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5. 2. 선고 2023구합53720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2. 3. 30. 원고에게 한 산업재해보상보험 개별실적요율 미적용에 대한 이의신청 및 보험관계 변경신고를 반려한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7. 12. 21. 설립된 법인으로서, 2018. 1. 1.부터 거제시 B 소재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의 조선소 내에서 선박 관련 제조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나.

원고는 2017. 12. 31. D회사 대표 E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21. 12. 28. 피고에게, 원고가 D회사 대표 E으로부터 그 사업을 동질성을 유지한 채 승계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 적용된 산업재해보상보험 일반요율을 D회사에 적용된 개별실적요율로 변경(승계적용)하여 달라는 취지의 ‘개별실적요율 미적용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였고, 나아가 2022. 3. 22. 피고에게, 2017. 12. 31.자로 D회사 대표 E으로부터 원고로 사용자 및 사업장이 변경되었다는 내용의 산업재해보상보험 보험관계 변경신고를 하였다.

라.

피고는 2022. 3. 30. 원고에게, ‘하수급인인 D회사 대표가 행하던 사업을 귀사가 포괄적으로 승계한 것이 아니라, C의 필요에 따라 귀사와 새로운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귀사가 C 사업(생산공정)의 일부를 도급받아 운영하게 된 것이고, 양도·양수했다고 하는 각 사업장은 전혀 다른 사업장으로 양도인의 상호 및 대표자를 양수인으로 변경하는 것은 불가하므로, 사업(영업)의 양도·양수에 따른 산재보험 개별실적요율 승계 대상 및 보험관계 변경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판단하여, 개별실적요율 미적용에 대한 이의신청 및 보험관계 변경신고를 반려하였다(이하 ‘이 사건 반려처분’이라 한다). 마. 원고는 2022. 6. 24.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이 사건 반려처분의 취소를 청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하였으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22. 10. 18.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반려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D회사 대표 E은 C이 제공하는 사업장과 기계, 장비를 이용하여 C으로부터 하도급받은 선박 부분품을 제조, 납품하는 사업을 영위하였고, 원고는 2017. 12. 31. D회사 대표 E과 사업 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해 그 사업을 전부 양수하여 동일한 사업장에서 D회사가 영위하던 것과 동일한 선박 부분품 제조, 납품 사업을 영위하였으므로, 원고의 사업에 대해서도 종전 D회사에 적용되던 개별실적요율을 적용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반려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가)

산재보험료의 징수에 관한 관련 법령에서 개별실적요율제를 둔 이유는, 산재보험료율은 경제활동의 동질성과 재해발생 위험성의 상이 여부에 따라 업종별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같은 업종이라도 개별사업장별로 재해율이 현격한 차이를 나타내는 경우에는 개별사업장의 재해실적이나 안전보건 실태에 따라 보험료율을 달리 정하는 것이 산재보험료의 공평부담의 원칙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별실적요율 제도의 취지, 그리고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에서 ‘보험관계 성립 후 3년 경과’라는 요건을 ‘사업주’가 아닌 ‘사업’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점, 동일한 사업주가 하나의 장소에서 산재보험료율이 다른 사업을 둘 이상 하는 경우에는 그 중 근로자 수 및 보수총액 등의 비중이 큰 주된 사업에 적용되는 산재보험료율을 그 장소의 모든 사업에 적용하도록 되어 있는 점(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4조 제1항) 등을 종합하여 보면, 하나의 사업장에서 둘 이상의 사업이 영위되어 그 중 주된 사업의 산재보험료율이 전체 사업에 적용되고, 그 사업장 내 사업 전체의 종전 3년간의 재해실적 등을 종합하여 일반보험료율보다 할인된 개별실적요율이 적용되다가, 회사분할 등에 의하여 주된 사업이 분리되어 그 사업부문에 관한 종전 사업의 권리·의무가 포괄적으로 승계되고, 그 사업부문의 재해발생위험률이 분리 전 전체 사업의 재해발생위험률보다 높지 않다는 등의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리 전에 적용되던 개별실적요율이 분리된 사업에도 그대로 승계적용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위 법령의 취지에 부합한다. 이 경우 개별실적요율의 승계요건이 되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요율을 승계적용할 것을 주장하는 측에서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2두1178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사업이 동일성을 유지한 채 이전되는 영업양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상법상의 영업양도는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을 의미하고, 영업양도가 이루어졌는가의 여부는 단지 어떠한 영업재산이 어느 정도로 이전되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그 조직이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므로, 영업재산의 일부를 유보한 채 영업시설을 양도했어도 그 양도한 부분만으로도 종래의 조직이 유지되어 있다고 사회관념상 인정되면 그것을 영업의 양도라 볼 수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7다17123, 1713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4, 6, 7, 8호증, 을 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증거들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2017. 12. 31. 이 사건 계약을 통해 사업 일체를 양수하여 그 사업의 동질성을 유지하면서 영업적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계약을 전후하여 재해발생의 위험성이나 안전보건 실태가 달라졌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에 대하여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 적용된 산업재해보상보험료율은 개별실적요율로 변경되어야 한다.

