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8. 22. 선고 2023구합59926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2. 1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B조합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20. 7. 1.부터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의 금융텔러직 기간제근로자로 근무하던 자이다.

나.

참가인은 2022. 6. 20. 원고에게 2022. 6. 30. 자로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1. 9. ‘원고에게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D).

라.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2. 13. ‘원고에게 정규직 전환 기대권은 인정되나, 참가인이 원고의 정규직 전환을 거절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1]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이 원고의 정규직 전환을 거절한 데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거나 그 과정에서 참가인이 공정한 절차를 거쳤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가 수행한 직무의 성격, 근로계약의 체결 및 갱신 경위, 원고에게는 전환을 거절당할 만한 책임 있는 사유가 없었다는 점, 근무성적평가의 객관성·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에 대한 정규직 전환 거절은 부당하다. 그런데도 이와 달리 정규직 전환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호증, 을가 제5, 17,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각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는 2020. 6. 참가인의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되어 저축고객팀 소속으로 2020. 7. 1.부터 2021. 6. 30.까지의 기간(이하 ‘1년차 계약기간’이라 한다) 동안 근무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해당 근로계약서에는 ‘계약직 직원의 계속근무기간은 2년을 초과할 수 없다[단,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단서의 경우에는 예외]’고 기재되어 있었다.

2)

참가인의 계약직직원 운용규정(이하 ‘계약직 규정’이라 한다)에는, 계약직 직원의 근로계약 기간은 1년 이내이고(제8조 제1항), 재계약하더라도 전체 근로기간은 최장 2년을 초과하지 못하며(제8조 제2항), 근무성적평가 점수가 평균 70점 미만이면 재계약을 할 수 없다(제9조 제3항)고 규정되어 있다.

3)

참가인의 저축고객팀 부장 E(이하 ‘E 부장’이라 한다)과 실무책임자 전무 F(이하 ‘F 전무’라 한다)은 2021. 5. 31. 각각 원고를 대상으로 1년차 계약기간에 관한 근무성적평가를 하였는데, 그 점수의 평균이 70점 이상이어서 계약직 규정 제9조에서 정한 재계약 불가 사유에 해당하지 않자, 참가인과 원고는 2021. 7. 1.부터 2022. 6. 30.까지의 기간(이하 ‘2년차 계약기간’이라 한다) 동안 기존과 같은 조건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4)

그런데 E 부장과 F 전무가 2022. 5. 31. 각각 원고에 대하여 실시한 2년차 계약기간에 관한 근무성적평가 점수의 평균은 70점 이하였고, 원고의 전체 근무기간에 대한 세부 근무성적평가 점수는 아래 표 기재와 같고, 구체적인 평가 항목 및 평가 결과는 [별지 2] 기재와 같다.

5)

참가인은 2022. 6. 3. 임‧직원들에게 2022. 6.부터 2022. 8.까지 2022년도 신체단련휴가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공지하였는데, 원고에게 배정된 신체단련휴가기간은 2년차 계약기간 만료일 이후인 2022. 8. 8.부터 같은 달 12.까지였다. 또한 참가인은 2022. 6. 14. 임‧직원들에게 2022. 7.부터 2022. 8.까지 직원 원격교육을 실시한다고 공지하였는데, 원고도 위 원격교육 대상에 포함되었다.

6)

F 전무는 2022. 6. 20. 원고에게 구두로 2022. 6. 30. 자로 원고의 근로계약이 만료된다고 통보하였고, 원고는 2022. 6. 21. 참가인의 이사장 G(이하 ‘G 이사장’이라 한다)에게서 ‘고객서비스직 전환 거절은 처음 있는 일’이라는 말을 들은 후 2022. 6. 30.까지 휴가를 사용한다는 휴가원을 참가인에게 제출하고 퇴근하였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가)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참조).

나)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재량의 폭에서 차이가 있을지언정 이는 정규직 전환 거절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2)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에게는 정규직 전환과 관련된 규정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신뢰관계 또한 형성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에게는 정규직 전환과 관련하여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가)

참가인의 직원은 정규직과 계약직으로 구분되고, 정규직은 일반직, 기능직, 고객서비스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참가인의 인사규정은 제4조(직원의 구분) 제4항에서 ‘고객서비스직은 계약직 규정에 따라 채용한 계약직 직원을 최장 근로계약 기간(2년) 도래 후 근로기간의 단절 없이 임용한 기간의 정함이 없는 직원’라고 정의하면서, 제16조(신규채용) 제1항 단서 및 제4호에서 ‘고객서비스직 직원을 채용하는 경우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특별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계약직으로 채용한 직원의 정규직 전환에 관한 절차를 명시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나)

참가인에 근무한 기간제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현황에 따르면, 참가인은 계약직 직원을 채용하여 2년이 경과하면 고객서비스직(무기계약직 2년)을 거쳐 일반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절차를 유지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참가인이 2012년 이전에 채용한 계약직 직원 7명은 계약직, 기능직, 고객서비스직을 거쳐 모두 일반정규직으로 전환되었으며, 2012년 이후에 채용한 계약직 직원 26명 중 자진 퇴사자 13명, 1년 계약만료 후 계약 갱신 거절자 1명, 근속기간 1년 미만자 2명, 원고 1명을 제외하면 계약직 2년, 고객서비스직 2년을 거쳐 모두 일반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이를 고려할 때 신규 계약직 직원이 1년씩 2회에 걸쳐 근무하고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다면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관행 내지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3)

정규직 전환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을가 제6 내지 16,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위의 법리에 비추어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정규직 전환을 거절한 데에는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하고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가)

살피건대, 계약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은 근로계약 갱신 등과 달리 근로관계의 질적인 측면에서 차이를 발생시키므로, 사용자는 ‘어떠한 사람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킬 것인지’를 결정함에 있어 상당한 인사재량을 가진다. 사용자가 세운 정규직 전환 기준이 객관적·합리적이고, 그에 따라 공정하게 점수가 부여되어 정규직 전환대상자가 선발되었다면, 이는 정당한 인사재량의 행사에 해당한다.

