차 하자 유무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을가 제3, 9호증, 을나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제1 사유가 특정되지 않아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장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 회사는 제1 사유에 관하여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승인 없이 판매 기회를 F(F)에 이관한 11건[이하 개별적으로 지칭할 때는 아래 표 연번에 따라 '제○ 기회'라 한다, 제8, 9, 10 기회는 계약이 미체결되어 이관 건수 11건에는 포함되었으나 거래금액 합계액(매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을 아래와 같이 특정하고 있으므로, 참가인 회사가 이를 특정하지 못하였다는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
참가인 회사는 2021. 6. 18.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지하였는데, 출석통지서에는 제1 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2018. 11.부터 2020. 9.까지 11건의 판매 기회를 F에 넘겼다고 이관받은 대상과 기간이 명시되었다. 원고는 위 기간에 참가인 회사의 승인을 받지 않고 F에 넘긴 계약 건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이에 관하여 소명하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위 출석통지서나 원고에게 통지된 징계처분장에 위 1)항의 표가 첨부되어 있지 않으나, 위 각 서면에는 제1 사유의 징계사유로 된 사실관계와 의무위반의 사유가 무엇인지 원고가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요지가 적시되어 있다고 인정된다.
징계사유 존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5, 8 내지 11, 13 내지 18, 20, 23, 26, 27, 28, 35호증, 을가 제3, 5 내지 16호증, 을나 제1, 2, 4, 6, 10, 11호증의 각 기재, 증인 J의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징계의 징계사유 중 제1, 2, 4 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나(다만 제2 사유 중 발주기관과의 공모 및 합의 부분 제외), 제3 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볼 수 없다.
제1 사유
참가인 회사는 직원들에게 이해관계자 거래 등 참가인 회사의 사업상 행동 및 윤리강령(Code of Business Conduct, 이하 '이 사건 행동강령'이라 한다) 위반행위를 하지 않도록 준법(Compliance) 교육을 매년 시행하고 있는데, 이 사건 행동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해관계자의 범위에는 '현재 또는 과거에 사업장 친분이 있는 개인'이 포함되어 있다.
F의 실경영자 E는 원고와 전 직장에서 같이 근무하였으므로, 이 사건 행동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현재 또는 과거에 사업상 친분이 있는 개인'으로서 이해관계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행동강령에 따라, 이해관계자인 E가 운영하는 F와의 거래가 존재하거나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직속 상사에게 모든 사실을 공개하거나 회사 법무부서에 보고해야 한다.
원고는 L이 2018. 7. 25. 신규 대리점 후보인 F의 대표 E를 처음 만나 기 전 L에게 E가 예전 회사 동료라고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 다만, L은 E를 만나자 원고와 E에게 서로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 다시 물어봤고, 원고는 단지 과거에 E와 한 회사에 근무한 이력이 있다고 재차 대답하였으나, L은 더 확실하게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참가인 회사 법무부서를 통한 DDQ(Third-Party Due Diligence Questionnaire의 약칭으로, '대리점 실사를 위한 질문지'를 의미하는데, 참가인 회사는 대리점 계약 체결 전 상대방으로부터 DDQ 질문지를 작성받는다) 업무절차를 밟아 F가 대리점 자격에 문제가 있는지 최종 확인을 받은 후 보고해 달라고 원고에게 업무지시를 하였다. 그러나 E는 DDQ 질문지에서 참가인 회사 직원과 이해관계에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NO"라고 답변하여 참가인 회사 법무팀은 F에 대한 DDQ 검토 시 원고와 E 사이의 이해관계를 알 수 없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L이 원고에게 DDQ 절차를 통해 F가 참가인 회사의 대리점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하여 보고를 하라고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고, 원고의 주선으로 F가 참가인 회사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게 된 이상 원고는 자신과 관련된 위 질문에 대해 F가 적절히 답변하였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는 점, J은 이 법정에서 '참가인 회사 영업담당자는 통상 DDQ 질문지를 대리점과 함께 작성하는데, 위 질문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이므로 대리점의 답변에 대해 영업담당자가 이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라고 증언하였고, 이는 원고가 F의 DDQ 절차 이행 과정에서 참가인 회사로부터 받은 메일이나 서류 등 객관적인 증거에 의하여 뒷받침되어 신뢰할 수 있는 점, 원고는 2018. 11. 13. L에게 F와 대리점 계약 전 DDQ 검토를 법무팀에서 완료하였다고 보고하였을 뿐, 공식적으로 F와 이해관계에 있음을 직속 상사 또는 법무부서에 보고한 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는 F와 원고의 이해관계 여부에 대한 참가인 회사의 검토 절차가 적절하게 진행되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인정된다.
