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한국철도공사는 한국철도공사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관운영법’이라 한다)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준시장형 공기업)이다. 나. 원고는 2021. 11. 26. 피고의 임명으로 한국철도공사 B에 취임하였다.
한국철도공사가 관리하는 의왕 오봉역에서 작업자 사망사고(2022. 11. 5.), 영등포역에서 무궁화호 탈선으로 인한 30여명의 부상 사고(2022. 11. 6.)가 발생하자, 국토교통부는 2022. 11. 9. 한국철도공사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뒤, 2022. 12. 15.경 ① 철도안전관리 해태 및 근무기강 해이, ② 철도안전관리체계 유지 및 변경승인 부적정, ③ 허위 출장 및 B의 열차 부정이용을 사유로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여러 행정조치 및 관련자들에 대한 신분조치를 요구하면서 위 공사 C에게 “원고에 대하여 기획재정부(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해임을 건의”할 것을 통보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3. 1. 23. 공공기관운영법 제35조 제3항에 따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기획재정부장관 소속)에 아래와 같은 해임사유를 들어 원고에 대한 해임 건의안의 상정을 요청하였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2023. 2. 27. 원고에 대하여 해임 건의안을 심의한 뒤 원고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였고, 피고는 2023. 3. 4. 원고를 해임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나 제3, 60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처분사유의 부존재
3조 2교대에서 4조 2교대로의 교대근무 체계 변경은 전임 기관장 재임 시절부터 참가인과 사전 협의에 따라 진행하여 왔던 것으로, 원고는 그 내용을 보고받지도 못하였다. 또한 근무체계 변경은 안전관리체계의 변경이 아니므로 국토교통부 장관의 변경승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는 철도 안전관리를 위해 필요한 통상의 주의의무를 뛰어넘는 노력과 주의를 기울여 왔으므로, 안전관리 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업무수행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KTX 승차증, 업무용 차량을 제공받았을 뿐이고, 부정한 방법으로 승차권을 발급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없다.
재량권의 일탈․남용<1>
원고가 KTX 지정 좌석 및 차량 제공의 편의를 받은 것에 문제가 있더라도, 자율적인 운영과 임기가 보장되는 원고를 해임하는 것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인정사실
근무형태 변경
한국철도공사는 철도안전법 제7조 제1항에 따른 안전관리체계를 갖추어 2014. 12. 29. 참가인의 승인을 받았다. 한국철도공사는 철도안전법, 철도안전관리체계 승인 및 검사시행지침에 따라 철도안전관리체계 기준을 충족하고 열차 운행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차운행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는데 위 프로그램은 11.운행안전관리 부분에서 열차운행 인력의 근무형태와 관련하여 “운영인력의 업무형태는 ‘취업규칙’에 따라 구분(통상근무, 교대근무, 교번근무, 야간격일제)하며 통상근무자와 교번근무 및 야간격일제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는 교대근무로 운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을나 제27호증 31면, 전자소송 기록면수를 의미한다. 이하 같다). 한국철도공사가 2014. 10. 28.에 마련한 취업규칙 별표 1에 따르면, 분야별 근무형태 및 교대근무 형태별 근무시간은 다음과 같이 3조 2 교대의 근무방식을 규정하고 있다(을나 제28호증).
(증거 삽입을 위한 여백)
준비서면 23면). 위 주장을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재량권의 일탈․남용 주장으로 보고 판단하기로 한다.
한국철도공사는 2018. 6.경 4조 2교대를 기본으로 하는 근무체계로 개편하기로 노․사 합의를 하였다(을나 제30호증). 위 합의 내용은 “2018. 10. 1.부터 희망소속에 대한 시범운영을 2019. 12. 31.까지 시행하고 2020. 1. 1.부터 근무체계를 개편한다”는 것이다.
한국철도공사는 2018. 10.경부터 2019. 12.경까지 1,099명이 참여한 가운데 4조 2교대 근무를 시범운영하였다가 2019. 12.경 2018년 단체협약 미준수 등을 이유로 시범운영을 종료하였다. 한국철도공사는 2020. 8.경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적자 심화 등을 감안하여 인력 증원 없이 4조 2교대 근무의 시범운영을 재개하였다(을나 제30, 65호증). 4조 2교대 근무의 시범운영 확대 현황은 다음 표와 같고, 원고가 B으로 취임(2021. 11.경)한 이후 전체적으로 4조 2교대 근무의 시범운영이 확대되어 역무, 차량 분야는 100% 전환되었고, 시설, 전기 분야의 경우 새롭게 4조 2교대 근무로 변경하는 등으로 약 80% 가량 전환되었다(을나 제30호증).
