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1. 28. 선고 2023구합57180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총무부장으로 재직하던 참가인에 대하여 2022. 5. 26. 자로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이하 각 항별로 ‘제1 징계사유’와 같은 방식으로 특정하고, 통틀어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를 들어 파면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파면’이라 한다). 이 사건 징계사유는 참가인이 원고의 총무부장이자 선거관리위원회의 간사로서 선거의 중립성을 지켜야 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원고의 전 이사장 D의 임기연장을 불법적으로 도모하여 원고의 재산으로 부당한 비용을 지출하고 원고와 대의원회 및 조합원들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하는 일련의 위법행위를 하였다는 취지였다.

나.

참가인은 이 사건 파면이 부당하다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0. 20.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만 그에 비해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과다하여 이 사건 파면이 부당해고에 해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E).

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모든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이 사건 파면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초심판정이 결과적으로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가 제1, 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2019. 3. 6. 실시된 제18대 원고 이사장 보궐선거의 당선자인 D의 임기가 2019. 12. 31.까지임이 관련 가처분 사건 및 서울시 공문 등에 의하여 명백한데도 불구하고, D의 임기를 불법적으로 연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원고의 재산으로 관련 비용을 부당하게 지출하였고(제1, 3, 7, 8 징계사유), 원고 업무를 정상화하기 위한 적법한 수단으로서의 대의원회 회의가 개최되지 못하도록 방해하였으며(제2, 4, 5, 9 징계사유), 제19대 대의원 등 조합원들에 대한 허위 고소를 남발하였다(제6 징계사유). 이와 같은 이 사건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될 뿐만 아니라, 참가인의 행위로 원고의 업무가 마비됨에 따라 발생한 유ㆍ무형의 손해가 막대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파면의 징계 양정도 적정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파면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원고의 제18대 이사장 선거 진행 경과

가)

제18대 이사장 선거 실시와 F의 당선 무효

2015. 11. 23.경 실시된 원고의 제18대 이사장 선거에서 D를 이기고 F가 이사장으로 당선되었으나, 원고의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거관리위원회’라고만 한다)는 2015. 11. 28. 선거관리규정 위반을 이유로 위 F에 대하여 당선무효결정을 하였다. D는 위 선거의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여 2018. 2. 22. 승소판결을 받았고(서울동부지방법원 2017가합106815호),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가 2018. 6. 1. 기각되어(서울고등법원 2018나2016971호) 위 판결이 2018. 6. 19. 확정되었다.

나)

제18대 이사장 재선거 실시와 G의 당선 및 사임

⑴ 선거관리위원회는 2018. 7. 20. 제18대 이사장 재선거를 2018. 8. 13.에 실시한다고 공고하였는데, 위 공고에 당선자의 임기는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제18대 임기말까지’로 기재되어 있었다.

⑵ G과 D가 위 재선거에 입후보하였는데, 선거관리위원회는 2018. 8. 10. D의 선거공보에 기재된 문구가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D에 대한 후보자 등록무효결정을 하였고, 그 결과 G이 제18대 이사장으로 당선되었다.

⑶ D는 G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을 신청하여 2018. 12. 4. 인용결정을 받았고(서울동부지방법원 2018카합10443호), G은 2018. 12. 7. 원고의 이사장직에서 사임하였다.

다)

제18대 이사장 보궐선거 실시에 따른 D의 당선 및 참가인 인사발령

⑴ 원고의 이사회는 2019. 1. 22. ‘제18대 이사장 보궐선거일을 2019. 3. 6.로 결정하고, 당선자의 임기는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2019. 12. 31.까지로 한다.’고 의결하였고, 2019. 2.경 위 의결 내용을 공고하였다.

⑵ 선거관리위원회는 2019. 2. 10. 제18대 이사장 보궐선거를 2019. 3. 6.에 실시한다고 공고하였고, 위 공고에 당선자의 임기는 제18대 이사장 재선거와 마찬가지로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제18대 임기말까지’로 기재되어 있었다.

⑶ D는 2019. 3. 6. 위 보궐선거에서 제18대 이사장으로 당선되었다. 참가인은 2019. 3. 14. 총무부장으로 인사발령되었다.

