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2. 19. 선고 2023구합6238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03. 8. 18. 국가유산의 보존·활용·보급과 전통생활문화의 계발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상시 약 4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해 전통문화상품·음식·혼례 등의 개발·보급 및 편의시설 등의 운영 등 사업을 영위하는 재단법인이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3. 5. 1. 원고에 계약직으로 입사하였다가 2015. 5. 1.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고, 2018. 5. 23. 정규직으로 공개채용 되었는바, E실 F팀 소속으로 G공항 H센터에서 전통문화체험 진행을 포함한 문화상품 소개 및 판매, 교육 자료 제작, 직원 교육 진행 등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원고는 2022. 8. 29. 참가인을 2022. 9. 1. 자로 E실 F팀에서 I센터로 전보하는 인사발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하여 참가인은 서울 J에 소재한 K센터(L)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라.

참가인은 2022. 9. 22.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전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2. 8.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M).

마.

원고는 2022. 12. 27.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2. 12. 29.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3. 6. ‘이 사건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나 참가인을 대상자로 선정한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참가인과의 성실한 협의 없이 이루어진 이 사건 인사발령은 인사권을 남용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며, 생활상의 불이익이 작다고 볼 수도 없다.’라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바.

원고는 2023. 4. 10.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나 제12,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및 원고의 규정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정당한바,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N공사가 추진한 4단계 공사에 따라 G공항 O 소재 H센터를 재배치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H센터를 축소 운영할 필요성이 발생하여, 실제 2022. 10. 1.부터 축소 운영하다가 2023. 1. 1.부터 운영을 중단하였는바, 이 사건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된다.

2)

원고는 인사규정 제3조, 제17조에 근거하여 업무상 필요가 있는 경우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한 순환보직을 시행하였는바, 참가인이 순환보직 대상자일뿐더러, I센터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참가인을 대상자로 선정한 데에는 합리성이 있다.

3)

이 사건 인사발령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지급받는 임금은 전혀 감소하지 아니하였고, 단순히 실비변상 성격의 교통비를 지급받지 못하게 된 것은 생활상 불이익으로 볼 수 없으며, 통근 거리가 다소 늘어난 부분은 사회통념상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의 불이익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히 크다고 할 수 없다.

4)

원고는 참가인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기 위하여 노력하기도 하였는바, 이 사건 인사발령은 객관적인 업무상 필요성에 근거하여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서 행하여졌다.

나.

인정사실

1)

원고와 참가인은 2018. 5. 23.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임용계약을 체결하였다.

2)

N공사는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O H센터 재배치 알림 및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하였고, 원고는 이를 직원들에게 공유하였다.

3)

원고는 2022. 6. 29. ‘2022년 B 2차 직원 채용 공고’를 하였는데, 아래와 같이 ‘채용분야 및 인원’에 E실 소속으로 인천에서 근무할 예정인 인원도 포함되어 있었다.

4)

원고 F팀은 2022. 8. 4. N공사 Q팀과 G공항 O 4단계 건설 관련 현안에 대한 회의를 개최하였는바,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5)

원고 E실 실장 R는 2022. 8. 29. 17:09경 휴가 중인 참가인에게 전화하여 이 사건 인사발령에 대해 전달하였고, 참가인은 2022. 8. 30.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실장 R와 원고 F팀 팀장 S에게 이메일 및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다.

6)

한편, 실장 R가 2022. 8. 31. 참가인에게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참가인이 병원에 있다는 이유로 거절하였고, 이후 참가인은 2022. 9. 2. 대리인을 통하여 산업재해를 신청한 사실을 알리면서 2022. 9. 3.부터 2022. 11. 2.까지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휴직(공상)을 신청하였다.

7)

원고는 2022. 9. 20. N공사에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G공항 O H센터 동·서관 단축운영’을 통지하였다.

8)

원고가 2023. 1. 11. 수립한 G공항 H센터 인력운영 계획(안)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8, 10, 11, 14, 15, 21호증, 을가 제5, 6호증, 을나 제42, 43, 44, 50, 51, 52, 6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관련 법리

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전직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직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316 판결 등 참조).

