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5. 11. 선고 2022구합8478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04. 2. 27. 설립되어 서울 서초구 D에서 변호사업을 하는 법인으로, 대표변호사는 E이다.

나.

참가인은 2019. 12. 23. 원고 소속 직원으로 등록되어 사무업무를 담당하던 자이다.

다.

2022. 4. 5. 원고의 구성원 변호사이던 F는 참가인에게 사직할 것을 구두로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

라.

이에 참가인은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2022. 4. 1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22. 6. 7. '원고의 이 사건 해고는 절차가 위법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

마.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2. 7. 1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9. 2. 위 초심판정과 동일한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8,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원고 스스로에게 이 사건 소송과 관련하여 대리권을 수여한 행위 및 담당변호사를 지정한 행위는 무효이므로, 그에 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소제기 역시 무효이다.

나.

구체적 판단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원고 본인에게 대리권을 수여한 행위는 법률적으로 효력이 없다 하더라도, 원고 대표자가 직접 이 사건 소장을 제출하였고, 나아가 위와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이 사건 변론기일에 출석하여 대리인이 아닌 대표자로서 변론을 하기도 하였는바, 그렇다면 위와 같은 소송행위는 당사자 본인인 원고의 행위로 유효하다 할 것이므로, 이 부분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 법인은 소속 변호사들이 각자 자신의 비용과 수익을 관리하되 회계만 통합하여 처리하는 이른바 별산제로 운영되는 법인으로, 소속 직원 역시 각 변호사가 개별적으로 채용하는 구조이다. 참가인의 경우에는 원고 소속 변호사이던 F가 고용한 근로자이므로, 참가인에 대한 사용자는 원고가 아니라 F이다. 나아가 이 사건 통보는 단순한 사직의 권고에 불과하고, 이 사건 통보 다음날부터 참가인이 출근을 하지 않았는바, 이는 참가인의 자발적 퇴사에 해당한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 사실

1)

변호사 E은 2019. 3. 20.부터 원고의 대표로 취임하여, 2019. 4. 15. 등기를 마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변호사 F가 원고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

2)

F는 2019. 12.경 원고 명의로 G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사무직원 채용공고(갑 제13호증의 2, 이하 '이 사건 공고'라고 한다)를 등록하였다.

3)

참가인은 F와 면접을 거친 뒤 2019. 12. 23.부터 원고 사무실에서 F의 송무업무 및 원고 법인 회계업무, 원고 사무실 비품 등 관리 업무, 사무실 출입 손님 응대 업무 등을 담당하였는데, 다만 참가인은 이와 관련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아니하였다. 참가인은 원고 근로자의 자격으로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에 가입하였으며, 참가인에 대한 급여는 원고 법인계좌(신한은행 (계좌번호 1 생략))에서 지급되었다.

4)

F는 2021. 5. 14. E에게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원고 지분을 모두 양도하고, 그 후로는 E이 실질적으로도 대표로서 원고를 운영하였다.

5)

위와 같은 F와 E 사이의 지분 양수도 전후로도 참가인이 수행하던 업무는 동일하였고, 그에 따라 참가인은 2021. 5. 14.경부터는 원고의 운영자가 된 E로부터 지시를 받아 원고 법인 회계업무를 처리하였다.

6)

그 후 참가인은 변호사 H의 송무업무까지 담당하게 되어 업무 부담이 증가하자, E은 2021. 12.경 회계업무를 담당할 직원으로 I을 추가로 채용하고, 자신의 송무업무를 담당하던 J에게 I과 함께 사무실 출입 손님 응대 업무를 담당하도록 지시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2021. 12. 21.경 I에게 위 각 업무를 인수인계하고 그 이후로는 위 업무는 담당하지 아니하였다.

7)

E은 2021. 4.경 F에게 '참가인이 1주일 안에 나간다고 의사 표시를 안하면 F가 개인사업에 사용하고 있던 원고 법인 계좌를 폐쇄하겠다'면서 참가인을 사직시킬 것을 요구하였다(이하 '이 사건 요구'라고 한다).

