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2. 29. 선고 2023구합6620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과 B병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근거하여 2016. 5. 10. 설립되어 D에서 상시 약 77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보건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17. 7. 1. 참가인에 입사하여 진단검사의학과 임상병리사 및 운영팀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다.

참가인은 원고에 대하여 ① 2022. 7. 8.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었다는 이유로 진단검사의학과 팀장(3급)의 보직을 면하는 인사발령(갑 제31호증, 이하 ‘이 사건 보직해임’이라 한다)을 하였고, ② 2022. 7. 19. 징계위원회(이하 ‘이 사건 징계위원회’라 한다)를 개최하여 ‘인사규정 제52조 제1호(법령 및 제규정에 의한 준수사항을 위배한 경우), 제2호(직무상의 의무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한 때) 및 제4호(복무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 위반에 따른 성실의무 위반’을 이유로 정직 2월을 의결한 다음 같은 달 26. 원고에게 위 징계처분 결과를 통보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정직’이라 한다), 그 구체적인 징계사유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라.

참가인은 원고의 징계 재심청구에 따라 2022. 9. 19. 재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으나 원고의 재심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이 사건 정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고, 같은 달 26. 원고에게 위 재심결과를 통보하였다.

마.

원고는 2020. 10. 4. 이 사건 보직해임 및 정직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 16. 원고의 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E).

바.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3. 2. 2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4. 19.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9호증, 을가 제1, 2,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나.

원고 주장의 요지

1)

참가인은 인사규정 제42조 각 호에서 정한 직위해제의 제한적 요건 및 절차(인사위원회 의결)에 따르지 아니하고 인사규정 제32조 제4항 제5호에 근거하여 단순히 의료원 운영상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보직해임을 한바, 이 사건 보직해임은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직위해제의 사유도 인정되지 아니하여 위법하다.

2)

원고는 이 사건 정직에서 문제된 의료기기를 반입·사용·반출함에 있어 상사에게 보고하거나 상사의 승인·지시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의료기기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하였거나 원고 또는 참가인이 어떠한 경제적 이익을 취한 바 없으므로, 원고에게 의료법령 및 국민건강보험법령 위반 책임이 인정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정직은 그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3)

설령 원고에게 법령 위반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원고에 대하여 징계가 이루어진 경위와 내용, 의료기기의 반입·사용·반출 경위, 참가인 내에서의 원고의 지위 및 역할, 의료기기의 도입 및 사용에 관하여 원고가 보유한 권한의 정도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정직은 징계양정이 과다하다. 또한 이 사건 정직은 의료기기의 도입 및 운영 등에 관하여 직접적인 책임을 부담하는 진단검사의학과장인 F(이하 ‘F 과장’이라 한다)에 대한 불문경고 및 전 의료원장인 H에 대한 주의 조치 등과 비교할 때 형평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4)

참가인은 의료기기의 반입·사용·반출에 관한 전문성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을 이 사건 징계위원회 외부위원으로 참여하게 하였고, 원고가 기피를 신청한 K 의무부원장을 기피신청에 관한 의결에 참석하게 한바, 이 사건 정직은 징계위원회의 구성 및 심의절차에도 하자가 존재하여 위법하다.

다.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 4, 19호증, 을가 제5, 6, 8,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는 2017. 7. 1. 참가인에 입사하여 진단검사의학과에서 임상병리사로 근무하였고, 2020. 4. 7.부터는 진단검사의학과 운영팀장 보직을 부여받아 근무하였다. 진단검사의학과는 과장(의사직) 1명, 팀장(보건직 3급 이상) 1명, 파트장(보건직 4급 이상) 2명 및 임상병리사 사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2)

참가인은 2022. 4. 13.부터 2022. 5. 17.까지 특별감사팀을 통해 복무, 비리 등 법률 및 규정 위반 사항 등에 관하여 전직원을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실시하였고, 특별감사팀은 참가인에게 2022. 5. 31. 2022년 제1차 특별감사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였다.

3)

1차 특별감사기간 중 참가인의 구매물류팀장과 의용공학실 파트장은 ‘참가인의 승인을 받지 않고 의료기기인 데모 장비(평가용 장비)가 1개월 이상 유상 사용된 사실이 있다’며 특별감사팀에 특별감사 진행을 요청하였다.

