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고 B(C생, 이하 '고인'이라 한다)은 2017. 1. 1. 순경으로 임용되어 2019. 3. 11.경장으로 진급하였고, 2020. 2. 4. 해양경찰청 서해지방해양경찰청 군산해양경찰서 D 함정으로 전보되어 안전팀원으로 근무하였다.
고인은 2021. 8. 17. 19:25경 창원시 진해구 진해해군정비창 상가대 E도크장(이하 '이 사건 도크장'이라 한다)에 설치된 안전난간 바깥쪽 바닥에 걸터앉아 있다가 약 15m 아래의 바닥으로 추락하였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119신고로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같은 날 20:59경 사망 판정을 받았다. 고인에 대한 변사자 검시 결과, 고인의 사인은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추정된다.
고인의 아버지인 원고는 2021 9. 15. 고인의 사망이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순직유족급여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2. 1. 26. 다음과 같은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의 심의 의견을 근거로 원고에게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고인은 진해 해군정비창 내부에서 숙식하며 근무하여 업무시간뿐만 아니라 휴식시간까지 모두 상관의 관리·지배하에 있었고, 사망 당일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근무지 내부에서 상급자와 음주를 한 것은 공무의 연장선상으로 보아야 한다. 해양경찰청은 추락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장소인 이 사건 도크장에 추락방지망, 안전주의 표지판 등을 설치하지 않았고, 이 사건 도크장에 설치된 안전난간은 발끝막이판이 없고 100kg 이상의 하중에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볼 수 없어 이 사건 규칙에서 정한 설치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또한 고인이 앉아있다 추락한 난간 사이의 모서리 부분에는 얇은 쇠사슬만 설치되어 있었고, 해양경찰청은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에야 난간을 이중으로 설치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도크장의 안전설비 미흡 등 해양경찰청의 시설관리상 부주의로 인한 것으로서, 고인의 사망과 공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고인은 2021. 7.경부터 수리를 위해 진해 해군정비창에 정박한 D 함정에서 근무하였고, 위 함정과 약 300m 정도 거리에 위치한 정비창 인근 기숙사(생활관)에서 생활하였다. 고인을 포함한 함정 소속 해양경찰관들의 업무시간은 통상적으로 평일 08:30부터 17:30까지이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2021. 8. 17. 작성된 D 함정의 근무일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당일 08:30 경찰관 총인원이 출근하여 17:30 일과가 종료되었으며, 고인은 대기/당직근무자 6명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군산해양경찰서가 2021. 8. 18. 작성한 'D함 경찰관 사고 관련보고' 및 창원해양경찰서가 2021. 11. 30. 작성한 '입건 전 조사 결과보고서'에는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창원해양경찰서가 2021. 8. 31. 작성한 내사보고서[변사자 추락장소 안전설비(난간) 법적기준 및 충족여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창원해양경찰서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진해해군정비창에서 2000년경부터 현재까지 이 사건 사고 이외에 도크장 난간을 넘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있는지'에 관한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2023. 6. 19. "우리 경찰서에서는 해당 사고 처리 이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는 내용을 회신하였다.
군산해양경찰서 보통징계위원회는 2022. 2. 21. 이 사건 사고 발생 전 고인과 함께 음주를 하였던 I에 대하여 '견책'의 징계를 의결하였고, 그 의결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I 외에 D 함정의 함장 등 다른 공무원이 징계를 받은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6 내지 9,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 번호 포함), 을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법원의 창원해양경 찰서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공무원 재해보상법 제4조 제1항에서 정한 '공무상 재해'란 공무원의 공무수행 중 그 공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 및 그로 인해 장해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를 뜻하는 것이므로 공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와 같은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두2755 판결 등 참조).
