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8. 23. 선고 2023구합6292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13. 4. 23.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약 800명을 사용하며 소프트웨어 개발업,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과 면접 절차 및 연봉 협상 등의 절차를 거쳐 참가인을 원고의 인사노무 담당 직위인 HRBP(HR Business Partner)에 채용하기로 하였다. 그에 따라 참가인이 원고에 2022. 9. 26.자로 입사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원고는 2022. 9. 7. 참가인에 대하여 채용내정을 취소하였다(이하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라 한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2. 9. 채용내정 취소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가 없고, 채용내정 취소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

라.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3. 13. 초심판정이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원고는 참가인의 채용내정이 확정된 이후 참가인은 과거 다른 회사(주식회사 D)에서 직장내 괴롭힘과 관련된 징계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참가인은 원고 회사 내에서 독립된 인사권한을 가지는 HRBP 업무를 담당하게 될 예정이었으므로, 기존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부득이 채용내정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참가인이 징계사실을 원고에게 알리지 아니한 채 채용면접에 응한 것은 원고 취업규칙 제10조 제3호, 제10호의 ’입사시 성명, 연령, 학력, 경력 등 중요 이력과 인적사항을 은폐 혹은 허위기재(또는 구두진술)로 부정하게 취업한 자‘ 또는 ’기타 사회통념상 본채용을 유지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에는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

나.

원고는 참가인에게 이메일, 전화 등을 통해 채용내정을 취소하는 사유를 설명하였으므로,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 기본적으로 낙성·불요식의 계약이며, 채용내정이란 본채용 전에 채용할 자를 미리 결정하는 것으로서 그로 인해 사용자와 채용내정자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보기 위해서는 채용내정 통지 및 최종합격자 통보 등을 통해 사용자의 채용내정자에 대한 채용의사가 외부적·객관적으로 명확하게 표명되었을 것이 요구된다. 근로계약의 체결에 있어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는 사용자의 모집에 대하여 근로자가 서류전형 및 면접절차에 응모, 응시하는 것은 근로계약의 청약에 해당하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서류전형 및 면접절차 등을 거친 후 행하는 채용 내정 통지(최종 합격 통지)는 그 청약에 대한 승낙으로서 이에 따라 채용내정자와 사용자 사이에 해약권을 유보한 근로계약이 성립한다. 그 후 사용자가 채용내정자의 입사예정일 이후에 채용 내정을 취소하는 것은 해고에 해당하고(대법원 2000. 11. 28. 선고 2000다51476 판결,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다25910 판결 등 참조), 입사예정일 경과 전의 채용내정자는 근로자에 준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어서 입사예정일 전에 채용내정을 취소하는 것 역시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가 해고 여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그 시기와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되고 근로자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3 내지 6, 8호증, 을 제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는 정당한 사유가 없고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결론을 같이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1)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면접 절차를 거친 뒤, 2022. 8. 18. 참가인에게 채용 의사가 있음을 알렸고, 근로조건을 정하는데 필요한 연봉계약서 및 최근 3개월의 급여명세서와 전년도 근로소득원천징수 영수증의 송부를 요청하였다. 그 뒤 원고와 참가인은 이메일로 연봉 및 성과급을 협상하였고, 2022. 9. 26.을 입사예정일로 정하기까지 하였다. 위와 같이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채용 내정을 통지한 이상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근로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2)

그 뒤 원고는 2022. 9. 7. 참가인에게 이메일로 ‘E의 내부 사정으로 인해 채용내정이 취소되어야 하는 상황을 전달드린다’라는 취지로 통지하였다. 위와 같은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는 그 실질이 해고에 해당하므로, 원고로서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3)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중요 이력을 은폐 혹은 허위기재하였다거나, 본채용을 유지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4)

원고는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의 구체적 사유를 밝히지 아니한 채, 참가인에게 이메일로 ‘E의 내부 사정’으로 채용내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위와 같은 기재만으로는 참가인이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의 구체적 사유를 정확히 알고 이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거나 해고사유나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워 보인다. 달리 원고가 참가인에게 서면통지를 할 수 없었다거나 서면통지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5)

원고가 구체적인 해고사유를 구두로 밝혀 참가인이 이를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채용내정 취소가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의무를 다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김민아 김성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