E가 2018. 11. 2. 참가인 회사 담당자에게 보낸 이력서에 E가 2008년 G<각주1>에 입사하여 근무한 사실이 기재되어 있으나, 참가인 회사 규모에 비추어 위와 같은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참가인 회사가 원고와 E 사이의 관계를 알 수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2021. 3. 3. 대리점 판매 이관(제1 사유)과 관련된 참가인 회사 직원의 질문을 받고 J이 2019년 하반기쯤부터 팀 회의 자리에서 회사에 직접 문의가오는 판매 기회를 가급적 대리점으로 이관하지 말라는 취지로 몇 번 말하였던 기억이 난다고 인정한 바 있는 점, J은 2020. 3. 23. 원고를 포함한 소속 부서원에게 'Compliance에 저촉되지 않도록 개인적으로 대리점에 이관하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방침을 이메일로 전달하기도 한 점, 원고는 위와 같은 참가인 회사의 명시적인 방침을 받고도 이에 어긋나게 F에 판매 기회를 이관한 점, L은 '자신이 부서장일 때 정식으로 계약을 한 대리점을 통한 통상적인 제품 판매는 모든 영업 담당자가 할 수 있는 업무영역이라 판단하여 부서를 운영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하였으나, 위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는 통상적인 제품 판매에 한정된 것일 뿐, 제1 사유와 같은 이해관계자와의 거래에 관하여는 상사와 사전에 논의하여야 할 것으로 보이나, 원고는 이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이를 받지 않고 sales 기회를 대리점으로 이관하였다고 인정된다.
제1 사유의 11건 중 4건(제1, 2, 6, 11 기회)은 원고가 영업기회를 발굴한 후 이를 F로 이관한 것이고, ② 2건(제3, 5 기회)은 고객이 참가인 회사의 세미나에 참석한 후 구매문의를 한 것을 원고가 F로 이관한 것이며, ③ 5건(제4, 7, 8, 9, 10 기회)은 고객이 참가인 회사의 헬프 데스크 또는 웹사이트 등을 통하여 직접 구매문의를 한 것을 원고가 F로 이관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원고는 참가인 회사와 오랜 기간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AB를 배제하였는데, AB는 신생업체인 F보다 기술력, 규모, 사업경력 면에서 우월하고, L이 2018. 9.경 AB와의 계약종료 절차 준비를 지시하였으나, 실제로 계약종료가 실행되지는 않아 참가인 회사와 AB와의 거래 관계가 지속되었으므로 원고가 위와 같이 편향되게 F에 판매 기회를 제공한 것은 원고와 F 대표인 E의 관계를 제외하면 설명하기 어렵다(이 사건 징계의 징계처분장 제1 사유 말미에 기재된 "원고의 친한 친구"라는 표현은 이러한 원고와 E 사이의 관계에 대한 참가인 회사의 평가 또는 의견에 해당한다).
원고는 위와 같이 2018. 11. 2.부터 2020. 9. 22.까지 직접 판매가 가능하였던 11건의 거래를 참가인 회사나 상급자의 허락 없이 이해관계자인 F에만 이관하였고, 직접 판매는 대리점과 수익을 배분할 필요가 없어 대리점을 통한 간접판매보다 영업이익율이 훨씬 큰데, 원고가 2019년과 2020년에 영업한 기록상 직접판매의 영업이익률은 25% 정도이고, 간접판매의 영업이익률은 최대 5.6%인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위 행위는 참가인 회사의 영업이익을 현저히 감소시킨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위와 같이 판매 기회를 F에 이관한 것에 대해 정당한 거래상(비즈니스상) 사유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제1 사유는 이 사건 행동강령의 '이해관계자 거래'로서 '정직하고 윤리적인 행동 및 공정한 거래'로 볼 수 없고, 취업규칙 제44조 제1호의 '회사의 방침을 위반한 경우'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이 사건 징계의 징계처분장 제1 사유 말미에 '원고는 F의 실제 소유자를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참가인 회사의 관련 검토 절차가 적절하게 진행되지 못하도록 하였음' 부분은 참가인 회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할 수 없으나, 이는 원고에게 통지된 2021. 6. 18. 자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에도 포함되지 않은 제1 사유의 경위 사실에 불과한 것으로 보여(다만 원고가 E와의 이해관계를 숨겨 참가인 회사의 관련 검토 절차가 적절하게 진행되지 못하도록 한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를 기준으로 징계사유 해당 여부가 결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회사 승인 없이 판매 기회를 이해관계자인 F에 이관하여 참가인 회사가 취할 수 있는 영업이익을 현저히 감소시킨 이상 위와 같이 인정되지 않는 부분으로 제1 사유의 정당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
제2 사유
한국환경공단은 2018. 11. 27. '석면종류 판별 분석기 구매'를 위한 입찰공고를 하였는데, 위 입찰공고에 추가된 계약특수조건 제4조는 "계약상대자는 반드시공급사 증명서(Supplier Certification) 제출 및 자체 서비스 지원이 가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고, 참가인 회사는 석면종류 판별 분석기 제조사이나 위 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 '대기업'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원고는 F가 참가인 회사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한 2018. 11. 14. 전부터 F 관계자와 임의로 동행하여 한국환경공단에서 입찰품에 대해 데모를 하였고, F가 2018. 12. 12. 참가인 회사의 미국 본사에서 위 계약특수조건의 공급사 증명서를 발급받도록 지원하였다.
