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9. 15. 선고 2023구합5122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시각장애인으로 안마사 자격을 가지고 있는데, 사단법인 B(이하 '소외 법인'이라 한다)가 개설하여 운영하는 서울 영등포구 C, 2층 소재 D한의원(이하 '이 사건 한의원'이라 한다)에 직원으로 고용되어 환자당 5분 정도의 안마를 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나.

그런데 피고는 2022. 6. 30. 원고에게, '안마시술소 또는 안마원의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소외 법인의 이 사건 한의원에 고용되어 2021. 9. 6.부터 2022. 4. 22.까지 임금을 받고 해당 의료기관 내에서 안마시술 행위를 하였음'을 이유로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2호, 안마사에 관한 규칙 제9조 [별표 2] Ⅱ의 제14항에 따라 3개월의 자격정지처분을 할 예정임을 사전고지하였고, 2022. 7. 26. 원고에게 3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이에 불복하여 원고는 2022. 8. 23.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청구를 하였으나, 2022. 11. 25. 청구가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처분사유 부존재

의료법 제82조 제3항에서 안마사에게 의료인 관련 의료법 규정을 준용하는 것은 안마사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나 숙박업소 등에서 안마사를 고용해 안마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지, 상위 의료기관에서 안마사를 고용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취지가 아니다. 의료법에 의료기관의 안마사 고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조항은 없고, 의료법 제27조 규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안마행위는 의료행위의 하위 유형에 불과하므로, 의료행위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안마업무가 금지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안마원에서 의료기관에 안마사를 파견하는 것이 허용되는 점을 보더라도, 의료기관이 이를 직고용하는 것만을 금지하는 것은 안마사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오히려 침해하고, 같은 경우를 다르게 취급하는 것으로서 평등의 원칙에도 반한다.

2)

재량권의 일탈 · 남용

피고는 처분을 유예하거나 처분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재량이 있었음에도 원고에게 상당히 무거운 자격정지 처분을 하였다. 법조항의 해석에 이의가 있을 수 있는 점을 함께 고려할 때 이 사건 처분은 그로부터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그로 인한 원고의 불이익이 지나치게 큰 것으로, 비례의 원칙을 벗어나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처분사유 존부

1)

관련 규정

의료법 제82조 제3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같은 법 제33조 제2항 제1호에 의하면, 일정한 교육과정을 거친 시각장애인 개인만이 안마시술소를 개설할 수 있다. 또한 의료법 제82조 제3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같은 법 제66조 제1항 제2호에 의하면, '안마시술소 또는 안마원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안마행위를 한 경우 해당 안마사에게는 면허정지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인정하도록 한 의료법 제82조 제1항은, 조항은 신체장애자 보호에 대한 헌법적 요청, 장애인복지정책의 원칙 등에 바탕을 두고서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궁극적으로는 그들에게 삶의 보람을 얻게 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실현시키려는 데에 그 입법목적이 있다. 이는 다른 직종에 비해 공간이동과 기동성을 거의 요구하지 않을 뿐더러 촉각이 발달한 시각장애인이 영위하기에 용이한 안마업의 특성 등에 비추어 시각장애인에게 안마업을 독점시킴으로써 그들의 생계를 지원하고 직업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 의료법 제82조 제3항, 같은 법 제33조 제2항 제1호로 시각장애인 안마사만이 안마시술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일정한 교육을 거쳐 시·도지사로부터 자격인정을 받은 자만이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에게 제공되는 안마서비스의 적정성을 기하고, 무자격자가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할 경우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의 건강상 위험을 미리 방지함과 동시에, 시각장애인의 생계보호 및 자아실현의 기회부여라는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의 목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비시각장애인에게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것을 허용할 경우 안마시술소 등에서 비시각장애인 고용주와 시각장애인 종업원의 구조가 고착화되어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있는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 제공을 강요당하거나 저임금에 시달리게 되는 등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일단 비시각장애인에게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한 이후에는 행정비용이나 단속인력의 한계로 인해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보호하거나 이들의 최저한의 근무환경을 보장함에 있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공익적 목적도 함께 고려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헌법재판소에서도, 위 규정들이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2021. 12. 23. 선고 2019헌마656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2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가 안마시술소 개설 자격이 없는 이 사건 한의원에 고용되어 안마시술 행위를 한 것은 의료법 제82조 제3항, 제66조 제1항 제2호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①

의료법은 1973. 2. 16. 법률 제2533호로 전부개정되면서 제62조로 안마사 규정을 두어 '도지사의 자격인정을 받은 안마사는 무면허의료행위등 금지 규정에도 불구하고 안마업무에 종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고, 이후 의료법이 1994. 1. 7. 법률 제4732호로 개정되면서 제53조 제1항 제2호로 의료인이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때' 그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하고 제61조 제3항으로 위 규정을 안마사에게도 준용하는 것으로 규정한 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이 유지되고 있다. 즉 의료법은 '안마사'가 '안마시술소 또는 안마원의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안마시술행위를 하는 것'을 법률로써 명백히 금지하고 있고, 그 예외도 별도로 두고 있지 않은 것이다.