한국철도공사는 2019년경 D회계법인에 4조 2교대 근무방식을 도입하는 경우에 필요한 적정 인력에 관한 연구 용역을 의뢰하였는데, 그 결과 역무, 차량, 시설, 전기분야 등 합계 1,865명의 증원이 필요한 것으로 산출되었다(을나 제31호증). 그러나 한국철도공사의 2019년경부터 2023년 1분기까지 정규직 임직원 수는 약 32,000여명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2019년 32,430명, 2020년 32,424명, 2021년 32,339명, 2022년 32,508명)(을나 제33호증).
한편, 한국철도공사가 2023. 6.경 자체적으로 실시한 위험도 평가에서는 4조 2교대 근무로 변경하는 경우 아래와 같이 야간근무 시 휴게시간이 2시간씩 축소(기존 5시간에서 3시간 휴게 시간 부여)되어 야간 근무시간이 증가(기존 9시간에서 변경 시 11.67시간)하지만, 연간 약 22.3일(주간 11일, 야간 11.3일)의 근무일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을나 제87호증).
원고는 2022. 4. 21. 노조와의 정기 단체교섭 과정에서 “근무체계개편과 관련하여 전기분야 인력에 대해서도 100명 이상 부족한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를 설득하고 정원을 늘리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관련하여 공사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를 설득하려고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하였다(을나 제89호증).
참가인은 2023. 3. 8. 한국철도공사에게 “변경승인을 받지 않고 철도안전관리체계를 변경하였다”는 이유로 120,000,000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였고, 한국철도공사는 위 과징금을 납부하였다(을나 제61, 73호증).
한국철도공사는 2023. 7. 21. 참가인에게 3조 2교대 근무에서 4조 2교대 근무의 변경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철도안전관리체계 변경 신청을 하였다(을나 제62호증). 참가인은 위 변경 신청에 대하여 한국교통안전공단에게 적정성 검토를 의뢰하였고, 이에 따라 현재 서류 및 현장 검사, 이에 대한 보완 절차가 진행 중이다(을나 제76 내지 85호증).
원고 재임 중 사고 발생
원고 재임 중인 2022. 1. 5. 경부고속선 대전-김천구미역 간 영동터널 부근에서 KTX열차의 궤도이탈 사고, 2022. 7. 1. 대전조차장역 구내에서 SRT열차의 궤도이탈사고가 각 발생하였다. 위 사고들로 인하여 한국철도공사는 참가인으로부터 2023. 1.경 각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았다(갑 제3호증, 을나 제11호증).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고속철도가 처음 개통된 이래 원고가 한국철도공사 B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고속철도 탈선사고는 3건(2011. 2. 11. 광명 일직터널 KTX 탈선, 2016. 5. 25. 인천공항역 구내 KTX 탈선, 2018. 12. 8. 강릉선 KTX 탈선)이 발생한 바 있다.
2022. 11. 6. 무궁화호 열차가 고속열차와 선로를 공용하는 영등포역에서 레일 파손으로 탈선 사고가 발생하였다(을나 제12호증).
원고의 재임 기간 중에 아래와 같이 4건의 작업자 사망사고가 발생하였다(을나 제3호증).
2022. 3. 14. 대전차량사업소에서 검수작업 중 출발하는 열차의 바퀴와 레일 사이에 끼어 사망
2022. 7. 13. 중랑역에서 승강장 측면 배수로 점검 중 열차에 부딪혀 사망(이하 ‘중랑역 사고’라 한다)
2022. 9. 30. 정발산역에서 구내 승강장안전문 보수 작업 중 승강장으로 진입한 열차에 부딪혀 사망
2022. 11. 5. 의왕 오봉역 입환<2> 작업 중 열차에 부딪혀 사망(이하 ‘오봉역 사고’라 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오봉역 사고와 관련하여 실시한 철도안전관리체계 수시검사에서는, 입환진로를 확인하지 않는 등 작업자 ‘안전수칙 미준수’, 수송담당 역무원은 근무형태가 3조 2교대로 정해져 있음에도 사고 당시 4조 2교대로 운영되어 수송외근조당 인원이 16명에서 13.25명으로 감소한 ‘근무형태 위반’이 지적되었다(을나 제14호증).