4)

특별감사팀은 2022. 6. 2.부터 같은 달 20.까지 데모 장비 반입 문제에 대한 특별감사(이하 ‘제2차 특별감사’라 한다)를 진행하였고, 같은 달 23. ‘원고가 실시간유전자 증폭기 사용내역 데이터를 임의로 변경하는 등 감사업무를 방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참가인에게 원고에 대한 보직해임을 요청하는 메일을 발송하였다. 제2차 특별감사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5)

참가인의 H 의료원장은 2022. 7. 8. ‘원고가 IM1300과 GeneXpert를 임의로 입고하였고, 평가용으로만 사용하기로 한 기존 IM1600으로 유상검사를 하는 등 의료법을 위반하였다’며 원고와 I 파트장을 성남수정경찰서에 고발하였다. 이에 대하여 성남수정경찰서는 2022. 10. 11. 원고와 참가인(양벌규정 적용)에 대하여는 기소의견으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송치하였고, I 파트장에 대해서는 원고와 공모한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송치결정을 하였다.

6)

참가인은 2022. 7. 8. 원고에 대하여 특별감사팀 조사 결과 의료법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되었음을 이유로 진단검사의학과 팀장의 보직을 면하는 이 사건 보직해임의 인사발령을 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직책수당 월 500,000원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보직해임 이후에도 임상병리사로서 참가인에 계속 근무하였다.

라.

이 사건 보직해임의 적법 여부

1)

관련 법리 및 이 사건 보직해임의 법적 성격

가)

보직해임은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보직을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한다. 따라서 과거의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 또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 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두5151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7두1460 판결 등 참조).

나)

‘보직’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직급과 직류 또는 자격과 경력 등을 고려하여 특정 직위를 부여하는 행위 또는 그러한 특정 직위가 부여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보직은 결과적으로는 직위를 부여하는 것으로 드러나지만 직위 자체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기보다는 그 직급과 경력 등에 걸맞는 특정 업무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직해임’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특정’ 업무에서 배제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보직해임은 보직해임을 당한 근로자가 특정 업무에서 배제되고 나서 바로 새로운 업무를 부여받지 못할 경우에는 해당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되기는 하지만, 직위 자체가 회수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아예 어떤 직무도 하지 못하게 하는 직위해제와는 개념상 구분된다. 따라서 보직을 부여받고 있지 않은 사람도 직위는 부여받고 있는 것이므로 그러한 사람에 대하여 직위해제처분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2687판결<1>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5조는 임용에 관한 용어의 정의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규정하여 ‘보직’과 ‘직위(해제)’를 개념적으로 구분하고 있다.

나)

위와 같은 개념 구분에 기초하여 참가인의 인사규정은 제5장 ‘보직·전직 및 전보’에서 보직관리의 원칙에 관하여(제32조), 제7장 ‘신분보장’에서 직위해제의 요건과 절차에 관하여(제42조) 아래와 같이 각 규정하고 있다.

다)

또한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11조는 인사위원회의 기능으로 ‘직원의 직권면직 및 직위해제에 관한 사항(제5호)’을 규정하고 있으나, 보직해임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또한 위 인사규정 제26조는 직급별 승진을 위한 최소연수기간을 규정하면서 ‘휴직기간 및 직위해제 기간은 최소연수 기간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보직해임기간은 승진연수 기간 산정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다. 나아가 위 인사규정 제28조는 ‘징계처분, 직위해제 및 휴직 중에 있는 직원(제1호 본문)’을 승진 및 승급 대상자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면서, 보직해임된 직원을 승진 및 승급에서 배제한다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라)

이와 같이 참가인의 취업규칙상 제반 규정 내용 및 취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보직해임’과 달리 ‘직위해제’는 대기발령을 수반할 뿐만 아니라 승진 및 승급 등에서도 불이익이 뒤따르는 보다 중한 조치로 이해함이 타당하다.

