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5. 16. 선고 2023구합63383 판결

부당징계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3. 2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A공사 부당강등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그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등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는 지방공기업법 및 D시 A공사 운영 조례에 따라 2015. 7. 7. 설립되어 D시 공공시설의 운영·관리 및 도시 개발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는 지방공기업이다.

2)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2015. 10. 26. 원고에 입사하여 2021. 7. 9.부터 2022. 4. 10.까지 원고 내부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E팀 팀장으로 근무하던 자이다.

3)

F는 원고의 상임이사(본부장)로 근무하던 자로, D시장은 2021. 9. 15. 종전 원고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자, F를 사장 직무대행자로 지정하였다(직무대행일: 2021. 9. 17.부터 사장 임명 시까지).

나.

2022년 원고 승진인사 및 직제개편 관련

1)

원고의 직원들은 임원(사장, 상임이사), 일반직(3급부터 7급까지), 업무직 및 무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2022. 3. 17. 자 직제규정 기준에 따른 정원은 임원 3명, 일반직 89명(3급 5명, 4급 11명, 5급 16명, 6급 27명, 7급 30명), 업무직 27명, 무기직 140명이다].

2)

참가인은 2022. 3. 24. 2022년 원고 정기승진 인사에 맞추어 특별승진 인사를 추진하기 위해 사장 직무대행 F에게 ‘2022년도 특별승진 계획’을 보고하였고, 원고는 2022. 3. 28.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특별승진 인사를 포함한 2022년 승진 인사를 의결하였다. 위 인사에서 참가인은 일반직 4급에서 3급으로 승진이 결정되었다(갑 제4호증 참조).

3)

참가인은 2022. 3. 29. F의 결재를 받아, 별지2 기재와 같이 기존 1본부 2사업부 13개팀에서 2본부 1실 4부 10팀으로 원고의 직제가 개편됨을 알리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다.

2022. 4. 1.자 인사발령 관련

1)

F는 2022. 4. 1. 연가를 사용하였고, 참가인은 같은 날 다음과 같이 G부 부장 H을 F의 직무대행으로 지정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원고 각 부서에 발송하였다.

2)

2022. 4. 1. E팀 과장 I는 참가인의 지시에 따라 일반직과 업무직·무기직에 대한 각 인사발령 공문을 기안하였고, 이를 참가인이 검토 및 결재하였으며, 최종적으로 H의 대결을 거쳐 위 공문이 시행되었다[일반직 J호(갑 제6호증 참조), 업무직·무기직 K호(갑 제7호증 참조), 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고 한다). 이 사건 인사발령은 기존에 팀장으로 보직되어 있던 일반직 4급들 중 L, M, N(이하 ‘이 사건 팀장들’이라고 한다)에 대하여는 팀장 보직을 부여하지 않고, O팀 팀원으로 근무하도록 정하고 있다.

3)

참가인은 2022. 4. 1. 11:48경 원고에게 ‘P부 부장 B(참가인)입니다. 오늘 일반직 인사발령 및 업무직, 무기직 전보인사 단행하였습니다. 월요일<각주1>에 뵙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이하 ‘이 사건 참가인 문자메시지’라고 한다)를 전송하였다.

4)

F는 2022. 4. 1. 19:40경부터 2022. 4. 2.경까지 다음과 같이 참가인에게 총 12회에 걸쳐 전화통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여(이하 ‘이 사건 통화행위등’이라고 한다) 이 사건 인사발령과 관련하여 참가인을 책망하였다.

5)

2022. 4. 4. 09:25경 참가인은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인사발령 내용대로 근무하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원고 직원들에게 전송하였다.

6)

F는 2022. 4. 4. 11:14경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인사발령을 전면 취소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원고 직원들에게 전송하였다.

7)

같은 날 I는 이 사건 인사발령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기안하였고, 참가인의 중간결재를 생략한 채 F가 위 공문을 결재, 시행하였다(R호, 갑 제10호증 참조).

8)

원고는 2022. 4. 11. 이 사건 팀장들에 대하여도 보직을 부여하고, 참가인에 대하여는 E팀장에서 안전관리실장으로 보하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하였다.