참가인은 2022년에 발생한 위 사고들과 관련하여 민간 철도안전 전문위원단 현장점검, 관계기관 대책회의 등을 통해 시설 보수를 지연․누락하고, 기본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아 중대사고로 연결되고 있으며, 안전도 평가 등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 근무체계를 변경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진단하였다(을나 제46, 56, 60호증).
원고가 B으로 재임한 2022년도의 철도 사고는 아래와 같이 증가하였다가 해임된 이후인 2023년도에는 다시 감소하였다(갑 제18호증, 을나 제66호증).
한국철도공사에 대한 성과평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처분 이후인 2023. 6. 16.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철도공사에 대하여 유일하게 ‘아주 미흡(E)’ 평가(준정부기관 중에서는 2개 기관이 아주미흡 평가를 받았다)를 하면서, ‘아주 미흡(E)’ 또는 ‘2년 연속 미흡(D)’으로 경영실적이 부진한 9개 기관 중 재임기관이 짧거나 이미 해임된 원고를 제외하고 5개 기관장에 대해 해임을 건의하였다(을나 제9호증).
기획재정부는 2023. 4.경 ‘2022년도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을 심의․의결하였는데, 31개 공기업 중에서 한국철도공사, 대한석탄공사만이 최하위인 4등급(1~5등급)을 받았다(을나 제18호증).
국토교통부는 2023. 5. 10.경 국내 22개 철도운영자 및 철도시설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2022년도 철도안전관리 수준평가’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한국철도공사만이 유일하게 가장 낮은 C등급을 받았다(갑 제36호증의 2).
한국철도공사 정관 제11조 제1항은 “B은 공사를 대표하고 업무를 총괄하며, 임기 중 공사의 경영성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을나 제13호증).
공공기관 물품 등의 사적 사용
한국철도공사 ‘자동차 관리 운용 기준’ 제5조 제1항, 별표1에 따르면, B에게는 전용차량 1대와 운전비서 1명이 배정된다(을나 제34호증). 이에 따라 원고에게는 전용차량과 운전비서 1명(E)이 배정되어 있었다. 한국철도공사 ‘복지후생 운영 내규’ 제21조 제1항, 별표 3에 따르면, 공무출장(교육 포함)에 한하여 KTX이하 열차에 대하여 좌석지정이 가능한 업무용 승차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을나 제35호증).
원고는 매주 월요일 아침에 한국철도공사 본사(대전 소재)에 출근하기 위해 자택(성남시 분당구)에서 광명역으로 이동하거나 금요일 오후에 퇴근하면서 광명역에서 자택(성남시 분당구)으로 이동하면서 운전비서가 아닌 위 공사 직원(F)이 운행하는 위 공사 서울본부의 업무용 차량을 총 42회 이용하였다. 또한 원고는 2022. 3. 13.(일)과 2022. 5. 14.(토)에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위 차량으로 자택에서 서울 구로구까지 이동하였다(을나 제3, 60호증).
원고는 비서실장(G, H)이 업무수행 사유로 출장 신청을 하여 발급받은 KTX열차 지정좌석을 이용하여 54회에 걸쳐 출근(광명역→대전역) 및 퇴근(대전역→광명역)을 하였고, 이로 인한 이용요금 합계는 1,628,300원이다(을나 제3호증의 2).
