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95. 2. 11.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C의 민속악단 단원으로 근무하다가 2021. 1. 12. 민속악단의 성악악장으로 임명된 사람이다.
C은 2022. 5. 17. 국악연주단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에 대해 ‘감봉 3개월’의 징계를 의결한 뒤 2022. 5. 19.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고(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2022. 5. 23. 원고를 민속악단 악장에서 면한다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보직해임’이라 한다).
원고는 2022. 7. 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징계처분과 이 사건 보직해임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2022. 9. 1. 기각 판정을 받았다(E).
원고는 2022. 10. 5. 위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2. 10. 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2. 9. 이 사건 보직해임이 부당보직해임임을 인정하여 그 부분 초심 판정을 취소하고 문화체육관광부로 하여금 이 사건 보직해임을 취소하고 그로 인한 임금 차액을 지급하라고 판정하는 한편,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도 적법하다는 이유로 그 부분에 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B,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6호증, 을가 제1, 2, 11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이 사건 징계처분에 관한 부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법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이 사건 징계처분에 관한 부분은 이와 달리 판단하여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징계사유 부존재
원고는 성악악장으로서 소속 파트 단원에 대한 관리ㆍ감독의 의무가 있고, 원고가 D(이하 ‘피해자’라 한다)에게 한 발언은 그와 같은 관리ㆍ감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사회적 통념상 업무의 적정 범위 내에 있는 것이었다. 당시 원고는 고성, 폭언, 욕설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사무실에서 피해자와 함께 서서 약 15분간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 임산부인 피해자를 장시간 세워둔 사실이 없으며, 대화의 내용 역시 일상적인 수준에 불과하였다. 원고는 외부공연과 관련하여 질책성 발언을 한 사실도 없고, 원고의 행동과 피해자의 조산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않는다. 이처럼 원고는 피해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위법하다.
새로운 유형의 징계 창설
C과 그 소속 C 국악연주단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 한다)이 정하고 있는 징계는 해고, 정직, 감봉, 출연정지, 견책의 5개 유형으로 구분된다. 그런데 이 사건 운영규정 제20조 제4항은 감봉에 관하여 정하면서 감봉기간 동안 공연에 출연할 수 없다는 내용까지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징계처분은 사실상 이 사건 운영규정에서 징계의 유형으로 명시하고 있는 ‘감봉’이 아니라 ‘감봉’과 ‘출연정지’ 두 가지의 징계 효과를 모두 그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징계 유형인 ‘감봉 및 출연정지’를 창설한 것으로서 이 사건 운영규정에 따른 적법한 징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징계양정 과다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인해 원고는 월급의 감액에 더하여 출연정지의 징계까지 받은 것과 다름이 없게 되어 현저히 큰 불이익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원고 발언의 내용과 배경, 당시의 상황 등에 비추어 비위의 정도가 매우 약하므로, 3개월의 감봉 및 출연정지를 정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과다하다.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 2, 7 내지 9호증, 을가 제3 내지 10, 12, 13호증, 을나 제9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C은 청악단, 민속악단, 무용단, 창작악단 등 총 4개의 악단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중 민속악단은 예술감독과 보직단원인 성악악장, 기악악장, 연희악장, 총무 2인, 수석/부수석단원, 정단원으로 구성되는데, 성악악장의 보직을 맡고 있던 원고는 판소리 파트, 가야금병창 파트, 경기민요 파트, 서도민요 파트의 각 정단원들을 통솔하는 지위에 있었다. 피해자는 그중 가야금병창 파트에 소속되어 있던 3명의 연주자(피해자, F, G) 중 한 명이었다.
C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2021. 11. 2.부터 2021. 12. 11.까지 10~15% 범위 내의 직원들을 재택근무조로 편성하는 내용의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조치’를 시행하였고, 피해자는 임산부라는 이유로 예술감독의 지시를 받아 2021. 11. 13.부터 전면 재택근무를 실시하였다. 다만, 당시 재택근무 중이었던 원고는 피해자로부터 전면 재택근무 시작 사실을 듣지 못하였다.