8)

이에 F는 2021. 4. 5. 참가인에게 E이 이 사건 요구를 한 사실을 전하며 이 사건 통보를 하였다. 그 과정에서 F는 참가인에게 '조그만 오피스텔을 구해서 그리로 가서 K(F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사업체이다) 직원으로 일해라. 원고에는 나갔다는 표시를 해야 되니까. 원고에는 새 직원을 하나 들이고'라는 취지로 참가인에게 K에서 근무할 것을 권유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정당한 이유를 대 주셔야 저도 납득을 하고 나가죠, 변호사님, 아무런 이유도 없이 저보고 그냥 부당하게 해고를 당하라고 말씀을 하시는 거는'이라고 답변을 하였다(갑 제3호증의 9 참조).

9)

참가인은 2022. 4. 6.부터 원고 사무실에 출근을 하지 않았으며, 원고는 2022. 4. 25. 근로복지공단에 상실일을 '2022. 4. 7.', 상실코드를 '경영상 필요 및 회사불황으로 인원감축 등에 의한 퇴사'로, 상실사유를 '직원 간의 불화'로 하여 참가인의 고용보험상실 신고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7, 9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구체적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63519 판결 등 참조).

2)

원고가 참가인의 사용자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참가인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되고, 이에 반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비록 참가인이 명시적인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으나, 참가인은 원고 명의로 작성되어 있는 이 사건 공고를 보고 지원하였다. 이 사건 공고를 작성한 사람은 F이며, 참가인이 F와 면접을 본 후 원고에 입사하였으며, 참가인이 송무업무와 관련하여서는 주로 F의 송무업무를 담당한 것은 사실이나, 당시 F가 원고의 실질적 운영자였던 점을 고려하여 보면 그와 같은 점이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주체가 F 개인이 아니라 원고임을 인정하는데 문제가 된다고 볼 수 없다.

나)

참가인은 원고 소속 사무직원으로 G에 등록되어 있으며, 고용보험 역시 원고의 근로자 자격에서 가입하였다. 다만 별산제 법무법인인 원고의 경우, 별산제 변호사는 임대료 등을 부담하고, 대표변호사는 사무실과 세무 및 회계처리를 포함한 공통 사무처리에 필요한 지원을 담당하므로(갑 제5호증의 3 제2쪽 참조), 형식적으로는 법무법인 소속 직원으로 등록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별산제 변호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상정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참가인은 2019. 12. 23. 원고 입사 이후 참가인의 담당인 F의 송무업무 외에도 원고 법인 전체의 회계 및 관리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F뿐만 아니라 다른 원고 소속 변호사들에게도 관련 업무보고를 하거나 지시를 받았는바, 이처럼 대표변호사의 지시 하에 원고 법인 전체의 공통 사무처리에 필요한 업무를 처리한 직원들은 실질적으로도 원고 법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직원들로 봄이 타당하고, 오로지 F 개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에 관하여 원고는, 참가인이 실질적으로 원고의 대표였던 F의 직원으로 채용되었으므로, 원고 법인 전체의 회계 및 공동비품 등 관리 업무, 공증 관련 업무 등을 담당하였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오히려 원고의 실질적 운영자에 의하여 채용되어 그 운영자의 지시 하에 원고 법인 전체의 업무를 담당하였다는 것 자체가 원고가 참가인의 사용자임을 나타내는 유력한 사정으로 보일 뿐이다.

다)

