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6. 13. 선고 2023구합67446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4. 2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B 주식회사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그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등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2000. 5. 18. 설립되어 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2)

원고는 2019. 9. 17. 참가인에 입사하여, D 아파트 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 현장’이라 한다)에서 현장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자이다.

3)

E(이하 ‘피해자’라고 한다)은 2021. 10. 6. 참가인에 입사하여,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보건관리자로 근무하던 자이다.

나.

피해자의 원고에 대한 신고 및 징계 관련

1)

피해자는 2022. 8. 3. 부장 F와 면담 과정에서 ‘원고가 2022. 7. 27. 및 7. 28.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고 진술하였고, 그 후 F의 중재로 원고가 2022. 8. 24. 16:30경 피해자에게 사과의 의사표시를 하였다.

2)

피해자는 2022. 9. 14. 경기도북부경찰청에 원고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하였다.

3)

피해자는 2022. 9. 22. 성희롱 혐의로 원고를 신고하는 취지의 서면(을가 제6호증, 이하 ‘이 사건 신고서’라고 한다)을 참가인에게 제출하였는데, 그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4)

참가인은 2022. 9. 23. 피해자에 대하여 문답 조사를 실시하였다(을가 제7호증 참조).

5)

참가인은 2022. 9. 27. 부장 G 등 7명의 직원들에 대하여 참고인 조사를 실시하였다.

6)

참가인은 2022. 10. 4. 원고에게 ‘2022. 10. 5. 직장내 성희롱 등에 대한 징계 심의를 심의안건으로 하여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가 개최된다’는 취지의 통보를 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인사위원회와 관련한 답변서(을가 제11호증 제16, 17쪽)를 제출하였다.

7)

참가인은 2022. 10. 5. 08:3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의결한 후, 2022. 10. 11. 이를 다음과 같이 원고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고 한다).

다.

피해자의 구제신청 절차 및 수사기관의 처분 관련

1)

원고는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2022. 11. 25.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23. 1. 12.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가 적법하여 이 사건 징계해고는 정당하다며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2)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3. 2. 2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3)

경찰은 2023. 3. 9. 피해자의 고소 관련 원고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하여 ‘CCTV 및 사건 당시 목격자의 참고인 진술 등 피해자의 주장과는 상반된 정황이 다수 확인된다’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하였다.

4)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4. 28.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5)

한편, 의정부지방검찰청 남양주지청 검사는 2023. 11. 7. ‘원고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추행한 사실이 없음에도 공무소에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여 무고하였다’는 혐의로 피해자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하였고, 현재 제1심 계속 중이다(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2023고단1880호).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 내지 11호증, 을가 제1, 2, 1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해고를 위한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를 그 개최 하루 전날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하여 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의 방어권이 심각하게 침해되었다. 또한 이 사건 징계해고 통지서에는 징계사유가 ‘직장내 성희롱 및 풍기 문란’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어 그 구체적 징계해고 사유를 알 수 없으므로 이는 해고사유의 서면통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2)

참가인이 피해자와 손을 잡고, 입맞춤을 하거나 포옹을 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참가인과의 동의하에 이루어진 행동이므로 이를 성희롱 행위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의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나.

징계절차 관련 판단

1)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 시점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와 관련하여 절차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가)

참가인 취업규칙 등은 피징계자에 대한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시점을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나)

다만, 통보의 시기와 방법에 관하여 특별히 규정한 바가 없다고 하여도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할 만한 상당한 기간을 두고 개최일시와 장소를 통보하여야 하며, 이러한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할 만한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촉박하게 이루어진 통보는 실질적으로 변명과 소명자료제출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부적법하나(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두15317 판결 참조), 원고는 이미 참가인의 조사 과정에서 성희롱 여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으며,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를 받은 날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추가 답변 서면을 제출하였고, 인사위원회에도 직접 출석하여 충분한 소명을 하였으므로 소명자료제출 기회가 박탈되었다고 할 수 없다.

다)

원고는 인사위원회 개최가 급하게 이루어져서 미안하다는 취지의 참가인 담당자의 문자메시지에, ‘괜찮아요 저는 내일 당당하게 이야기 할꺼니까.’라고 답변하였으며, 소명자료 준비 등을 위한 추가 시간을 요청하지도 아니하였다. 이러한 원고의 태도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에게 소명 기회가 부족하였다고 할 수 없고, 그렇다면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가 그 전날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징계절차에 있어 원고의 방어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다.

