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부동산 분양 및 분양대행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은 부동산 매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2. 2. 3. E과 계약기간을 2022. 12. 31.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그 날부터 원고의 사무실에서 회계담당자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22. 7. 21.자로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원고와 E을 상대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1. 22. 참가인과 실질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맺은 사용자는 E이 아니라 원고이고, 원고는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였는데,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부당해고라고 인정하여,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구제신청은 인용하고 E에 대한 구제신청은 기각하였다(F,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이에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D),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2023. 3. 2.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참가인이 2022. 7. 21. 사직의사를 표명하여 이를 수리하였을 뿐, 참가인을 해고한 사실이 없다.
참가인은 이 사건 초심판정에 따른 원고의 복직명령에 불응하였으므로, 해고무효의 확인을 구할 이익<각주1>이 없다.
해고가 존재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제출하게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2. 5. 26. 선고 92다3670 판결, 대법원 2002. 5. 14. 선고 2000두4675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7 내지 20호증, 을가 제4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사용자인 원고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해 참가인과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해고는 존재하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규정한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위법이 있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G은 2022. 7. 21. 참가인의 업무미숙 등을 지적하면서 ‘업무가 맞지 않으니 그만뒀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원고 대표이사 H은 참가인에게 현장경험 등을 요구하면서 현장사무실로 출근하라고 하였고,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H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씀해달라. 현장에 가고 싶지 않다. 부족한 것 알겠으니 나가는 게 맞는 거 같다’는 취지의 표현을 한 사실은 있으나, 그 표현을 하게 된 경위에 비추어 보면 자발적 사직 의사에 기한 확정적인 의사표시라고 보기 어렵다(참가인은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이 없다).
이후 H, G, I은 참가인에게 근로계약 종료일자 및 종료사유에 대하여 서로 다른 취지의 말을 하였고, 참가인과 그에 대한 구체적 합의를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참가인과 G은 2022. 7. 22. 참가인의 퇴사 방식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화를 하였고, 참가인이 ‘어쨌든 저 당장 나가라고 한 건 맞으니까’라고 표현한 것에 비추어 보면 자발적으로 사직의사를 표시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참가인과 G이 2022. 7. 25. 나눈 대화에 의하면, G이 ‘사유는 어떻게 해요’라는 하자 참가인은 ‘지금 퇴사하든, 한 달 뒤에 퇴사하든 퇴사하라는 거잖아요’라고 말하였고 이에 G은 ‘그렇죠’라고 답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이 ‘그건 회사에서 알아서 하셔야죠, 방안을 제시하였는데 제가 받아들이면 권고사직인거고, 제가 안 받아들이면 그게 즉시해고인거고’라고 하자 G은 ‘권고사직으로 넣게 되면 문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해고예고수당이라든가’라고 하였고, 참가인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하자 G은 권고사직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보고 드리겠다는 취지로 말한바, 위와 같은 대화 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2022. 7. 25.까지 퇴사일과 퇴사사유가 합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참가인이 2022. 7. 21. 자신의 의사로 사직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G이 H에게 참가인의 퇴사 사유에 대한 의견을 구하자 H은 G에게 ‘자진퇴사’로 처리하라는 취지로 말한바, 원고는 참가인의 권고사직 처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022. 7. 22.자로 참가인에 대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가 된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는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구제이익이 사후에 소멸하였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처분의 효력을 다투던 중 사용자가 그 해고처분을 철회 내지 취소하고 근로자를 복직시켰다면, 근로자로서는 구제를 구하는 사항이 위 복직에 의하여 실현됨으로써 구제신청의 목적을 달성하였으므로, 더 이상 구제절차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되어 구제이익은 소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대법원 2002. 2. 8. 선고 2000두7186 판결 등 참조), 근로자의 구제이익 유무는 구제명령을 할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247 판결 참조). 한편,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도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임금 상당액 지급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유지된다(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두5238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 의무를 부담시킬 뿐 직접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사법상 법률관계를 발생 또는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며(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참조), 구제명령에 따른 사용자의 복직명령은 사용자가 구제명령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잠정적으로 참가인을 복직시킨다는 의미라고 봄이 합리적인 의사해석이라고 할 것이지,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종국적으로 무효 내지 실효로 하겠다는 의미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두12941 판결 취지 참조).
판단
갑 제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초심판정을 송달받은 이후인 2022. 12. 22. 참가인에게 ‘2022. 12. 23.까지 복직하라. 금전적인 면은 최종 확정시까지 보류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 이에 참가인이 불응하자 원고는 2023. 1. 31. 참가인에게 ‘복직명령에 불응하였으므로 근로계약이 2022. 12. 31.자로 종료되었다’는 내용증명을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살피건대, 원고가 한 복직명령의 일관된 내용은 원직복직을 명하면서도 금전지급은 보류한다는 취지이다. 이는 참가인이 이 사건 구제신청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 즉 원고가 이 사건 해고가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면서 참가인을 사업장으로 복직시키고 복직 시점까지 참가인이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지급받았을 임금을 모두 지급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원고의 복직명령을, 구제이익을 부정하기 위한 전제로서 관련 법리에서 설시한 해고의 철회 또는 취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복직일을 정하는 과정에서 참가인과 진지하게 협의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고, 오히려 원고는 일방적으로 촉박한 일정인 다음 날을 복직일로 정한 뒤, 참가인이 이에 응하지 않자 기간만료로 인한 근로관계 종료를 통지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의 복직명령에 의하여 구제신청의 목적을 달성하였다고 볼 수 없고, 해고기간 동안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어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유지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별지]
각주1) 구제이익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