한편, 재택근무 중인 피해자는 2021. 11. 19. C 외부 공연에 대한 승인 신청을 하였고, 결재선상에 있던 원고는 2021. 11. 23. 이를 승인하였다. 피해자는 2021. 11. 27. 최종 승인받은 외부 공연을 실시하였다.
임신 35주차가 넘어 출산을 앞두고 있던 피해자는 2022. 2. 25.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신청하기 위해 C에 방문하였고, 이후 인사를 위해 원고가 있던 민속악단 사무실로 찾아왔다. 피해자는 사무실 내에 서 있는 상태로 원고, G(가야금병창 파트 단원), H(지도단원)과 약 15분 정도 대화를 하였는데, 그 주된 내용은 피해자가 전면 재택근무 시행에 들어가기에 앞서 원고에게 사전 보고를 하지 않은 부분과 피해자가 전면 재택근무 중 외부 공연을 실시한 부분에 관한 것이었다.
피해자는 같은 날 19:30경 하혈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하여 이틀 뒤인 2022. 2. 27. 응급 제왕절개수술로 조산하였다. 피해자는 2022. 3. 11.부터 ‘적응장애’의 진단명으로 치료를 받았다.
피해자는 2022. 3. 14. 원고, G, H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받았다는 내용의 신고를 하였다. 국악연주단 고충조정위원회는 2022. 5. 3. 해당 신고에 대한 외부 조사위원의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피해자가 원고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하는 여러 발언들 중에서 4개의 발언을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인정하면서, ‘원고가 약 15분간 피해자를 세워둔 상태로 원외공연 활동 관련 발언 등을(4건) 함으로써, 임산부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여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는 내용의 심의를 하였다(이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인정된 4개의 발언을 각각 ‘이 사건 ① 발언’과 같은 형식으로 특정하고, 모두 통틀어 ‘이 사건 각 발언’이라 한다).
위 심의 결과에 따라 원고에 대한 중징계 의결이 요구되어 2022. 5. 17. 개최된 국악연주단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해 ‘감봉 3개월’의 이 사건 징계처분이 의결되었다. 위 인사위원회에는 피해자가 민속악단 단원 53명 중 33명의 서명을 받은 내용의 엄중처벌 탄원서가 제출되었다.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직장 내 괴롭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2 내지 18호증, 을나 제3,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2022. 2. 25. 사무실로 찾아와 서 있는 상태에 있던 피해자에게 약 15분에 걸쳐 이 사건 각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직장 내에서 우위에 있던 사람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준 행위로서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는 인정되고, 이에 반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악연주단 고충조정위원회는 외부 조사위원의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이 사건 각 발언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를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심의 결과는 단순히 피해자의 신고 내용을 맹목적으로 따른 것이 아니라 원고를 비롯하여 당시 현장에 있었던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결과를 비교, 종합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특히 이 사건 각 발언에 관하여는 피해자는 물론 원고 또는 G이 그 발언의 내용을 인정하였다는 점을 주된 근거로 삼고 있어 그 합리성과 신빙성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되며, 이와 달리 원고가 실제로는 이 사건 각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별다른 근거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원고가 이 사건 각 발언에 관하여 다투는 주된 취지 역시도 해당 발언이 질책성 발언이 아니었다거나 업무상 적정범위 내에 있는 발언에 해당한다는 것으로 보이고, G 및 H의 각 서면증언 역시도 그와 같은 취지로 해석된다).
