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1990. 9. 17.부터 음료제조 업체인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한다)에서 3교대 근무를 하면서 제품 상하차 관리, 제품 출고 및 확인, 전산처리 등의 자동창고 운용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2. 6. 24. 경추염좌, 목 디스크 탈출증(C5-6),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경추간판장애(C3-4-5-6)(이하 통틀어 '제1상병'이라고 한다)로 진단받았다.
원고는 2022. 7. 14. 경추부 수술을 받은 후 2022. 7. 15. 다리 마비 증상이 발생하였고, 뇌경색(이하 '제2상병'이라고 한다)으로 진단받았다.
원고는 2023. 7. 19.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3. 8. 10. 제1상병에 관하여는 '경추염좌,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경추간판장애(C3-4-5)는 확인되지 않고, 목 디스크 탈출증(C5-6),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경추간판장애(C5-6)는 확인되나 원고가 상병을 유발할 정도의 신체 부담작업을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업무와 상병 간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불승인처분을 하고(이하 '제1처분'이라고 한다), 제2상병에 관하여는 '제2상병이 휴직 중에 발병하여 발병 전 업무와 관련된 돌발상황 또는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확인되지 않고, 발병 전 4주및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이 고용노동부 고시 기준에 미달되는 등 발병 이전 뇌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초래할 만한 급성 · 단기 · 만성적인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기저질환인 고혈압 및 고지혈증과 흡연 등의 개인적소인이 발병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이유로 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제2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1,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제1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32년 이상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면서 목 부위에 부담을 주는 부적절한 자세로 작업을 수행하였고, 중량물을 취급하였으며, 제품 입고시 굳은 자세로 눈을 부릅뜨고 모니터를 주시하며 에러 발생 여부를 확인하였다. 원고에게는 경추부와 관련하여 진료를 받은 기록이 없고, 원고가 수행한 작업 외에는 제1상병을 유발할 요인을 찾을 수 없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의 업무와 제1상병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할 것임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제1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1, 4,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D병원장[신경외과(척추)], E병원장(직업환경의학과)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수행한 업무로 인하여 제1상병이 발생 또는 악화하였다는 판단을 가능하게 할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신경외과(척추) 감정의는 '목 디스크 탈출증(C5-6),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경추간판장애(C5-6)는 확인되나, 경추염좌,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경추간판장애(C3-4-5)는 정도가 경미하여 확실하게 확인되지 않는다.'라는 소견을 제시하였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판단도 이와 다르지 않다.
목 디스크 탈출증(C5-6),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경추간판장애(C5-6)는 노화로 인하여 자연스럽게 발병할 수 있고, 유전적 체질, 운동량, 레저 활동량, 평소 자세 등도추간판에 물리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된다. 원고는 제1상병을 진단받을 무렵 만 59세, 신장 163cm, 체중 63kg으로 제1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에 있어 업무수행 이외의 요인을 가볍게 평가하기 어렵다.
이 법원 감정의들은 모두 원고의 업무와 목 디스크 탈출증(C5-6),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경추간판장애(C5-6)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즉, 신경외과(척추) 감정의는 '원고의 업무내용이 경추에 어느 정도 부담을 주었을 수 있으나, 제1상병을 유발하거나 자연경과적인 속도 이상으로 진행되는 데에 기여할 정도로 경추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라는 소견을밝혔고, 직업환경의학과 감정의는 '원고의 업무에 경추에 부담을 주는 작업이 일부 포함되어 있으나 제1상병을 일으킬 정도로 부담을 준 작업으로 보기는 어렵다.'라는 소견을밝혔다. 이러한 감정의들의 소견이 경험칙에 반한다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평가할 사정을 찾을 수 없다. 원고는 업무수행으로 인한 신체적 부담이 과중하였음을 강조하고 있으나, 횟수나 시간 등 부담의 정도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자료가 부족하고, 원고가 특별히 강조하는 32년이라는 근무기간은 감정과정에 충분히 고려되었다.
소결론
따라서 제1처분이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제2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제2상병의 전조증상이 있었던 2022. 6. 24.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46시간27분(야간근무 가중치 적용) 근무하고,<1> 1주 동안 58시간 6분 근무하는 등 만성과로에 시달렸다. 원고는 3교대 근무자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였고, 일상적으로 1일 4시간 정도의 초과근무를 하였다. 원고는 자동화 설비에 에러가 발생하는지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모니터링하는 등 정신적 긴장과 스트레스가 큰 업무에 종사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의 업무와 제2상병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할 것임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제2처분은 위법하다.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고 한다)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한편,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제출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2, 67619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갑 제5 내지 9호증, 을 제1호증의 1, 제2, 3호증, 제4호증의 1, 제5호증의 1, 제6,1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병원장[신경외과(뇌혈관)]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의 근로관계
원고는 1990. 9. 17.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서 3교대 근무(2주 동안 오전, 오후 시간대에 근무한 후 3주차에 야간조로 변경)를 하면서 자동창고 운용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의 근무시간은 오전 근무시 6시부터 14시까지, 오후 근무시 14시부터 22시까지, 야간 근무시 22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로 정해져 있었다.
