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9. 25. 선고 2023구합62830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D법에 따라 수원시를 관할구역으로 하여 설립된 사단법인이고, 참가인은 1989년 원고의 사무국에 입사하여 2019년∼2021년 기획관리팀 차장으로 재직하던 근로자이다.

나.

원고의 모든 직원은 법인신용카드를 지급받았는데, 법인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사용자는 영수증과 사용자․사용목적을 기재한 지출품의서를 기획관리팀에 제출하여 비용을 청구하고, 승인이 이루어지면 원고는 해당 지출액을 사용자의 개인통장에 송금한 후 그 개인통장에서 법인신용카드 지출액이 출금되도록 하였다.

다.

E는 2022. 3.경 원고에 대한 정기지도․감독을 실시하여 법인신용카드 지출내역 중 실제 구입품목을 확인할 수 없는 사례가 다수 발견된 점을 지적하였다. 이에 원고는 2022. 5.경 F회계법인에게 2019년∼2021년의 법인신용카드 지출내역에 관한 회계감사를 의뢰하였고, F회계법인은 2022. 5. 19. 원고의 지출내역 증빙자료를 분석하여 관련 규정을 위반한 ① 경비 이중․과다 청구(지출금액에 비하여 이중 또는 과다하게 청구된 경우), ② 업무추진비 남용(필요 이상으로 업무추진비를 남용한 경우), ③ 적격증빙 미비(증빙자료 또는 경비정산서 부실작성으로 사용내역을 알 수 없는 경우) 사례를 부정청구로 지적하였다. 그중 참가인의 법인카드사용과 관련하여 지적받은 부정청구 내역은 총 110건으로, 경비 이중․과다 청구 3건(286,940원), 업무추진비 남용 24건(3,245,930원), 적격 증빙 미비 83건(8,410,340원)이었다.

라.

원고는 F회계법인에서 지적한 참가인의 부정청구 내역에 관하여 참가인의 소명을 요구하였으나 참가인은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원고는 위 부정청구를 사유로 2022. 5. 27.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2022. 6. 30. 참가인을 징계해고 하였다.

마.

참가인은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2. 1.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다’는 이유로 구체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G). 참가인이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3. 13.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부당해고로 보아 재심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2, 6, 7∼9, 11, 13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요지

이 사건 재심판정은 ① F회계법인이 지출내역 증빙자료와 관련 규정을 대조하여 참가인의 부정청구내역 110건을 지적한 점, ② 참가인이 제출한 지출품의서에는 사용목적이나 참석자, 구매 상세내역이 누락된 경우가 많았는데도 참가인은 이에 관한 구체적인 소명에 불응한 점 등을 근거로 ‘자금 부정청구’라는 징계사유 자체는 인정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재심판정은 ① F회계법인이 지적한 110건 모두가 부정청구라는 전제 아래 징계양정이 이루어졌으나, 원고가 조사한 것은 그중 일부에 불과하여 110건 전부를 부정청구로 볼 수는 없는 점, ② 참가인이 작성한 지출품의서는 기획관리팀장과 사무처장의 결재까지 받아 정당한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원고의 관리감독 소홀 책임을 배제한 채 부정청구를 오로지 참가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는 점, ③ 지출내역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참가인이 부정청구를 통해 개인적인 이익을 편취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업무추진비 등에 참석자를 기재하지 않은 것도 직원들에 대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원고 회장의 지시 때문으로 보이는 점, ⑤ 참가인은 33년간 장기 근속하였고 비위행위로 징계를 받은 적이 없으며, 정직, 강급 등의 다른 징계로도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참가인에 대한 징계해고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 판단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들 상당 부분은 모두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출되었던 증거들과 동일하고, 징계양정을 다투는 원고의 주장 역시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기하였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원고와 참가인이 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들(갑 제2, 3, 7, 8, 13호증, 을나 제4∼6, 10호증)을 아울러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재심판정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충분히 합리적인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 원고가 이 법원에서 특히 강조하거나 새롭게 제기하는 주장들은 모두 아래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원고는 참가인이 110회에 걸쳐 부정하게 법인신용카드 지출액을 청구하여 회계질서를 훼손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F회계법인의 회계감사 결과보고서만으로 110건의 부정청구가 모두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설령 참가인이 110건의 부정청구를 하였더라도 그중 83건의 적격 증빙 미비는 단순히 지출품의서를 부실하게 작성하였다는 것에 불과하며, 24건의 업무추진비 남용 부분 역시 대부분 원고 회장과 관련된 지출에 해당하여 이로 인해 회계질서가 크게 훼손되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 특히 참가인은 원고의 지출을 관리하는 기획관리팀의 차장으로서 원고 회장과 관련된 사안에서 법인신용카드를 사용할 일이 많았고, 부정청구 내역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심식사 비용, 과자구매비용, 선물 비용의 경우에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 회장의 업무와 밀접한 지출로 보인다.