‘한국철도공사 임직원 행동강령’ 제15조 제1항은 “임직원은 업무용 차량, 각종 사업용이나 사무용으로 제공되는 물품 및 기타 동산, 부동산 등 공사 소유재산 및 공사 예산의 사용으로 제공되는 항공마일리지, 적립포인트 등 부가서비스를 정당한 사유 없이 사적인 용도로 사용․수익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을나 제36호증).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3, 18, 36호증, 을나 제3, 9, 11 내지 14, 18, 26 내지 28, 30, 31, 33 내지 36, 46, 56, 60, 61, 62, 65, 66, 73, 76 내지 85, 87, 8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처분사유의 존부
관련 규정의 내용
공공기관의 대국민 서비스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기관운영법은, 기관장에게 ‘임기 중 공기업의 경영성과에 대한 책임’(제32조 제1항)과 상법 제382조의3(이사의 충실의무)를 준용하여 상법상 이사에 준하는 책임을 인정하면서(제35조 제1항), “주무기관의 장은 기관장이 제35조 제1항에 따른 의무와 책임 및 제32조에 따른 직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이를 게을리하는 경우 기관장을 해임하거나 그 임명권자에게 해임을 건의․요구할 수 있다”(제35조 제3항)고 규정하고 있다.
철도안전법 제7조 제1항은 “철도운영자등은 철도운영을 하거나 철도시설을 관리하려는 경우에는 인력, 시설, 차량, 장비, 운영절차, 교육훈련 및 비상대응계획 등 철도 및 철도시설의 안전관리에 관한 유기적 체계(이하 “안전관리체계”라 한다)를 갖추어 국토교통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3항은 ”철도운영자등은 제1항에 따라 승인받은 안전관리체계를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국토교통부장관의 변경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면서도 그 단서에서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철도안전법 시행규칙 제3조 제1항은 ”법 제7조 제3항 단서에서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경미한 사항’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항을 제외한 변경사항을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제2호에서 ‘열차운행 또는 유지관리 인력의 감소’를 규정하고 있다.
위 철도안전법 및 시행규칙에 따르면, 철도운영자등은 인력 등 철도시설의 안전관리체계를 갖추어 국토교통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안전관리체계를 변경하려는 경우에도 경미한 사항이 아닌 한 국토교통부장관의 변경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변경으로 인해 열차운행 또는 유지관리 인력이 감소되는 경우에는 경미한 사항에 속하지 아니하므로 국토교통부장관에게 변경승인을 받아야 한다.
안전관리체계 무단 변경 사유 인정 여부
한국철도공사가 2018. 6.경 근무체계를 기존 3조 2교대에서 4조 2교대를 기본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노사 합의를 한 뒤 원고 취임 이전부터 4조 2교대를 시범운영해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4조 2교대 근무체계 개편을 위해 2019년에서 2020년경 사이에 한국철도공사 노사 뿐만 아니라 참가인까지 참여하여 인력 증원 논의를 하여온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변경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안전관리체계를 임의로 변경함으로써 철도안전 관리를 해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열차운행 인력의 근무형태는 철도운영의 인력에 관한 것으로 철도안전법 제7조 제1항에 규정된 안전관리체계에 해당한다. 한국철도공사는 3조 2교대의 근무형태를 취업규칙으로 정하였고, 이러한 근무형태를 토대로 2014. 12. 29. 참가인으로부터 안전관리체계 승인을 받았으므로 열차운행 인력의 근무형태를 변경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참가인으로부터 변경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때 열차운행 또는 유지관리 인력의 감소가 동반되지 않는 경우에는 신고만으로 안전관리체계를 변경할 수 있으나, 한국철도공사의 근무형태를 기존 3조 2교대에서 4조 2교대로 변경하는 경우 1인당 연간 약 22.3일의 근무일수가 감소되고, 이로 인하여 1,865명의 증원이 필요하다는 용역검토 결과가 있었던 사실, 원고가 B으로 취임(2021. 11.경)한 이후 전체 인원에 큰 변화가 없었던 사실, 실제 오봉역 사고 당시 4조2교대 운영으로 인하여 수송외근 조당 인원이 16명에서 13.25명으로 감소한 ‘근무형태 위반’이 적발된 사실 등에 비추어 볼 때, 기존 3조 2교대에서 4조 2교대로 근무형태를 변경하는 것은 열차운행 또는 유지관리 인력의 감소가 동반되는 안전관리체계의 변경에 해당한다.