나)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28 내지 31, 33, 35, 36, 38, 39, 40호증, 을가 제1, 2, 7호증, 을나 제23, 38, 40, 41, 48, 49, 59 내지 62, 65, 66, 68, 82, 84, 85, 86, 88, 89, 92호증(가지번호 있는 증거들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해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인사발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이 그다지 크지 않은데 비하여 참가인에게는 상당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주는 데다가 원고가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인바, 결국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 무효라 할 것이다.

가)

N공사가 시행한 ‘G공항 4단계 건설사업’으로 인하여 원고가 운영하는 O 소재 H센터를 재배치하게 된 것은 사실이나, 당초 계획하였던 이전 시기나 면적 등을 고려하면, 기존 시설을 철거한 직후 새로운 시설에서 운영을 재개할 예정이었던 데다가, 이전하는 부지의 면적이 종전보다 넓어서 근무 인원의 재배치나 인력감축이 필연적인 사정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원고가 G공항에서 수행하는 사업이 단순히 ‘H센터 운영’에만 국한된 것으로 보이진 않는바, G공항 U과 O에 각 배치하였던 시설들 중 일부의 운영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을 들어 곧바로 전체적인 인력의 축소나 재배치가 필요할 만큼 급박한 경영상 필요가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이 사건 인사발령이 있기 전에 F팀 또는 E실의 책임자들이 직원들에게 ‘고객 증가와 일부 직원들의 퇴사 등 결원으로 직원들의 어려움이 많으나 곧 직원들이 충원들 예정’이라거나 ‘인력 부족 또는 인력난으로 직원들이 고생하고 있다’는 취지로 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하였으며(원고가 그 직후인 2022. 6. 29. G공항 H센터를 근무지로 한 무기계약직 또는 계약직 채용공고를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참가인이 이 사건 인사발령 직전까지도 근무 인원 부족으로 인해 연장근무를 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인력 감축 및 매니저 1인 체제로의 전환을 정당화할 만한 객관적인 경영상 사정이 존재하였다고 할 수 없다.

다)

원고로서도 G공항 O 소재 H센터의 재배치 일정이 최종적으로 확정되기 전까지는 시설 운영의 축소 내지 중단을 미처 예상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거기에 ‘2022년 B 2차 직원 채용 공고’에 따라 상품판매서비스직(매장판매원/G공항)으로 근무할 무기계약직 신입 근로자 5명의 충원까지 예정된 상황이었는바, 당장 인력 과다 내지 유휴인력이 발생하여 근무지 이전이 필요하게 된 분야는 무기계약직 판매원에 국한되었을 뿐, 그 밖에 매니저를 포함하여 담당 직무가 상이한 직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보이지 않는다.

라)

원고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형태 및 직급 등에 비추어, G공항 소재 F팀 내지 H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중 ‘정규직 매니저’와 ‘무기계약직 판매원’ 사이에는 그 업무 내용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매니저가 U 또는 O 중 어느 한 곳의 H센터에 전속되어 근무하는 것은 아닌 점, G공항 소재 H센터에는 종전까지 매니저에 해당하는 직원이 3명이었는데 그 중 1명이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따른 분리 조치로 전보되어 이미 인원의 감소가 있었던 점,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인사발령과 동시에 참가인과 같은 영업직 5급인 W이 I센터 서비스팀에서 F팀으로 전보되어, 사실상 인력의 맞교환이 있었던 데다가 이후 W이 매니저가 담당하는 업무를 일부 수행한 점(을가 제2호증, 을나 제82호증) 등을 모두 종합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 무렵 무기계약직 판매원 외에 정규직 매니저까지도 감축해야만 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하기는 어려울 뿐더러, 이 사건 인사발령이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조직을 활성화하거나 인력 운영의 효율화를 기하는 데에 기여하였다고 평가할 수도 없다.