마)

원고는 2022. 7. 8. 진단검사의학과 ‘팀장’의 보직을 면한 이후에도 대기발령 없이 팀장에게 부여된 특정 업무를 제외한 ‘임상병리사’로서의 직책에 따른 업무는 계속 수행하였다. 즉, 원고에게 진단검사의학과 ‘팀장’으로서 부여되는 보직은 임상병리사로서의 본연의 임무, 즉 의사의 지시에 따라 환자의 질병을 진단·치료·예방하기 위하여 혈액·체액·세포조직 등의 검사물을 채취하고 검사하는 업무 외에 병원 및 조직 운영에 필요한 행정업무 등에 종사하는 부차적인 지위이며, 그와 같은 보직의 해임에 관하여 참가인의 제규정에 직위해제와는 달리 특별한 절차상 요건을 두고 있지 않은 한 인사자율권의 한 부분으로 인사권자에게 보다 넓은 재량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바)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보직해임을 함에 있어 별도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였더라도 어떠한 실체적·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정직의 처분사유 존부에 관한 판단에서 자세히 살펴보는 것과 같이 제2차 특별감사 결과에 따라 참가인이 원고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한 상황에서 팀장 보직을 유지하게 하는 경우 의료원의 운영에 차질이 야기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보직해임의 업무상 필요 또한 인정된다고 판단되며, 월 500,000원의 직책 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이 사회통념상 수긍하기 어려운 정도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보직해임이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

이 사건 정직의 적법 여부

1)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을 제18,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임의로 ① (i) IM1300<2>을 반입하여 2021. 9. 14.부터 2022. 2. 24.까지 약 5개월간 사용 후 반출하였고, (ii) GeneXpert를 반입하여 2021. 11. 9.부터 2022. 6. 8.까지 약 7개월간 사용 후 반출하였으며(의료법 제23조의5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16조의5 별표 2의3 참조, 이하 ‘제1징계사유’라 한다), ② IM1600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고하지 않은 채 2022. 3. 19.부터 2022. 3. 24.까지 81건의 유상검사에 사용하고 보험수가를 청구함(국민건강보험법 제43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12조 참조, 이하 ‘제2징계사유’라 한다)으로써 참가인의 복무규정 제6조 제1호(의료원의 경영방침 및 사업목표 달성을 위하여 책임감을 가지고 맡은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할 의무), 제2호(의료원의 제규정을 준수하고 소속 부서장의 정당한 명령과 지시에 따라 직무를 수행할 의무), 제5호(직원의 품위를 손상하거나 의료원의 신용이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지 아니할 의무)를 위반하여 인사규정 제52조 제1호(법령 및 제규정에 의한 준수사항을 위배한 경우), 제2호(직무상의 의무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한 때), 제4호(복무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에 규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정직은 적법한 징계사유 있는 징계에 해당하고, 이와 다른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가)

제1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1)

원고는 진단검사의학과의 팀장으로서 진단검사에 필요한 의료기기와 시약 등의 종류 및 공급업체 등을 선택하여 추천하는 업무를 전담하여 수행하였다. 참가인의 각 부서는 필요한 의료장비를 반입할 때 의용공학실과 협의를 거쳐 의료장비 구매 또는 임대 신청을 한 후 의료장비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는 경우에 한하여 구매물류팀이 의료장비 공급업체와 구매계약이나 임대계약을 체결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정하고 있다(참가인 의료장비심의위원회 운영내규 제2조 등).

(2)