라.

참가인에 대한 징계의 경위

1)

원고 감사실은 2022. 4. 15. 이 사건 인사발령과 관련하여 D시에 특별 지도·점검을 요청하였다. D시는 2022. 4. 20.부터 2022. 4. 27.까지에 걸쳐 특별 지도·점검을 실시한 후, 참가인에 대하여 ‘위임전결 규정 위반’ 관련하여서는 중징계 처분을, ‘승진대상자의 실적검증 부실’ 관련하여서는 경징계 이상의 처분을 각 요구하였다(갑 제11호증).

2)

참가인은 2022. 6. 9. 원고에게 D시 특별 지도·점검 결과 보고에 대한 소명서를 제출하였다.

3)

원고는 2022. 6. 24.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참가인에게 인사위원회 출석통지를 하였다(이하 2022. 4. 1. 관련 징계사유를 ‘제1징계사유’라고, 2022. 4. 4. 관련 징계사유를 ‘제2징계사유’라고, 승진대상자 실적 검증 관련 징계사유를 ‘제3징계사유’라고 한다.

4)

참가인은 2022. 6. 30. 제4차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에 대하여 ‘강등’을 의결하고(갑 제30호증 참조), 2022. 7. 4.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는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갑 제12호증 참조, 이하 ‘이 사건 강등처분’이라고 한다).

5)

참가인은 2022. 7. 18. 이 사건 강등처분에 불복하여 재심을 청구하였다. 원고 인사위원회는 2022. 9. 15. 참가인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는 의결을 하였고(갑 제31, 32호증 참조), 이를 2022. 9. 28. 참가인에게 통지하였다.

6)

한편 H에 대하여도 이 사건 인사발령과 관련하여 인사위원회가 개최되어 강등처분이 의결되었다가, 이에 대한 재심 과정에서 정직3월의 처분으로 변경 의결되었다.

마.

구제신청 등 법적분쟁의 경위

1)

참가인은 원고가 2022. 7. 4. 행한 이 사건 처분이 부당하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22. 12. 19. ‘제1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제2, 3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하고,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도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에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S).<각주2>

2)

참가인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제1, 2, 3징계사유를 모두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C).

3)

참가인은 2022. 6. 14. F가 이 사건 인사발령과 관련하여 직장내 괴롭힘을 가하였다며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이하 ‘안양지청’이라고만 한다)에 진정을 제기하였는데, 안양지청은 2022. 11. 8. ‘이 사건 통화행위등이 참가인의 위임전결규정을 위반한 인사단행 이후로 감정다툼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결여하였다거나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행정종결 처분을 하였다.

4)

F는 2022. 11. 10. 이 사건 통화행위등을 하여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고 한다)을 위반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2023. 7. 13. 벌금 3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다(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2고약8279). 이에 F가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제1심법원은 ’이 사건 통화행위등이 그 수단과 방법에 있어 상당한 행위라거나 긴급하고 불가피한 것으로서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범주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F에 대하여 벌금 30만 원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였고(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3고정67), F가 위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인천지방법원 2023노2837).

5)

원고는 2023. 2. 22. 이 사건 인사발령 등을 이유로 참가인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 검사는 2024. 3. 22. 불기소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이라고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8, 29 내지 3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 내지 3, 7 내지 10,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등

별지1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 사장 직무대행자인 F가 2022. 4. 1. 연가를 사용하면서 참가인에게 인사발령은 연가에서 복귀한 후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음에도, 참가인은 F가 연가를 사용한 틈을 타, H과 공모하여 H을 F의 직무대행자로 선정한 다음, H으로 하여금 이 사건 인사발령에 대결을 하게 하였다. 또한 이를 뒤늦게 알게 된 F가 2022. 4. 4. 이 사건 인사발령의 취소발령을 하는 과정에서도 참가인은 F의 지시에 불응하였다. 이와 같은 참가인의 비위행위는 원고 내부 인사질서를 심각하게 문란하게 하는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징계는 정당하고, 이와 판단을 달리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제1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9 내지 26, 37 내지 40, 42호증, 을나 제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에게 이 사건 인사발령과 관련하여 F의 사전 지시 내지 승인이 있었다고 할 수 없고, 그럼에도 대결 방식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인사발령은 직무대행자의 대결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따라서 참가인이 H의 대결을 통하여 이 사건 인사발령이 이루어지도록 한 것은 원고 인사규정이 정한 성실의무의 위반에 해당한다.