그러나 한국환경공단 입찰에서 F가 아닌 H(H, 이하 'H사'라 한다)이 1순위로 선정되었고, H사는 2018. 12. 8. 원고에게 계약특수조건 이행을 위해 공급사 증명서 발급을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같은 날 상부에 보고 없이 임의로 '정식 대리점 업체에게만 발급이 가능하다'고 회신하여 공급사 증명서 발급을 거부하여 결국 1순위 H사가 아닌 2순위 F가 해당 입찰을 수주하게 되었다.
참가인 회사는 대리점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공급사 증명서를 발급하고 있고, H사의 공급사 증명서 발급 요청을 알았더라면 이를 발급해주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원고는 H사가 2018. 12. 8.(토) 원고에게 연락하여 2018. 12. 10.(월)까지 공급사증명서를 요구하였는데, 공급사 증명서 발급 절차를 고려할 때 시간적으로도 발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H사에 위 주장과 같은 사정을 거절 사유로 언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J은 위와 같은 정도의 일정이라면 이메일을 통한 공급사증명서 발급이 가능하다고 증언하였다. 또한, 공급사 증명서 발급에 대한 권한이 원고에게 없음에도, 원고가 상부에 보고하지도 않고 임의로 공급사 증명서 발급이 불가하다고 H사에 회신한 것은 원고의 업무 권한을 넘어선 행위로 볼 수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F의 수주를 위해 일련의 절차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는 이해관계자였던 F의 수주를 돕기 위한 행위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행위는 이 사건 행동강령의 '이해관계자 거래'로 '공정한 거래 및 자유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한 행위로서 취업규칙 제44조 제1호의 '회사의 방침을 위반한 경우'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다만 참가인 회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발주기관인 한국환경공단과 F가 입찰받을 수 있도록 합의하거나 공모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제3 사유
원고는 제1차 PIP 프로그램을 2020. 6.부터 2020. 8.까지 3개월간 이수하였다. 원고는 J에게 '과도한 업무부여, 모욕 · 명예훼손, PIP 강제' 등의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2020. 10. 26.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이하 '서울강남고용노동지청'이라 한다)에 진정을 제기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위 진정을 이유로 2차 PIP 프로그램 운영을 보류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위 진정과 관련하여 직장 내 괴롭힘 해당 여부에 대한 자체 조사를 한 후 일부 사항(과도한 업무부여, 모욕·명예훼손)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하고, 'PIP 강제'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 2020. 12. 8. J에 대하여 견책의 징계처분을 하고, 2020. 12. 14. 위와 같은 조치 결과를 서울강남고용노동지청에 보고하였다. 서울강남고용노동지청은 2020. 12. 17. '사업주의 적절한 조사 및 조치가 이루어졌음'이 확인되었다며 원고의 진정 사건을 종결하였다. 이에 I은 2021. 1. 12. 원고에게 "2021 PIP target 설정 미팅을 진행하오니 참석바랍니다."라며 제2차 PIP 대상자로 선정되었음을 알렸으나, 이에 대해 원고가 I에게 2021. 1. 13. 'PIP 진행 여부와 관련하여 M에 문의한 상황이며, 답변을 받는 즉시 업데이트 드리겠다.'라는 등의 답변을 하였으며, I은 2021. 1. 15. 원고에게 "PIP 진행 문의 건 확인하신 후, 금일 중으로 해당 양식에 타겟 작성하시어 회신바랍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낸 후 원고의 회신이 없자 2021. 1. 18. 원고에게 "회신 없이 PIP 진행을 거부한 것으로 간주하여 인사부에 내용 전달하겠습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에 대해 원고는 같은 날 '지난 금요일까지 M로부터 회신을 받지 못해 추가 회신을 드릴 수 없었던 것인데, "회신 없이 PIP 진행 거부"라는 표현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상기 회신 참고하여 헤아려 주셨으면 한다.'라는 내용의 답장을 보냈다.