이 사건 ① 발언, 이 사건 ② 발언, 이 사건 ③ 발언은 모두 피해자가 전면 재택근무 실시에 관하여 사전에 원고에게 보고를 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해자는 예술감독의 지시에 따라 시행된 계획에 근거하여 재택근무를 시작하였을 뿐이지 규정을 위반하거나 스스로 임산부임을 강조하며 재택근무의 특혜를 요구하는 등 부당한 방법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였던 것이 아니었고, 이와 같은 재택근무 실시에 관하여 미리 성악악장이었던 원고에게 보고하여야 한다는 규정의 존재 역시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원고가 피해자의 전면 재택근무 실시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하였던 것은 C의 총무 단원 등이 당시 재택근무를 하고 있던 원고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이고, 이에 관하여 피해자의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피해자에게 이를 지적하는 것이 성악악장으로서의 단원들에 대한 정당한 지도ㆍ감독 행위의 범주에 포섭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는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재택근무 실시 사실을 알리는 관행이 있었다거나 그러한 행동이 도의적인 측면에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이 사건 ④ 발언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정당하게 승인을 받고 실시한 외부 공연 사실을 문제삼는 것으로서 그 내용 자체가 정당한 업무상 지도ㆍ감독에 해당한다고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제3자로부터 피해자를 비난하는 듯한 말을 듣고 피해자를 걱정하는 마음에 재택근무 기간에 외부 공연을 하는 것이 다른 사람 보기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로 조언을 한 것임에도 피해자가 이를 왜곡하여 들었다고 주장하나, 설령 이 사건 ④ 발언의 동기가 그와 같다 하더라도 그 상대방인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상급자가 조언의 형식을 빙자하여 재택근무 기간의 외부 공연 사실을 질책하는 것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인다.
설령 이 사건 각 발언이 원고가 상급자로서 피해자에게 업무에 관한 적정한 조언을 하는 내용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피해자가 2022. 2. 25.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앞두고 인사를 하기 위해 찾아온 만삭의 임산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발언은 여전히 그 시기나 장소, 발언의 동기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적절하지 못한 행위로 평가된다.
원고는 당시 사무실에서 자신은 물론 G, H 등도 모두 서 있던 상태에서 약 15분간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을 뿐 피해자를 세워둔 채로 질책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는 일관되게 당시의 대화가 일상적인 정도에 그친 것이 아니라 원고의 질책성 발언으로 들렸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실제로 앞서 살펴본 이 사건 각 발언의 내용 역시 분명하게 피해자의 잘못을 지적하는 취지로 해석될 뿐 단순히 일상적인 대화의 수준에 그치는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으므로,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서 있었는지의 여부를 떠나 만삭의 임산부로서 이와 같은 질책성 발언들을 자리에 선 채로 계속 들어야만 했던 피해자가 상당한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어렵지 않게 짐작하여 볼 수 있다.
피해자는 위 사건이 있었던 당일 저녁 곧바로 하혈을 시작한 뒤 이틀 만에 조산을 하기에 이르렀다. 당일 저녁 6시경 피해자와 통화를 하였던 I는, ‘피해자가 재택근무 관련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로부터 20여 분간 질책을 들어 위압감과 모멸감을 느꼈고 오후에는 배가 갑자기 뭉치는 느낌이 들었다는 말을 하였다. 피해자가 통화 중에 갑자기 밑이 울컥하는 느낌이 든다고 하더니 비명소리와 함께 피가 비치는 것 같다는 말을 하였고, 남편이 어서 병원 가보라는 말을 하는 것이 들린 후 통화가 끊겼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 물론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조산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고 특히 피해자의 경우 고위험군에 분류되는 고령의 초임 산모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이 사건 각 발언과의 시기적 근접성, 피해자와 I 사이의 통화 내용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각 발언으로 인한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이 피해자의 조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와 달리 원고의 언행과 피해자의 조산 사이에 어떠한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피해자가 임신 중에 골프를 치거나 대학교 출강을 하는 등 무리한 외부활동을 한 것이 조산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그 진위 여부를 떠나 이러한 사정은 조산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별개의 독립적인 변수에 불과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이 사건 발언으로 인해 상당한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점에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된다.