원고는 기존 IM1600의 잦은 고장을 이유로 신규 IM1600의 구매를 요청하였고 그에 따라 2021. 10. 15. 의료장비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개최하였는데, 의료장비심의위원회는 ‘기존 장비의 가동률이 99.98%로 신규 장비로 교체하거나 구매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규 IM1600의 구매 요청을 부결하였다(갑 제4호증 제4면, 갑 제24호증의 1 제2면 참조). 그 후 의용공학실은 2021. 7. 1. 및 2021. 12. 28. 진료부와 간호부 전체에 이메일로 “데모 의료장비는 의료법 시행규칙 제16조의5에 의거하여 1개월 이내만 사용 가능하며, 기간 내에 사용한 장비를 반출하셔야 하고, 수가가 발생되는 장비의 경우 수가를 발생시키면 안 됩니다. 데모 의료장비를 업체에 요청하시어 사용하고 계시는 각 부서별 담당자께서는 사용기간을 확인하시어 기간 내에만 사용될 수 있도록 조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데모 기간이 지난 의료장비의 사용으로 인해 발생되는 모든 책임은 사용 부서에 있으니, 이 점 양지하시어 사용기간을 꼭 지켜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를 하였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2021. 9. 14. IM1300을 반입함에 있어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고[원고는 특별감사 과정에서 ‘IM1300 설치와 관련하여 의용공학실 담당자에게 문의하고 별다른 의견 없다는 답변을 들은 후 진행하였다’고 진술하였다(제24호증의 1 제2면 ④번 참조)] 2022. 2. 24.까지 약 5개월간 사용한 후 이를 임의로 반출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IM1300은 기존 IM1600과 부품 및 소프트웨어가 동일하기 때문에 IM1300의 부품 교체 및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그 평가결과를 기존 IM1600에 반영하기 위한 평가용(Back-up용)으로 반입한 것이고, 이를 F 과장을 비롯한 원고의 상사들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원고가 IM1300을 임의로 반출함에 따라 위 의료기기가 단지 평가용으로만 사용되었는지 아니면 환자에 대한 유상검사에도 사용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기존 IM1600과 동일 기종도 아닌 IM1300의 부품을 교체하거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한 다음 작동하여 평가하는 것이 기존 IM1600의 고장 원인을 찾는 것과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여부와 그러한 평가 방식을 위하여 굳이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IM1300을 의료원 내에 반입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4)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 및 이 사건 소송 절차에서 ‘참가인이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됨에 따라 코로나 환자의 급증으로 G 진료부장 및 F 과장의 구매조건부 반입 지시·승인에 따라 GeneXpert를 반입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① 원고는 특별감사 과정에서는 IM1300 외에 진단검사의학과에서 가지고 있는 데 모용 장비 목록(장비명, 입고일자, 반출일자 등)을 제출하라는 요청에 대하여 ‘다른 데 모용 장비는 없다’고 진술하였던 점(갑 제24호증의 1 제2면 ⑮번 참조), ② 또한 원고는 특별감사 과정에서는 F 과장 등 상사의 지시에 따라 의료기기를 반입하였다는 진술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갑 제6, 8, 9, 11, 12, 14, 28호증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원고의 주장과 같은 의료기기 반입 경위를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결국 원고는 2019. 11.경 GeneXpert를 반입함에 있어서도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고 2022. 6. 8.까지 약 7개월간 사용한 후 이를 임의로 반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5)

원고는 제1징계사유와 관련하여 ① 의료기기 채택·사용유도·거래유지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② 원고가 직접 경제적 이익 등을 받거나, 의료기관(참가인)으로 하여금 이를 받게 하였다는 점과, ③ 원고에게 구성요건적 고의 등이 모두 인정되어야 해당 징계사유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① 징계사실의 존재에 대한 증명책임에는 엄격한 형사소송법상의 증거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점, ② 의료법 제23조의5에서 정한 ‘판매촉진 목적’이 있는지는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사람의 주관적인 의사 이외에도 제공자와 수령자의 관계, 주고받은 경제적 가치의 크기와 종류, 금품 등을 주고받은 경위와 시기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는 점(대법원 2017. 9. 12. 선고 2017도10476 판결 등 참조), ③ 의료법 시행규칙 제16조의5 및 별표 2의3의 규정 취지는 구매 전에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른바 데모용 의료기기의 사용기한이 1개월을 초과하는 경우 그러한 의료기기의 사용 자체를 부당한 경제적 이익(소위 리베이트)로 보아 금지하려는 것인 점, ④ 제1징계사유는 관련 비위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참가인의 복무규정상 성실의무, 복종의무, 품위유지의무(복무규정 제6조 제1, 2, 5호)를 위반하였다는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비위행위가 형사법상 범죄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하는지와는 무관하게 제1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제2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1)

원고도 신규 IM1600이 2022. 1. 25. 정상 입고·설치되어 유상검사에 사용됨에 따라 기존 IM1600으로는 유상검사를 실시할 수 없음에도 2022. 3. 19.부터 2022. 3. 24.까지 기존 IM1600을 81건의 유상검사에 사용하였고, 정상적인 반입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고되지 않은 GeneXpert를 2021. 11.경부터 2022. 6. 8.경까지 유상검사에 사용한 후 보험수가를 청구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2)