원고의 휴게시간은 원고의 근무시간대마다 달라졌는데, 구체적으로는 아래와 같다. - 6시부터 14시까지 근무시 : 6시부터 7시까지(아침식사 및 휴식), 11시30분부터 13시까지(점심식사 및 휴식)
6시부터 18시까지 근무시 : 6시부터 7시까지(아침식사 및 휴식), 11시30분부터 13시까지(점심식사 및 휴식)
14시부터 22시까지 근무시 : 18시30분부터 19시30분까지(저녁식사 및 휴식)
18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 근무시 : 18시30분부터 19시30분까지(저녁식사 및 휴식),0시30분부터 2시까지(야식식사 및 휴식)
22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 근무시 : 0시30분부터 2시까지(야식식사 및 휴식)
원고의 업무시간 산정
제2상병의 발병일에 관한 판단
뇌혈관질병은 발병(혈관이 터지거나 막히거나 좁아지는 상태) 직후에 증상이 발현되므로, 뇌혈관질병과의 관련성이 의학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전조증상이 확인된 날을 발병일로 봄이 타당하고, 피고의 '뇌혈관질병 · 심장질병 업무상 질병조사 및 판정지침'도오심, 구토, 두통 등 전조증상이 의심되고, 증상이 발병한 뇌심혈관질병과 관련성이 의학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전조증상이 확인된 날을 발병일로 판단하도록 정하고 있다.
원고는 2022. 6. 20. 야간근무 중 '손이 저리고' '좌측 팔에 힘이 빠지는' 증상을 느꼈고,2022. 6. 24. 다시 좌측 팔에 위약감을 느낀 후 G정형외과의원에 내원하여 제1상병을 진단받았다.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의[신경외과(뇌혈관)]는 원고가 호소한 저린감은 뇌경색보다는 뿌리병증과 연관이 있고, 악화-완화를 반복하는 변동성이 있는 위약감은뇌경색의 전조증상과 연관이 있으며, 원고에게 2022년 6월말부터 뇌경색의 전조증상이 있었다는 소견을 밝혔다.
위 인정사실과 혈관이 막히거나 출혈이 발생하는 시점에 신경학적 증상이 바로 발현되는 뇌경색 등 뇌혈관질환의 일반적인 특징 및 원고는 2022. 6. 20.부터 좌측 팔 부위에 위약감을 느꼈고 위 진료기록 감정의가 이러한 증상과 제2상병의 의학적 관련성을 인정하는 취지의 소견을 밝힌 점 등을 종합하면, 제2상병의 발병일을 그 진단일인 2022. 7. 14.이나 원고가 주장하는 2022. 6. 24.이 아닌 질병의 증상이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발현되어 의학적 조치가 필요한 상태에 이른 날인 '2022. 6. 20.'로 보아 원고의 그 전 12주 동안의 주당 평균 업무시간 등을 산정함이 타당하다.
발병일이 2022. 6. 20.임을 기준으로 산정한 원고의 업무시간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2>
[업무시간 산정 내역(2022. 6. 20. 기준) ]
업무시간에 관한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휴식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였고 식사시간이 20분 내외에 불과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원고 스스로 작성한 사실관계확인서와도 배치되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는 사실관계확인서에 야식시간을 1시간(00:30~01:30)으로 기재하고, "점심, 저녁 식사 시간중 해당시간을 준수하여 충분한 식사와 휴식이 가능합니까?"라는 질의에 "예"라고 기재하였을 뿐, 식사시간, 휴식시간 등을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기재한 바가 없다.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주가 원고나 다른 근로자들에게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휴게시간등을 보장하지 않음으로써 법적 책임을 부담한 바 있다는 정황도 발견되지 않는다.
구체적 판단
위 다항에서 든 증거들과 이 법원의 E병원장(직업환경의학과)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수행한 업무로 인하여 제2상병이 발생 또는 악화되었다는 판단을 가능하게 할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제2상병의 발병일 전 12주 동안의 원고의 1주 평균 업무시간은 43시간 50분으로,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3] 제1호 다목의 위임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고용노동부 고시 제2022-40호)에서 정한 과중한 업무의 기준(60시간 또는 52시간)에 미달한다. 이는 제2상병 발병 전 1주일 동안의 업무시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설령 원고가 위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정한 과중한 업무의 기준을 충족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한 제2상병의 발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는 여러 주요 위험인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즉, 원고는 중증 뇌혈관 협착증을 보유한 상태였고,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앓아왔다. 또한 원고는 제2상병을 진단받을 당시 만 58세의 나이였고, 다소 과체중 상태였으며, 뇌졸중의 가족력이 있고, 하루 한 갑씩의 흡연을 40년 동안이나 하여왔다.
신경외과(뇌혈관) 감정의는 '원고가 뇌경색을 유발할 만한 임박한 중증 뇌혈관 협착증을 가지고 있었고, 제2상병과 업무는 무관해 보인다. 제2상병은 중증 우측동맥 협착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기저질환인 고혈압 및 고지혈증과 흡연 등의 개인적 소인이 발병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되므로 제2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동의한다.'라는 소견을 밝혔고, 직업환경의학과 감정의도 '원고에게 고혈압 등 혈관질환과 관련된 개인적소인이 많고 교대근무 외 다른 과로 및 스트레스 요인이 없어 상당인과관계가 낮은 것 으로 보인다.', '원고의 뇌혈관 협착증은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과 관련이 있다.',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대체로 동의한다.'라는 소견을 밝혔다. 위와 같은 의학적 소견들이 경험칙에 반한다거나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을 분명하게 찾아볼 수 없는 이상 제2상병의 발병원인에 대한 의학 전문가들의 일치된 소견은 가능한 존중되어야 한다.
원고가 수행한 업무의 강도나 특성이 제2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기여도가 크다고 볼 자료는 부족하다.
소결론
따라서 제2처분이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앞서 본 바와 같이 제1상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제2상병이 선행된 제1상병 및 그 치료 과정과 직접적인 시간적 · 의학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결과적 질병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