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 10. 26.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D병원 차별시정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83. 3. 15. 설립되어 상시 약 3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종합병원을 운영하는 법인으로, 2020. 3.경 D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개원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9. 11. 25.부터 2021. 11. 24.까지 이 사건 병원에 의공기사로 입사하여 기간제근로자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참가인은, 원고가 참가인에게 정규직 의공기사에 비하여 낮은 기본급, 성과급(기본, 변동)을 지급하거나 명절상여, 능력개발급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이 합리적 이유가 없는 불리한 처우라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적 처우 시정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가 참가인에게 비교대상근로자에 비하여 낮은 급여를 지급한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참가인의 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는 위 초심 판정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면서, 초심 판정에서 산정된 차별적 처우로 인한 금전배상금의 금액 오류를 수정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0,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 주장의 요지
정규직 의공기사들은 참가인이 수행한 업무와 주된 업무에 있어 본질적 차이가 존재하므로, 참가인의 비교대상근로자가 될 수 없다. 또한 원고와 F조합은 2021. 6. 8. 임금체계를 변경하면서 2021. 9.부터 정규직 의공기사들에게 명절상여금과 능력개발급을 지급하게 된 것이므로, 정규직 의공기사와 참가인 사이에 불리한 처우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참가인이 정규직 의공기사보다 불리한 처우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처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따라서 기간제 근로자인 참가인을 정규직 의공기사들에 비하여 불리한 처우를 한 것이 차별이라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판단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5 내지 18, 35호증, 을가 제2 내지 9, 12, 13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이 사건 병원의 의료장비파트 현황
이 사건 병원은 의료장비를 총괄하는 병원 시설팀인 의료장비파트를 두고 있었고, 의료장비파트는 ① 수술실, 마취과, 중환자실, ② 외래, 영상, 응급실, 약국, ③ 병동, NICU, 체크업, 공급실로 구분되었다. 각 의료장비파트 내 의공기사의 현황은 다음과 같다.
참가인과 정규직 의공기사들의 임금 내역
2019. 11. 25.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는 임금 항목에 관하여 “제3조(임금) 월 2,755,666원, ① 임금의 구성항목은 기본급(2,508,666원), 성과급 기본(96,000원), 성과급 변동(51,000원), 중식보조비(100,000원)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근로조건은 2020. 11. 25. 계약이 연장되면서 동일하게 유지되었다.
일반직으로 채용된 G, H은 정규직 전환 이전 참가인의 근로조건과 동일하게 임금 월 2,755,666원(기본급 2,508,666원, 성과급 기본 96,000원, 성과급 변동 51,000원, 중식보조비 100,000원)을 지급받았다. I은 정규직 전환 이전 근로조건은 G, H의 임금구성 항목 중 성과급 기본(136,000원)만 다르고, 그 외 임금조건은 동일하다.
G, H, I(이하 세 사람을 통틀어 ‘G 등’이라 한다)가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G는 월 기본급 3,057,500원, 성과급 기본 105,833원, 성과급 변동 120,000원, 중식보조비 100,000원을 지급받았고(총 연봉 39,880,000원을 1/12로 안분하여 매월 지급), H은 월 기본급 3,057,500원, 성과급 기본 105,833원, 성과급 변동 60,000원, 중식보조비 100,000원을 지급받았으며, I은 월 기본급 3,057,500원, 성과급 기본 145,833원, 성과급 변동 60,000원, 중식보조비 100,000원을 지급받았다.
원고와 F조합은 2021. 6. 8. 이 사건 병원의 임금체계를 성과연봉제에서 급여제로 변경하면서, 위 변경된 급여제의 적용 대상은 최종 합의 시점에 재직중인 자로, 적용 시기는 2021. 6. 1.로 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에 따라 개정된 이 사건 병원의 일반직 급여규정은 다음과 같이 급여를 정의하고 있다.
G 등은 2021. 9.부터 원고로부터 기본연봉급, 명절상여, 능력개발급을 지급받았고, 참가인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바와 같이 기본급, 성과급(기본), 성과급(변동) 항목으로 급여를 지급받았으며, 명절상여금, 능력개발급은 지급받지 못하였다.