②

앞서 본 법령의 문언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의료법이 정한 안마사가 아닌 사람은 안마사와 공동으로도 안마시술소를 개설할 수 없고, 따라서 안마사가 아니라면 의료기관이라도 안마시술소 개설자가 될 수 없다. 즉 안마사가 의료기관에 고용되어 안마시술행위를 하는 것이 금지되는 것은 의료법 제82조 제3항, 제66조 제1항 제2호의 문언상 명백하고, 그와 달리 '안마시술소 또는 안마원의 개설자'를 의료기관에까지 확장하거나 유추해석할 수 없다.

③

'안마사'가 의료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의료법으로 안마업무를 독점하도록 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시각장애인의 생계 보호 및 자아실현의 기회부여 등의 목적을 위해 법률에서 특별히 규정한 것이고, 그에 더하여 안마시술소 · 안마원의 개설에까지 독점적 지위를 부여한 것에는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 고용주가 의료기관이라 하더라도 비시각장애인 고용주와 시각장애인 종업원의 구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우려가 동일하게 존재하므로, 명시적인 예외규정이 없는 이상 의료법 제82조 제3항, 제66조 제1항 제2호의 '안마시술소 또는 안마원의 개설자'에 의료기관을 포함하지 않는 것이 위 조항의 취지 및 헌법재판소 결정과도 부합한다.

④

원고는, 시각장애인인 안마사의 의료기관 취업을 금지하는 것이 오히려 시각장애인의 직업(직장)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한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에게 안마사 직업을 보장하고 최저한의 근무환경을 보장하기 위해서 그와 같이 안마사가 취업할 수 있는 곳을 제한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이것이 명백히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으며, 안마시술소 · 안마원 개설의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고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위와 같은 고용주에 대한 제한이 과다한 제한이라고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의료법 제82조 제3항, 제66조 제1항 제2호가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⑤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 · 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다(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따라서 만일 안마원이나 안마시술소에서 의료기관에 안마사를 파견하였다면 그 고용주는 안마원이나 안마시술소 개설자가 되는 데 반해, 의료기관이 안마사를 직접 고용하는 것은 그 고용주가 안마시술소를 개설할 자격이 없는 자는 의료기관이 되는바, 두 경우를 동일한 비교집단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의료기관이 안마사를 직접 고용하는 것은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 제공을 강요당하거나 저임금에 시달리게 되는 것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안마시술소 · 안마원의 개설 자격을 시각장애인 안마사들로 제한한 입법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를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라.

재량권의 일탈 · 남용 여부

1)

관련 법리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 · 남용하였는지는, 처분사유로 된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로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 · 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부령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정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얽매는 효력이 없고, 당해 처분의 적법 여부는 위 처분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위 처분기준에 적합하다 하여 곧바로 당해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9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이 지나치게 과중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거나 처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으로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①

의료법 제82조 제4항은 "안마사의 업무한계, 안마시술소나 안마원의 시설 기준 등에 관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에 따른 보건복지부령인 안마사에 관한 규칙 제9조는 의료법 제82조 제3항에 따른 행정처분의 세부기준은 [별표 2]와 같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위 [별표 2]의 Ⅱ 제14항은 '안마시술소 또는 안마원의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안마시술행위를 한 경우'는 1차 위반의 경우 '자격정지 3~4개월'로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거나 그 기준을 적용한 결과가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은 없다.

②

위 [별표 2]의 I 제3항은 "안마시술소나 안마원에 소속된 안마사가 호텔 등에 출장하여 시술하는 경우에는 이 기준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로서는 안마시술소에 고용된 후 출장이나 파견의 방식으로 이 사건 한의원에서 안마행위를 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이 사건 법인이 그 목적사항에 '안마시술원의 설치 · 운영'을 추가하고 이를 등기하였다고 하더라도, 의료법상 '안마사 개인'만이 안마시술원을 개설할 수 있고 비영리법인은 이를 개설할 수 없는바, 원고가 이 사건 법인이나 이 사건 한의원에 고용되어 안마행위를 하는 것은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2호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어서 그 처벌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나아가 해당 기간도 2021. 9. 6.부터 2022. 4. 22.까지로 짧지 않다.

③

안마사에 관한 규칙 제9조 [별표 2]에 따르면 원고에게 자격정지 3~4개월이 가능한데, 이 사건 처분은 그 최하한인 3개월이므로, 그 기간이 과다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영(재판장) 박정미 강민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