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12. 8. 선고 2022구합8732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94. 5. 2.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2017. 11. 23.부터 참가인 지점인 D호텔의 식음팀 E에서 접객 및 서비스 담당 직원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아래와 같은 사유로 징계절차에 회부되었고, 참가인 인사위원회는 2022. 2. 14. 원고에게 징계면직의 의결을 하였다.

다.

참가인은 위 인사위원회 의결에 따라 원고에게 징계면직 처분을 통지하였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원고는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2022. 4. 5. 개최된 재심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의 재심청구가 기각되었다.

라.

원고는 2022. 5. 1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하게 해고하였다는 취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7. 15.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다고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가 2022. 8. 1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0. 20.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가 제6 내지 12호증, 을나 제13 내지 2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징계사유의 부존재

1)

원고는 징계사유 기재와 같이 "네가 쓰러지면 내가 인공호흡을 해줘도 되냐"는식의 발언을 한 사실이 없고 달리 보더라도 이를 성적(性的) 발언으로 보기도 어렵다. 마찬가지로 "결혼하자", "여자를 소개시켜 달라"는 발언 또한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공개된 장소에서 뒤에서 껴안는 등과 같은 행위를 한 적은 더욱 없다. 피해자들의 진술은 사실과 달리 왜곡·과장되었다.

2)

원고는 주류 관리를 주조 맡아왔고, 생맥주의 상태와 유통기한 등을 점검하기 위한 테스트 목적으로 소량의 맥주를 시음한 사실이 있을 뿐이고, 이러한 업무상의 목적 외에 근무시간 중 술을 마신 적은 없다.

나.

징계양정의 과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에서 약 28년 동안 헌신적으로 근무하였고, 근무기간 동안 단 1회의 징계만 받았으며, 각종 우수사원 표창 및 상장을 수여하기도 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이 과다하여 위법하다.

3.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직장 내 성희롱 부분

앞서 든 증거 및 을가 제2 내지 5호증, 을나 제7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와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은 그 신빙성이 인정되고, 피해자의 진술과 나머지 증거를 종합하면,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와 같이 여성 주니어 스태프 F과 인턴사원 G에게 "니가 쓰러지면 내가 인공호흡을 해줘도 되냐", "결혼하자", "여자를 소개시켜 달라"고 말하거나, 해당 스태프를 뒤에서 안는 이른바 '백 허그'를 하는 등 언어적·육체적 성희롱을 하였음이 인정된다.

가)

이 사건은 피해자 F가 사직서를 제출하자 참가인이 퇴사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F가 원고의 성희롱 사실을 토로함에 따라 진행되었다. F는 2021. 11. 27. 조사질의에서 원고로부터 "처음 입사했을 때 인공호흡 관련 발언을 들었다.", "다른 계약직 직원(G를 지칭)이 처음 들어갔을 때, 원고가 G에게 '니가 쓰러지면 내가 인공호흡 해주는 게 낫지 않겠냐'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달받았다.", "원고가 여자를 소개시켜 달라. 이혼녀도 상관없다고 했다"고 진술하였다. 더불어 "홀에 있을 때 준비하고 있는데 뒤쪽에서 저를 놀래키며 어깨도 잡고, 허리도 두 손으로 잡은 뒤 손을 빼면서 살짝 가슴부위까지 터치하며 빼더라."라고 말하며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면 진술하기 힘든 당시의 상황, 구체적인 행위 태양, 반응과 행동 등에 대하여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나)

F은 비슷한 피해를 입은 다른 직원이 있냐는 참가인의 질의에 "G도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참가인이 G에게 확인한 결과, G은 위 F의 진술과 같이 "그리고 쓰러지면 인공호흡 해줘도 되냐고 이렇게 하셔서 제가 거기에서 정색을 할 수 없으니까, '안되죠. 그냥 119 불러 달라'고 했어요", "그러자 원고가 119는 처음 본 사람이고 자기는 아는 사람인데 자기가 해주면 안 되냐고 말하였다.", "결혼하자는 말은 거의 맨날 저한테만은 아니고 주변에 젊은 사람들한테 하시고."라고 진술하였다. 또한 G은 "장기 아르바이트 언니(F을 지칭)가 그만두는 날에 전화가 와서, 원고가 뒤에서 자기를 안았다는 이야기를 했다."라고 진술하였다.