1)

우선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참가인이 F의 사전 지시 내지 승인 없이 이 사건 인사발령을 주도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가)

F는 이 사건 인사발령 당일 참가인에게 이 사건 통화행위등을 통해 참가인에게 상당히 격앙된 감정을 표출하였고, 이로 인하여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F가 이 사건 인사발령과 관련하여 사전에 지시를 하였거나 승인을 하였음에도 별다른 이유 없이 완전히 정색하여 그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쉽사리 수긍하기 어렵다. 나)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발령 후 이 사건 참가인 문자메시지를 통하여 F에게 이 사건 인사발령에 관하여 보고를 하였음에도 F가 2022. 4. 1. 업무시간이 끝나도록 이 사건 인사발령에 대하여 반대의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던바, F가 사전에 이 사건 인사발령안을 승인하였음에도 이 사건 인사발령에 불만을 품은 자들로부터 이의제기를 받자 그 책임을 참가인에게 전가하기 위하여 이 사건 통화행위등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F는 연가 중 포크레인을 이용한 벌목 작업을 수행하느라 이 사건 참가인 문자메시지를 뒤늦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갑 제37 내지 40호증(F의 통화내역 등)의 각 기재를 고려하여 보면 위와 같은 F의 이 사건 참가인 문자메시지를 뒤늦게 확인하게 된 경위 관련 주장이 허위라고 보이지 아니하고, F의 통화 내역을 보더라도 원고 직원들이 참가인에게 이의제기를 한 것으로 볼 만한 것은 없다.

다)

F는 2022. 4. 1. 19:47경부터 다음날까지 ’부재 중에 인사권은 위임한 것이 아니므로 책임을 묻겠다. 내가 연차 중에 인사한 것이 정당한지 월요일 전직원 앞에서 임명하는 것이 정당한지 검토하시오.’라는 등 자신이 이 사건 인사발령에 관한 권한을 부여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참가인을 반복하여 질책하였는데, 만일 사전 지시나 승인이 있었다면 참가인으로서는 그와 같은 점을 들어 F에게 항변하는 것이 통상적으로 예상가능한 모습이라 할 것임에도, 참가인은 위와 같은 F의 질책에 대하여 어떠한 반박도 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F의 사전 지시나 승인이 있었다면, 참가인으로서는 징계의 당부를 다투는 과정에서 그와 같은 부분을 더 강조하여 지적하는 것이 자신의 정당성을 강조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절차의 소명 과정에서 주로 원고 직제규정 등에 의하여 직무대행자가 인사권을 포함하여 대결권을 지니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이 정당하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다투었고, 안양지청 조사 과정에서도 ‘제가 인사발령을 한 것도 아니고 직무대행자인 H이 했는데 저한테 책임을 묻는 것이 직장내 괴롭힘이다’라고 진술하는 등 F의 지시나 승인과 관련하여서는 어떠한 언급을 하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참가인의 태도는 F로부터 사전 지시나 승인을 받은 자의 태도로 보기는 어렵다.