가)

E은 D회사라는 상호로 2009. 11. 16. 무렵부터 C의 협력업체로서 하도급 받은 선박구성부분품에 대한 제조업을 수행하였는데,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후 기존에 D회사가 수행하던 사업을 그대로 인계받아 영위하였는바, D회사가 수행한 업무와 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작업내용, 공정, 생산시설이 동일하게 운영된 것으로서 그 업무의 위험성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원고는 2017. 12. 31. E으로부터 D회사가 사용한 합계 104,820,000원 상당의 비품 일체를 양수하였고, 2018. 1. 31. 물품대금으로 71,500,000원을, 2018. 3. 1. 양도권리금으로 329,196,986원을 각 지급하였다.

다)

이 사건 계약에 관한 합의서에는 원고가 E으로부터 D회사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관계를 승계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실제로 고용현황에 대한 전산조회결과에 의하더라도, D회사 소속 근로자 203명이 2018. 1. 1.자로 고용이 종료된 다음 그 중 169명(83.3%)이 같은 날짜로 원고 소속 근로자로 고용되었는바, 위 근로자수 간의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을뿐더러 매월 근로자수에 어느 정도 변동이 있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부분도 있으므로, 원고와 D회사 간 영업의 동일성을 부정할 수 없다. 또한, 종래 E이 D회사 소속 근로자들의 기숙사로 제공하였던 건물 역시 원고가 임차하여 그대로 근로자들의 기숙사로 사용하고 있다(기숙사에 대한 소유권까지 취득하지 아니하였다는 점만을 들어 근로관계 승계로 인한 사업 자체의 실질적 동일성 여부를 달리 판단할 것은 아니다).

라)

D회사가 사용하던 작업장은 C의 자산이고, 또한 C과 그 협력업체 사이의 하도급 기본계약서에 의하면, 협력업체가 문서에 의한 C의 사전 승인 없이는 계약에 따라 발생한 일체의 권리·의무를 양도할 수 없다고 정하기는 하였으나, C은 거제조선소 내 모든 협력업체들에 대하여 동일하게 C 소유의 작업장, 비품 등을 제공(임대)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도 다투지 아니하는 것처럼, 거제조선소 내 협력업체 간 영업양도에 따라 개별실적요율의 승계가 인정된 사례가 존재함은 물론, 원고가 C의 협력업체로 선정된 후 D회사가 사용하던 작업장, 비품 등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점은 재해발생의 위험성 정도가 변경되지 않을 요소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계약에 의하여 작업장 소유권이 D회사에서 원고로 변경된 것이 아니라 C의 소유라는 점 등을 포함한 위와 같은 사정은 영업의 양도·양수 내지 개별실적요율의 승계 가능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할 수 없다.

마)

원고가 신규계약 형식으로 C의 협력업체로 선정되기는 하였으나, 이는 C에서 개별 기업과 법적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형식적으로 이전 협력업체와 사이의 하도급계약을 종결한 후 신규 협력업체와 사이에 새로운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듯 한 외관을 형성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는바, 이러한 사정만을 들어 원고가 D회사의 사업을 양수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오히려 C의 협력사관리시스템에 D회사 소속 근로자에서 원고 소속 근로자로 고용된 근로자들의 인정입사일자가 2018. 1. 1.이 아닌 그 이전의 날짜로 기재된 점(갑 1호증인 재결서 13~14쪽 참조)을 고려하면, C도 원고와 E 사이의 영업양도·양수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이를 사실상 인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바)

원고가 이 사건 계약 체결일 이전에 이미 확정적으로 발생하거나 혹은 그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가 성립한 채무(근로자의 퇴직금, 연차수당, 제세공과금, 산재보험료 등이나 이 사건 계약 이전에 발생한 산재사고 등 모든 민형사상 책임 등)나 D회사의 C에 대한 영업상 채권·채무 등을 일부 승계하지 아니한 채 유보하였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나머지 승계한 부분만으로도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있다고 사회관념상 인정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평가될 뿐만 아니라, D회사와 원고 사이의 영업조직 내지 경제활동의 동일성이 유지됨에 따라 양도인인 D회사의 재해발생 위험률과 원고의 재해발생 위험률에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즉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양도 전후의 사업장은 동일한 위험권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한편 D회사가 사업을 영위할 당시의 산업재해 사고 발생률과 비교해서 원고가 사업을 영위한 이후의 산업재해 사고 발생률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영업양도·양수가 산재보험 개별실적요율 승계 대상이 아니라는 전제에 선 이 사건 반려처분은 위법하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김준영 류지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