담당 업무
의공기사는 의료기기의 구매부터 수리, 예방점검 및 유지보수, 폐기까지 의료기기가 병원에 들어오기 전부터 나갈때까지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관리 역할을 담당한다.
정규직 의공기사들과 참가인의 직무기술서에는 “도입 의료장비가 정상 가동하도록 설치한다, 고장 발생시 정상 가동한다, 이 사건 병원 의료장비를 이전 설치한다, 의료기기의 정도 관리 및 PM 관리”가 공통되는 주업무 내역으로 되어 있고, 그에 따라 정규직 의공기사들과 참가인은 모두 이 사건 병원의 의료기기 수리 업무를 담당하였다.
G 등 정규직 의공기사들은 의료장비 스펙 작성 업무를 주업무에 포함시키고 있는 반면, 참가인은 스펙 작성 업무를 담당하지 않았다. 의료기기의 스펙 작성은 병원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의료 장비의 모델 선정과 구성품의 옵션, 소모품, 액세서리를 구성하며, 의료기기의 설치뿐만 아니라 예방점검, 안전관리, 유지보수, 사용자교육과 같이 의료기기가 지속적으로 이용이 가능하도록 필요한 사항을 서류에 작성하는 업무이다.
비교대상 근로자의 존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은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업무가 기간제근로자의 업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서 정한 업무 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고 업무의 범위나 책임과 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두2132 판결, 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1두11792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참가인과 G 등 정규직 의공기사는 모두 이 사건 병원에 ‘의공기사’로 입사한 점, ② 그에 따라 위 근로자들은 모두 의료기기의 유지보수 업무, 의료장비의 이전 설치, 의료기기의 정도 관리 및 PM 관리, 의료기기 사용자 교육을 실시하는 업무를 담당한 점 등을 종합하면, G 등 정규직 의공기사들과 참가인 사이에는 주된 업무의 내용에 있어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G 등이 비교대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불리한 처우의 존부
기간제근로자가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임금에서 비교대상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차별 시정을 신청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기간제근로자가 불리한 처우라고 주장하는 임금의 세부 항목별로 비교대상 근로자와 비교하여 불리한 처우가 존재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간제근로자와 비교대상 근로자의 임금이 서로 다른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거나, 기간제근로자가 특정 항목은 비교대상 근로자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은 대신 다른 특정 항목은 유리한 대우를 받은 경우 등과 같이 항목별로 비교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적정하지 않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상호 관련된 항목들을 범주별로 구분하고 각각의 범주별로 기간제근로자가 받은 임금 액수와 비교대상 근로자가 받은 임금 액수를 비교하여 기간제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가 존재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경우 임금의 세부 항목이 어떤 범주에 속하는지는, 비교대상 근로자가 받은 항목별 임금의 지급 근거, 대상과 그 성격, 기간제근로자가 받은 임금의 세부 항목 구성과 산정 기준, 특정 항목의 임금이 기간제근로자에게 지급되지 않거나 적게 지급된 이유나 경위, 임금 지급 관행 등을 종합하여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6두47857 판결 참조).
기본급, 성과상여급(기본, 변동)으로 비교대상 근로자인 G 등 정규직 의공기사는 월 3,223,333원부터 3,283,333원을 지급받은 반면, 참가인은 월 2,655,666원(월 2,755,666원에서 중식보조비 10만 원을 제외한 금액)을 지급받았고, 임금체계가 개편된 이후 정규직 의공기사와 달리 참가인이 명절상여금, 능력개발급을 지급받지 못하였음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에게 비교대상 근로자보다 기본급, 성과상여급(기본, 변동)을 적게 지급하거나 명절상여금, 능력개발급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임금에서 정규직 의공기사에 비해 불리한 처우를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불리한 처우에 합리적 이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임금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차별적 처우로 정의하고 있는 기간제법상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기간제근로자를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것을 뜻한다.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는 개별 사안에서 문제가 된 불리한 처우의 내용과 사용자가 불리한 처우의 사유로 삼은 사정을 기준으로, 급부의 실제 목적, 고용형태의 속성과 관련성, 업무의 내용과 범위·권한·책임, 노동의 강도·양과 질, 임금이나 그 밖의 근로조건 등의 결정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6두47857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21, 22, 25, 2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에게 지급되는 임금의 불리한 처우에는 합리적 이유가 존재한다.
