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21. 7. 2. 경남 김해시 B에 위치한 주식회사 C 공장(이하 '이 사건 현장'이라 한다)에서, D의 대표자인 E의 요청에 따라 화물용 승강기 설치작업을 하던 중에 약 5m 높이의 중2층 프레임에 뚫려 있던 구멍으로 떨어져 바닥에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직후 부산대학교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어 '외상성 머리손상, 급성 경막위 출혈(외상성), 기타 머리내 손상(외상성), 급성 경막밑 혈종(외상성), 복잡 분쇄함몰 골절, 두개골의 으깸 손상'(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진단받아 2021. 10. 8. 피고에게 요양급여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2021. 12. 22. '원고가 D에 소속된 근로자가 아니라 사업주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2022. 3. 15. 심사 청구가 기각되었고, 2022. 6. 14.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재심사 청구 또한 기각되었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1. 12. 22.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갑 제11호증의 3, 갑 제12호증의 1, 2, 을 제2, 12,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D의 대표자인 E의 요청을 받아 이 사건 현장에 승강기를 설치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해당 업무는 D 직원들의 업무와 동일하다. 승강기의 설치에 필요한 부품과 자재, 크레인과 지게차 대여 비용, 추가 인력 노임은 모두 D에서 부담하기로 하였으므로, 원고가 받기로 한 보수는 사실상 근로제공 자체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있다. 나아가 E은 원고에게 승강기 도면을 제공하고 이 사건 현장에 방문하여 현장을 둘러 보면서 작업 지시를 하였으며, 원고는 작업 과정에서 E에게 수차례 전화와 문자로 작업내용을 보고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 D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봄이 타당하다. 설령 원고와 D 간의 계약을 도급계약으로 보더라도, 이는 일종의 노무도급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해야 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 사실
원고는 4대 보험 내역상 2004년 6월경부터 2014년 9월경까지 여러 공사업체에서 일용근로를 하였고, 2016. 3. 21.부터 2020. 2. 1.까지 'F'에서, 2020. 8. 1.부터 2020. 9. 1.까지 'G'에서 상용근로를 한 것으로 확인된다.
원고는 2020. 2. 4. 'H'라는 상호로, 종목은 '산업용 냉장 및 냉동 장비 제조업'으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마쳤다.
원고는 2020. 5. 19. 피고에게 'H'를 사업장으로 하여 상시근로자 1명을 피보험자로 하는 내용의 보험관계성립신고를 하였고, '사업장실태 확인서'에는 사업의 내용을 '화물용 승강기'로, 주요 거래처를 'I', 'J'으로 기재하였다.
원고(H)는 2020년 1월경부터 2021년 6월경까지 아래와 같은 내역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
위 세금계산서의 내역과 같이, 원고는 D와 2020년 7월경 450만 원에, 2021년 6월 초경 810만 원에 승강기 설치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 해당 설치작업을 완료하였다.
D는 2021. 6. 5. K㈜로부터 이 사건 현장에 화물용 승강기(이하 '승강기'라고만한다) 1세트를 2,145만 원(부가가치세 포함)에 제작 · 설치하는 공사를 하도급받고, 2021년 6월 말경 원고와 사이에 승강기 설치에 관하여 구두 계약을 체결하였다.
D는 2021. 6. 29.경 이 사건 현장에 제작한 승강기를 가져다 두었고, 원고는 그 무렵부터 승강기 설치작업(이하 '이 사건 설치작업'이라고 한다)을 시작하여 2021. 7. 1. 저녁 무렵에 페인트와 고정 작업 등을 제외하고 거의 완료된 상태였는데, 2021. 7. 2. 09:30경 마무리 작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중2층 프레임으로 올라갔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D의 대표자인 E은 수사기관 및 피고 측의 조사 과정에서 "설치 보수에 인건비와 기타 부품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작업에 필요한 용접비나 잉카 볼트 등과 같은 부품과 자재는 원고의 소유로 이에 관한 비용도 포함되어 있다. 설치 보수는 건수 기준으로 정하였다. 원고는 다른 곳에서 진행 중인 작업이 있어서 원고와 전화로 일정을 조율한 후 설치작업을 의뢰하였다. 원고의 작업에 대하여 지휘 · 감독을 하지는 않았고 전화로 일정과 금액(보수)만 협의하여 작업을 진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E은 법정에서 "L에서 승강기 설치를 하고 있으나 당시 일이 많아 지인으로부터 소개를 받은 원고에게 승강기 설치를 맡겼다. 첫 번째 광주 건은 원고에게 계약금을 미리주고, 잔금을 주기 전에 통화를 하여 두 번째 건에 대하여 일을 맡겼다. 증인은 원고와 작업에 관하여 통화와 문자를 하였을 뿐 설치 현장에 방문한 적은 없다. 작업에 자재나 비품이 필요할 경우 볼트 등 간단한 것은 원고가 구매하고 금액이 나가는 것은 원고가 구매 후 증인에게 청구하기로 하였다. 광주 건은 승강기가 2대였고 약 800만 원으로 계약하였다. 승강기 설치시 도면을 주기도 하고 안 주기도 하는데 도면이 없어도 승강기만 보면 설치가 가능하다. 금액은 승강기 설치비만 1건당 400만 원으로 정한다.