원고가 B으로 재임하는 중에 4조 2교대 근무의 시범운영이 더욱 확대되어 역무, 차량 분야는 근무형태가 100% 전환되었고, 시설, 전기 분야에서도 약 80% 가량 근무형태가 전환되었다. 원고가 B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4조 2교대 근무가 시범운영되었다고 하더라도, 시범운영 비율이 높지 않은 초기에는 지정휴일 폐지, 야간 근무시간 연장 등을 통해 시범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근무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원고의 재임기간 인력 증원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4조 2교대 근무가 거의 전면 시행되기에 이르렀으므로, 이로 인한 열차운행 또는 유지관리 인력의 감소는 불가피하였다고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참가인에게 안전관리체계의 변경승인을 신청하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처분 이후 4조 2교대 근무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안전관리체계 변경승인 신청이 있었고, 그에 따른 절차가 진행되고 있기는 하나, 그 과정에서 다각적인 안전성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사후 사정을 이유로 원고의 책임을 달리 평가하기 어렵다.
갑 제27, 2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4조 2교대 근무체계개편 확대운영과 관련한 공문에 한국철도공사 I이 전결로 결재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원고가 2022. 4. 21. 한국철도공사 노조와의 단체교섭 과정에서 근무체계개편에 관하여 발언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교대근무체계 개편은 예산 및 인력 증원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연간 근로시간 감소 및 이로 인한 직원들의 임금에도 영향을 끼치는 등 직원들의 근로조건과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철도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항이어서 참가인의 변경승인을 요하는 등 한국철도공사 경영 전반에 관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4조 2교대 근무체계 개편은 전임 B 시절에 이미 결정된 사항에 대한 후속조치일 뿐이고, 그 내용을 몰랐다거나 I이 전결로 결재하였다는 이유로 책임을 지울 수 없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는 교대근무 개편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에게 부여하였던 월 2~3회 지정 휴일을 폐지하고, 야간 근무시간을 늘리는 등으로 작업 인원은 종전과 동일하게 유지해 왔다는 취지로 주장을 한다. 그러나 원고의 위 주장은 오봉역 사고 당시 조사 내용에 반할 뿐만 아니라, 4조 2교대 근무를 위해서는 1,865명의 증원이 필요하다는 외부 용역 결과에도 반한다.
원고는 교대근무제 변경이 참가인과 협의하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을 한다. 4조 2교대 근무체계 개편을 위해 참가인까지 참여하여 인력 증원 논의를 하여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참가인은 당시 인력 증원의 적정성 검토 측면에서 함께 논의한 것으로 보이고, 4조 2교대 시범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차운행 또는 유지관리 인력의 감소를 용인하거나 근무형태 변경을 승인하였다고 볼 수 없다.
안전관리의무 해태 여부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있어서는 아니 되는 자연과학적 증명은 아니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고, 그 판정은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품지 아니할 정도일 것을 필요로 한다(대법원 2016. 11. 24. 선고 2015두54759 판결 참조).
갑 제20, 21, 3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중랑역 사고, 오봉역 사고와 관련하여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으로 내사 및 수사를 받았으나 내사종결되거나 혐의없음 불기소처분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가 B으로 재임하던 중에 참가인으로부터 변경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직원들(특히 시설, 전기 분야)의 근무형태를 4조 2교대로 변경․확대한 사실, 그 과정에서 3건의 고속철도 등 탈선사고, 4건의 작업자 사망사고가 발생하였으며, 2022년도 철도사고 건수가 그 전에 비하여 증가한 사실, 참가인은 이에 대한 조사 결과 시설 보수를 지연, 누락하고, 기본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아 중대사고로 연결되고 있으며, 안전도 평가 등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 근무체계를 변경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진단한 사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수시검사에서 오봉역 사고 당시 4조 2교대 운영으로 인하여 수송외근 조당 인원이 16명에서 13.25명으로 감소한 ‘근무형태 위반’이 적발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참가인의 변경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안전도 평가 등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 근무형태를 시설·전기분야를 포함하여 전면적으로 4조 2교대로 변경함으로써 현장의 근무인원의 감소를 초래하였고, 이러한 근무인원의 감소가 시설의 보수를 지연․누락시키고, 직원들이 안전수칙을 소홀히 하는데 일정한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원고는 재임 중에 피고의 변경승인 없이 안전관리체계를 변경함으로써 철도사고가 증가하는 등 철도안전에 위협을 초래하였으므로, 안전관리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물품 등의 사적 사용