마)

G공항 소재 H센터에서 근무하던 매니저 2명 중 V이 참가인과 비교하여 경력이나 업무숙련도가 우수하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I센터에서 매니저 직급의 직원을 필요로 하였다고 볼 만한 구체적 사정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단지 참가인이 이전에 단기간 지원 근무를 하였던 사정만으로 서울에 소재한 I센터로 전보하기에 적절한 인원이라고 판단하기도 부족하며, 무엇보다도 원고 제출 증거들 중 원고가 전보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고려한 직원들의 업무능력·경력·개별 사정 등의 요소와 기준, 판단 근거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있다고 할 수 없어(원고는 재심 절차에서 ‘매니저 전보대상자 선정과 관련하여 임원들이나 인사팀에서 대상자 선정시 심사, 점수 등 절차와 관련된 내부자료를 만들지 못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참가인을 전보 대상자로 선택한 것이 합리적인지에 관하여 평가할 수도 없다. V은 참가인보다 근무한 기간이 길지만 순환보직에 따른 인사발령을 받은 적이 없는데다가, 원고가 근무 장소 ‘서울-인천’ 간 순환보직의 사례로 주장하는 직원 인사발령 중 일부는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인한 징계성 조치로 보이거나 혹은 참가인에 대한 인사발령이어서, 그것만으로는 원고 회사 내에서 합리적 기준에 의한 정규직에 대한 순환보직 관행이 실제 존재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까지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인사발령의 경우 정당한 전보 발령에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기 어렵다.

바)

한편,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은 인사발령에 따라 해당 근로자가 받게 되는 일체의 불이익을 의미하므로, 직무내용의 변경에 따른 업무수행상의 어려움, 근무 장소의 변경에 따른 출퇴근의 어려움 등의 근로조건상의 불이익은 물론, 가족·사회생활 등 근로조건 외의 불이익, 기존에 받고 있던 특수한 이익의 상실 등의 경제적 불이익, 통근차량이나 숙소의 제공, 특별수당의 지급 등과 같은 보완조치의 존부까지 고려한 정신적 불이익까지도 모두 포함된다. 물론 교통수단의 발달과 주거비 상승에 따른 수도권 확대 현상을 감안하고, 원고 소속 다른 근로자들의 시내·외 출퇴근 실태 등까지 고려하여, 이 사건 인사발령이 참가인의 생활에 미치는 불이익의 정도가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히 벗어나는지를 평가할 필요가 있기는 하나, 앞서 채택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참가인은 인천에 거주하면서 입사 후 대부분 G공항에서 근무하였으나,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서울 J까지 출퇴근해야 하는 점,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발령 전 S 팀장에게 결혼계획과 인천 송도 신혼집 마련 등에 대해 고지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인천 송도와 서울 J까지의 출퇴근 거리 및 시간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주거, 교통, 부부생활 등의 불이익은 그 성질상 이를 감내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반면,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전보의 필요성이 불분명하거나 그 업무상 필요성이 매우 적은 데다가, 원고가 참가인이 입을 생활상의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였다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생활상 불이익이 수인 범위를 초과한 부당전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사)

나아가 이 사건 인사발령은 근로계약상 중요한 사항의 변경을 초래할 수 있고, 참가인에게 생활상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대상자인 참가인 본인과 성실한 협의·면담·의견 제출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친 경우에 비로소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근로자 개인의 구체적·개별적 사정까지 모두 알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사전에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전보 발령이 필요한 상황과 대상자를 선별하는 추상적·일반적 기준이나 범위 등을 고지한 다음 참가인에게 이 사건 인사발령에 대한 희망 여부 및 그 이유와 관련한 개별적·구체적 사정을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실장 R가 이 사건 인사발령상 전보일 직전인 2022. 8. 29. 휴가 중인 참가인에게 전화로 통보하기 전까지 원고가 최소한의 절차적 요건이라도 갖추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는바, 이러한 점에서도 이 사건 인사발령은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인사발령은 부당한 전보로서 무효이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김준영 류지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