2)

원고의 제19대 이사장 선거 및 이와 관련된 분쟁의 진행 경과

가)

2019. 10.경 원고의 조합원들 사이에 D의 임기 만료 시점에 관한 분쟁이 발생하자, 선거관리위원회는 ‘국내 10대 대형 로펌 중 5곳을 선정하여 법률자문을 받을 것’을 의결하고, 이에 따라 원고는 법무법인 H, I, J, K, L에 D의 임기에 관한 법률자문을 구하였는데, 위 법무법인들은 D의 임기가 2019. 12. 31.에 만료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회신하였다. 그 과정에서 참가인은 원고의 자금으로 위 법무법인들에 대한 자문료 지급을 포함한 업무를 처리하였다(제1 징계사유 관련).

나)

선거관리위원회는 2019. 10. 29. ‘D의 임기는 2019. 3. 6.부터 2022. 8. 12.까지다.’는 유권해석을 한 다음, 2019. 11. 2. 제19대 대의원ㆍ지부장 동시선거를 2019. 11. 26.에 실시한다고 공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G은 제19대 이사장 선거까지 포함하여 동시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를 상대로 선거공고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였으나, D의 임기가 2019. 12. 31.로 종료되기는 하지만 이사장 선거와 대의원ㆍ지부장 선거를 반드시 동시에 실시해야 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2019. 11. 13. 위 신청이 기각되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19카합10447호). 이에 서울특별시장은 2019. 11. 19. D에게 ‘제18대 이사장의 임기는 제18대 집행부의 임기만료일인 2019. 12. 31.까지로 봄이 타당하다는 판단이 있었다. 이번 법원의 결과에 따라 제18대 이사장 등 직책보유 조합원들의 공백으로 인한 조합 사업 추진에 차질이 있을 수 있기에 원고에서는 조합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어 조합원들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여 주시기 바란다’는 공문을 보냈다.

다)

한편 G은 2019. 11. 15. 원고에 대하여 제19대 이사장 선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였는데, 2019. 12. 17. ‘D의 임기만료일은 제18대 이사장 선거과정에 대한 평가, 정관 규정의 해석 등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관한 법률관계에 대하여 본안소송에 준하는 정도의 고도의 소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워 본안소송 과정에서 G의 주장과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고, 이사장 직무집행 정지 등 보전적 조치를 넘어 이사장 선거절차 이행을 명하면 법률관계 혼란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위 신청이 기각되었고(서울동부지방법원 2019카합10470호), 이에 불복한 G의 항고도 2020. 6. 3. 같은 취지로 기각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9라21373호).

라)

참가인은 2019. 12. 19. 원고 홈페이지에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해임 등을 안건으로 하는 2019. 12. 20. 자 임시대의원회 개최통지는 부적법한 소집요구서에 근거하여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공지문을 게재하였고(제2 징계사유 관련), 2020. 1. 5. 원고의 제19대 대의원들에게 ‘2020. 1. 6. 자 임시대의원회 개최통지는 부적법한 소집요구서에 근거하여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제4 징계사유 관련), 2020. 1. 10.~14.경 제18대 선거관리위원회 위원들에게 수당을 지급하였다(제7 징계사유 관련).

마)

G은 D를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하여 2020. 1. 15. 인용결정을 받았는데(서울동부지방법원 2019카합10534호), 참가인은 위 사건에 관한 D의 변호사비용을 원고의 재산으로 지출하였다(제3 징계사유 관련).

바)

참가인은 2020. 1. 21. 제19대 대의원들에게 ‘이사장 선거 실시 등의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2020. 1. 22. 자 임시대의원회 개최통지는 부적법한 소집권원에 근거하여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제5 징계사유 관련), 2020. 1.경~2.경 제19대 대의원들을 비롯한 원고 조합원들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하였으며(제6 징계사유 관련), 2020. 2. 5. M 부이사장의 결재를 받아 제1차 대의원간담회를 소집하여 참석한 사람들에게 수당 및 여비 등을 지급하였다(제9 징계사유 관련).

사)

이후 G은 원고를 상대로 이사장지위 부존재확인 소를 제기하였고(서울동부지방법원 2020가합101759호), 2020. 11. 13. 제18대 이사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D의 임기는 2019. 12. 31.에 종료하였으므로 D는 더 이상 원고의 이사장 지위에 있지 않다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참가인은 위 사건에 관한 원고의 변호사비용을 원고의 재산으로 지출하였다(제8 징계사유 관련).