이러한 전제에서 먼저 원고에 대한 근무성적평가에서 활용된 평가기준이 객관적·합리적이었는지 본다. 근무성적평가의 평가요소는 ① 책임감(20점), ② 업무지식과 판단력(20점), ③ 인화단결과 협조성(20점), ④ 봉사자세(20점), ⑤ 복무태도 및 품행(20점)의 5가지로 구성되어 있고, 각 평가요소마다 세부 착안점으로는 ① 책임감(20점)은 ㉮ 담당업무에 대한 충실한 수행 노력, ㉯ 업무수행 결과에 대한 책임지는 자세, ② 업무지식과 판단력(20점)은 ㉮ 업무처리의 신속·정확도, ㉯ 직무수행에 필요한 업무지식의 정도, ③ 인화단결과 협조성(20점)은 ㉮ 조직의 일원으로서 동료 및 상사에게 협조하는 정도, ㉯ 직원 상호간 인화단결 및 화합 분위기 조성, ④ 봉사자세(20점)는 ㉮ 고객에 대한 봉사자세, ㉯ 친절·공정한 업무처리, ⑤ 복무태도 및 품행(20점)은 ㉮ 복무규정 준수 여부, ㉯ 예의범절 및 언행, ㉰ 근태상황과 같은 세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정성적 평가항목이 있다고 하여 곧바로 평가기준이 객관적이지 않다거나, 합리적이지 않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성적 평가항목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거나, 최소한의 판단기준조차 제시되지 아니하여 자의적 평가가 이루어질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는 평가항목 자체에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앞서 본 참가인의 근무성적평가표의 평가항목 상당 부분이 근본적으로 객관적 평가 자체가 불가능한 주관적, 정성적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어 평가자의 자의적 평가가 개입될 여지가 크다.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근태상황’, ‘업무지식의 정도’ 등 비교적 정량적 평가가 가능한 항목에 대하여도 그 구체적 평가의 객관적 기준과 방법이 정하여져 있지 않다. 원고가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위하여 요구되는 점수가 70점으로 절대 낮지 않은 편이어서 기준점수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구체적 항목마다 필요한 요소를 미리 제시하여 피평가자로 하여금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함에도 이와 같은 평가 기준이 원고에게 제시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

나아가 원고에 대한 근무성적평가 과정에서 점수부여가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 본다.

원고의 1년차 계약기간의 근무성적평가 점수(평균 86.5점)와 2년차 계약기간의 근무성적평가 점수(전반기 평균 62점, 후반기 평균 65점, 합계 평균 63.5점)가 가장 크게 차이나게 된 주요 원인은 평가요소 중 ‘인화단결과 협조성’ 및 ‘봉사자세’ 항목의 점수가 저조하였기 때문인데, 이는 2년차 계약기간 중 원고의 업무처리 미숙에 관하여 ① 5번 경위서·시말서가 작성된 점, ② 원고가 2번 주의조치를 받은 점 및 ③ 다른 직원들이 원고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한 잦은 민원 야기, 동료들과의 불화 등 원고의 불량한 근무태도를 지적한 점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① 위 각 경위서나 시말서에는 문제된 사실관계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첨부되어 있지 않고, 위 각 서류에서 지적된 원고의 업무처리 미숙은 그 자체로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단절할 정도로 비난가능성이 중하다고 평가하기 어려울뿐더러(원고가 계약직 직원에 대한 취업규칙 제19조에 규정된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아니한 사실은 이를 방증하는 유력한 사정이다), 일부 경위서는 원고가 아닌 제3자가 작성하였거나 작성시기를 확인할 수 없는 등 그 진위를 명확히 가릴 만한 객관적 증거가 없는 점, ② 참가인의 계약직 직원에 대한 취업규칙 제19조 제2항에 의하면 서면 주의는 같은 조 제1항에 규정한 징계(징계면직, 정직, 감봉, 견책)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경미한 사고에 대하여 행하는 조치로서 같은 규칙 제16조 제4항 제4호에 따라 근무성적평가 시 감점 1점의 대상이 될 뿐인 점, ③ 동료 직원들이 원고의 근태불량을 지적하는 내용의 사실확인서(을가 제19호증)는 원고가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통보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이후인 2022. 10. 4.부터 같은 달 6.까지 사이에 집중적으로 작성되었고 그 형식과 내용이 대동소이한 점에 비추어 증거가치를 높게 평가하기 어려운 점, ④ 나아가 근무성적평가 점수가 70점에 미달한 다른 직원(H 평균 54.5점, I 평균 63.5점)에 대하여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진 사례가 존재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에 대한 근무성적평가 과정에서의 점수부여 및 그에 따른 정규직 전환 거절은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합리성을 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라.

소결론

따라서 원고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거절한 이 사건 통보에 합리적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심용아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