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6. 22. 선고 2022구합6726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 회사는 2006. 2. 19. E이 파산하면서 임금 등을 받지 못하고 퇴직한 근로자들이 운영자금을 모아 설립한 자주기업으로, 약 135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버스여객자동차운수업을 영위하고 있다.

나.

원고는 참가인 회사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2021. 2. 5. 설립된 기업 단위 노동조합이고, 가입한 상급단체는 없으며, 참가인 회사 소속 근로자 약 32명(고정기사 25명, 예비기사 7명)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다.

D노동조합은 참가인 회사 내 교섭대표노동조합인데(이하 위 노동조합을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라 한다), 2006. 11. 30. 공공・운수・사회서비스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조직 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 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상급단체는 F단체이고, 2011. 6. 24. 그 산하에 G지회(이하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 지회’라 한다)를 설치하여 참가인 회사 소속 근로자 약 95명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라.

원고는 2021. 11. 5.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에는 적정한 사무실을 제공한 반면 원고에게는 실제 사용이 불가능한 공간을 사무실로 제공한바, 이는 소수노동조합에 대한 차별행위로서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신청을 하였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 11. 원고의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신청에 대해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마.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2. 2. 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게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에 비해 상대적으로 협소한 공간을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한 것은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 회사는 ① 원고에게는 현저하게 공간이 협소하여 사무를 보기 어렵고 ② 악취와 담배 연기가 유입되어 사용하는 사람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실질적인 사용이 불가능한 공간을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한 반면, ③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에는 훨씬 월등한 환경의 사무실을 제공하였는바, 이러한 참가인 회사의 행위는 소수노동조합에 대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로서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는데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 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조직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 및 이하 단체협약·임금협정(이하 ’임·단협‘이라 한다) 현황은 다음과 같다.

2)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 지회는 원고가 설립되기 이전부터 참가인 회사로부터 회사 후문 쪽에 면적 29.25㎡(4.5m×6.5m)의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받아 사용하여 왔다.

3)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는 2021. 2. 17. 참가인 회사에 2021년도 임·단협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이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참가인 회사의 교섭 대표노조로 확정되었다.

4)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와 참가인 회사는 단체교섭을 거쳐 2021. 4. 2. 임금협정 및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가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 또는 참가인 회사에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을 요청하거나 이와 관련된 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5)

원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이 체결된 이후인 2021. 6. 11. 참가인 회사에게 공문을 보내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을 요구하였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 회사에게 위 공문을 보내면서도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에게는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과 관련하여 별도의 요청을 하거나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6)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위 사무실 제공 요청에 대하여 2021. 6. 15. 원고에게 ‘제공할 사무실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건물 구조 변경 등을 위한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회신하였다.

7)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 요구’ 및 ‘정비직 직원들의 정비직 사무실 및 숙직실 분리 제공 요구’를 이유로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에 노동조합 사무실의 축소 이전을 요구하였고,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는 위 참가인 회사의 요구에 동의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2021. 7. 5. 참가인 회사에게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의 사무실을 이동함으로써 접근성과 편의성을 끌어올려 위 교섭대표노조에 이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위 교섭대표노조와 원고 사이에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8)

참가인 회사는 회사 후문 쪽에 있던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의 사무실을 정문 쪽에 있는 면적 25.9㎡(7m×3.7m)의 사무실로 이전 배치하고,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가 기존에 사용하던 후문 쪽 사무실(29.25㎡)은 3개의 공간으로 나누어 면적 8.1㎡(4.5m×1.8m)의 공간에는 원고의 노동조합 사무실을, 가운데 면적 12.15㎡(4.5m×2.7m)의 공간에는 정비직 숙소를, 나머지 면적 9㎡(4.5m×2m)의 공간에는 창고를 배치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21. 8. 17. 원고에게 ‘노동조합 사무실 준비가 완료되었으니, 경영팀에 방문하여 사무실 열쇠를 수령하라’는 공문을 보냈으나,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제공한 사무실의 사용을 거부하였다.