2)

서면통지의무 위반

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 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지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면 해고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을 위반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는 없다. 징계해고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된 해고사유가 축약되거나 다소 불분명하더라도 징계절차의 소명 과정이나 해고의 정당성을 다투는 국면을 통해 구체화하여 확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것이므로 해고사유의 서면 통지 과정에서까지 그와 같은 수준의 특정을 요구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두50642 판결).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징계절차에서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이라는 징계사유를 충분히 파악한 상태에서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소명을 하였던 바, 원고로서는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이 사건 징계해고 이후 노동위원회에서부터 이 사건에 이르며 이 사건 징계해고의 정당성을 다투는 과정에서 그 징계사유가 충분히 구체화되었으며, 원고가 그 과정에서 징계사유를 다투는데 있어 어떠한 장애가 있었다고 볼 사정도 없다. 그렇다면 비록 이 사건 징계해고 통지서에 징계사유가 ‘직장내 성희롱 및 풍기 문란’이라고만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징계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다.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내지 6, 12 내지 15호증, 을가 제3 내지 10호증, 을나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와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에게 신체 접촉을 하여 성희롱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직장내 성희롱을 이유로 한 이 사건 징계해고의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가)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조사(을가 제3호증), 원고에 대한 징계부의조서(을가 제11호증 제3쪽), 참가인 인사위원회 심의내용(을가 제11호증 제19쪽)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원고가 피해자와 손을 잡은 행위, 입맞춤을 한 행위, 포옹을 한 행위를 성희롱 행위로 판단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원고는 참가인의 최초 조사 단계에서부터 이 사건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피해자에 대한 손잡기, 입맞춤, 포옹 등의 행위가 피해자의 동의하에 이루어진 것이며, 원고의 성기가 피해자의 성기 부위에 맞닿게 한 사실은 없다고 다투고 있다. 그렇다면 그와 같은 행위가 피해자의 동의가 없이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는 징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피고와 참가인에게 증명책임이 존재한다.

나)

이와 관련하여 피고와 참가인은 피해자의 진술을 근거로 제시하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원고의 성희롱 행위를 인정하기 어렵다.

(1)

이 사건 징계해고와 관련된 피해자 진술은 2022. 9. 22. 자 이 사건 신고서(을가 제6호증)와 피해자 문답서(을가 제7호증)가 있다. 피해자는 문답 과정에서 성희롱을 당한 장소가 ‘L’ 1층 주차장 안쪽 사이 공간이라고 진술하였고, 이 사건 피해자 진술서를 통하여 ‘2022. 7. 27. 원고가 손을 잡아달라고 하였고, 피해자가 거절하였음에도 원고가 계속 손을 잡았다. 원고가 L 부근에서 피해자의 몸을 길 없는 안쪽 구석으로 밀어 넣었고, 이에 극심한 공포심을 느꼈다. 피해자를 꽉 껴안았고 벗어나려 몸부림을 쳤으나 원고가 체중을 실어 강하게 껴안아 빠져나올 수 없었다. 2022. 7. 28. 회식을 마치고 귀가할 때 원고가 따라 나와 꽉 안아 서로의 가슴이 맞닿게 하고, 피해자의 마스크와 볼에 입맞춤을 하거나 껴안은 상태로 서로의 성기부위가 맞닿도록 비볐다. 이에 강한 수치심을 느끼고 최대한 저항하고 거절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을가 제9호증 제30, 31쪽 참조). 그러나 2022. 7. 27. 및 2022. 7. 28. 원고와 피해자의 모습이 촬영되어 있는 CCTV 영상(갑 제4 내지 6, 14호증)에 나타나 있는 원고와 피해자가 포옹을 하는 과정이나 그 직후 다시 피해자와 원고가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 등을 보면, 피해자의 동작이 어색하다거나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아 그와 같은 접촉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2)

참가인은 원고가 피해자를 끌어당겨 피해자가 넘어질 듯 비틀거렸다고 주장하나(참가인 2024. 6. 7. 자 참고서면 제4쪽), 해당 부분 CCTV 영상을 보더라도 피해자가 잠시 비틀거린 직후 다시 원고와 보조를 맞춰 걷는 모습으로 보여 원고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끌어당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 외 참가인이 참고서면을 통하여 지적하고 있는 피해자의 동작들(뒷짐을 졌다거나 자신의 두 팔의 팔짱을 낀 행위) 또한, 그 자체로 당시의 상황에 맞는 일련의 자연스러운 동작에 해당한다고 보이므로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거부의사를 표명한 행동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참가인이 들고 있는 사정들(피해자와 원고 동생 사이의 친분 등) 역시 단순한 가정 내지 추측의 한 근거사유 중 하나에 해당할 뿐 그러한 관계 자체가 피해자 자신에 대한 부당한 가해행위에 대해서까지 어떠한 속박요소로 작용한다고 볼 사유는 아닐뿐더러 그렇게 볼만한 근거도 전혀 없으므로, 그것만으로는 피해자가 참가인의 위와 같은 적극적인 신체접촉에 명시적으로 거부의사를 표명하는 데에 어떠한 장애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3)