원고와 전화통화로 금액을 결정한다. 추가적인 자재가 필요하다는 등 예측하지 못한 부분이 발생하면 그 비용은 증인이 부담한다. 증인은 원고를 사장님이라고 부르고 있고, 원고와 전화로 일정을 협의하였다. 나중에 원고를 포함하여 3명이 이 사건 설치작업을 한 것으로 들었다. 증인은 원고와 함께 일하는 작업자들을 만난 적이 없다. 이 사건 설치작업에 지게차, 크레인을 사용할 경우 이와 같은 부분은 원고 측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고, 원고 측에서 용접기나 용접봉 등 장비는 가지고 있다. 승강기와 자재는 증인이 제공하였다. 작업 시 추가 인력을 고용할지 여부는 원고가 알아서 하는 것이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갑 제6, 7, 9호증, 갑 제10호증의 5, 갑 제11, 14, 20호증, 을 제1~11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 증인 E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말하는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의미한다(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과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6. 9. 선고 2009두9062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의 주장 및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D에 대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D가 이 사건 설치작업의 내용을 정하였다거나 이 사건 설치작업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D의 대표자인 E은 수사기관 조사 및 법정 증언에서 일관되게 "원고와 전화로 일정과 보수를 조율한 후에 원고에게 이 사건 설치작업을 의뢰하였다. 본인은 이 사건 현장에 직접 방문한 사실이 없고, 작업내용이나 방식 등에 관하여 지휘 · 감독을 하지 않았다. 원고와 같은 전문가는 승강기를 보기만 하여도 구체적인 설치 방법을 알 수 있고, 본인이 원고에게 설치 도면을 건네주지 아니한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리고 E은 수사기관에서 "승강기 설치가 끝나면 M단체로부터 검사를 받아 통과해야만 승강기를 가동할 수 있으므로, 본인은 승강기에 대한 검사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참여하여 하자 유무 등을 점검하고, 검사 결과 이상이 없으면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원고에게 보수를 지급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이 법정에서 "원고를 사장님으로 불렀다."고 증언하였다.
D 측에서 이 사건 현장에 직접 방문하여 이 사건 설치작업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였다거나, 구체적인 작업 내용이나 설치 방법 등을 지정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은 찾아볼 수 없다.
원고는 D의 대표자인 E으로부터 이 사건 설치작업에 관한 도면을 건네받아 작업을 수행하였고, 그 도면을 통해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설치작업에 관한 도면을 받았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도면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D 측에서 원고에게 구체적 · 개별적인 업무지시 없이 그 도면에 따른 승강기 설치의 완성만을 요구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D 측에서 원고에게 도면을 건네주었다는 점은 원고의 근로자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보기 어렵다.
D 측에서 원고의 업무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지정하지 않았고, 원고 또한 업무시간과 출퇴근 시간에 구속되지 않았다. 원고는 일정 기간 내에 이 사건 설치작업을 완료하기만 하면 보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설치작업을 수행할 당시 E과 몇 차례 통화를 하고, '설치할 승강기와 부품, 길이와 간격 등을 수치로 표시한 종이'를 사진으로 촬영하여 E에게 문자로 보낸 사실, 원고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설치작업에 참여한 N은 법원에 "원고는 E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았고, 특히 승강기 도면과 설치 내용, 현장 사진 등을 주고받으면서 작업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도면에 관한 사항은 E 사장에게 확인받고서 작업을 하였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설치작업 도중에 E과 전화나 문자를 주고받은 횟수가 많다고 볼 수 없고, 그 문자에 업무 보고 및 지시로 볼 만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원고가 이 사건 설치작업 과정에서 E과 주요 부분을 협의하는 차원을 넘어 그로부터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또한 N이 주장한 도면은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고 N과 원고는 친인척 관계이므로 그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
원고가 D로부터 받을 보수의 성격이 근로제공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는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원고는 D와 이 사건 설치작업에 관하여 계약을 체결하면서 보수는 설치할 승강기 1대당 약 400만 원으로 정하고, 승강기와 대부분의 자재 · 부품은 D가 제공하되, 용접기 등 필수 장비와 사소한 자재 · 부품은 원고가 구비하며, D와 협의 없이 추가 근로자를 채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원고는 사실상 고정된 보수에서 주된 비용인 인건비와 각종 경비들(식대, 교통비, 숙박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이익으로 취득하게 되는데, 계약 당시 D와 작업에 투입할 근로자의 수 및 작업 기간에 관하여 합의를 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의사에 따라 비용을 조정하면 원고가 수취할 이익이 변동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원고는 'H'를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치기 전에는 2004년 6월경부터 2014년 9월경까지 다수의 공사업체에서 일용근로를, 2016. 3. 21.부터 2020. 2. 1.까지 'F'에서, 2020. 8. 1.부터 2020. 9. 1.까지 'G'에서 상용근로를 하였고, 2014년경 'O'에서 일용근로를 할 당시에 일 평균 10만 원 상당의 일당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원고는 3~4일간 근로자 1명과 함께 이 사건 설치작업을 수행한 후 그 보수로서 약 400만 원을 지급받을 예정이었는바, 원고에게 귀속되는 이익은 2014년경 지급받았던 일당을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원고는 D 이외에도 I, J, G와 같은 다른 업체들의 의뢰를 받아 승강기 설치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보수로서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 기준으로 2020년 상반기49,300,000원, 2020년 하반기 89,570,000원, 2021년 상반기 67,620,000원(D 분은 제외)을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D 외에 다른 업체들과 사이에서도 승강기 설치작업을 하였고, D의 대표자 E은 원고가 수행하고 있는 다른 작업의 일정을 확인한 후에 그 일정과 보수를 조정하여 이 사건 설치작업을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D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제공의 계속성과 전속성이 없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주완
사건정보
서울행정법원
판결
사건
2023구단58780
판결선고
2024. 3. 13.
서울행정법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