관련 규정의 내용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하 ‘이해충돌방지법’이라 한다) 제13조는 ”공직자는 공공기관이 소유하거나 임차한 물품ㆍ차량ㆍ선박ㆍ항공기ㆍ건물ㆍ토지ㆍ시설 등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ㆍ수익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사용ㆍ수익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다른 법령ㆍ기준 또는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단
원고가 한국철도공사 B으로서 전용차량 및 운전비서를 배정받았음에도 이와 별도로 서울본부의 업무용 차량을 사용하여 총 44회에 걸쳐 출퇴근 및 휴일 결혼식장 방문 용도로 사용한 사실, 비서실장이 업무수행 사유로 출장 신청을 하여 발급받은 KTX열차 지정좌석을 이용하여 54회에 걸쳐 출퇴근 용도로 사용한 사실, 한국철도공사 임직원 행동강령 제15조 제1항에는 공사 소유 재산의 사적 용도의 사용․수익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공직자인 원고는 이해충돌방지법 및 한국철도공사 임직원 행동강령에 반하여 한국철도공사가 소유한 차량 등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수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업무수행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KTX열차 지정좌석이나 업무용 차량을 제공받았다는 취지로 주장을 하나, 한국철도공사 내부 규정을 살펴보아도 출퇴근 용도로 KTX열차 지정좌석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거나 B 전용차량 이외에 서울본부의 업무용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는 규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가 비서실장의 이름으로 출장 신청을 하여 발급받은 KTX 승차증을 이용한 사실에 비추어 보아도, 출퇴근 용도로 KTX열차 지정좌석을 이용하는 것은 한국철도공사 내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
원고가 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상 필요경비 손금 불산입 관련 출퇴근 개념은 이해충돌방지법과는 그 입법목적과 취지를 달리하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관련 법리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4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에게 미치는 불이익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임면권자인 피고에게 맡겨진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공공기관 기관장의 임기를 법정하여 보장하고 해임사유 및 해임권자 등에 관하여 법률에서 특별히 규정함으로써 공공기관의 자율경영 및 책임경영을 도모하려는 공공기관운영법의 취지상 그 해임 사유를 쉽사리 넓게 해석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할 것이나, 한편 공공기관운영법에서 공공기관 기관장의 책임과 관련하여 상법상 주식회사 임원에 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기관장의 법령 위반행위에 대하여 해임 처분밖에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관계 법령에 따른 신분보장과 여러 단계의 징계 처분이 가능한 일반 공무원의 해임사유와 공공기관 기관장의 해임사유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의 생명ㆍ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철도안전시책을 마련하여 성실히 추진하여야 하고(철도안전법 제4조 제1항), 원고는 한국철도공사의 B으로서 철도안전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고, 국가가 시행하는 철도안전시책에 적극 협조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철도안전법 제4조 제2항). 그럼에도 원고는 안전도 평가 등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 철도 안전관리체계에 해당하는 근무형태를 4조 2교대 근무로 사실상 전면 변경․시행함으로써 철도안전법(제7조 제1항)을 위반하였고, 철도시설 등 안전관리의 부실을 초래하였다. 원고의 취임 이전부터 4조 2교대 근무가 시범운영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작업인원이 감소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조치하였어야 하고, 인력 증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4조 2교대 근무의 확대 시행을 방지하였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안전관리의무 해태 상황에서 원고의 재임 중 이례적으로 고속열차 탈선 사고 2건, 작업자 사망사고 4건이 발생하는 등 철도안전에 큰 지장을 초래하였다.
공공기관운영법 제32조 제1항, 한국철도공사 정관 제11조 제1항은 B이 임기 중 경영성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경영실적이 부진한 9개 기관 중 재임기관이 짧거나 이미 해임된 원고를 제외하고 5개 기관장에 대해 해임을 건의한 것은 공공기관운영법의 위 규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공사는 원고 재임 중에 발생한 철도 안전사고로 인하여 공공기관운영위원회,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에서 실시하는 공공기관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기록하였다. 원고는 이와 같은 경영성과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
또한 원고는 기관장에게 배정된 전용차량 이외에도 KTX열차와 업무용 차량까지 출퇴근 용도 등으로 사용함으로써 한국철도공사의 물품을 사적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원고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입는 불이익이 작지 않다고 하더라도, 철도안전 확립 및 공공기관의 대국민 서비스 증진, 공정한 직무수행 보장이라는 공익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거나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 위법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은설(재판장) 김나연 권오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