또한 원고의 직장 동료는 참가인의 조사 과정에서 ’2022. 7. 28. 22:00경 원고가 피해자와 함께 화기애애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원고가 유부남이고 자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늦은 시간에 부인이 아닌 다른 여성(피해자)과 웃으며 걷고 있는 것을 보고 걱정이 되었고, 제 종교적 신념으로 인하여 큰 충격을 받았다.‘고 진술하였다. 만일 2022. 7. 27. 피해자 진술과 같은 성희롱 행위가 존재하였다면, 위 동료가 목격한 2022. 7. 28. 시점에 원고와 피해자가 화기애애한 관계로 보였다는 것은 다소 상정하기 어렵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와 같은 피해자의 진술이 ‘당사자가 경험하지 않고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을 일관되게 주장, 진술하고 있다.’는 사정을 이 사건 징계사유 인정의 근거로 판단하였다(을가 제2호증 제31쪽 참조). 그러나 위 피해자 진술은 사건 시점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후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작성된 서면이고, 그 과정에서 원고와의 대질 등의 교차 검증이 이루어진 것도 아닌바, 이 사건 신고서의 내용이 구체적이라는 사정만으로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5)

원고가 2022. 8. 24. 신체접촉 행위와 관련하여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고, 그 이후에도 같은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는 그 경위에 관하여, 가족이나 회사 내에 관련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피해자에게 우선 사과를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사과를 한 것이라고 진술하였고(을가 제2호증 제20쪽 참조), 이러한 원고의 진술은 일응 수긍할 수 있다. 원고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하여는 불기소 처분이 이루어지고, 오히려 무고 혐의로 피해자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되기도 하였는바, 이 사건 성희롱 사실이 있었다는 취지의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점이 위와 같은 불기소 처분 및 공소 제기의 주된 이유이다.

다)

한편 참가인은 유부남인 원고가 직장 동료인 피해자와 손을 잡고, 입맞춤을 하고 포옹을 한 행위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77조 제5항 제3호 또는 제4호가 정한 ‘회사의 풍기와 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이하 ‘풍기문란 행위’라고 한다)에 해당하므로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위 참가인 취업규칙 제77조 제5항 제3호 및 제4호를 이유로 한 풍기문란 행위는 통상적으로 이해되는 불륜행위 내지 연애관련 행위로 인한 직장질서 저해 행위를 의미한다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징계해고 통지서에는 사건개요가 ‘직장내 성희롱’으로만 기재되어 있고, 징계근거 또한 취업규칙 제63조 및 제77조 제5항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원고에 대한 조사 및 징계 과정에서도 성희롱 행위가 인정되는지 여부만이 다투어졌을 뿐 유부남인 참가인이 피해자와 불륜 관계에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별다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바, 참가인이 조사하여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원고의 성희롱 행위뿐이며, 성희롱을 전제로 하지 않은 다른 의미의 남녀관계 또는 불륜행위가 조사되고 논의되어 그 징계사유에 포함되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비록 이 사건 징계해고 통지서에 징계사유로 ‘풍기 문란’이 기재되어 있고 징계근거로 ‘취업규칙 제77조 제5항’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징계의 경위 등에 비추어 그 기재는 참가인 취업규칙 제77조 제5항 제2호의 ‘회사내 지위, 업무를 이용하여 성희롱을 한 경우의 풍기문란’을 축약하여 기재한 것으로 봄이 더 정확할 뿐더러,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았는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인사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지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지, 반드시 징계의결서나 징계처분서에 기재한 취업규칙 소정의 징계근거 사유만으로 징계사유가 한정되는 것이 아니므로(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6두56042 판결 등 참조), 이에 의하더라도 징계사유로 삼은 성희롱 행위를 근거로 취업규칙 해당성을 판단할 것이지 위와 같은 대강의 징계근거 기재만으로 원고와 피해자 사이의 남녀관계 또는 불륜행위 또한 징계사유에 포함되었다고 할 수도 없다.

라.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징계해고는 그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징계양정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부당하고, 이와 결론을 달리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