새로운 유형의 징계 창설로 위법한지의 여부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운영규정이 정하고 있는 징계의 종류 및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위 규정의 체계 및 내용에 따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징계처분이 실질적으로 새로운 징계 유형인 ‘감봉 및 출연정지’를 창설한 것으로서 이 사건 운영규정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운영규정 제20조 제4항은 ‘감봉’ 처분에 관하여 본래적 의미에 부합하는 월급 감액의 효과에 더해 부수적인 효과로 ‘감봉기간 동안 공연에 출연할 수 없다.’는 출연정지 효과를 함께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 규정에 그대로 근거하여 이루어진 처분일 뿐이지, 원고에게 위 규정의 존재를 떠나 아무런 근거 없이 출연정지 효과를 부과한 것이 아니다.
위 [별표3] 징계기준에 의하여 알 수 있듯이, 이 사건 운영규정상 감봉이 출연정지보다 중한 징계에 해당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더 중한 징계처분이 그보다 더 경한 징계처분의 효과를 포함하도록 규정하는 것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운영규정의 적용을 받는 사람들은 C 소속 단원들로서 공연에 참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일시적인 봉급의 감소라는 경제적 손해보다 공연 참여 기회에 대한 제한이 더 큰 불이익이자 제재의 효과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 만일 감봉 처분에 출연정지의 효과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감봉의 징계를 받은 사람보다 출연정지의 징계를 받은 사람의 실질적인 불이익이 더 커 이 사건 운영규정이 정한 징계처분 사이의 상하관계가 역전되는 불합리함이 초래될 수 있다.
구 C과 그 소속 C 국악연주단 운영규정(2019. 12. 24. C예규 제2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4항은 ‘감봉은 1개월 이상 3개월 이하의 기간 동안 보수의 3분의 1을 감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었는데, 2019. 12. 24. 개정되면서 현재의 이 사건 운영규정 제20조 제4항과 같은 내용이 되었다. 이는 감봉이 출연정지보다 더 중한 징계임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감봉의 효과로 그 하위 징계인 출연정지의 효과를 아울러 부과함으로써 위와 같은 불합리함을 개선하는 데에 그 개정의 취지가 있다고 판단된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에 대한 판단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만삭의 임산부인 피해자를 자리에 세워둔 채로 약 15분간 4차례에 걸쳐 질책성 발언을 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 원고의 이 사건 발언이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욕설이나 심한 폭언, 고성 등을 동반한 것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앞두고 인사를 하기 위해 찾아온 피해자로서는 예상치 못하게 상당한 시간 동안 다수의 사람들 앞에서 질책을 받는 과정에서 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그 영향으로 급작스러운 하혈을 하여 입원한 뒤 당초의 출산예정일보다 이르게 조산하는 신체적 고통까지 입게 되었다고 보인다. 이 사건 발언은 그 내용 자체만 보더라도 적정한 업무상의 지도ㆍ감독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시기나 방법 역시 대단히 적절하지 못하였다. 이와 같은 이 사건 발언의 내용, 경위, 시기와 방법, 피해의 정도 등에 비추어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할 수 없다.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원고의 행위는 이 사건 운영규정 제19조 제4호가 정한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 운영규정 제20조 제1항 및 [별표 3]은 그 경우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해고 또는 정직’을,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감봉’을,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는 ‘출연정지’를,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는 ‘견책’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의 비위의 정도가 중할 뿐만 아니라, 원고의 행위는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거나 과실에 의한 행위로 보더라도 그 정도가 가볍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와 같은 징계기준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보인다. 달리 위 징계기준 자체가 부당하다거나 불합리하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이 사건 운영규정이 정한 감봉의 기간은 1개월부터 6개월 사이인데,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중 중간 정도인 3개월의 감봉 기간을 정하였다. 특히 이 사건 징계처분은 원고의 행위가 반복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 및 원고의 평소 행실, 근무성적, 연주역량 등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유리한 정상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징계양정을 정하였다. 이와 같은 징계양정에 어떠한 불합리함이 있다고 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감봉에 더해 출연정지의 징계처분까지 받은 결과가 되어 부당하게 불이익을 입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는 이 사건 운영규정이 정하고 있는 감봉의 징계효과를 그대로 받은 것에 불과하여 원고가 이중징계를 받았다거나 예상하지 못한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심용아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