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9. 25. 선고 2023구단7085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인천광역시동구 노인인력개발센터(이하 ‘인천동구노인센터’라고만 한다)가 수행기관으로 진행하는 ‘버스정류장클린사업’의 참여자로 선발되어 2021. 1. 18.부터 버스정류장 주변 부착물 제거 등 환경미화 활동을 하였다.

나.

원고는 위와 같이 환경미화 활동을 하던 중인 2021. 10. 21. 11:00경 사이드브레이크를 채우지 않고 주차된 차량이 언덕 아래로 굴러와 치였다는 재해 경위로, 상병명 ‘갈비뼈 골절(좌측 3, 4, 5, 7, 8, 9번), 갈비뼈 골절(우측 3, 4, 7, 8, 9, 10번째), 우측 고관절 대퇴골 전자간 골절, 좌측 골반 위 아래 가지뼈 골절, 요추 제5번 척추 돌기 골절, 우측 하퇴부 비골 폐쇄성 골절, 우측 발목 경골 원위부 폐쇄성 골절, 우측 쇄골 원위부 폐쇄성 골절’을 진단받아, 2022. 12. 8. 피고 원처분기관(경인지역본부)에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22. 6. 10. 법률 제189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재보험법’이라고 한다)에 따른 최초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다.

그러나 피고 원처분기관은 원고가 활동실비를 지원받은 자원봉사자의 지위로 공익활동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23. 1. 10. 원고에게 불승인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이를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인천동구노인센터와의 관계에서 근로자 지위에서 재해를 입게 되었는바, 이와 달리 원고가 근로자가 아님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구 산재보험법은 이 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제125조가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등을 제외하고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제5조 제2호 본문). 따라서 보험급여 대상자인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5두51460 판결,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두50168 판결,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9두39314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ㆍ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ㆍ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ㆍ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두33715 판결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갑 제4, 5, 8호증, 을 제1 내지 6, 10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B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인천동구노인센터에 대하여 사용종속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보건복지부는 노인이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공익활동, 일자리, 재능나눔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지원함으로써 노인복지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산하 기관인 재단법인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을 통하여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활동내용, 참여목적, 활동유형 등에 따라, ❶ 공익활동인 노인사회활동과 ❷ 노인인력을 활용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사회서비스형, 시장형)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나)

이 중 ❶ 공익활동인 노인사회활동은, 노인이 자기만족과 성취감 향상 및 지역사회 공익 증진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봉사활동이라는 정의 하에 저소득 어르신들의 지속적인 사회참여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건강개선, 사회적 관계 증진 및 소득보충 등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노노케어(독거노인, 조손가정 노인, 거동불편 노인, 경증치매 노인 등 취약노인 가정을 방문하여 일상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안부확인, 말벗 및 생활 안전 점검 등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 취약계층지원(노인을 제외한 장애인, 다문화 가정, 한부모 가족 아동 등 취약계층에 상담, 교육 및 정서적 지원 등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 공공시설봉사[복지시설, 공공의료시설, 교육(보육)시설, 지역 내 주거환경 및 생태환경 정화 등 지역사회 내 필요한 공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사항을 지원하는 활동], 경륜전수활동(노인이 평소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 삶의 지혜를 동세대, 아동ㆍ청소년 세대 등 지역공동체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활동), 지역상생활동(지역사회 내자원연계를 통해 참여노인에 대한 추가적인 소득지원이 가능한 활동)으로 그 유형이 분류되어 운영되고 있다.

다)

인천동구노인센터는 사업수행기관으로서 2021년도 노인사회활동 지원사업으로서 공익형 사업과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사업을 각 계획ㆍ운영하였는데, 원고는 이 중 전자에 속하는 ‘버스정류장클린사업’을 스스로 선택하여 노인공익활동 참여신청을 하였다.

라)

노인공익활동사업은 만 65세 이상 노인이 참여 신청을 하면, 시ㆍ군ㆍ구는 신청자의 자격을 확인하고 소정의 선발기준에 의하여 참여자를 일괄 선발하여 수행기관별로 참여자를 배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수행기관은 사업예산을 부담하는 시ㆍ군ㆍ구를 보조하여 수요처와 수요자를 발굴하고 선정하는 역할을 수행함에 그칠 뿐, 참여자의 선발 자체에 주도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여지는 없었는바, 이는 원고가 참여자로 선발되는 과정에서 수행기관인 인천동구노인센터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마)

위와 같이 선발된 원고에 대하여 인천동구노인센터는 공익활동 참여자들 가운데 리더 역할을 맡은 이른바 ‘팀장’을 통하여 원고에게 활동 일정을 고지하고 일정한 근무준수사항을 제시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공익활동사업 참여자들 사이에 활동 일정을 적절히 배정하고 해당 활동에 있어서 일정한 질서와 안전을 확보ㆍ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서, 이를 가지고 원고가 공익활동사업에 참여하는 동안 인천동구노인센터에 종속되어 상당한 지휘ㆍ감독을 받았다는 징표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또한 사업수행기관은 공익활동이 시작될 무렵에 소속 직원을 통하여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활동방법 및 안전수칙 등 활동에 필요한 기본 교육을 한 차례 정도 실시하였으나, 이 역시 공익활동참여자로서의 역할 및 활동에 관하여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한 방편 내지는 활동을 위한 부수적인 조치일 뿐, 이러한 사정만으로 참여자가 사업수행기관의 지휘와 감독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바)

원고는 공익활동에 참여하는 동안 인천동구노인센터와 별도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4대 보험에 가입하거나 공익활동에 관하여 받은 돈에 관하여 근로소득세를 납부한 적도 없으며, 기타 취업규칙ㆍ복무규정ㆍ인사규정을 적용받은 적도 없다. 원고의 활동 시간, 실비 등을 포함한 운영에 관한 사항은 인천동구노인센터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기보다는, 노인 공익활동 사업운영에 관한 지침에 따른 것이었다.

사)

원고가 공익활동에 참여할 당시 작성된 활동일지의 내용은 활동일과 활동시간을 표시하여 매우 간략하게 기재한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인천동구노인센터는 ‘팀장’으로부터 위 활동일자별 확인서를 한 달에 한번 일괄적으로 전달받는 이외에는 원고의 활동태도나 성과 등에 관하여 전달받지 않았다. 이러한 활동일지의 작성내용과 형식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의 활동일지는 원고와 같은 참여자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지휘ㆍ감독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에게 그가 실제 활동을 수행한 날을 확인하여 실비를 지급하기 위한 증빙자료로 삼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아)

원고는 월 최대 10일 범위에서 공익활동에 참여하였는데, 정해진 일정에 참여하기 어려운 사정이 생길 경우 인천동구노인센터 및 팀장에게 사전 연락을 취한다는 조건 하에 일정을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이에 비추어 원고의 구체적인 활동 일정은 반드시 인천동구노인센터에 의해 일방적으로 정해졌다기보다는, 원고의 자유의사가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자)

공익형 노인사회활동사업의 경우 상해보험에 가입할 것을 규정하고, 실제로 보건복지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인천동구노인센터를 피보험자로 하여 원고를 비롯한 버스정류장클린사업 참가자들을 위해 상해보험에 가입하였는바, 이와 같은 사정은 공익형 노인활동사업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이 적용되지 않음을 전제로 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3)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고,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용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