라)

F는 2022. 6. 19. 이 사건 인사발령 경위에 관하여 ‘참가인이 “현재 팀장에 보직되어 있는 7명<각주3>의 팀장들 중 3명을 T팀장, O팀장, U팀장으로 각각 정해주면, 나머지 4명에 대하여는 팀장 보직을 해임하고 일반 팀원으로 발령하겠다”고 하여 명분도, 이유도 없이 기존 팀장들을 무보직자로 발령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대하였다. 그런데 참가인이 2022. 3. 31. 17:20경 다시 팀장들을 무보직으로 하는 인사안을 가지고 와 보여 주어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휴가를 다녀와 인사를 하겠다고 말하고 휴가를 갔는데 그 사이 참가인이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갑 제2호증 참조). 이에 반하여 참가인은 이 사건 소 제기 이전까지 이 사건 팀장들을 팀장 보직자에서 제외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는 어떠한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아니하였다. 예를 들어 참가인은 자신의 입장을 최초로 진술하는 소명서(갑 제27호증)에서도 막연히 ‘이 사건 인사발령은 원고 내부절차와 사내 간부회의 및 직원 소통회의를 거쳐 이루어졌다’는 취지로 기재하였을 뿐, 그 구체적 회의와 소통의 내용은 전혀 기재하지 않았다. 이처럼 이 사건 인사발령의 경위에 관한 F의 진술이 참가인의 진술보다 훨씬 상세하고, 객관적 증거에 반하거나 모순되는 부분도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참가인은 2022. 3. 31. F에게 ‘업무직 및 무기직 직원 전보 발령(안)’(갑 제20호증, 을나 제5호증 참조)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F가 이 사건 인사발령안을 보고받고 최종 시행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주장하는데(참가인 2023. 10. 4.자 준비서면 제6쪽 참조), 위 2022. 3. 31. 16:47경 결재된 위 업무직 및 무기직 직원 전보 발령(안)은 구체적인 보직안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전제가 되는 추진개요와 향후계획 등을 담은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보더라도 참가인이 원고에게 구체적 인사안을 보고, 승인받았다는 2022. 3. 31. 17:20경에는 이 사건 인사발령 내용과 같은 확정된 인사안이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짐작되며, 일반직 인사에 관한 보고자료로 보이는 갑 제5호증에도 팀장 선정에 관한 내용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 각 팀원들에 관하여는 기재된 바가 없다.

마)

인사권자인 F가 2022. 4. 1. 이 사건 인사발령에 대하여 강력하게 문제 제기를 한 상황에서, 참가인이 2022. 4. 4. 원고 직원들에게 ‘이 사건 인사발령에 따른 발령부서에서 근무하며 근무지를 이탈하지 말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F에게 반발한 것 또한 참가인이 F의 승인이나 지시 없이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였음을 추정케한다. 이 사건 팀장들 역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참가인이 주도한 것이다. 2022. 4. 4. 오전 참가인에게 이 사건 인사발령이 정당한지 묻자 참가인이 흥분하며 “18년도에 니네도 나한테 이랬잖아. 지금 상급자에게 반항하는 거냐. 지금 이거 녹음해! 항명이잖아”라고 외쳤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갑 제23 내지 25호증 참조). I 또한 ‘F가 2022.

4. 4. 이 사건 인사발령 취소발령 문서를 지시하였으나 참가인이 반대하여 저지된 상황에서 F가 본부장실로 불러 참가인을 제외하고 취소발령을 기안하도록 지시하여 취소발령을 작성한 후 바로 F에게 결재 상신하여 F가 결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갑 제22호증 참조). 참가인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인사발령이 F 또는 H에 의하여 그 의사대로 결정된 것이라면, 관련된 원고 직원들이 일제히 참가인에 대하여 부정적인 진술을 하였을 별다른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2)

F가 연가를 사용한 경우, 원고 직제규정과 사무관리규정에 따라 H이 F의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인사발령과 관련하여서도 H이 직무대행자로서 곧바로 대결권을 갖는다고 인정할 수 없고,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원고 직제규정 제8조는 ‘사장 유고시에는 원고 직제순에 따라 상임이사가 직무를 대행하며, 사장 및 상임이사 유고시에도 같다’고 정하고 있고, 사무관리규정 제31조 제2항 전문은 ‘결재권자가 출장·휴가 기타 사유로 상당기간 부재중일 때에는 그 직무를 대행하는 사람이 대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사장직무대행자인 F가 연가 사용으로 인하여 부재중인 경우에는 직제순에 따라 H이 사장의 권한에 속하는 직무에 관하여 대행 및 대결하게 된다.