9)

참가인 회사는 제1의 라.항 기재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2022. 1. 11.자 판정서를 송달받은 후 같은 해 2. 26. 원고에게 제공한 사무실에 ‘창 및 환풍구’를 설치하였고, 같은 달 28. 원고에게 ‘사무실에 창 및 환풍구를 설치하였으니, 2022. 3. 10.까지 경영팀을 방문하여 사무실 열쇠를 수령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2, 3, 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게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협소한 공간을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한 행위의 공정대표의무 위반 여부

1)

관련 법리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요한 일상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 노동조합 사무실이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사용자가 단체협약 등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한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게도 반드시 일률적이거나 비례적이지는 않더라도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정한 공간을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달리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면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게는 물리적 한계나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노동조합 사무실을 전혀 제공하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회사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만을 부여하였다면, 이는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두40655 판결 등 참조).

2)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4, 8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에게 제공한 노동조합 사무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협소한 공간을 원고의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참가인 회사가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이와 다른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과 관련하여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창구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 기업시설의 공간적 여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선정되지 않은 노동조합의 교섭요구사항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특히 사무실은 공간 할애가 필요하고 물리적·비용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모든 노동조합에 대하여 이를 동등하게 제공하기 어려운 특성을 고려하여 합리적 이유가 있다면 공정한 기준을 정하여 이를 제한할 수 있다. 사업장 내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노동조합 활동의 특성상 회사시설 내 조합활동의 공간이 보장될 필요성이 있는 반면, 회사시설은 사용자가 영업,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유지·관리하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에게 이를 최우선적으로 사용할 권리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참가인 회사 소속 정비직 근로자들이 정비직 사무실과 숙직실, 탈의실이 한 공간에 있고 장소도 협소함에 따른 불편을 호소하며 정비직 사무실과 숙직실을 분리하고 공간을 넓혀달라는 요구를 꾸준히 해 왔던 것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노동조합 사무실을 창고 공간(9㎡=4.5m×2m)이 아닌 곳에 배치한 이유는 창고 옆에 바로 풍물단이 있어서 풍물단 연습 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이유도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의 사정도 공정대표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아울러 고려되어야 한다.

나)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가 2021. 2. 17. 단체교섭을 요구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개시되었고, 원고도 2021. 2. 24. 참가인 회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였으며,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가 교섭대표노조로 확정된 후 참가인 회사와 단체교섭을 거쳐 2021. 4. 27.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는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나 참가인 회사에게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과 관련하여 어떠한 요구를 하거나 협의를 요청하지 않았다.

나아가 원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이 체결된 이후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가 사무실을 축소 이전하고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게 새로운 사무실 공간을 마련하여 제공해 주는 일련의 과정에서도 참가인 회사와의 단체교섭권을 갖는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에는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과 관련한 협의를 요청하거나 어떠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동조합 사무실 등 편의 제공은 단체교섭사항으로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의 교섭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를 배제하고 직접 참가인 회사에게 사무실 제공을 요청하여 이를 제공받고자 한 것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이 사건 단체협약에는 제12조에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가 사업장 내 총 조합원 수 대비 40% 이상의 조합원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 기존에 제공되어 오던 노동조합 사무실을 환수하거나 제공을 중단할 수 없다.’라는 내용이 있을 뿐,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추가 제공하거나 원고보다 특혜를 주는 내용은 존재하지 않는다.

라)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 기준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의 조합원 수는 95명이고 원고의 조합원 수는 32명으로, 원고에게 제공된 사무실 면적(8.1㎡)은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에 제공된 사무실 면적(25.9㎡)과 비교할 때 그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배정된 것으로 보인다. 원고에게 제공된 노동조합 사무실이 다소 협소하여 비록 다수의 조합원들이 사무를 보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소수의 조합 간부들이 사무를 보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어서 적어도 사무실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된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2021. 4. 15 대의원 대회를 개최할 때 원고로부터 8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놓인 회의실을 제공받아 사용하기도 하였으며,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 또한 다수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간담회 등을 개최할 때는 원고로부터 회의실을 제공받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바, 이를 보더라도 참가인 회사가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에 관하여 이 사건 교섭대표노조와 원고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마)

한편, 참가인 회사는 제1의 라.항 기재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2022. 1. 11.자 판정서를 송달받은 후 원고에게 제공한 사무실에 창과 환풍구를 추가로 설치하여 악취 및 담배 연기 유입의 우려를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변이섭 심용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