피해자들의 위 각 진술은 그 주요 내용이 일관되고 대체로 일치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라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어 신빙성이 있다. 특히 피해자들은 사건이 공론화되기 전에 각자의 피해사실(G: 인공호흡 관련, F: 뒤에서 안음)을 주고받아 서로 인지하고 있었다.

다)

본래 F은 본인의 피해사실을 공론화하거나 징계를 요청하지 않고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참가인이 퇴사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피해사실 및 G의 피해사실을 진술하였으며, 이후에는 진술을 거부하고 참가인 회사를 떠났다. G 또한 과거 본인이 성추행 당한 사실을 선배들에게 얘기했다가 소문이 난 기억이 있어서 주변 상급자들에게 원고에 대한 피해사실을 이야기하지 않았다가, F의 진술을 청취한 참가인의 조사가 실시되자 비로소 피해사실을 진술한 것으로서, 이러한 사건의 경위를 볼 때 피해자들이 원고를 무고하거나 괴롭힐 의도로 허위 피해사실을 진술하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라)

원고는 "결혼하자", "여자를 소개시켜 달라"는 발언은 농담일 뿐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자신과 연령 및 근속년수에서 약 25년 이상 차이가 나는 피해자들에게 "결혼하자.", "여자를 소개시켜 달라"등의 발언을 한 것은 50대 미혼 남성인 원고의 20대 초반 여성들인 피해자들에 대한 이성적인 관심으로 비춰질 수 있고 이들을 성적 대상화 한 것임은 분명하다. 특히 위와 같은 발언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피해자들은 이에 대해 불쾌감을 표현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위 각 발언은 20대 초반의 평균적인 여성의 관점에서 성적 굴욕감을 불러일으키는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한다.

나.

기타 사규 위반 부분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10조 제7호는 근무시간 중 이석하여 음주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해자들을 비롯한 참가인의 다른 직원들과 지배인은 원고가 근무시간 중 음주를 하였고, 생맥주 기계에서 맥주를 빈 컵에 따라 빈번하게 마셨으며, 다른 직원에게도 권하였다고 진술한 사실, 특히 ② 특히 해당 지점 지배인은 원고의 음주 이야기를 듣고 주의를 주자 원고 본인이 "시음을 한 것이다."라고 대답하기에 원고에게 시음도 하지 말라고 경고하였던 사실, ③ 원고 또한 2022. 1. 12.자 문답서 및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맥주 시음은 2019년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 시작해서, 2021년 작년 가을쯤 지배인이 마시지 말라고 경고하기까지 약 2년 정도 근무시간에 수시로 하였다'고 진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이를 맥주 테이스팅 명목의 '시음'이라고 주장하나 위와 같이 술을 마신 기간과 빈도 등을 종합할 때 이를 단순한 '시음'이라고 보기 어렵고, 이는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10조 제7호에서 금지하는 근무 중 음주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4.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또한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어떠한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사업주가 사용자책임으로 피해 근로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성희롱 행위자가 징계해고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성희롱 피해 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으므로,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아 내린 징계해고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게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1)

이 사건 해고 중 성희롱 관련 비위행위는 원고가 주니어 스태프 및 인턴사원을 상대로 지속적·반복적인 언어적 성희롱을 하고 신체적 성희롱까지 나아간 것으로서 그 비위의 정도가 상당히 무겁다.

2)

특히 위와 같은 행위는 원고가 정규직 상급자라는 자신의 지위에서 사회경험이 부족하고 상급자에게 거부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기 어려운 비정규직 하급자들을 상대로 일어난 것으로, 이러한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 행위는 비난가능성이 더욱 높다.

3)

원고는 2018. 1. 5. 임시직 직원들에 대하여 '양 어깨를 양 손으로 감싸고 등 뒤로 몸을 밀착하는 행위', '가슴 부분을 접촉한 행위', '어깨부터 팔꿈치까지 스치거나만지는 행위' 등의 육체적 성희롱 행위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 그럼에도 원고는 반성하지 않고 이 사건 해고의 비위행위에 나아갔다. 위 징계전력 행위와이 사건 비위행위는 그 수법이나 양태가 유사하다.

4)

또한 원고는 '서비스책임자' 직책을 맡으면서 더 높은 직업윤리 의식을 갖추고 모범이 되어야 함에도, 2년 동안 근무시간 중 수시로 시음이라는 명목으로 음주를 하고 같이 근무하였던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음주를 권유하는 등 불량한 근무태도를 보였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이은경 김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