위와 같은 경위에 비추어 PIP 진행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인정되지 않은 것과 상관없이, 제1차 PIP 프로그램을 마친 원고로서는 다시 제2차 PIP 프로그램대상자로 선정된 데에 충분히 의문을 제기할 만한 상황이었다고 보이고, 원고는 I에게 다시 PIP 대상자로 선정된 경위에 대한 답변을 받으면 이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뜻을 전달하였을 뿐, 참가인 회사의 제2차 PIP 진행 요구를 명시적·전면적으로 거부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참가인 회사가 2차 PIP 대상자 선정 이유에 대해 원고에게 설명한 것으로 볼 만한 증거도 없다. 또한, 참가인 회사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PIP 프로그램은 대상자의 성과 개선과 역량 개발을 위해 시행되는 것으로, 근로자가 수행하여야 할 본연의 업무와는 차이가 있고, 해당 근로자의 동의가 없는 이상 대상자 선정의 근거가 되는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I은 원고가 다시 PIP 대상자로 선정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을 바로 PIP 진행 거부로 간주하였는바, 이를 '상사의 지시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복한 경우'의 징계사유로 삼기는 어렵다. 다) 마찬가지로 "영업 pipeline 보고 및 영업 계획 제출 요구"에 관하여도 원고는 상사와의 의견 불일치로 상사의 지시에 소극적으로 임한 정도에 불과해 보일 뿐, 을나 제6호증 등 참가인 회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상사의 지시에 불복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제4 사유
원고가 2020. 9. 22. 11:00 예정된 K와의 세미나 일정을 당일 10:30경 일방적으로 취소하였고, 이로 인하여 K가 참가인 회사에 불만을 제기하고 담당자 변경을 요청하였다. 이에 I은 원고를 대신하여 K에 대응하여 판매를 진행하고 발주까지 완료하였다. 원고는 2021. 5. 21.에야 K 담당자인 AC에게 사과를 하였다. 따라서 제4 사유는 취업규칙 제44조 '회사의 신용을 손상시키는 행위를 했을 경우'(제18호) 및 '근로태도가 불량한 경우'(제19호)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징계 양정 과다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사유하나씩 또는 그중 일부의 사유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등 참조),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와 을나 제9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유리한 참작요소를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바, 이 사건 징계의 양정이 과다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제1 사유는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규정 및 방침을 위반하여 이해관계자거래를 보고하지 않은 채, 참가인 회사 승인 없이 판매기회를 이관하여 참가인 회사에 경제적 손해를 입힌 것으로, 원고의 비위행위로 원고에게 영업을 전적으로 맡긴 참가인 회사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고 판단된다.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에 비추어 비위행위의 기간(2018. 11. 2.~2020. 9. 22.), 횟수(11회), 규모(350,084달러)가 크다.
더구나 원고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는 기존 거래처 AB나 한국환경공단 입찰에서 1순위로 낙찰된 H 대신 이해관계자인 E가 운영하는 F와 거래하게 되는 불공정한 결과가 지속적·반복적으로 발생하였고, 제1, 2 사유는 참가인 회사의 핵심 가치인 공정한 거래 질서를 해한 행위로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비위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처분함으로써 유사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여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참가인 회사는 경영 핵심가치를 윤리와 준법 행위(Compliance)에 두고 그에 따른 규정과 방침을 정하여 직원 교육 등을 통해 적법 절차 준수를 강조해왔는데, 원고의 지위나 경력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규정이나 방침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고 보임에도,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여 위와 같은 비위행위를 저질렀다.
제4 사유는 참가인 회사의 신인도를 하락시킨 행위이고, 원고가 추후 고객사 담당자에게 사과하였더라도 고객사와의 미팅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원고의 비위행위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 징계의 주요 징계사유는 제1, 2 사유의 F(E) 관련 부분으로, 원고에 대하여 인정되지 않는 제2 사유의 발주기관 부분과 제3 사유는 전체 징계사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이 사건 징계에 앞서 본 바와 같이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는바,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이유로 원고에게 불이익을 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원고는 징계사유 전체가 부존재한다고 주장하면서 원고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관행이라거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대한 보복이라는 등 책임을 회피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단순히 유사한 사안으로 직원을 징계한 적이 없다는 점만으로 균등처우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고, 제1, 2, 4 사유와 정직 6개월 징계 사이에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균형의 존재가 인정될 뿐만 아니라, 참가인 회사는 11건의 입찰 답합과 4건의 회사 기밀 유출에 대해 정직 5월의 징계(반성하는 점이 양정에 참작되었다)를 하는 등 참가인 회사가 유사 사안을 가볍게 징계하거나 묵인해 왔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가 균등처우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소결
이 사건 징계는 정당한 이유가 있고, 이와 결론을 같이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변이섭 심용아
[별지]
각주1) 원고와 E가 함께 근무했던 종전 직장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