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6. 13. 선고 2023구합6696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2018. 5. 28. 설립되어 서울 강남구 D, E호에서 상시 약 8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광고기획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22. 5. 11.부터 참가인의 총괄이사로서 근무하였는데, 참가인은 2022. 9. 8. 원고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해고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다.

원고는 2022. 11. 8.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 10.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라.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3. 2. 2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4. 18.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3,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종속적인 지위에서 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해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 등 위험을 부담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 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 어떤 근로자에게 누가 임금 등의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도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해야 하고, 이때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9도10297 판결 등 참조).

나)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므로, 법인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법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4 내지 6, 9 내지 14호증, 을가 제3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지위나 명칭이 단순히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다거나,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참가인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오히려 원고는 총괄이사로서 참가인 회사 또는 그 대표이사인 H과의 신임관계 하에 광고기획·제작 및 대행계약 체결 등 영업, 인사관리 등 회사 전반에 걸쳐 일정한 자율성을 갖고 일을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지 않다(이와 같이 판단하는 이상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다른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

가)

원고는 20년 이상 광고 업계에서 종사하면서 다양한 업무 경험 및 노하우, 인맥 등을 구축해 온 사람으로 상당한 인지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은 이러한 원고의 업무 경력 등을 사업에 활용하여 참가인 회사의 경영 환경 전반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에서 원고를 총괄이사로 채용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도 이 사건 재심판정 단계에서 참가인 회사에 총괄이사로 채용된 후 조직체계 및 업무 환경의 안정화, 리더의 부재로 인한 업무 저해 문제 해결 및 인력 충원, 업무 분위기 조성을 통한 직원 역량 증진 등 업무를 수행한 사실을 인정하였는데, 이러한 업무수행은 그 성격상 참가인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통하여 이루어진 것이기보다는 원고가 자율적인 위임사무 처리의 일환으로 참가인의 경영상 결정에 개입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나)

실제로 원고는 광고기획 및 집행 업무에 관하여 상당 부분 독자적인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협력업체에 제시할 견적금액을 직접 정하고 비용 지출 여부 및 금액, 시기 조정도 직접 할 권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원고는 직원들의 채용, 휴가 승인, 근태관리에 관해서도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직원들의 이력서 검토 및 면접을 직접 하고, 연봉 수준까지 결정하기도 하였다. 원고의 이러한 광고제작·집행 및 관련 지출 여부 직접 결정, 직원들에 대한 인사관리 등은 원고가 단순히 실무를 총괄한 것을 넘어 참가인으로부터 업무 전반 및 직원들에 대한 지휘·감독권의 상당 부분을 위임받아 수행하면서 경영상 의사결정을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다)

원고는 주요 의사결정의 경우 참가인 대표이사 H의 승인을 받거나 보고하여 결재를 받아 진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H의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근거로 제시한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내역만으로는 원고가 총괄한 업무 전반에 관하여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기에는 부족할 뿐 아니라, 그 내용도 H의 일방적인 업무지시라기보다는 세부적인 업무 조율을 위하여 원고와 상호 의견을 공유하고 협의한 것에 가까워 보인다.

라)

원고는 참가인 회사 재직 당시 H 대표이사의 허락을 받지 않고 비교적 자유롭게 출퇴근 여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이고, 휴가를 사용할 때도 다른 근로자들과 달리 휴가 결재를 받지 아니하였는데, 그럼에도 원고가 특별히 참가인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는 사정은 찾을 수 없다. 참가인이 원고의 출근 여부를 확인한 적이 있기는 하나 이는 근태관리의 차원이기보다는 직접 원고와 대화할 필요가 있거나 사무실에서 수행하여야 할 업무 여하에 따라 행하여진 의사소통으로 보인다.

원고는 본인이 참가인 회사에서 담당한 업무 특성상 잦은 외근을 하였고 근로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출퇴근 보장이 필수적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 취업규칙 제26조 등에 따르면 출장(외근) 등 임무를 수행하는 직원은 사전 신청과 승낙을 받아야 하고, 일정 변경 시에도 회사에 연락을 취하여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원고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바, 원고의 자유로운 업무수행 형태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참가인과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하였다기보다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한 것에 가까워 보인다.

마)

원고는 참가인과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따로 작성하지 않았다. 원고가 임기 및 고용 보장을 받기 위하여 참가인에게 작성을 요청하였던 약정서에는 “본 약정서는 참가인의 더 나은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상호 신뢰를 재확인하여, 아래와 같이 협의로 약정한다”, “참가인의 전반적인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상호 존중, 융화, 공유, 소통, 협업의 기본원칙을 준수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참가인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아 노무를 제공하는 자가 작성한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원고가 참가인을 공동의 경영 참여자 또는 협의자라고 여겨 작성한 내용이라고 판단된다.

바)

원고가 월 고정급여를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가 실적에 비례하여 이익금을 분배받게 되면 그 실적에 따라 매월 지급받는 돈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그 대신 일정하게 높은 수준의 기본급을 지급받기를 택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으므로, 원고가 고정급을 지급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심용아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