아)

원고는 이사장 직무대행자 N으로 하여금 제19대 이사장 선거를 실시하고 이를 위한 본부선거관리위원 5명을 지명할 것을 허가하는 법원의 결정(서울동부지방법원 2020비합1039호)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2021. 3. 5. 제19대 이사장 선거를 실시하였고, G과 D가 위 선거에 입후보한 후 G이 제19대 이사장으로 당선되어 2021. 4. 7. 그 선임등기가 마쳐진 이후 현재까지 원고 이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3)

참가인에 대한 인사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제19대 이사장 선거 이후인 2021. 3. 8. 총무부장 직위에 있던 참가인을 총무부 민원지도팀장으로 보직하는 인사발령을 하였고, 2021. 3. 31. 참가인에 대하여 2021. 4. 1. 자로 총무부 대기발령을 하였다.

나)

참가인은 2021. 5. 27. 위 인사발령 및 대기발령이 부당하다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각 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취지의 초심판정(O) 및 재심판정(P)이 내려졌다. 원고는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제1심에서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으나(이 법원 2021구합88326호), 항소심에서 위 대기발령에 관하여는 참가인의 구제이익이 없고 위 인사발령에 관하여는 이사장 변경에 따른 조직 개편의 필요성, 오랜 내부 분쟁으로 인한 조직질서 회복의 필요성, 근로자 간 인화 등을 고려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위 재심판정을 취소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23누52743호). 대법원은 참가인에게 위 대기발령에 대한 구제이익이 있다는 이유로 항소심 판결 중 대기발령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환송하면서도 위 인사발령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대법원 2024두40493호, 이하 위 사건을 ‘선행 행정사건’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21. 4. 15.부터 2022. 4. 14.까지 육아휴직을 마치고 2022. 4. 15. 복직한 참가인에 대하여 2022. 4. 22. 및 2022. 5. 4. 인사위원회를 거쳐 2022. 5. 26.자로 이 사건 파면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4)

원고와 D, 참가인 등 사이에 발생한 각종 분쟁의 진행 경과

가)

원고는 2021. 11. 25.경 D 및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5명을 조합원에서 제명하는 처분을 하였는데, 그중 D에 대한 제명처분의 징계사유 중 상당 부분은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징계사유(제6, 9 징계사유 제외)와 사실상 동일한 내용이었다. D 등은 원고를 상대로 위 각 제명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2023. 4. 27. ‘D의 임기는 2019. 12. 31.까지로 해석함이 타당하나, 선거관리위원들이 상반된 법률자문 회신 등을 근거로 D의 임기를 2022. 8. 12.까지로 해석하였다 하더라도 고의나 그에 준하는 중과실로 규정을 위반하였다거나 D가 이에 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임시대의원회 개최통지가 무효라는 공고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만으로 대의원회의 회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D가 개인 소송을 위해 원고의 비용을 부당하게 지출하였다고 볼 수도 없어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단을 포함하여 위 각 제명처분이 모두 무효임을 확인하는 제1심판결이 선고되었으며(서울동부지방법원 2022가합102596호),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이 2024. 1. 24. 선고된 이후(서울고등법원 2023나2020561호) 재차 원고가 상고하였으나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24다214778호). 원고는 위 D 등을 상대로 위 각 제명처분의 징계사유가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제기하였으나 이를 기각하는 제1심판결(서울동부지방법원 2022가합109603호)이 선고되었고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

나)