나)

그러나 직무대행과 대결은 그 권한보유자의 유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직무의 공백이 생기지 아니하도록 해당 보직의 권한을 임시로 대행하고 결재하는 것을 의미하는 바, 그 성질상 무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것이 아니다. 일상의 업무 또는 결재권자의 유고 사유와 기간에 비추어 대행자에 의하여 불가피하게 처리되어야 하는 사무에 한하여 대행이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결재권자가 단순히 연가를 사용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직무대행자가 무제한적으로 결재권자의 권한을 행사하여도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어 부당하고, 그 직급에 따라 권한을 세분화하여 부여한 취지에도 반하게 된다. 원고 사무관리규정 또한 이를 고려하여 ’결재권자가 출장·휴가 기타 사유로 “상당기간 부재중일 때”에는 그 직무를 대행하는 사람이 대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에서 ‘상당기간 부재중’을 요건으로 정한 취지 또한 그 사무가 결재권자가 부재중임에도 불구하고 부득이 그 기간 내에 처리되어야 하는 경우에 한하여 대결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

그런데 이 사건 인사발령과 같은 대규모 인사, 특히 그중 팀장 보직에 관한 부분은 원고 조직 운영 및 인사의 핵심을 이루는 것으로, 특별한 필요성이 없음에도 정식 인사권자가 아닌 직무대리가 자신의 판단만으로 그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원고 인사규정이 사장으로 하여금 직원들에 대한 임용권과 징계권을 전속적으로 갖도록 정한 취지에 반한다. 그런데 F는 2022. 4. 1. 단 하루의 연가만을 사용하였을 뿐이므로, 2022. 4. 4. 이후 F에 의하여 정상적으로 인사권한이 행사되면 충분하였으며, 직무대행자가 불가피하게 대결의 방식으로 인사발령을 하였어야 할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또한 위와 같은 하루의 연가를 들어 원고 사무관리규정 제31조 제2항의 ‘상당기간 부재 중’이라고 볼 수도 없다.

라)

참가인은 직제개편안이 2022. 4. 1. 시행되고, 그에 맞춰 인사발령 역시 반드시 2022. 4. 1. 이루어져야 하므로 F의 연가에도 불구하고 대직으로 이 사건 인사발령이 이루어질 필요성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직원들에게 직제개편안이 2022. 4. 1. 자로 시행될 예정이라는 공문을 발송한 사실은 있다 하더라도, 위 직제개 편안을 포함한 2022. 3. 17. 자 개정 원고 직제규정 부칙은 ‘직위, 업무분장, 개편된 직제, 정원표’에 관한 규정은 그 이후 최초 인사발령일부터 적용한다고 정하였으므로 2022. 4. 1. 이후에 인사가 이루어진다고 하여 직제와 실제 인력배치가 달라지는 문제는 발생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며, 달리 직제개편안이 반드시 2022. 4. 1. 자로 시행되었어야 하는 사정 또한 없다.

마)

한편 참가인은 그 부재 기간의 상당 여부와 무관하게 결재권자의 휴가시 관행적으로 인사권과 관련하여서도 대결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나, 이와 관련하여 참가인이 제출한 을나 제11호증의1 내지4의 각 기재만으로는 그에 기재된 대결내역들이 이 사건 인사발령과 같이 인사권자인 사장 또는 사장 직무대행자의 승인 없이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를 전혀 알 수 없으므로 위 기존 인사발령 내역을 근거로 이 사건 인사발령이 대결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

다.

제2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1)

참가인은 이 사건 재심판정 과정에서, 제2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징계처분이유서에서 제2징계사유를 징계사유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이를 재심에서 징계사유로 추가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였다(을가 제2호증 제19쪽).