또한 F가 2021. 5. 14. E에게 원고 지분을 모두 양도하여, E이 실질적으로 원고의 대표가 된 뒤에도 참가인은 2021. 12. 21.까지 E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받아가며 원고의 법인회계 및 제반 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다[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참가인이 2020. 8. 6.경에만 일시적으로 E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은 것처럼 주장하고 있으나(2023. 4. 17.자 원고 참고서면 제3쪽 참조), 문자메시지 내역(갑 제3호증의 6)을 참조하여 보면 E이 지속적으로 원고 전체 업무에 관하여 참가인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지시를 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만일 원고의 주장과 같이 참가인이 F 개인의 직원에 불과하였다면 F가 원고의 운영권을 상실한 이후에도 참가인이 원고의 법인회계 업무 등을 지속적으로 담당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이는 결국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원고가 참가인의 사용자라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기 때문이고, 원고의 대표인 E 역시 참가인을 원고의 직원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라)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21. 12.경 이후로는 참가인이 원고 법인회계 업무를 담당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통보 시점에는 원고의 직원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원고 내부업무분장의 변동에 불과한 것으로 보일 뿐이어서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단절되고, F와 참가인 사이에 새로 고용관계가 창설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참가인이 위와 같이 원고 법인 회계 업무를 담당하지 않게 된 경위와 관련하여 보면,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으로 하여금 H 변호사의 송무업무를 추가로 담당하게 하면서 새로 회계업무를 담당할 직원을 채용하였다는 것이고(갑 제5호증의 1 제7쪽 참조), 그 과정에서 F에게 상의하거나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는바(갑 제3호증의 6 제40쪽), 이처럼 F와 관계없이 E의 의사만으로 참가인의 업무를 조정하였다는 점에서도 참가인이 F 개인과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마)

참가인에 대한 급여 지급이 이루어진 계좌는 원고의 법인 계좌이다. 이에 관하여 원고는 위 계좌는 F가 사용한 계좌이며, 참가인에 대한 급여는 전적으로 F가 부담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급여가 전적으로 F의 부담이었음을 뒷받침할만한 별다른 객관적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으며[F는 2022. 5. 25. 서울지방고용노동지청에 출석하여 참가인의 사용자가 F 본인이라고 진술하였으나, 한편 E은 명의상 대표이며 F 본인이 실제 운영자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는바(갑 제9호증의 7 제3쪽), F가 원고의 실제 운영자였다는 진술은 이 사건 통보시점의 객관적 사실과 배치되므로 위와 같은 참가인의 사용자가 본인이라는 F의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제출된 위 계좌의 출금 내역(갑 9호증의 3)에 의하면 참가인에 대한 급여 명목 외에도 다른 직원들에 대한 급여 명목으로 지출된 항목들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이는 점, F가 원고 지분을 모두 E에게 양도한 뒤에도 참가인은 원고 법인회계 업무를 처리하였는데 그럼에도 참가인의 급여를 F가 전적으로 부담했다는 것은 경험칙 상 납득하기 어려운 점, 별산제 변호사가 된 F가 참가인의 급여 일부를 부담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F와 E 또는 원고 사이의 내부적 정산 약정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바)

E이 참가인에 대하여 직접 해고 통보를 하지 아니한 채, F로 하여금 이 사건 통보를 하도록 요구하였으나, 이는 당시 참가인이 F의 송무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관례상 F의 동의하에 참가인을 해고하려고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한편 변호사로서 법률적 지식과 경험이 많은 E이 해고로 인한 책임을 원고와 E이 부담하지 아니하기 위하여 그러하였을 가능성도 충분하므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참가인의 사용자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

사)

원고가 들고 있는 사안들(갑 제11호증의 2 내지 4)은 이 사건과 사실 관계를 달리 하여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3)

이 사건 통보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대표자인 E이 F에게 이 사건 요구를 하여 참가인에게 이 사건 통보를 하도록 하였고, 이 사건 통보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는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인 원고의 일방적 의사에 이루어지는 근로계약 종료의 의사표시로 해고에 해당한다[한편, 원고는 참가인이 2022. 4. 6.부터 출근을 하지 아니하자, F가 원고 직원 L 실장을 통하여 참가인에게 일단 출근을 하라고 지시하였으나 참가인이 출근을 거부한 것이므로 해고가 아니고 자진퇴사라고 주장하나, F와 L 사이의 전화통화 녹취록(갑 제5호증의 13) 기재에 의하더라도, F는 L에게 참가인으로 하여금 K로 가도록 설득하여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다)

그런데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함에 있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하였다 할 것이어서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배하여 위법하다.

마.

소결론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