원고는 D 및 참가인을 상대로, ‘D의 임기를 부당하게 연장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부족한 정보만을 제공하면서 법률자문을 의뢰하고 그 비용을 원고의 재산으로 지출하였으며, D의 이사 자격 부존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데도 관련 소송의 비용을 원고의 재산으로 지출한 것이 업무상배임행위로서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제반 사정에 비추어 D의 제18대 이사장 임기 종료일이 항쟁의 여지 없이 명백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제1심판결이 선고되었고(서울동부지방법원 2022가단100302호),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도 2024. 6. 25. 같은 취지로 기각되어(같은 법원 2023나25614호) 위 판결이 2024. 7. 17.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위 각 민사사건을 모두 통틀어 ‘관련 민사사건’이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사유와 동일한 사유를 들어 D 및 참가인 등을 업무상배임, 업무상횡령, 업무방해 등으로 수차례 고소하였으나, 모두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송치결정 또는 불기소결정이 내려졌고 이에 대한 원고의 항고도 대부분 기각되었다(제7 징계사유와 관련된 업무상배임 혐의에 관하여만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의 보완수사요구가 있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내지 13호증, 을나 제1 내지 29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이 사건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행정소송의 수소법원이 관련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확정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은 행정소송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행정소송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관련 확정판결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9. 7. 4. 선고 2018두66869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참가인의 행동들이 원고의 전 이사장인 D의 임기를 불법적으로 연장하기 위해 벌인 일련의 위법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이를 이 사건 징계사유로 삼았고, 이 사건에서도 이 사건 징계사유가 전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개별적인 징계사유별로 위법성을 판단하기보다는 큰 틀 하에서 징계사유의 전체적인 위법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2023. 3. 15. 자 준비서면 제3면). 그러나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결과적으로는 D의 제18대 이사장 임기만료일을 원고 주장과 같이 2019. 12. 31.까지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사유 무렵에 이미 위 임기만료일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여 항쟁의 여지가 전혀 없었다거나, 참가인이 이를 분명하게 알고 있었는데도 D의 임기를 연장하기 위해 각종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우므로, 원고가 이 사건 파면의 근거로 든 이 사건 징계사유의 전제 자체가 인정되지 않고, 이는 이 사건 징계사유 각각을 개별적으로 살펴보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판단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1)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사유가 발생한 2019년 말경부터 2020년 초경 사이에 D의 임기만료일이 2019. 12. 31.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여 항쟁의 여지가 없었다거나, 참가인이 위 임기만료일이 명백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①

2015. 11. 23. 실시된 원고의 제18대 이사장 선거에 대하여 선거무효확인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재선거가 실시되어 G이 당선되었다가, G이 사임함에 따라 진행된 보궐선거에서 D가 제18대 이사장으로 선출되었는바, D의 제18대 이사장 임기는 재선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역대 원고의 이사장 선거와 관련하여 재선거가 치러진 것은 18대 이사장 선거가 처음으로 이에 대한 관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선거관리규정은 재선거와 보궐선거를 구별하고 있는데(제60, 62조), 원고 정관은 2021. 6.경 개정되기 전까지 제37조 제5항에서 ‘직책보유조합원의 임기는 당대 집행부의 임기를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었으나, 같은 조 제4항에서 보선된 직책보유조합원의 임기는 전임자의 잔여임기로 한다고 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재선거로 선출된 직책보유조합원의 임기를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지는 않았고, 2021. 6.경 개정되면서 비로소 재선거로 선출된 직책보유조합원의 임기를 명확히 하기 위하여 ‘직책보유조합원의 임기는 재ㆍ보궐선거로 선출된 자를 포함하여 당대 대의원회의 임기를 초과할 수 없다’고 명시하였는바, 개정 전 정관 하에서는 D의 제18대 이사장 임기만료일이 이론의 여지 없이 명백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②

원고의 제18대 집행부의 임기 만료가 다가올 무렵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D의 임기에 관하여 의견 분쟁이 있었고, 그에 대한 조합원의 질의가 접수됨에 따라 2019. 10.경 법무법인(유한) H, I, J, K, L에 법률자문이 의뢰되었다고 보인다. 위 법무법인들의 각 법률자문 의견서를 보면, 법무법인(유한) H과 K은 제18대 이사장 보궐선거의 성격이 실질적으로 이사장 재선거라는 이유로 D의 임기를 D의 취임일인 2019. 3. 6.부터 4년 후인 2023. 3. 5.까지라는 의견을, 법무법인(유한) I, J, L은 위 선거의 성격이 G의 사임으로 행해진 이사장 보궐선거라는 이유로 2018. 8. 13. 자 이사장 재선거에서 당선되었던 전임자 G의 임기인 2018. 8. 13.부터 2022. 8. 12.까지가 D의 임기라는 의견을 회신하였다.