원고는 의공기사를 채용하면서, 정규직 의공기사는 계약직으로 일정기간 동안 근무하게 한 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이에 따라 G 등은 각 근로자들의 경력에 따라 6개월에서 1년 정도 계약직으로 근무를 하였다. 또한 채용 과정에서 정규직 의공기사들은 일반직 전환을 전제하고 채용되기 때문에 병원장의 면접까지 보는 반면, 기간제 근로자는 실무진의 면접만 보았다. 이는 병원에서 각 근로자에 대하여 요구하는 업무능력이나 자질, 전문성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고, 후술하는 바와 같이 실제로 정규직 의공기사들과 참가인은 담당하는 업무에서의 역할과 책임이 달랐다.
위와 같은 채용절차를 거친 비교대상 근로자들은 모두 대학병원 또는 그 규모의 병원에서 의공기사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었고, 그중 G, I은 그 경력이 6~7년 정도 될 정도로 장기간이었다. 대학병원에서의 경험은 일반 병원에서 근무하는 것보다 다양한 종류와 많은 의료기기를 접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병원 역시 대학병원인 점에서 대학병원에서의 근무경력은 의공기사를 선발함에 있어 선호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이와 같은 점에서 정규직 의공기사들은 참가인보다 업무수행능력과 관련 있는 경력이나 경험이 더 우월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G 등 정규직 근로자들은 참가인과 달리 직무기술서상 의료기기의 스펙 작성 업무를 담당하였다. 의료기기 스펙 작성은 적정한 의료기기 선정, 의료기기의 수리, 예방점검 등 장비의 유지를 위한 사항을 포함하고 있는바, 의료기기의 원활한 작동을 위한 기초가 된다. 따라서 비록 의료기기 스펙 작성 업무가 의료기기를 구매할 때 이루어지는 한시적인 업무라 하더라도, 부적절한 의료기기를 구입하거나 유지보수 메뉴얼이 잘못 작성되어 의료기기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구입비용이나 유지보수 비용은 결국 병원의 부담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요한 업무이다.
그 외에 G는 의료장비파트를 대표하여 의료기관 인증평가 업무를 준비하고 이를 총괄하였다. 또한 정규직 의공기사들은 다른 부서의 의료기기 구매 요청에 대하여 기술검토를 하여 점수를 매긴 뒤 요청사항을 포함시키는 기술검토보고서를 작성하여 결재자로서 결재를 하였다. 나아가 정규직 의공기사들은 고가의료장비 사용평가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자재 심의위원회에 배석하거나, 인공호흡기에 대한 관련 부품 교체 후 오작동에 대한 대책회의와 같이 병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의사결정이 필요한 크고 작은 회의들을 주관하였다. 위와 같은 정규직 의공기사들이 담당했던 업무 내역에 비추어 보면, 정규직 의공기사들은 의료장비의 단순한 유지보수, 이전설치 업무 등 외에도 의료장비 오작동 등의 문제 발생시 대책 마련에 있어 자신의 의사를 반영하는 지위에 있거나, 의료기기의 구매 등에 관한 검토 역할을 담당하며 결재자로서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지위에 있었다.
반면 참가인 스스로도 노동위원회 심문 과정에서 G와 함께 일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G가 담당하던 기자재 심의위원회, 인증평가 업무 등을 수행함에 있어 자신의 역할 비중이 낮았음은 인정하고 있고, 참가인이 독자적으로 수행한 업무는 장비 리스트 정리나 타부서에서 요청하는 자료를 전달하고 정리하는 문서작업 업무라고 진술하고 있다. 위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참가인과 정규직 의공기사들 사이에 담당업무에서의 책임과 권한에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이 의료기기 유지, 보수 및 관리 업무에 관해 정규직 의공기사들과 참가인이 동일하게 수리 업무를 담당하여 그 주된 업무는 유사하다고 하더라도, 정규직 의공기사들의 경력, 담당하는 업무의 책임이나 권한에서의 차이 등에 비추어 원고가 정규직 의공기사들에게 더 높은 임금을 지급한 것이 불합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에게 정규직 의공기사들에 비하여 낮은 임금을 지급한 것이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적 처우라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김민아 김성기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