2)

참가인에 대한 2022. 6. 24. 자 출석통지서에 기재된 각 징계사유를 보면 ‘2022. 4. 4. 인사명령(전보 취소) 제18호 발령 과정에서 사장 직무대행의 정당한 업무지시를 불이행하고 인사담당에게 전보 취소 관련 행정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였다’는 제2징계사유가 ‘인사명령을 무단 발령하여 인사질서 문란, 공사 운영의 혼란을 야기하였다’는 제1징계사유와 병렬적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참가인에 대한 징계처분이유서에는 ‘전결권이 없는 자가 2022. 4. 1. 인사명령(전보) 제16호를 무단으로 발령하여 인사질서 문란, 공사 운영의 혼란을 초래하였다’는 내용만이 기재되어 있다(갑 제12호증 제6쪽). 2022. 4. 1. 이루어진 무단 인사발령 행위(제1징계사유)와 2022. 4. 4. 이루어진 인사발령 취소 저지행위(제2징계사유)가 사회적 사실관계에서 동일하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징계처분이유서에 기재된 ‘인사명령을 무단 발령하여 인사질서 문란, 공사 운영의 혼란을 초래하였다’는 기재에 제2징계사유가 포함된다고 할 수도 없다.

3)

그렇다면 징계처분이유서에서 징계사유로 포함하지 아니한 제2징계사유를, 참가인이 청구한 재심 인사위원회 단계에서 징계사유로 포함하여 판단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므로, 제2징계사유를 이 사건 강등처분의 징계사유로 포함시킬 수 없다.

라.

제3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 스스로도 이 사건 재심판정 과정에서 실적 공개 및 허위사실 검증과 관련한 명문의 규정은 없다고 인정하였으며, 다만 업무 관행에 따라 승진과 관련하여 실적 공개 및 허위사실 검증 절차가 이루어졌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에 이르러서도 제3징계사유와 관련하여서는 별다른 주장, 입증을 하지 아니하고 있고, 달리 제3징계사유와 관련된 확립된 업무 관행이 존재한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그렇다면 제3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마.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나)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다)

징계처분이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 근무성적, 징계처분 전력 이외에도 당해 징계처분사유 전후에 저지른 징계사유로 되지 아니한 비위사실도 징계양정에서의 참고자료가 될 수 있는 것이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3두24402 판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강등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할 수 없다.

가)

공공기관인 원고의 직원인 참가인에게는 업무 전반에 있어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책임감이 요구되고, 특히 인사영역에 있어서는 사기업에 비하여 한층 더 높은 수준의 공정함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인사권자가 단 하루 연가를 사용하였음을 핑계로 참가인이 직무대행의 방식으로 이 사건 인사발령을 시도한 행위는 원고 조직의 기본질서를 뒤흔드는 매우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한다.

나)

원고 인사규정 시행내규 제54조 및 [별표8]은 ‘1. 성실의무 위반’, ‘라. 기타’에 해당하는 비위행위 중, 참가인의 이 사건 인사발령 행위와 같이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대하여 그 양정기준을 강등보다 중한 ‘파면 – 해임’으로 정하고 있고, 위 양정기준이 특별히 부당하다고 볼 수도 없다.

다)

또한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2022. 4. 4. 참가인이 F가 이 사건 인사발령을 취소하려고 하자, 그 공문 기안자에 해당하는 I를 제지하는 등 F를 저지하려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비록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러한 행위가 징계처분이유서에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여 직접 이 사건 강등처분의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는 없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을 징계양정에서는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라)

그럼에도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발령이 대결에 의하여 정당하다거나, 이 사건 인사발령은 F 또는 H이 주도한 것이고 자신은 중간결재자에 불과하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바, 그에 대한 엄중한 제재가 불가피하고, 따라서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도 이 사건 강등처분을 유지함에 어떠한 지장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바.

소결론

이 사건 제1징계사유는 인정되고, 그와 같은 징계사유만으로도 이 사건 강등처분의 양정이 과중하다고 할 수 없다. 이와 판단을 달리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별지]

각주1) 위 인사발령이 이루어진 2022. 4. 1.은 금요일이다.

각주2) H 역시 참가인과 함께 자신에 대한 정직 3월의 처분에 대하여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위 S로 그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 이루어졌고, H은 위 초심 판정에 대하여 불복하지 아니하였다.

각주3) V, N, L, W, M, X, Y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