③

한편 원고는 제18대 이사장 선거에서 당선된 F의 당선무효가 확정될 무렵인 2018. 6.경에도 제18대 이사장 재선거를 앞두고 선거 절차나 임기 등과 관련한 법률자문을 받았는데, 당시 Q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R는 재선거에서 당선될 이사장의 임기가 당선 때부터 새로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18대 이사장 임기인 2019. 12. 31.까지라는 의견을 제시하였지만, 법무법인 S과 T, U, V, W는 재선거의 성격상 이사장의 임기는 제18대 집행부 임기와는 무관하게 당선된 때로부터 4년이 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회신한 바 있다. 이렇듯 제18대 이사장 선거의 성격 및 위 선거로 선출된 이사장의 임기에 관한 의견은 그동안 전혀 통일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특히 D의 이사장 당선 및 참가인의 총무부장 재직 이전인 2018. 6.경 이루어진 위 법률자문의 내용조차 서로 일치하지 않음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참가인 및 D가 불충분한 자료만을 제공하는 등으로 D의 임기를 연장하는 방향의 법률자문을 부당하게 유도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④

물론 2019. 11. 13. 자로 ‘D의 임기는 2019. 12. 31.까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의 가처분 결정이 내려졌고 이에 따라 서울특별시장도 2019. 11. 19. D에게 ‘제18대 이사장의 임기는 제18대 집행부의 임기만료일인 2019. 12. 31.까지로 봄이 타당하다는 판단이 있었다’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은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으로서 다툼이 있는 권리관계에 관하여 본안소송이 확정될 때까지의 응급적ㆍ잠정적인 처분이므로 그 단계에서 D의 임기만료일에 대한 확정적인 판단이 내려졌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서울특별시장의 위 공문 역시 위 가처분 결정 내용에 기초하여 D에게 주의를 촉구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사정만을 근거로 참가인이 D의 임기만료일이 2019. 12. 31.까지임을 이미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

2)

관련 민사사건에서도 모두 D의 제18대 이사장 임기 종료일이 항쟁의 여지 없이 명백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전제에서 원고에 대한 패소판결이 선고되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이 사건 징계사유와 거의 동일한 징계사유를 근거로 한 D에 대한 제명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기까지 하였다. 원고가 D 및 참가인 등을 고소한 사건 역시도 대부분 무혐의로 종결되었고, 단지 제7 징계사유와 관련한 고소 사건에서 검찰의 보완수사요구가 있었으나 해당 조치가 제7 징계사유가 업무상배임행위로 인정됨을 전제로 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원고는 선행 행정사건에서 참가인이 D의 이익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행동한 사실이 인정되어 참가인에 대한 인사발령이 업무상 필요성에 따른 정당한 조치로 판단되었음을 근거로 이 사건 징계사유도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선행 행정사건은 ‘총무부장의 자리는 과거로부터 이사장 변동과 함께 책임자가 교체된 중요 보직’에 해당함을 주요 근거로 하여 이미 원고의 이사장이 G으로 교체된 마당에 D의 임기 동안 총무부장으로 재직하면서 G 등과 대립하였던 참가인을 더 이상 총무부장이라는 중요 보직에 둘 수 없다는 취지에서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것이지, 참가인이 D의 이익만을 위해 불법적인 행위까지 동원하여 원고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거나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였다는 취지가 아니므로, 선행 행정사건의 판시는 이 사건 징계사유를 뒷받침하는 근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이와 같이 D의 임기만료일이 이미 객관적으로 명백하였다거나 참가인이 이미 이를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D가 2019. 12. 31. 이후로도 이사장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그 지시 등을 수행한 참가인의 행동들을 징계사유(제1, 2, 4, 5, 7, 9 징계사유)로 인정하기는 어렵고, D에 대한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사건 관련 비용은 대표자의 직무집행을 정지하려는 신청에 대해 항쟁할 필요에 따라 법인의 업무수행을 위해 법인의 경비에서 지출된 것이므로 이를 부당한 비용 지출이라고 볼 수 없으며(제3 징계사유), 이사장지위 부존재확인 사건 관련 비용은 원고가 소송 당사자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재산으로 지출된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제8 징계사유). 나아가 참가인이 19대 대의원 등을 고소한 사건에서 상당 부분 유죄 판결이 내려진 것으로 보이므로(을나 제10 내지 12호증) 참가인이 허위 고소를 남발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제6 징계사유). 이처럼 이 사건 징계사유는 그 전제가 인정되지 않음은 물론 개별적으로 살펴보더라도 모두 징계사유로 인정되기 어렵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파면은 위법하고, 이와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지 않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심용아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