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01. 11. 20. 설립되어 상시 약 7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콘크리트 제조업 등을 영업으로 하는 회사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6. 9. 5. 원고의 경영관리부 부장으로 입사하여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의 대표이사 D은 2022. 3. 28. 18:00경 유선상 스피커폰을 통하여 참가인을 포함해 4명의 근로자가 참석한 상태에서 경영관리부 회의를 진행하였고, D은 위 회의 도중에 참가인에게 퇴사와 관련하여 발언하였다. 원고는 위 회의 다음날인 2022. 3. 29. 참가인에게 ‘2022. 4. 1. 자로 충청북도 괴산에 위치한 공장에서 근무하라’는 인사명령 공문을 전달하였으나, 참가인이 이를 거부하자 문자메세지로 인사명령 공문을 보냈다(이하 ‘이 사건 전보’라 한다).
참가인과 D은 2022. 3. 30. 면담을 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면담’이라 한다), 70분 가량의 대화 중 초반에는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이 2022. 3. 31.자로 종료되었음을 전제로 새로운 후임자를 채용하는 문제와 인수인계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다가 인수인계 기간 때문에 퇴직처리 일자에 관한 이견이 발생하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대화를 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에게 2022. 4. 29., 같은 해 5. 31., 같은 해 6. 30. 3차례에 걸쳐 퇴직위로금 명목으로 각 3,837,960원을 지급하였으나, 참가인은 원고에게 각 지급받은 당일 반환하였고, 원고는 2022. 4. 30.자를 기준으로 참가인의 4대 보험을 상실 신고하였다.
참가인은 ‘2022. 3. 28. 원고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당하였다’고 주장하며 2022. 6. 13.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E), 2022. 8. 4. 이 사건 전보가 부당하다는 신청취지를 추가하였다. 이에 대하여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8. 12. ① 이 사건 전보에 대하여는 제척기간을 도과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으나, ② 원고는 2022. 3. 28. 참가인을 해고하였고,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해고 부분에 관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이에 원고만이 이 사건 초심판정 중 부당해고 부분에 불복하여 2022. 9. 1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1. 25.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8, 9호증, 을가 제3호증, 을나 제1 내지 3, 5, 7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증인 D의 법정진술,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22. 3. 28.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한 사실이 없고, 그 당일 참가인에게 사직을 권고하였을 뿐이고, 이후 이 사건 전보 및 이 사건 면담을 통하여 사직권고에 대하여 철회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이 출근을 하지 않았으므로,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는 합의해지되었다.
해고가 존재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원고는 2022. 3. 28.자 회의 이후 참가인과의 근무관계가 종료되었음을 전제로 이 사건 면담을 진행하고 퇴직위로금 등을 지급하였다. 여기에 참가인이 2022. 3. 30. 이후 출근하지 않게 된 경위 및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D이 2022. 3. 28.자 회의 도중 참가인에게 근로관계 종료에 관하여 한 발언은 일방적인 해고 통보라고 충분히 볼 수 있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사용자인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022. 3. 28.자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해고’라는 표현을 사용했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툼이 있으나, 2022. 3. 30. 있었던 이 사건 면담의 내용에 의하면 D은 2022. 3. 28. 참가인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말하였고(해고 사유에 대하여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아니하였다), 이후 이 사건 면담 과정에서도 ‘원칙적인 것은 나도 일단 해고 통보를 했지만은’이라고 말하면서 근로관계 종료를 전제로 인수인계 절차에 관하여만 언급하였을 뿐이므로, 참가인에게 사직에 관한 의견을 물어보거나 합의 해지 절차를 공식적으로 거쳤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D이 참가인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하면서 노무 제공을 거부한 것은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고자 하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D이 2022. 3. 28.자 회의에서 한 근로관계 종료에 관한 발언이 권고 사직의 제안 내지 합의해지의 청약이라고 주장하나, 원고는 그 이후에 참가인에게 사직 여부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주거나 구체적인 권고사직의 사유에 대한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은 점, 참가인이 권고사직ㆍ합의해지를 승낙하지 아니할 경우 근무부서를 포함한 기존의 근로관계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할 것임에도 바로 다음 날인 2022. 3. 29. 경기도 안양시에서 근무하던 참가인을 충청북도 괴산 공장으로 인사발령하는 이 사건 전보를 한 점, 이 사건 면담 내용은 주로 후임자 채용 및 인수인계에 관한 것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주장과 달리 위 발언이 권고사직의 제안 내지 합의해지의 청약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는 D이 이 사건 면담 과정에서 해고 의사를 철회하였다고 주장하나(따라서 참가인의 구제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사건 면담의 전체적인 취지에 비추어 보면 D은 명확히 해고 의사를 철회하였다기보다는 참가인과 인수인계 기간에 관하여 대화하던 중 퇴직 날짜와 관련하여 이견이 발생하여 후임자가 채용될 때까지 근무한다는 의미로 해고 시점을 유예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이 이 사건 면담 당시 3월 말에 퇴직시켜달라며 쉬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원고의 사직권고를 명시적으로 승낙한 것이 아니라, 이미 2022. 3. 28. D으로부터 이 사건 해고 통지를 받은 후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에 불과할 뿐이고 위 면담 말미에는 해고의 정당성에 대하여 다투면서 복직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참가인이 원고가 지급한 퇴직위로금 명목의 돈을 즉시 반환하기도 한 점을 더하여 보면, 참가인이 권고사직 내지 합의해지에 대한 승낙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며,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가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를 하면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은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여 위법하다.
소결론
원고는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함으로써 이 사건 해고를 하였는데, 위 해고에는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