①

점심식사 비용: 참가인은 경찰 수사과정과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일관되게 ‘원고 회장, 사무처장, 기획관리팀장(H), 참가인 4명이서 매일 점심식사를 하였는데, 원고 회장이 구속되었다가 출소한 이후에는 대부분 참가인의 법인신용카드를 통해 점심식사비용을 결제하였다’고 진술하였고, H 역시 이와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을나 제5호증, 5면). 그런데 과거부터 원고 회장과 관련된 업무추진비는 참석자를 기재하지 않았으므로(갑 제8호증, 13면), 참가인은 이러한 관행에 따라 원고 회장과 점심식사 후 참석자를 기재하지 않은 채 지출품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②

과자구매 비용: 원고 회장은 회장실에 손님 접대를 위해 과자를 비치해두었고, 참가인은 회장실에 비치할 과자를 사기 위해 법인신용카드를 사용하였다. 비록 참가인이 자신의 자택 인근 제과점에서 법인신용카드를 사용하였으나, 퇴근 시 자택 인근의 제과점에서 과자를 구매한 후 출근 시 이를 회사에 가져오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므로, 과자구매 비용 전부를 개인적 목적의 지출로 단정하기 어렵다.

③

선물 비용: 원고 회장은 정치인이나 원고의 임원, 손님에게 선물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참가인은 이를 위해 떡이나 와인, 수건 등을 법인신용카드로 결제하였다. 설령 일부 선물 비용에 관하여 기억의 한계로 참가인이 제대로 된 소명을 하지 못하였더라도, 원고 회장이 지인들에게 선물을 해왔던 이상 선물 명목의 지출내역은 참가인이 원고 회장을 위해 법인신용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

원고는 참가인이 법인신용카드 부정청구로 인하여 유죄의 형사판결을 선고받았으므로, 참가인과의 신뢰관계는 파탄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110건의 법인신용카드 부정청구에 관하여 참가인을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그중 단 1건(192,540원)의 경비 이중청구 부분만 사기 혐의로 기소되어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제1심판결이 선고되었을 뿐이다(수원지방법원 2025. 5. 16. 선고 2024고단593 판결, 참가인이 항소하여 수원지방법원 2025노3095호로 항소심 계속 중). 형사판결에서 사기죄로 인정된 건수와 액수는 원고가 당초 징계사유로 삼았던 부정청구 내역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오히려 나머지 109건의 부정청구 내역과 관련한 사기 혐의에 관하여는 모두 불송치결정이 내려졌다는 점에서 형사판결의 결과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운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다.

3)

원고는 갑 제13호증을 근거로 참가인이 개인적인 목적으로 법인신용카드를 사용하였다고 주장하고, 위 증거에 의하면 참가인의 법인신용카드 지출 중 원고와의 관련성이 의심스러운 결제내역이 일부 존재하긴 한다. 그러나 설령 참가인이 법인신용카드 사용 과정에서 개인적인 물품을 구매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대부분 구매과정에서 과자나 간식 몇 개를 끼워 넣은 것에 불과하여 정직이나 강급 등의 징계로도 충분히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원고는 참가인이 주문내역서를 변조하여 지출품의서를 제출한 점, 인사위원회 회의실에 몰래 침입한 후 인사위원들의 대화를 녹음하여 통신비밀보호법위반죄로 처벌받은 점, 과거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을 한 사실이 있는 점, 원고 회장과 직원을 고소한 점을 징계양정에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인사규정에 의하면 근로자에 대한 징계는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하므로, 그 징계처분의 당부는 인사위원회에서 징계양정의 사유로 삼은 사유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인사위원회에서 거론되지 아니한 사유를 포함시켜 징계처분의 당부를 판단할 수 없는데(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5두8047 판결 참조),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인사위원회가 징계수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전혀 거론하지 않은 사정들이므로 이를 가지고 징계양정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패소한 원고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덕(재판장) 오민관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