다만, 이에 대하여 원고는 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하여 신규 IM1600의 등록 내지 변경신고가 누락된 것은 의용공학실의 실수에 기인한 것이고, ② 위 등록 내지 변경신고 여부와 무관하게 참가인은 기존 IM1600에 대한 매매계약에 따라 그 사용권한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로써 참가인에게 어떠한 경제적 이익이 귀속된다고 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③ 원고의 위 행위는 모두 상사의 승인 및 지시에 따라 이루어진 것일뿐 원고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상사인 G 진료부장이나 F 과장 등이 의료기기의 정당한 반입·사용·반출에 관한 감독·관리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볼 수는 있을지언정 그를 넘어 원고가 제출한 내부 결재 서류 등의 증거들만으로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의료기기의 반입·사용·반출을 원고로부터 보고받고 승인하였다거나 지시하였다고까지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는 점, ② 기존 IM1600에 대한 매매계약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하지 아니한 신규 IM1600에 대한 사용권한의 근거로 삼을 수는 없고, 유상검사에 사용될 수 없는 의료기기를 유상검사에 사용하여 요양급여비용 등 보험수가를 청구한 것은 그 자체로 참가인에게 경제적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로 볼 여지가 충분한 점, ③ 설령 상사의 일부 지시나 승인이 있었다 하더라도 진단검사의학과의 팀장으로서 진단검사에 필요한 의료기기와 시약 등의 종류 및 공급업체 등을 선택하여 추천하는 업무를 전담한 원고가 고가의 의료기기를 반입하고 유상검사에 사용함에 있어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책임을 완전히 면할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2)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가)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승인받지 않은 의료기기를 반입·사용·반출하고 유상검사가 불가한 의료기기를 사용하여 이를 실시하는 등 이 사건 정직의 징계사유가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는 점, ② 참가인은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의료법 준수 질서 확립에 대하여 다른 일반 의료기관보다 높은 수준의 기강이 요구되는바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가 참가인에 미치는 대내외적인 악영향도 징계양정에 있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는 점, ③ 원고는 참가인의 안내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의료기기를 반입·사용·반출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참가인도 함께 형사처벌을 받게 된 점, ④ 참가인 인사규정 시행내규의 징계양정 기준표에 의하면 비위행위의 정도에 따라 파면부터 견책까지 징계양정을 구분하고 있고, 인사규정 제53조 제2항 제4호에 의하면 정직은 1월 이상 3월 이내의 기간으로 정하여 처분할 수 있는데, 이 사건 정직 의결서 및 징계위원회 회의록 내용 등에 따르면 참가인은 원고에 대한 징계과정에서 원고의 고의성 유무, 평소 원고의 근무 태도 및 반성의 정도, 기타 제반사정에 따른 징계양정의 감경 여부 등에 대하여 충분한 검토를 거쳤다고 보이는 점, ⑤ 이 사건 정직의 징계사유는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기타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하여 참가인의 인사관리 시행내규 [별표 2]에서 정한 징계양정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참가인의 인사규정 시행내규 제30조 및 [별표 6]에 의하면 비위행위가 ‘중요사항(고도의 정책사항)’으로서 ‘비위행위자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비위행위자(담당자)’의 문책 정도는 최고 수준(4점)에 해당하는 반면 ‘바로 위 감독자’는 3점, ‘2단계 위의 감독자’는 2점, ‘최고감독자(결재권자)’는 1점으로 각 규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원고와 달리 F 과장에 대하여는 불문경고, 전 의료원장인 H에 대하여는 주의 조치를 함에 그쳤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정직이 징계처분의 형평성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모두 종합하면, 이 사건 정직의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3)

징계절차의 적법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징계위원회의 징계위원은 내부위원인 J 행정부원장(위원장)과 K 의무부원장, 외부위원인 L 변호사, M N병원 팀장, O 성폭력상담소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이들 외부위원의 전문성에 대한 의견은 원고의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고 이로써 징계위원의 기피사유인 징계의결의 공정성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② 원고가 K 의무부원장에 대하여 주장하는 기피사유, 즉 K이 다른 직원들에게 의료원장의 편에 서도록 회유하거나 협박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할 수 없는 점, ③ 나아가 K이 자신에 대한 기피신청에 관한 의결에 관여하였다고 볼 근거 또한 부족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정직에 대한 징계절차에서 징계위원회의 구성이나 원고의 징계위원 기피신청에 대한 의결에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변이섭 심용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