한편, 공무원이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나 재해로 사망한 경우, 이를 공무상 재해로 보기 위해서는 그 사고 또는 재해가 근무를 하기 위하여 주거지와 근무장소와의 사이를 순리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을 하던 중에 발생한 것이어야 하고, 순리적인 경로를 벗어나 사적인 행위 중에 발생한 사고 또는 재해로 사망한 경우까지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6. 9. 6. 선고 95누1108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 및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그로 인한 고인의 사망과 공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고인의 사망은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고인이 이 사건 사고 당일 17:30경 근무를 종료한 이후 당직이나 함정 내 야간근무조 등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근무시간이 종료한 17:30 이후로도 계속하여 상급자의 업무상 지휘·감독 하에 있었다거나 실질적으로 공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는다. 고인은 17:30경부터 I 경사와 함정 내 '헬기 행정 및 대합실'에서 동동주 약 7ℓ를 나누어 마셨는데, 위 술자리가 공적인 행사에 해당한다거나 소속기관의 지배·관리 하에 진행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사고를 직접 목격한 동료 경찰관들의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당시 고인이 이 사건 도크장에 설치된 난간의 상부 난간대와 중간 난간대 사이를 통과하여 난간 바깥으로 넘어간 후 도크장 모서리 부분의 바닥에 앉아 있다가 머리 쪽부터도크장 바닥 방향으로 추락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와 같은 고인의 행위 등 추락 당시의 구체적인 정황을 고려할 때, 설령 고인과 I 경사의 술자리가 공무수행과 관련된 회식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사고가 공무와 관련된 회식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따르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다거나 출퇴근 경로에서 통상 수반될 수 있는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행위를 원인으로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산업안전보건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에 따라 마련된 이 사건 규칙 제13조에서는 사업주가 작업장에 근로자의 추락 등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안전난간을 설치하는 경우, 그 안전난간은 '상부 난간대, 중간 난간대, 발끝막이판 및 난간기둥'으로 구성하고, 다만, 중간 난간대, 발끝막이판 및 난간기둥은 이와 비슷한 구조와 성능을 가진 것으로 대체할 수 있으며(제1호), 발끝막이판은 바닥면 등으로부터 10센티미터 이상의 높이를 유지해야 하나, 다만,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없거나 그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망을 설치하는 등 필요한 예방 조치를 한 장소는 제외한다(제3호)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도크장에 설치되어 있던 안전난간에 이 사건 규칙 제13조에서 정한 구성 부분 중 '발끝막이판' 또는 이와 비슷한 구조와 성능을 가진 설비가 구비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작업 공간 내 안전난간 등 설비의 설치 기준을 정한 것은 사업주 등이 제공한 시설물, 설비 등을 이용하여 작업 또는 그 밖의 업무를 하던 중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예방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는바, 사고 발생의 원인이 시설물의 결함이나 사업주 등의 관리 소홀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사고까지 업무상 재해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는 고인이 이 사건 도크장에 설치된 난간의 상부 난간대와 중간 난간대 사이를 통과하여 난간 바깥으로 넘어간 후 도크장 모서리 부분의 바닥에 앉아 있던 중 발생하였는바, 이를 위 난간에서 공무행위 또는 공무에 수반되거나 사회통념상 일상적인 활동의 범위 내에 있는 행위 중 발생한 사고라고 보기 어렵고, 위 난간에 '발끝막이판'이 설치되지 않은 것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위 난간에 '발끝막이판'의 설치가 누락되어 이 사건 규칙 제13조에서 정한 안전난간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곧바로 이 사건 사고가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원고는 이 사건 도크장에 추락방지망, 안전주의 표지판 등이 설치되지 않은 점, 이 사건 도크장의 안전난간이 100kg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안전난간 사이의 모서리 부분에 얇은 쇠사슬만 설치되어 있었던 점 등도 이 사건 사고를 공무상 재해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창원해양경찰서의 사실조회 회신에 의하면, 2000년경부터 현재까지 이 사건 사고 외에 이 사건 도크장에서의 추락 사고 처리 이력은 확인되지 않고, 이 사건 도크장이 통상적인 직무수행 과정에서 위험을 수반하는 장소에 해당하여 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표지 등의 설치, 안전난간 외의 추락방지 설비 등이 필요하였다거나 해양경찰청 등 소속 기관에 그와 같은 설비를 구비할 구체적인 법령상 의무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제출되지 않았다. 또한 창원해양경찰서의 이 사건 사고 담당 경찰관들은 2021. 8. 27. 현장 조사를 거쳐 이 사건 도크장에 설치된 난간은 발끝막이판 미설치 외에 이 사건 규칙 제13조에서 정한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것으로 인정된다는 내사보고를 하였고, 이와 달리 볼 만한 객관적인 증거는 확인되지 않는 점, 갑 제8, 9호증의 각 영상에 의하면 이 사건 도크장의 모서리 부분에는 안전난간 사이가 쇠사슬로 연결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나, 안전난간을 모서리의 각도에 맞게 추가 설치하는 것이 어려운 구조상의 특성 및 위 모서리 부분 좌·우측에 도크장으로 함선을 견인할 때 사용하는 로프장치 등이 설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가 공무수행과 관련된 시설 등의 불완전성, 결함 또는 시설관리상 부주의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고인에 대한 혈액감정 결과에서 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217%로 나타난사실, 이 사건 사고 전 고인과 술자리를 가진 I이 근무지 내 주류 반입·보관, 음주행위를 하고 이 사건 사고를 야기하였다는 이유로 '견책'의 징계를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술자리에서 I이 고인에게 음주를 하도록 권유하거나 강요하여 고인이 비자발적으로 주량을 초과하는 음주를 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고, 앞서 살펴본 위 술자리의 경위 및 I에 대한 징계의결서에 "고인과 가장 친한 동료로서 상실감이 크다"는 내용이 포함된 점 등에 비추어 이를 강제성이 있거나 위계질서에 따라 진행된 행사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무엇보다 I이 고인이 음주 상태에서 이 사건 도크장의 난간 바깥으로 넘어가 도크장 모서리 부분의 바닥에 앉아 있다가 추락하는 이례적인 상황을 예측할 수 있었다거나 위와 같은 고인의 돌발적인 행위가 공무와 관련한 회식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따르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또한 I 외에 D 함정의 함장 등 공무상 관리책임자가 이 사건 사고를 이유로 징계 등을 받은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I에 대한 견책의 징계 처분이 있었다는 사정을 근거로 이 사건 사고가 소속기관의 지배·관리 하에 발생한 공무상 재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은진 신일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